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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술,
천자참칭자.

2세기 말~3세기 초,
군웅할거의 시대에 유명 군벌들 중 가장 비웃음을 많이 산 자입니다.

천년하고도 팔백년이 지나 이제는 빛나던 원씨의 이름값도 빛을 잃었고,
망탁조의와 함께 비난받는 이유이던 한나라의 기치도 꺾인 지 오래인 이 시대에

그는 아직도 조롱거리로 남아있죠.



삼국지라는 거대한 이야기 흐름 속에서 그가 비난받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반대로, 그를 비웃던 수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멈추고 이해를 해보려 한 적은 있을까요?



원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보려고 합니다.

 

 


원술은 한나라의 명문가였던 원씨 가문의 적자입니다.



아버지는 사공 원봉이었으며,
형제로는 190년도에 동탁에 반기를 들고 거병한 원소의 탓으로 원씨 일족이 몰살 당할 때에 사망한 친형 원기와
얼자(어머니가 천인인 자식)인 이복형제 원소가 있습니다.



원소는 동탁의 원씨 일족 몰살 직전까지
환관 세력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했던 원씨 가문과는 정 반대되는 스탠스를 취하며 정치적 힘을 기르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전제로 깔아두고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술의 행동을 따라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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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년의 지도입니다.

 

 


동탁은 원소가 대놓고 반기를 들며 제후들과 호족들의 힘을 합쳐 반기를 들려는 낌새를 보이자 원씨 일족을 몰살시킨 후에,
황실 근위대를 이끌고 있으며 원씨의 적자이던 원술을 회유하고자 시도합니다.



이 시기에 원술은 동탁의 손을 잡지않고 달아나 북형주의 남양 땅에 자리잡고 거병했으며,
당대 최고의 맹장 중 하나이던 손견을 수하로 들이면서 명분과 힘을 모두 챙겼고,


본인이 보급을 맡았던 반동탁 연합이 비록 동탁을 몰아내는데에는 실패했다지만 그래도 낙양을 탈환했습니다.



원술은 공손찬에 이은 당대 최강의 군벌 세력 중 하나이자 최고 명문가의 적자이자 가주였고
또한 갓 형주자사에 임명된 유표도 원술을 남양태수에 천거하면서 사실상 형주를 손아귀에 넣은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가장 거대한 세력은 한나라의 수도권인 사례 지역과 서량의 핵심인 동부를 장악하고 협천자로 조정을 농락하고 있던 동탁이며,
그 다음으로 손 꼽히는 것이 북방의 강군을 통솔하던 공손찬과 북형주 일대를 장악한 원술이 손 꼽힙니다.

원술의 위세는 하늘을 찔렀고, 이 것이 원술의 1차 전성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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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년의 지도



191년에는 형세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원소와 원술의 대립입니다.

 

 


반 동탁 연합의 명분은 크게 둘이었는데,
 

 


1. 황제 폐위.
(동탁에 의해 소제가 폐위되고 헌제가 옹립되면서 반 동탁 연합 결성의 가장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 원소가 원씨 가문의 복수를 명분삼아 반 동탁 연합의 수장을 맡으면서 유우라는 명망높은 황족을 황제 후보로 내세웠는데, 정작 그 유우가 제위를 거부하면서 헌제가 정통성이 있는 황제로 인정받는 분위기가 조성되었고 이 명분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 원씨 가문의 복수

→ 원술과 원소가 살아있던 상황 속에서 이 명분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원술의 친모가 죽었을 때, 6년상을 치루면서 이름을 높인 원소가 반 동탁 연합의 수장을 맡았고,
세력이 크고 동탁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원술이 보급을 맡아 두 원씨는 쌍두마차로 반 동탁 연합을 이끌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2번입니다.

 

 


원씨 가문이 동탁에 의해 멸족되면서 원씨 가문의 적자이자 가주가 된 것은 원술이죠.
그리고 원소가 천하에 널리 이름을 날리게 된 계기. 6년상의 대상은 원소의 어머니가 아니라, 원술의 친모입니다.



원술 입장에서는 진짜 원씨인지도 의문인 노예의 자식(원소의 친모가 원씨 가문의 노예였습니다.)이 자기 어머니의 상을 치뤄버렸고


그로 인해 자신은 세간의 손가락질과 입방아에 오르게 된 데다,

원씨의 가주인 자신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문의 복수는 원소가 한 것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애초 따지고보면 원씨 일족이 몰살당한 것은 원소가 대담하게도 대놓고 동탁에게 반기를 들고 거병한 탓에 몰살당한 것입니다.

