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우울증 탈출기 8(完) - 긴장과 이완, 도파민에 대한 이야기

그냥 오랜시간 개드립을 한 이용자 1명이 우울증에 걸리고 회복되는 과정을 서술한 길고 지루한 글임. 
인터넷에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많아도 회복을 한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아서 내가 글을 쓰고싶었음. 
주의! 읽다보면 우울감이 느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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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탈출기 1 - 뒤틀리며 자란 성장기

우울증 탈출기 2 - 열심히 노력했던 성인, 우울증 늪으로

우울증 탈출기 3 - 늪에서 날 끌어올린 상담, 나에게 살아갈 힘을 준 직장

우울증 탈출기 4 - 피해야 하는 것들

우울증 탈출기 5 - 치료 쉽게 하기

우울증 탈출기 6 - 인지 능력 박살 난 상태에서 공부 시작하기

우울증 탈출기 7 - 체중 감량 이야기..

 

 

 

나는 우울증에 걸린 마음과 밀당을 하면서 위로하고 격려하는 중임.

내가 최근에 가장 나 자신에 대해서 신경 쓰는 부분인 긴장과 이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음.

이전 글들과 같이 나 자신의 실수부터 설명하고 싶음.

 

 

 

 

 

가짜 사나이(긴장)

 

 

우리 커뮤에 익숙한 개드리퍼들 이라면 김계란이 만든 가짜 사나이를 다들 알 거임. udt 식으로 인방 출연자들 굴리는 거

혼자 자취하던 시절, 나의 우울증이 정신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했고 끝없는 긴장 속에서 나 자신을 담금질하면 내가 치료될 것이라고 생각했음. 가장 등신 같은 생각이며, 우울증의 핵심이 되는 자기 마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결정이라고 볼 수 있었지.

 

나 자신이 우울증 치료의 중심에 없으니 난 나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위한 것을 잘 하지 않음.

아래 행동들로 인해서 나의 뇌를 과로시킴 

  • 추운 겨울에도 난방을 안 올리고 자고

  • 매일 늦은 밤까지 핸드폰과 시끄러운 음악을 들었음. 이로 인해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규칙적으로 일어나지 못함

edm 음악( avicii, lmfao, 이디오 테이프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애들)

rock 음악( slipknot, dio)

매우 감성적인 클래식.. 등등

영화 예고편 및 자극적인 명장면들 반복 재생(난 키자루랑 제파가 싸우는 거 멋있더라 )

  • 긍정적인 피드백이 없는 끊임없는 자책

  • 불안하고 초조한 시점에서 끊임없는 커뮤니티와 오픈채팅의 on/off

  • 내가 멀리 자전거를 타고 20~30km를 달리면 내 의지력이 좋아지고 우울증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착각들

  • 늦은 밤에 찬물 샤워, 늦은 밤에 식사, 늦은 밤에 뜬금없는 운동

  • 커피 마시고 밤 엄청 늦게까지 잠 못 자고

 

20대 중반이 넘었고, 대학까지 졸업했던 나는 좋은 삶의 루틴이 어떤 것인지 전혀 감을 못 잡았음. 우울증은 이러한 정말 망해버린 생활 루틴 속에서 심한 우울감을 그대로 유지했음.

왜 그랬을까? 사실 과거의 이야기라 중요하진 않지만, 이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음. 아버지는 비논리적이고 자기 기분에 따라서 행동하는 사람이었음. 나는 그런 아버지를 교육방식을 이해하려 했고 따라가지 못하면 내가 못나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음. 20대 중반이 넘어서까지 그런 교육의 영향으로 나는 내 감정을 돌보는 데 있어서 완전히 무지했음. 일상에서 나의 마음을 위한 휴식이 없으니 긴장과 스트레스의 연속이었음.

 

 

 

진짜 사나이(이완)

 

마음의 이완과 휴식은 필수임.

udt 훈련을 나는 받지는 않았지만, 유튜브에서의 훈련 증언에 따르면 사람이 잠을 못 자게 하는 극기주는 1주일임. 나머지 훈련 기간에는 이 친구들 밥도 주고 잠도 잘 자게 해줌.(물론 다른 훈련들로 힘들겠지만) 그래야 훈련이 끝날 때까지 사람이 미치지 않고 버팀.

 

잠잘 준비라는 것을 모두 알 거임. 어쩌면 군대에서 혹은 유치원에서 마지막으로 들은 이야기 일 수도 있음. 별거 아님. 자기 전에는 뇌에 자극이 가는 행위를 최대한 덜 하는 거임. 그래야 뇌가 충분히 쉴 수 있으니까. 구글에만 검색해도 잠을 잘 자는 법들이 많이 나옴. 위에서 내가 했던 행동들을 반대로 하면 됨

 

  • 수면 전에는 다음을 지킴

자기 전 최소 30분 전에는 핸드폰 안 함

늦은 밤에 샤워는 따뜻한 샤워로 몸을 이완함

식사는 자기 전 3시간 전에 종료

운동도 자기 전 3시간 전까지는 격렬하게 하진 않는다. 간단하게 요가와 같이 근육 이완이 좋음

커피는 안 마심(내가 카페인 민감증이 심한 편이기도 함)

자는 곳과 일상생활하는 곳을 반드시 분리

 

 

적절한 긴장도 필요함. 

