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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고 양심을 팔아먹는거 같아서 고민

9df535db 2020.04.02 668

리서치업계 취직했다.

이름난 곳은 아니고 작은 곳인데 

조작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서 놀랐고 양심이 괴로워 미치겠다.

 

입사하고 얼마 안 됐을 때 부장이 나에게 시킨 일이 있다

클라이언트쪽에서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다고 보고서를 수정해달라는 요구가 들어왔단다.

점수를 클라이언트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데 도대체 무슨 수로 점수를 올리나 했더니

응답자들의 응답 수준을 1단계 높여서 다시 분석해보란다. 

이건 조작이다. 

리서처가 임의로 응답자의 데이터를 수정해서는 안 된다.

게다가 1단계 높이는 결정에는 타당한 이유가 전혀 없다. 

그저 원하는 결과가 아니었다는 이유뿐이다.

 

부장은 심지어 클라이언트가 요구하지 않아도 

본인이 해석하기에 숫자가 이상하다 싶으면 수치를 수정한다.

전공책과 논문에선 듣도보도 못한 괴상한 방법으로.

이럴 거면 애당초 분석은 왜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원하는 수치를 적어서 보내주면 그만인 것을.

 

그러면서 나중에 담배피면서 하는 소리가

"데이터는 마사지를 잘 해줘야해. '잘못된 데이터'는 우리가 수정을 해줘야 한다고"였다.

잘못된 것은 데이터가 아니고 당신의 양심이라는 소리가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참았다. 

데이터 마사지는 조작이다.

이를 당연하게 여기고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리서처로서의 자격이 없다.

그리고 부장이 내게 지시한 건 마사지 이상이었다.

부장이랑 처음 만났을 때 리서치경력 20년이라고 하던데 

부장은 도대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조작을 해왔을까?

 

알고보니 우리 회사만 이런 것도 아니다.

리서치업계 전반에서 크고 작은 조작이 수시로 행해지고 있으며

논문 대필업체는 아예 대놓고 없는 데이터로 논문을 써준단다.

실험 한 번 안 하고 실험결과를 논문에 싣는 곳이 논문 대필업체란다.

 

맘같아선 개좆같아서 퇴사하고 싶지만 퇴사할 수도 없다

나름 명문대 대학원까지 나오고 취직안되서 맘고생시키던 아들 취직했다고 좋아하시던 부모님 모습이랑

이 시국에 퇴사하고 다시 집에서 취준이나 하는 나를 볼 부모님을 생각하면 퇴사는 절대 못 한다. 

누군가 나를 리서치 조작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욕해도 나는 할 말이 없다.

그게 사실이니까.

하지만 부모님 가슴에 대못박는 아들이 될 바에는 조작범이 되는 편이 나은 거 같다.

나는 주범은 아니니까.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니까.

 

개좆같지만 누굴 탓하겠냐.

공부만 하다가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스펙 안 쌓고 취직시장에 뛰어든 내 잘못이지.

앞으로 2-3년 동안 내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

업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최대한 스펙을 쌓아야 한다. 

업계 Top3정도 되는 회사에 가면 적어도 이런 조작은 없을 것이라고 믿는다. 

 

양심을 지키면서 살고 싶으면 실력이 있어야 한다.

29개의 댓글

3d4fd56a
2020.04.02

반대로 부장의 입장에서도 가족의 생계나 다른 이유 등으로 조작을 지시함으로써 양심을 버리는 결정이 온전히 자신의 결정이라 볼 순 없을거잖아. 따라서 너가 어떤 선택을 했든지 그건 너의 몫이다.

0
9df535db
2020.04.02
@3d4fd56a

부장은 아예 그런 행동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거 같긴 하다만. 내가 조작에 가담했다고 비난해도 나는 할 말이 없다. 결국엔 나도 이것저것 저울질하다가 거기 가담하기로 선택한거니까. 다만 이런 행동을 부장처럼 20년간 하고 싶진 않다.

0
3d4fd56a
2020.04.02
@9df535db

뭐 양심에 대한 손상이 겉으로 드러나는 건 아니니까 있다하더라도 관찰은 못하지

 

지금 해온 일들에 면죄부를 주는건 아니지만, 어떤 사람이 한때 틀린일을 했다고 평생 그렇게 살아가리라는 보장은 없어. 그래서 모든 사람이 꼭 칸트처럼 살 순 없다고 때로는 주어진 선택지가 별로 없으니까. 하지만 적어도 자기가 돌아온 길을 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개인의 윤리적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겠지.

 

그래서 너의 선택은 너의 것이라는거야

0
9df535db
2020.04.02
@3d4fd56a

아 내가 말한거는 부장은 윤리적 의식 이전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거 같다.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 같음. 어쩌면 알면서도 무시하는 걸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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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e6e8fd
2020.04.02

다른건 몰라도 정치쪽에서는 리서치 회사 못 믿는건 맞는것 같음. 얼마전에 보니까 같은 주제 리서치 자료인데 보니까

걍 의뢰한 사람 입맛대로 분석해줘서 딱딱 필요한 것만 확 드러나게 자료 넘겨줬더라 그런데 그 회사가 작은 회사도 아니더라 ㅋㅋㅋ

종종 뉴스같은데 밑에 리서치한 회사로 표시 되는 회사인데도 그러는거 보고 법령같은걸로 정확하게 표시해야는 자료 아닌

간단한 의견 전화 돌려 조사하는 것같은 리서치들은 진지하게 안 생각 하기로 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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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29dc54
2020.04.02