 



현대로 치환하면 어느 날 갑자기 집에 강도가 들어 가족들이 다 죽었는데,
수십년간 얼굴도 보고 살지 않고 집 나가 살던 사생아가 찾아와 보험금, 유산 상속받아 훌쩍 떠나버린 것과 비슷하게 느껴졌을 겁니다.



심지어 이걸 복수하기 위해 벌인 전쟁에서도 전쟁 치루는데 들어간 물자는 자신이 댄데다,
반 동탁 연합에서도 여러 사정이 있었다고는 하나, 실제로 동탁과 전투를 벌여 낙양을 탈환한 것은 본인 뿐이었고,

보급을 위해 어쩔 수 없었음에도 세금을 쥐어짰다고 욕을 먹어야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반 동탁 연합으로 얻은 공과 성과는 원소가 다 챙겨갔으니

원술도 꽤나 열이 받았을 겁니다.



그 탓인지 원술은 반 동탁 연합이 흐지부지되는 시점부터 원소를 공공연하게 비난하기 시작합니다.



"원소는 집안의 노비이며, 원씨도 아니다. 어리석은 자들이 나를 따르지 않고 비천한 종놈을 따른다."



이게 감정적인 듯 보이지만, 정치적 목적도 분명히 담고있었습니다.


원소의 이름값, 그리고 반 동탁 연합의 수장을 맡은 이유 모두 6년상과 원씨라는 이유에 달려있었는데
원소가 애초 원씨인지도 의문이라면, 원소는 천하의 상놈이 되는 것이고 그의 업적은 모두 원술의 것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말이 원씨의 적자이자 가주의 입에서 나왔다면 더욱이.



당연히 원소도 이 소식을 듣고 분노했습니다.

원소와 유표, 공손찬과 원술이 손을 잡고 서로 대립하여 전쟁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유표가 손견을 전사시키고 원술을 북형주에서 몰아내면서 원술의 세력이 급격히 약화하고 맙니다.



190년과 191년의 지도를 비교해보면 원술의 핵심 지역이던 남양을 유표가 장악하고
정치적 입지는 뛰어났으나 군벌로선 약체였던 원소가 기주로 진출하며 급성장하는 것이 보입니다.



동탁 사후 제 1세력인 공손찬과 제 2세력인 원술이 손을 잡고 원소-조조를 쳤으나 꾸준히 지속적으로 패배하고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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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원술은 193년까지 원소-조조과의 대립에서 빠른 속도로 밀려나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단순히 원술이 무능력해서 졌느냐고 하면, 마냥 그렇게 보기도 어려웠죠.

192년까지의 흐름을 보면
첫번째 전쟁에서 졌다고 해도 여전히 원술은 강력한 군벌이었고 유주의 공손찬, 서주의 도겸, 병주의 장연, 남흉노의 어부라 등과 동맹을 맺었습니다.

또한 새 황제를 옹립하려다 실패하고 헌제를 동탁의 괴뢰정권 취급하며 인정하지 않은데다,
독단적으로 조조에게 연주자사 등을 내린 원소와 달리 헌제를 인정한데다 공식 관직도 받은 원술은 동탁-이각-곽사의 중앙세력의 호의도 받고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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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원소계와 친 원술계의 대립을 대략적으로 지도 위에 덧칠한 것입니다.

강력한 군벌 셋(공손찬, 원술, 도겸)을 중심으로 대 원소 포위망이 완성된 상태인 것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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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3년.

원소계 군벌인 조조의 기반이 불안정한 틈을 타 장연, 어부라를 끌어들여 조조를 공격했으나 정황상 원소, 유표의 개입으로 패전,
이 패배가 굉장한 대패였는지, 원술은 이 시점에 예주를 완전히 상실하고 양주의 구강군으로 도망치게 됩니다.

황하 이남의 패권은 사실상 여기서 1차적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원술이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는 시점이죠.



이미지와는 달리 193년까지만 하더라도 원술은 강대한 군벌이었고, 명분도 있었으며, 중앙 정부의 호의도 샀습니다.
외교도 나쁘지 않았고, 백성들을 쥐어짰다지만 주변 세력들과 비교하여 평가가 심각하게 나쁜 수준까지는 아니었습니다.

 

순전히 상대가 원소와 조조였다는 것이 문제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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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절대 기회를 한번만 주진 않는다고 했던가?

이듬해인 194년, 원술에게도 한 차례 기회가 다시 찾아옵니다.
 

 


조조가 도겸을 공격하자
진궁, 여포 등이 장막을 수장 삼아 연주에서 대규모 반란을 일으킵니다.
 

 


조조는 193년과 194년에 걸쳐 서주 대학살을 벌인 탓에 서주의 인심을 잃었고
장막-진궁-여포가 조조의 뒤통수를 후려치고 연주를 장악하며 조조의 세력은 순식간에 반토막이 났습니다.

