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우울증 탈출기 3 - 늪에서 날 끌어올린 상담, 나에게 살아갈 힘을 준 직장

그냥 오랜시간 개드립을 한 이용자 1명이 우울증에 걸리고 회복되는 과정을 서술한 길고 지루한 글임. 
인터넷에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많아도 회복을 한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아서 내가 글을 쓰고싶었음. 
주의! 읽다보면 우울감이 느껴질 수 있음

 

나는 내 감정을 무시하고 살았다. 나 자신에 감정이란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40주간의 상담은 억압되고 상처받는 나의 감정을 다시 잘 보살펴서 나 스스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매일같이 울었다. 키가 큰 남성에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다. 상담사는 내 감정의 밸브가 망가졌다 하였다. 압력 밥솥에 밸브가 망가졌으니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시한폭탄 같았다.

 

나는 다른 무엇을 해도 그 기분이 해소되지 않았다.

운동을 많이 해도

많은 음식을 먹어도

통장에 얼마 없던 돈을 다 써도 말이다.

다른 누구에게 이야기해도 같았다.

 

정신과 약은 그런 나에게 구원과 같았다. 적어도 살아가게끔 정서를 안정시켜 주긴 했다.

 

상담이 계속되면서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글에서 일일이 다 적진 못하겠지만, 내가 그동안 무시해온 것들을 마주하고 내가 가야 하는 방향을 정확히 제시해 주셨다. 다만 나는 대학교 3학년 이후로 취업과 삶의 의지를 완전히 읽어버리고 매일같이 휴대전화기 게임과 커뮤니티에 반복했다. 학습 능력이 많이 저하되고 어떤 것도 할 의지가 사라졌다. 미래가 없다고 느껴졌다. 추락에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교수님의 질문에 매일같이 대답하는 학생에서 백지를 시험에 제출하는 학생으로 떨어졌다.

 

나는 겨우겨우 졸업했고, 나에게 맞지 않는 회사에 들어가 2개월을 좀 넘기고 다시 우울증이 극심해져 강제 퇴사를 한다.

 

체중은 평소 체중에서 25kg이 증가하고, 커뮤니티와 오픈 채팅에 빠져서 살게 된다. 그래도 다시 재취업을 하고 싶어서 조금씩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다가 운이 좋아서 업무강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들어갔다.

 

나에게는 정말 좋은 환경이었다. 일단 일에 부하가 크지 않았다.

그리고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했다. 몸이 조금씩 건강해지니 예전과는 다르게 나 자신의 감정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쓰는게 가능했다.

 

1. 감정에 대해서 글로 자주 작성을 했다.

2.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잘 달래가면서 자신을 이해시켰다.

3. 작은 성취가 쌓이니 마음이 근육도 조금씩 커졌다.

 

당시 유튜브에서 다이어트 관련 영상을 보면서 회사에 다니며 20kg가량을 감량에 성공한다.

 

우울증이 급격히 좋아지고, 다시 무언가를 할 힘을 얻게 된 계기가 되었다.

 


 

내가 뭘 하는지 궁금해할 거다. 

 

나는 지금 백수다.

이전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의 온전한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부모님의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전과 다른 점은

대학교 4학년 때부터 7번 넘게 탈락했던 기사 필기 - 실기 시험에 합격하고

외국어를 공부하며 다시 나를 가다듬고 있다. 원하는 공부를 조금씩 성취해 가는 것이 이전과 다르다. 

물론 이전과는 다르게 체중이 증가하지 않는다. 

 

늦은 밤까지 글을 작성했는데, 시간이 될 때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울증 극복했는지 간단하게 작성해 보려 한다. 

 

 

8개의 댓글

2023.11.27

앞으로 더 행복하기를

0
2023.11.27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

0

정신과 약이 ㄹㅇ 효과 죽임

0
2023.11.27

뭐든 좀 심플하게 생각하는 버릇을 들여

난 담배를 안피운다 왜냐면 피워서 득보다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하니까

우울증? 우울 해봐야 나만 손해지 누가 알아주나

걍 어딘가에 몰입할 것을 계속 찾고 거기서 재미 찾고 하는거지

근데 몰입 할 곳을 잘 골라야 할 뿐이지 커뮤나 이런거 몰입 해봐야 아무런 도움 안되고

걍 취미를 하나 정해서 그것을 통해 사람을 만나거나 뭔가를 제작해보거나 만들어보거나

여행을 다니거나 할게 많잖아

0
2023.11.30
@끄레스뽀

그렇게 털어낼수 있었으면 우울증이 아니었겠지

0
2023.11.30
@준규

털어내는거 이전에 내가 주위에서 본 케이스는 스스로 생산 하더라고 ㄷㄷ

생산라인 자체를 막아야겠구나 이 생각 했음

자신의 비루한 처지를 우울증으로 방패 삼아야 해서 일부러 안고치는 사람도 많음

이 사람은 그나마 본인이 절실해서 개선된거임

0
2023.11.30
@끄레스뽀

맞다 나도 몇몇 본적잇음. 주변에서 정신과 가보라고 얘기해도 절대안가더라

0
2023.11.29

행복하세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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