야 이런애들덕에 도람뿌 선거 끝날때까지 진다고 나왓구나ㅋㄲ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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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e8fd1d
2020.04.02

내가 볼 땐 정의로운건 없음 단지 살아가면서 너의 기준점에서 볼 때 이득이냐 손해냐 로 판단된다고 생각함

냉정하고 이기적일지는 몰라도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면서 이타적이고 윤리적으로 살아간다는건 반호구임

오직 자신의 이득을 보고 생각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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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479dbb
2020.04.02
@95e8fd1d

이게 맞지. 내 자신의 이득이 최우선임. 다른 것까지 고려하면 손해가 누적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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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de661c
2020.04.02

머 어쩌겠냐 먹고살려면 해야지 죄책감 너무 느끼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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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df535db
2020.04.02
@30de661c

죄책감을 안 느끼면 평생 이런 회사에서 썩을 거 같다. 뼈저리게 느끼면서 다른 업계나 큰 회사로 옮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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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f8ce87
2020.04.02

근데 존나궁금한데 그런 업계가 어케계속살아남는거냐? 실제랑 리서치랑 괴리감이있다는건데 소비자분석이 이런거에도 그렇게한다는거아냐? 존나 조작한다는거면 하등 도움이안된다는건데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리서치 업체가 원해서 한 게 아니라 클라이언트가 원해서 해준거니까? 내가 듣기로는 다른 회사에선 조작 안하고 정직하게 데이터 보고했다가 계약끊기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 클라이언트도 리서치 회사도 조작을 원한다. 상처받는건 내 양심이랑 시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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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f8ce87
2020.04.02
@9df535db

ㅋㅋㅋ 시장이 상처받을게 뭐있냐? 시장에 외면하다보면 도태되고말텐데. 제품에 대한 결과가 소비자한테 안좋다고 나왔는데 좋다고 조작해서 출시하는거랑 다름없는거잖아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그거 사는 소비자들이 피해자잖아. 도태되기 전까지 사는 사람이 있을테고 그게 도태되면 또 다른 조작결과로 새로운 상품이 또 나오겠지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ㅋㅋㅋ 기업은 손해를 안보겠냐? 제품만드는데 얼마나 많은돈이 드가는데 햇반하나 개발하는데도 들었는돈이 얼마인데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시장이면 소비자들이 거른다지만 정책이면? 잘못된 정책을 데이터조작으로 밀고 가면 결국 피해는 누가 보냐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넌 누가 피해를 본다고 보는데 소비자? 절대 아닐껄 소비자들이 얼마나 까다로운데 도태된 상품들이 얼마나 많고 기업은 그걸 개발하는데 드가는 비용을 제품판매로 벌어들어야하는데 그런짓이 계속 반복된다면 파산임 어지간한 대기업아닌이상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조작이 왜 시장에 피해가 안 간다는 생각하는건지 이해가 안 되네. 회사가 데이터 조작대신 재무재표 조작을 택했다고 생각해봐라. 이게 시장에 피해가 안 가냐? 주주나 기업이나 다같이 좆되는 길이지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내 말을 잘못이해했나본데 난 시장에 피해안간다고 말한적없음. 시장의피해<회사의피해가 더 크다는거임. 나는 아예 제품쪽 말하는건데 나랑 다른쪽으로 말하고있네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그럼 시장이 상처받는거 맞잖아 개좆뱅아. 니는 시장이 상처받을게 없다며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맞네 ㅇㅇ 내가 잘못말했네 그리고 좆뱅이가 뭐냐 지도 가담하고있으면서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ㅇㅇ 나도 개좆뱅이다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그정도까지 생각하고있으면 환멸감 느끼고 보통 그만두지않음? 결국 내가 말하는 논지는 범법행위를 제외하고 그딴짓해봤자 시장의피해보다 기업의 손실이 크다는거임. 제품의 대한 선호도 신뢰도 이딴걸 조작해서 내놔봤자 소비자들은 안사주는다는말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본문에 적었다시피 부모님 가슴에 대못박을 바에 2년만 버티련다. 2년동안 스펙이나 열심히 쌓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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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f8ce87
2020.04.02
@9df535db

사람의 마음이란게 생각보다 잘 갉아먹힌다. 좋은쪽이든 나쁜쪽이든 마음은 삼각형이라고 생각해봐. 그런일로 계속 마모되다보면 어느새 둥그렇게 될걸

0
9df535db
2020.04.02
@abf8ce87

기업이 안전검사를 통과못했는데 데이터 조작해서 안전성 높은걸로 치고 출시하면? 걸리는 순간 기업좆되지만 그 동안 그 상품 쓴 소비자는 피해자가 아니냐?

0
abf8ce87
2020.04.02
@9df535db

그건 아예 범죄잖아? 난 당연히 범법행위를 제외하고 말하고있었는데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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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8f20403
2020.04.02

사실 큰 회사라고 다른것도 아니지 우리나라 미디어 최고 대기업 씨제이에서도 한게 조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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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de7e0f
2020.04.02

리서치, 사설통계업체 병신인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대학원정도까지 다닐정도면 업계동향은 알고 한거 아니엇슴?

물론 그게 좋다는 것도 아니고 니가 바보라는 것도 아니지만

잘못된게 있으면 방법은 두 개지

하나는 참고 기다렸다가 바꿔보려 노력하는 슬로우 체인저와

다른 하나는 터뜨려서 급격히 바꿔보려 노력하는 패스트 체인저.

어떤 걸 할지는 네 마음에 달린거 아니것냐

물론 가장 최악은 묵과하고 스며드는 거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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