비록 초토화 되었다지만 서주에는 친 공손찬계 세력이었던 유비가 자리잡은 상황에
원술은 형주와 예주에서 세력을 잃었다지만, 손책을 앞세워 양주 쪽으로 세력을 성장시켜 나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초한쟁패기에 외진 파촉 지방으로 들어가 세력을 기른 한 고조 유방이 떠오르기도 하고,
큰 상처를 입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웅크리고 재차 사냥을 준비하는 포식자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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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년에는 이각-곽사의 중앙군벌에게 통제받던 헌제가 장안을 탈출하였고 이를 조조가 수습하여 허창에 황제가 기거하도록 하였는데,



이 시기에 조조와 원술이 전투를 벌였던 것이나,
조조가 헌제를 맞이하기 위해 서쪽으로 향할 때에 예주에서 원술이 임명한 범 원술계 군벌들을 격파한 것,

그리고 무엇보다도 앞서 반 동탁 연합 당시, 원소계 군벌들이 헌제의 정통성을 부정한 것과 달리
원술계 군벌들이 헌제의 정통성을 옹호한 것을 생각해 볼 때에

원술 역시 본래 칭제를 생각했다기 보다는 조조와 같은 시기에 협천자를 시도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 것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원술과 조조의 협천자 레이스에서 원술이 패배하면서 원술은 다시 한번 기회를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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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의 반란은 미처 원술이 호응하기도 전에 꽤나 빠르게 진압되고 말았지만,
서주를 완전히 통제하지 못 한 친 원소계 군벌 유비가 연주 반란 진압 이후 서주로 도망친 여포에게 서주를 빼앗기고 맙니다.

 



한편 원술은 이 때 혼란스러운 서주에 손을 뻗어 서주 장악을 시도했는데,

결과를 놓고 본다면 비록 원술의 입장에서 최고의 결과(서주를 원술이 장악함)는 얻지 못 했지만,
여포와 혼인 동맹을 맺는 것은 성공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확보하는데에는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다시 상황이 회복되어갈 무렵,

원술에게 좋은 징조들이 연이어 있었습니다.



이미 1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황건적이 남아있었고 황제는 황제가 아니었으며 나라는 두번이나 수도를 잃었습니다.
이건 나라가 망할 징조였는데,

때 마침 당대 유학과 음양오행의 이치에 따라 다음 황제는 원씨가 될 것이라는 예언을 받은 상태였고,
머지 않아 잃어버렸던 한나라 황실의 옥새까지 얻었습니다.

원씨라고 하면 세상 천하 어디에 누가 있습니까?
감히 원씨라 부를 수 없는 원소 놈을 제외한다면, 원씨 일족이 떼몰살 당한 세상에 원씨라고는 가주인 원술 본인 밖에 없었죠.
 

 


이거, 무엇인가 느껴지지 않나요?



하늘의 뜻,


천명입니다.



천명이 원술에게 있었습니다.



마침 당대 기준으로는 미신이 아니라, 하늘의 뜻과 세상의 이치를 풀어 설명하는 유학과 오행설이라는 최신 학문에서
원술을 다음 시대의 황제로 점 찍었으니, 이건 천명이라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조가 놈이 천자를 곁에 두어 자신을 역적으로 선포할 것이 분명하다면,
다음 시대를 열 것이라 예언된 자신이 직접 새로운 시대를, 망국을 대신할 대안을 보여주면 됩니다.



지금까지의 고난은 이 험한 세상을 끝내고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하늘이 내려준 시련인 셈이었죠.
그 것도 극복할 수 있음이 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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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원술은 끝났습니다.
 

 


청주는 원소에게 병합당했으며, 공손찬은 죽을 날만을 기다리는 처지였습니다.
손책은 원술의 뒷통수를 후려치고 원술이 세력의 밑바탕으로 삼으려던 강동지역을 장악했죠.



장안에서 탈출한 후 생사를 알기조차 어려웠던 황제는 조조의 품에 들어갔고,
곧이어 이제껏 줄곧 헌제의 정통성을 주장하던 군벌, 원술은 반역자로 선포되었습니다.

 



협천자에 실패하고, 황제가 살아있으며, 되려 조조가 협천자를 해버렸습니다.
원술은 반역자가 되었죠.
 

 


이미 원소-조조를 견제할만한 세력은 몇 남아있지 않았는데,
이들 모두 굳이 '이미 새로운 시대를 보여줄 것은 자신'이라 선포한 반역자 원술을 도와 원소-조조와 맞설 이유는 없었습니다.



