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우울증 탈출기 7 - 체중 감량 이야기..

그냥 오랜시간 개드립을 한 이용자 1명이 우울증에 걸리고 회복되는 과정을 서술한 길고 지루한 글임. 
인터넷에는 우울증에 걸린 사람은 많아도 회복을 한 사람은 잘 보이지 않아서 내가 글을 쓰고싶었음. 
주의! 읽다보면 우울감이 느껴질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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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탈출기 1 - 뒤틀리며 자란 성장기

우울증 탈출기 2 - 열심히 노력했던 성인, 우울증 늪으로

우울증 탈출기 3 - 늪에서 날 끌어올린 상담, 나에게 살아갈 힘을 준 직장

우울증 탈출기 4 - 피해야 하는 것들

우울증 탈출기 5 - 치료 쉽게 하기

우울증 탈출기 6 - 인지 능력 박살 난 상태에서 공부 시작하기

 

나는 체중감량을 우울감이 많이 가라앉은 시점에서 시작했음을 알려주고 싶음. 

과거부터 체중이 어떻게 망가지기 시작했고, 그걸 어떻게 고치려 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봄 

 

 

 

 

우울증의 시작과 몸무게가 증가하던 시기 

 

우울증이 지속되면서 단순한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강해졌음. 그때 나의 생각의 흐름은 대략 이러했던 것 같음

나는 우울증이 나아져야 해 ►그러려면 기분이 좋아져야 하지 않을까? ► 중독적인 것들(폰 게임, 음식, 포르노.. 등등)에 대한 탐닉 

물론 이러한 사고의 흐름에서 비롯한 단순한 쾌락의 추구는 나의 정신건강을 점점 악화시켰음. 이 중에서 나는 특히 음식과 술에 대해서 그 중독적이고 의존적인 성향이 엄청나게 강했음. 나의 가족 중 특히 어머니도 이러한 성향이 강하심. 나는 20살이 넘어서 우울증이 없었던 시기에도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목구멍에 찰 때까지 음식을 밀어 넣었던 적이 몇 번 있음. 구토도 한 번씩 했음.

 

나의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이 다름이 아닌 식습관 때문임. 어머니의 생각을 그대로 학습한 것들이 많았고..

내 개인적 생각으로는 정신건강이 건강했을 때는 그래도 좋지 않은 식습관에서도 유지되던 몸이 우울증을 만나서 무너진 게 아닌가 생각함. 음식에 대한 생각, 그리고 올바른 식습관에 대해서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우울증과 같은 취약점이 발생했을 때, 거기부터 무너진다고 생각이 됨.

내가 가졌던 몇 가지 안 좋은 식습관들에 대해서 기술하면 다음과 같음. 

 

1. 내 돈 2000원이 내 건강보다 중요해

예로 들자면 식전에 빵이나 과자 같은 것을 충분히 먹어도 학식을 먹었고

이전 끼니에서 과식을 했어도 무조건 학식을 챙겨 먹었음. 

왜냐고? 당시 기숙사 생활을 하려면 강제적으로 학식 신청을 해야 했거든 그거 안 먹으면 돈 아깝잖아. 

 

2. 충분히 먹고 움직이면 살 안 찌지 않아?

세상에 맛있는 음식은 많고, 그 대부분 음식은 한 2만 원 내외로 양껏 먹을 수 있음. 특히 미디어에서 보이는 음식을 따라서 먹고 싶어 하는 생각이 강했는데, 따라서 먹어보면 대부분 과식임. 지금 생각이 나는 것은 엽떡에 명량 핫도그를 찍어 먹는 것이었음. 튀김우동에 고로케를 적셔먹기도 했고.

나는 그렇게 먹고 걸었음. 근데 걸어도 걸어도 살이 계속 찌는 것을 막을 수는 없더라. 초 고효율을 지닌 신체는 들어오는 음식을 저장하는 것은 잘 하고 반대로 쓰는 것은 잘 안 함.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없어서 그냥 살이 미친 듯이 올랐음. 

