연재

더 나은 도트 그래픽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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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오랜만에 연재하는 기분이네

사실 최근 사흘간 아예 손놓고 있었음

댓글을 통해 알려줬던 정보들을 바탕으로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기도 했고, 최근 게임과 관련된 기회가 생겼는데 리스크가 걱정되어 그걸 잡아야할지 고민하기도 했고...

최근 사흘간 아무것도 나오지 않은 것을 보니 아직 내가 망설이고 있다는 뜻이겠지

 

아무튼 이대로 손놓고 노는 것은 영 아닌 거 같아 오늘은 약간의 복습과 마음가는대로 도트를 찍어봤음

그래서 오늘은 방금 말한 것과 실패한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함

 

 

 

이건 저번 편에 색상, 채도, 명도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하면서 보여줬던 숲임

시간대나 안개 따위의 환경을 통해 대기의 색상이 변하는데, 그걸 직접 확인하고자 간단하게 색조 채도만 바꿔서 연출해봤음

 

낮>노을>밤>새벽 이런 순서

색조 채도만 손을 댔기 때문에 대기의 상태는 안개가 낀 것 처럼 보임

 

여기서 나는 주 색상이 될 빛과 대기의 상태(흐릿함의 강도) 등, 환경의 시간대와 상태에 따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음

이전에 졸업 작품을 하면서 깨달은 거지만, 좀 더 개선한 상태에서 색상을 바꿔보니 느낌이 또 새롭긴 함

 

카보머-전과-후.png

 

이건 포트폴리오 만든답시고 끄적였던 것 중 하나인데, 지금보니 되게 촌스럽네

이것도 마찬가지로 선명함과 입체감을 좀 더 살릴 겸 사흘 전에 했던 것을 복습할 의도로 약간 손댄 것임

 

회색 바탕이라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희미하게 분간되었던 근육 조직과 칼날의 형태가 보다 선명하게 분간할 수 있게 되었음

 


비교하기 쉽도록 움짤로 해놨음

좀 더 선명도가 나아진 것 같으면서도 여전히 근육 조직의 분간이 쉽지 않네

 

 

SecondSurge - 모자남.png

 

이건 내가 만든 그래픽은 아니고, 핀터레스트에서 픽셀 캐릭터라는 키워드로 찾은 것 중 하나임

고민과 현타로 인해 그래픽에 손이 가지 않으니, 적어도 모방이라도 하자는 생각이었음

 

모작---모자남.png

 

그리고 이건 핀터레스트에 퍼온 이미지를 모작한 것이고

어설프게 모작하는 과정에서 생각보다 적은 색상이 들어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음

 

저번 편에 올렸던 몬스터는 털 색상 묘사만해도 4색에서 5색이 들어가는데, 이건 많아봐야 3색상임

그래픽 화풍에 따라서 투입되는 색상과 사이즈가 다르지만 적은 색상으로도 많은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페르시아의 왕자.jpg

 

페르시아의 왕자에 연출된 이 그래픽도 녹색 계열과 검정색, 총 두 가지 색상 계열로 표현된 것이라고 함

지금이야 용량 걱정이 없어서 활용할 수 있는 색상의 가짓수가 천차만별이지만, 저 당시는 한정된 용량으로 표현하기 위해 저런 기상천외한 연출도 가능했던 거 같음

 

혹은 그래픽 디자이너의 재량이 대단한 거겠지 싶음

아무튼 위의 모자를 쓴 캐릭터를 기점으로 나 또한 최소한의 색상 계열과 채도 등으로 도트 그래픽을 연출하고자 했음

 

모작-응용1-상인.png

 

그 중 첫 빠따가 이 캐릭터였음

캐릭터의 모티브는 졸업 작품에 들어간 NPC 캐릭터인데, 컨셉은 늙은 상인이었음

 

그러나 상인 컨셉이란답시고 등에 갈색 배낭을 붙여주긴 했지만 그리 부각되지 않은 것 같음

저기에다가 장비나 스크롤 물약 등 아이템이 연상되는 소품을 배치했으면 보다 볼륨감이 있지 않았을까 싶음

 

 

이건 참고했던 원본임

상인이라는 캐릭터보다는 그냥 수상쩍다는 이미지만 생각하고 만든 캐릭터인지라 그렇게 썩 통일성이 있는 디자인은 아님

뜬금없이 짊어진 등의 해골이 그 흔적 중 하나임

 

 

그리고 이건 작업 과정

눈이 두 쌍인 점과 십자 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이 원본의 흔적이기도 함

 