또한 손가 세력이 이탈한 이후,
수하에 유능한 군사 인재가 없었던 것인지, 원술 본인의 군사적 무능함과 오판이 지속되어 세력은 점차 약화되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원술이 황제를 칭한 197년부터 원술의 세력권은 지독한 가뭄에까지 시달렸습니다.
원술을 제위에 올려준 음양오행에 따르면 원술은 土에 해당되었고, 가뭄은 원술의 책임이었죠.



누가 보더라도 하늘이 원술을 버린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 연속되었습니다.


 

 


이와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197년, 원술의 세력권이던 장강과 회수 사이 회남 지역에 지독한 가뭄이 있어 식량 부족으로 식인까지 일어날 정도였습니다.
이에 원술의 수하인 패국상 서소가 굶주리는 백성들을 보다못해 군량미 10만 곡을 풀어 백성들을 구제했죠.

원술은 격노하여 서소를 참수하라 명했는데
이 때 서소가 원술에게 말하기를,

"당연히 죽을 것을 알았으나, 한 사람의 명을 바쳐 도탄에 빠진 수많은 백성들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행동한 것입니다."

이에 원술은 말에서 내려 예를 표하며 답하기를,
"족하는 어찌 혼자서만 천하의 명예를 누리려 하는가, 나와는 함께 누릴 수는 없었는가?"라 푸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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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9년,

조조와 손책이 원술을 노리는 상황 속에서 희망을 잃은 원술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원소에게 투항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자신의 일생을 바쳐 적대하던 원소지만,

유주, 병주, 유주, 청주 등 4개의 주를 장악한 최대, 최강의 군벌이었고,
또한 줄곧 헌제의 정통성을 부정해온 덕에 원술을 받아들일 수도 있는 유일한 군벌이었으며,

자신이 그토록 부정해온 원씨의 혈통이란 사실이, 예언 속 '다음 시대를 열 원씨 황제'라는 조건을 충족하기에.
 

 


이에 원술이 원소에게 편지를 보내고 세력을 수습해 원소에게로 향하는데,
이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한나라는 천하를 잃은 지 오래되었고, 천자는 권신들의 손에 끌려다니며 권신들이 정사를 행하고, 영웅 호걸들은 서로 강토를 나눠 각축을 벌이고 있소.
이는 주나라 말기의 전국칠웅이 세력을 다퉜던 것과 다를 바 없으며, 종국엔 강한 자만이 (천하를) 거머쥘 것이오.
(이에 더하여) 원씨는 왕이 된다는 천명을 받아 그 상서로운 조짐이 환하게 빛나고
지금 군(원소)께서는 병주, 유주, 기주, 청주의 4주를 옹유하며 인가가 백만으로, 이처럼 강대하고 덕 높은 자가 없소.
조조는 쇠락한 한실을 지탱한들 어찌 끊어진 천명을 잇고 이미 망한 것을 구원하겠나. 군이 삼가 천명에 응하시오."
 

 


내용을 해석하면,

"한나라는 망했다. 원씨가 황제가 된다는데, 아무래도 나는 아닌 것 같다.
그래, 니가 원씨 수장이다. 내가 아니라, 네가 원씨의 수장이다. 네가 다음 시대를 열 황제다.
그러니 나를 좀 살려주라."


원술은 자신이 이룬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존심도 접고서 원소에게로 향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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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청주로 가는 길목인 하비(청주와의 접경지, 연두색 점)가 조조에게 막혀 멀리 수춘(하늘색 점) 방향으로 빙 돌아 우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원술의 세력이 얼마나 무너져 내렸는지,
우회하는 동안 식량이 고갈되고 마실 물도 없어 원술이 기력을 회복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꿀물이었습니다.


 

 


원술은 일족을 지켜내지도 못 했고,
실패한 군벌이며, 새로운 시대를 열지도 못 했으며,
끝내 반역자로 남았지만



한 시대에 이름을 남길 정도의 능력은 있었고,
큰 판을 보는 눈과
자신의 손익보다 대의를 보고 그를 존중하는 정도의 인품은 있었습니다.

 

3개의 댓글

2023.10.07

근데 능력에 비해서 야망이 너무 크고 숨기지 못했던 인물은 맞는듯. 황제 드립만 안 쳤어도 그럭저럭 잘 살았을거 같은데

0
2023.10.08

이렇게 보면 대중매체에서 묘사되는 인물은 아닌거 같은데 황제드립은 좀 ㅋㅋ

0
2023.10.13

원술 입장에선

 

재네가 저렇게 병신인데 내가 왜 못하냐

 

재네가 저렇게 병신이라 내가 일어나 관리해야 한다

 

등등이긴 한데

 

솔직하면(가식이 없으면) 능력이라도 있었어야지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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