 

3. 체중계는 비싸니까 사지 말자

체중은 어쩌다 부모님 집에 가서 한 번씩 가서 측정함. 집에서는 눈으로 대충 보고 내 몸 상태를 확인했는데, 이렇게 하니 내 몸이 무너지는지 또는 어떤 상태인지 전혀 분간이 안감. ㅇㅇ;; 

 

4. 네가 음식을 계속 먹는 이유는 네 의지가 부족해서야 

음식을 많이 먹는 이유는 의지의 역할도 있지만, 내가 봤을 때 9할이 넘게는 심리적 요인이 엄청나게 작용함. 음식을 먹어서 체중이 미친 듯이 증가하는 시점은 대부분 심리적으로 힘든 시점이었음. 근데 나는 그냥 내 의지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했었음. 그러니 다이어트가 될 리가 없었음. 

 

5. 몰래 먹기?

이건 가장 마지막에 바뀐 식습관인데, 매장에서 먹지 못하는 음식을 포장해서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먹는 게 습관이 들었음. 그 장소가 기숙사가 될 때도 있었고 방이 없으면 계단 같은 곳에서 먹기도 함. 남들에게 내 먹는 모습을 보여주기 싫기도 했고 또 혼자 먹고 싶기도 했고. 

 

 

그 외에 잘못된 식습관들이 많았던 것 같음. 군대에서부터 음식을 거의 마시듯이 먹는 습관도 있었고, 많이 먹고 구토를 하는 일도 한 번씩 있었음. 근데 웃긴 건 이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음식을 맛있게 먹은 기억이 별로 없음. 심리적으로 힘든 시점에서 탐닉하는 음식은 잠깐의 즐거움을 주지만 돌아보면 그리 만족스럽게 먹지를 못함.

어찌 보면 슬픈 일이지. 

 

 

 

그래서 어떻게 하는데?

 

내가 사실 이 글을 안 쓰려고 했음. 왜냐면 이 글이 꼭 바이럴처럼 느껴질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임.

나는 이런 더러운 식습관을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있었고, 이를 바꾸기 위해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사는지 되게 궁금해서 유튜브에 다이어트 관련 영상을 찾아봄. 그중에서 거의 내 고민을 해설해 주신 의사선생님이 한 분 계셨음. 이전 글에서 링크를 걸어둔 것이 있으니 혹시 궁금하면 찾아보도록 해봐 ㅇㅇ... 

 

 

나의 노력들은

 

1. 당시에 매일 그분의 말을 들으면서 실생활에서 적용해 볼 만한 것들을 정리해 습관을 교정함. 

 

  • 운동과 식이의 분리 : 과식을 했다면 운동으로 절대 상쇄가 불가함. 대신 다음 끼니를 굶은 것으로 어느 정도 상쇄가 가능함. 예로 들어 아침을 과식하면 점심은 절식하거나 먹지 않음

  • 음식을 남기는 것을 습관화 : 이 시대는 과잉의 시대임. 음식이 좀 많다 싶고 내가 어느 정도 먹었다 싶으면 다 버렸음. 술도 그랬음. 

  • 주식은 같은 시간에 먹는 게 주식 : 같은 시간에 안 먹으면 주식이 아님, 아침-점심-저녁을 말하는 것이고 이게 일상의 루틴을 만들기 때문에 정신건강에도 매우 중요함

  • 먹방 안 봤음 : 이거 보면 계속 먹고 싶어짐. 누구는 이거 보면서 대리만족한다고 하는데 난 먹방보면 폭식하고 구토 자주 했음. 

  • 식사를 만족하면서 해야 함 : 무슨 말이냐면 음식의 맛을 음미하면서 식사를 해야 함. 계란 프라이에 밥을 먹더라도.  식사 속도를 천천히 하고 동시에 밥을 한번 먹고 물을 한 모금 섭취하기도 함. 나는 참고로 음식을 탐할 때 단무지도 안 먹었음. 그만큼 입을 적당히 쉬면서 먹지를 않음. 그냥 먹는데만 집중하지 

  • 체중계로 매일 몸무게 측정 :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됨

이외에도 자잘한 것들이 많았음. 간식 같은 경우에도 식사 직후에는 섭취하고 중간중간에는 잘 섭취를 안 했음. 