모작-응용2-팻우드.png

 

이건 상인 캐릭터에 이어 작업한 몬스터임

뒤에 이야기 할 실패한 디자인의 몬스터가 원본이기에 이 캐릭터도 뭔가 근본없는 디자인임

 

굳이 설명하자면 머리에 통나무를 쓰고 다니는 숲의 괴물? 그 정도

 

 

이건 작업 과정

마지막은 진회색 배경이 이럭저럭 어울리는 거 같아 그냥 넣어봤음

그리고 바로 실패한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해볼건데, 방금 봤던 배가 입에 달린 이 몬스터가 그 주인공이 되겠음

 

팻우드.png

 

앞에 말했다시피 이 녀석은 숲에 돌아다니는 몬스터와 동시에 배에 큰 입이 달려있다는 컨셉으로 만든 녀석임

 

여기서 내가 실패했다고 생각한 이유는

 

1. 컨셉 과정에서 배에 입이 달렸다는 것만 생각하려고 했지, 정작 게임에서 어떻게 쓸지 고민한 적이 없다

2. 애니메이션을 어떻게 연출할 것이며, 왜 연출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지 않았다

3. 배에 입이 달린 특징을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했다

4. 애니메이션이 뜬금없다

 

이거임

 

더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겠지만, 배에 큰 입이 달린 캐릭터라면

 

1. 무언가를 집어 삼킨다.

2. 혀를 채찍처럼 휘둘러 공격한다

3. 위액이나 열선과 같은 원거리 공격을 발사한다

4. 배치기와 동시에 베어문다

 

...등 캐릭터의 특징에 따라 보통 그에 어울리는 공격 패턴이 있기 마련임

그러나 나는 그냥 '배에 큰 입이 달려있는데, 그게 끝임 ㅇㅇ' 이런 생각으로 걍 애니메이션 작업까지 직행했음

 

 

그 결과로 저런 애니메이션이 나왔음

크게 베어물거나 혹은 집어 삼키는 모션은 있으나, 동작이 부자연스럽고 팔의 동작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따로 노는 느낌임

그리고 아주 짧은 거리로 딱밤을 먹이는 모션처럼 보이는 게 있는데, 사실 저거 발을 찍어서 파편을 솟구치는 모션임

솟구치는 이펙트를 넣지 않아 모를 수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굳이 팔을 저런 식으로 휘둘러야 했는지 싶음

 

 

사망 애니메이션은 배에 입이 달린 컨셉에 맞춰 상반신과 하반신이 분리됨과 동시에 팍 터지는 방식으로 연출하려고 했음

 

그 과정을 정리하자면...

무릎을 꿇는다 > 피를 쏟으며 상반신과 하반신이 입을 기점으로 찢어진다 > 하반신은 앞으로 고꾸라지고 상반신은 뒤로 자빠진다 > 그 과정에서 팔과 머리가 떨어져나간다 > 그 과정에서 머리가 산산조각 나고 눈이 굴러떨어진다

 

이와 같이 굉장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서 사망하고, 뭔가 역동적인 주제에 부자연스러움

특히 상반신이 떨어져 나갈 때, 일정한 각도와 포물선을 그리지 않고 갑자기 휙 하면서 떨어져나가는데,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강제로 잡아 뜯은 것 같음

 

모든 모션을 첨부하지 않았지만, 다른 몬스터의 사망 애니메이션을 살펴보면...

 

 

사망 애니메이션 : 목이 잘린다 > 잘린 목이 땅에 떨어진다 > 육체가 붕괴한다 > 붕괴된 육체가 땅으로 녹아내리듯이 사라진다

 

 

사망 애니메이션 : 몸이 까맣게 물들며 눈을 감는다 > 까맣게 된 육체가 지우개로 지우듯이 붕괴된다 > 재가 되어 공기 중으로 사라진다

 

 

사망 애니메이션 : 슬라임 본체를 감싸던 젤라틴이 녹는다 > 노출된 본체 또한 버티지 못하고 녹아버린다 > 녹아버린 육체는 사라진다

 

역동적이지 않더라도 그냥 '저렇게 죽는구나' 식으로 넘길 수 있도록 최소한의 자연스러움은 가지고 있음

그게 아니라면 그건 저걸 만든 내 연출력 문제니까 설명하자면...