  • 일어나서서 하는 간단한 것들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이른 시간에 햇빛 보기

이불 정리하기

샤워해야 하면 찬물 샤워 간단히 하기

 

 

 

잠만 잘 자도 우울증이 정말 많이 개선이 되었음.


 

그리고 도파민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음. 위에서 말한 짧고 자극적인 영상들을 보고 있으면 솔직히 만사가 흥미 떨어짐.  더 재미있는 삶의 일거리는 술 마시는 것 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졌었음.  그때는 이유를 몰랐었음. 

최근 들어 도파민과 관련된 유튜브 영상들을 몇 개 접하다 보니, 내가 왜 그동안 아무것도 손에 잡지 못하고 흥미 없이 살아왔나 어느 정도 실마리가 잡히더라.  노력 없이 손가락 까딱이면서 얻을 수 있는 쾌락이 나를 거의 지배했더라.  

 

  • 내가 이전에 봤던 감명 깊은 영상들을 끝없이 유튜브에서 찾아서 보는 것. 
  • 짧은 광고 영상들을 보는 것.
  • 자극적인 클럽음악을 찾는 것.
  • 혼자 있던 시간에서 음란물을 많이 보던 것.
  • 5000원으로 취할 때까지 마실 수 있는 맥주 마시기.
  •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필터를 걸치지 않는 글들.

 

전부다 별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는 쾌락임.

 

내가 위에 것들을 완전히 끊었다고 이야기는 할 수 없음. 다만 내 상황을 인지하고 나서 많이 줄었음. 나는 자극 거리를 내가 스스로 잘 제어하면서 내 것까지 쳐내기 상당히 힘든 사람임. 어느 정도 주의 깊게 자제하는 방향이 맞았음. 한 가지 예로 들자면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사실 확인이 안된 글은 아예 안 보거나, 혹은 관련 자료를 꼭 찾아봄. 

 

도파민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앤드루 후버만을 찾아보길 바람

 

 

 

 

 

 

 

 

 

 

 

 

 

나는 나를 들어내길 좋아하는 사람임. 도움을 주기도 좋아하는 사람이고.

그러다 보니 글을 많이 써버렸음. 

인생의 굴곡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솔직히 말하면 우울증 이전보다 정서적으로 성숙해진 것은 사실임.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 일 수도 있지만.

 

 

 

여기는 눈이 많이 내렸음. 날씨는 지금 춥지만 또 잘 버티다 보면 봄이 올 거임

 

2744.png

 

 

 

 

글은 이 글이 마지막임. 혹시 궁금한 게 있으면 물어봐.

 

 

 

 

 

 

 

19개의 댓글

2023.12.20

화이팅

0

난 공황장애 치료하다 최근에 양극성장애진단 받았는데 넌 힘내서 탈출해라 난 탈출이 없대 약으로 그때그때 조절해야한다더라 ㅋㅋㅋ

0
@당뇨걸린젊은이

니 얘기 처럼 잠 잘자기는 거의 만병통치약 수준으로 정신병에 좋은거같아 잠만 잘지도 며칠 컨디션이 좋아지니 매우 공감하는 부분

0
2023.12.20

개드립도 도파민 낭비가 심하긴 해. 주기적으로 끊는게 좋음. 후버만 교수 NSDR명상 좋더라

0
@AnanasPizza

찾아봄. 감사용

0
[삭제 되었습니다]
@우아기로라고민라모니

백수임.

우울증 걸리고 바보됨

0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
[삭제 되었습니다]
@우아기로라고민라모니

이번주 면접봄

엘리트 아님

0
2023.12.21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

화팅

0
2023.12.21

근데 진짜 중요한게 수면위생이라고 해야하나 수면 루틴만

규칙적으로 지켜도 우울감 많이 개선됨 나도 최근에 정신과 다니는데 수면이 정말 중요하더라 맨날 새벽 5시 자고 오후 두시 깨다가 지금 11시에 자고 7시 일어나서 햇빛보면서 걷는데 많이 좋아짐

0
2023.12.22

혼자 있을때 야동 어떻게 끊었음? 구체적으로

0
@요리전사

사실 본다.

오은영 쌤이 차라리 안 보고 하라고 해서 한동안 그렇게 했는데, 그것도 효과 있더라.

0
2023.12.25

잘 읽었음

지금 무너져내린거같은 상태라고 느끼고는 있었는데

뭔가 극복할수 있다는 용기가 조금 생기네 고마워

0
@뭔지모를사람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지금 당장에 시간에서 행동을 하고 미래는 조금씩 바꿀 수 있다.

힘내

1
2023.12.26

왔다갔다를 수십번하다보니 좋을때도 이러다가 갑자기 자살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무섭다

0
@A700

정신과 선생님이나 심리상담 하는 곳 찾아가 봐.

그 왔다갔다 하는 거 정상 아니다. 줄일 수 있음.

0
2023.12.26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

다니다가 괜찮아지면 안다니고 그래서 그런것도 있는것 같아

지금은 꾸준히 다니는중

0
@A700

굿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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