 

 

2. 영상 강의를 듣고 다이어트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함. 간단하게 요약해 보면

 

  • 다이어트는 평생 하는 게 아님 .. 그러면 평생 식이에 대한 욕구를 누르면서 사는 것이라 너무너무 힘들다. 그래서 기간을 나눠서 해야 함(나는 10kg  감량 1개월 반, 유지기 3개월 가졌음. 유지기는 감량기에 2배로 함) 감량 기간이 지나면 먹는 양이 많이 줄어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됨. 

  • 감량기에는 운동을 무리하게 하면 안 됨, 네가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가능하겠지만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됨. 감량할 때는 감량만 하고 대신 몸무게 유지기에는 운동을 해서 같은 몸무게로 유지하면 됨

  •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에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기간을 가지고 몸과 마음을 먼저 챙기는 것을 무조건 했음. 몸과 마음을 건강히 하는 2주간의 기간을 가졌음.

  • 마지막으로 그리고 절대! never! 무리하게 안 함.  

3. 체중을 감량하고 나서 할 작은 목표들

 

  • 나는 등산 갔어. 지리산이랑 한라산. 가보고 싶더라고.  목표를 쓰고 매일 바라봤었음. (다른 목표도 여러 개 있었어)

 

 

 

이러한 다이어트나 우울증의 경우 전문가의 말을 그대로 따라서 해야 할 필요가 있음. 이게 정말 힘든 부분임 정말로 

조금씩 변화하려 노력해 보면 완벽히 바뀌진 않더라도 큰 도움을 받더라. 비유로 하자면 PT 받으면서 자기 맘대로운동하는 게 아니라 선생님의 가이드대로 해야 제대로 운동이 되는 것처럼 말이야. 

너 혼자 너만의 방법으로 실패하면서 고통받을 필요가 없음. (이 전문가 - 저 전문가 너무 옮겨 다니면서 이야기 듣진 않았으면 함. )

 

 

몸 사진은 이전에 한번 올린 적이 있어서 더 올리진 않을게. 

대신 화질이 박살난 한라산 사진을 드림 

 

20221005_105204.jpg

 

최근에 취업 준비하는데 쉽지가 않다. 

그래도 예전처럼 절망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조금씩 처리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산다. 

다들 좋은 연말 보내길. 

 

1f384.png

.

 

7개의 댓글

2023.12.17

잘보고있다

1
2023.12.17

힘내 나도 힘내야지

0

난 조울증 우울증 있는데 반대임 174에 56키로

0
2023.12.18

다이어트 할 때 식단 조절이나 운동 방법등도 궁금하다

0
@춤추는핑진시

목표에 따라 다르게 설정하고, 가장 주가 되는 것은 식단임.

난 그냥 어렵게 생각 안하고 (1개월 ~ 1.5개월)에 10kg 감량을 목표로 식단 했음. 하루에 250g ~ 300g 감량을 목표

평소 먹는 밥에 반에 반 정도 먹은 듯.

운동 방법은 최대한 몸에 무리 안 가게 걷기 위주로 함. 당시에 회사 다닐 때라 밥 먹고 30분 정도 걷고 집에 와서 천천히 근처 공원 50분 정도 걷고 집에 옴.

 

난 근 손실 많이 왔는데, 몸에 지방이 너무 많아서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 있던 시기라 체중 감량이 우선이었음.

0
2023.12.18
@한없이투명에가까운블루

글쿠만 1달 10키로 감량이면 한방에 훅 빼는거라 힘들었을텐데 대단하구만...

0
2023.12.18

정말 멋지고 그리고 내게 힘이 된다. 목표를 쓰고 매일 바라봤어 , 라는 말을 곱씹는다. 필요한 말이야. 고마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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