 

1. 날카로운 무언가에 목이 잘리고 힘을 잃은 육체는 붕괴되어 사라진다

2.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체가 아니며, 형체를 잃고 재가 되어 사라진다

3. 본체를 감싸던 젤라틴이 사라지고 공기에 닿은 본체 또한 녹아버린다

 

...이런 식임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녀석은 게임에 이런 역할을 한다' 부터 시작해 '이런 방식으로 애니메이션을 연출한다' 까지 미리 정리하고 만들었기 때문임

 

반면 배에 입이 달린 몬스터는 컨셉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고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만든 까닭에 부자연스럽고 어필할 수 있었던 점을 적극적으로 살리지 못했음

만일 100% 완벽하게 설계하지 못했을지언정 최소한 세 몬스터처럼 컨셉과 연출 방식에 대해 제대로 정리했더라면,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개성적인 몬스터가 될 수 있었을텐데 그렇지 못해 안타까운 디자인이었음

 

그래서 난 배에 입이 달린 몬스터를 실패한 디자인이라고 부름

실용성과 특징을 살리지 못했으니까...

 

아무튼 오늘 작업하면서 생각한 것은 세 가지

 

1. 그래픽 연출에 앞서 추상적인 정리가 아닌 필기 등을 통해 직접 정리를 해보자

2. 화풍과 사이즈에 따라 다르겠지만, 활용할 색의 범위(색상, 채도, 명도의 가짓수)를 굳이 넓히지 않아도 충분히 표현이 가능하다

3. 다양한 모작을 통해 생각의 범위를 넓히자

 

이 정도

오늘은 연출에 대한 개선과 고민은 하지 않은 편이라 생각한 것의 깊이가 얉은 편임

 

그리고 늘 그렇듯이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지적은 감사히 받겠음

잡스러운 글 보느라고 고생하심

 

그럼, 안녕히

 

 

9개의 댓글

도트 잘하시내요

네오플에 있으셔야하는거아닙니까 허허

0
2020.04.28
@상계동불주먹김찬호

그러기엔 역량이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0

군머에서 할거 없어서 네모로직 피크로스 그거 하다가

모눈종이에다가 도트찍고 그랬었는데

0
2020.04.28
@오이알러지환자

으잌ㅋㅋㅋㅋ

0
2020.04.27

저 배에 입 있는 캐릭터는 굉장히 탐욕스러울거 같고 식탐에 집착할거 같은데 막상 입을 내밀때는 한 입 베어무는? 느낌이라서 그런거 같애 물론 엄연히 나는 전문가도 아니지만 내 생각에는 좀 더 허리? 부분도 주둥이를 따라서 같이 더 휘면 역동적으로 나와서 탐욕스러운 느낌이 더 나지 않을까?

0
2020.04.28
@인실좀만아

입만 움직일 생각만 했지, 입과 몸체가 일체화 되었다는 부분을 간과하고 있었구나...

그건 전혀 생각하지 못했네

0
2020.04.28
@Ang탕한놈

대부분의 게임에 나오는 스킬이나 모션 동작들의 경우에는 역동적인 면을 살리기 위해서 과장되는 장면을 넣거나 하니까 그 부분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싶어

 

그리고 TMI긴 한데 캐릭터들의 특징이나 개성을 더욱더 부각시키고 재밌게 만들려면 그 캐릭터에 대한 설정을 먼저 잡고 만드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음

 

간단한 예로 저 배 주둥이 친구는 딱 봐도 눈에 뵈는건 죄다 입에 집어넣게 생겼는데 얼굴이 나무잖아? 원래는 그냥 평범한 나무였다가 땅이 마르고 양분이 없어져서 직접 뿌리를 들고 먹이를 찾아다니고 양분을 구하는데 급급해서 입이 커지고 했다는 설정이 되면 이 친구는 얼굴은 나무 몸통인데 밑에 몸은 죄다 뿌리야 그러면 손으로 변한 뿌리가 길게 늘어나서 먹잇감을 구속하고 끌고와서 주둥이를 벌리고 그 안으로 집어넣고 게걸스럽게 우걱우걱 씹어먹고 그러겠지? 그리고 손이 뿌리니까 바닥에다 손을 집어넣어서 뿌리를 퍼뜨리고 땅에서 솟구친 뿌리가 근처에 있는 적을 붙잡고 끌어당겨서 잡아먹는다거나 하는 식으로 이 습성이나 성격을 먼저 부여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었음

0
2020.04.29

게임도 만드는거임 ?

0
2020.04.29
@도넛먹자

도트 그래픽 분야로 나가보고 싶은데 실력이 부족해서

연습하는 중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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