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unsettlingstories.com/2016/11/07/stop-being-such-babies/
원제목: Stop being such bab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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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내가 분위기 깨서 미안한데요 여러분! 숲 안에는 무서울 게 없어요. 아니지 여러분은 개뿔 내가 툭 까놓고 말 좀 하자. 너희들이 애야?
뭐라고? 아~ 블레어 위치니 공포 영화니 괴담이니 흉가 탐험이니 그런 말도 안 되는 거! 인생에 도움도 안 되는 쓰레기 같은걸 쳐보고 나서 뭐? 이 숲에서 악마 숭배자? 귀신? 괴물이 있어요?
어느 순간부터 너희들이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이 대자연을 3류 소설의 무대로 써먹고 있어. 사실을 말해줄게 그거 다 구라야! 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나도 어릴 때 숲 속에서 괴물, 외계인, 고블린 어쩌고 저쩌고 이야기 좋아했어. 그래 나도 무서워했지. 근데 뭔 일이 일어난 줄 알아? 사춘기가 시작하고 진짜 세상을 알게 되었어. 무슨 말인지 알겠지? 철 좀 들어라 너희들도 제발!
내가 지금 이 “엄마야~ 오빠야 나 숲이 너무 무서워서 들어가기 싫어요” 같은 멍청한 소리에 화가 난 이유가 있어. 내가 사는 곳이 주립공원 근처야. 이곳에 사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전에는 숲에 찾아오는 관광객 덕에 먹고살았어. 그런데 근래에는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어, 어라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유행한 게 있네? 그게 뭘까? 그래 바로 너희들이 인터넷에 숲에 대한 말도 안 되는 괴담을 펴 트리기 시작한 거야! 나 또한 관광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팔며 가족을 먹여 살리던 사람이었어.
내가 일하면서도 너희 같은 족속들을 무수하게 많이 봤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꼬맹이들이 공원에 와서 부모들한테 무서워서 산에 올라가기 무섭다고 질질 짜는걸 니들이 봤어야 해. 내가 이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들으며 아이스크림을 퍼줄때 무슨 생각이 든 줄 아니? 내가 어릴 때는 말이야 그 딴말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아이스크림이고 뭐고 비 오는 날 먼지 나오게 쳐 맞는 거야 그냥.
그래 우리 집도 이 상황 덕에 돈을 많이 잃었어. 내 친구들도 재산 많이 날려 먹었다. 부부들이 이혼을 하고, 열심히 공부한 어린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대학에 못 가고. 지역경제는 개판 나고. 왜 이 꼴이 낫겠어. 어디에 사는 망할 자식들이 생판 모르는 사람들을 덜덜 떨게 만드는 게 사회에 희망과 용기를 불어다 주는 거보다 훨씬 더 좋다고 생각해서 일어난 거 아니겠어! 이 나라의 미래가 정말로 걱정이 된다.
내 아이스크림 집도 다음 년 3월 1일에 다시 열기로 했지만. 그림이 그려져 이번해에도 입에 풀칠할게 보여. 내가 이렇게 화를 내면 뭐하겠어. 그래 봤자 이미 “엄마야~ 숲 안에서 이 피 묻은 노트를 발견했어요 무서워라” “무서워 숲에서 이상한 거 봤어” 이러는 사람들이 손을 쓸 수도 없이 늘어나는데. 인터넷에 들어가서 이런 끔찍한 이야기들의 댓글을 보고 있으면 내가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와요. 어른들도 애들 놀이에 동참했네. 어른들도 또옥 같아 아주!!! 30넘은 어른들이 자기 집 뒷마당에 나가기 무섭데! 뒷마당에 괴물이니 귀신이니 있데요 어른들이!!!!
귀신이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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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나도 좀 진정하고 말할게. 괴담을 쓰는 작가들이 있으면. 자신들의 이야기들이 영세민들에게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 내 마누라가 죽기 전만 해도, 우리 집 뒤뜰을 넘어 등산객들이 가족들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걸 우리들도 행복하게 볼 수 있었어. 어린 꼬마친구들이 강가에서 강아지들과 산책하고.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캠핑을 가르쳐 주는걸 어렵지 않게 보았다고.
이제… 지역 경제를 떠나서, 우리 사회에서 이런 정겨운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힘들어졌어. 유치한 애들 장난이 현대 사회를 이렇게 삭막하게 만드는데 일조를 한 거야… 난 다시 이런 정있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어. 이렇게 부탁할게.
감사하게도. 가끔가다 용감하고 총명한 가족들이 이 정겨운 전통을 이어가려고 노력하고 계셔. 며칠 전에는 3년 만에 젊은 커플이 우리 집 근처에서 캠핑을 하더라고. 눈이 녹기 시작해서 지면이 진창 나있었는데 그렇게 와줘서 캠핑까지 해주니 내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 아직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다고 오랜만에 생각했어.
나도 덕분에 캠프 안에서 한 아침 10시까지 따뜻하게 있었던 거 같아. 어린 친구들이 육질이 정말 부드럽더라. 젊은 처자는 금방 보내줬고. 남자 친구인가 남편인가는 좀 오랫동안 살려두었어. 굳이 요즘 같은 불경기에 좋은 점을 찾으라고 하면 비명을 질러도 들을 사람이 없다는 거 정도겠네. 젊은 친구가 옆에서 식사하는데 꽥꽥거리는 게 교양 없게 말이야 어! 입맛을 돋구와 주더라고. 뭐 내가 그분 여자 친구로 요리를 한 거니까 이해는 되지만. 아 맞다 좋은 점이 하나 더 있네 요즘 사람들은 텐트에서 있으려고 하자나? 그런 사람들을 텐트 채로 집에 끌고 가면 그렇게 쉬울 수가 없어요.
뭐… 내가 오늘 좀 화내긴 했는데, 생각해 보니까 숲에 찾아오는 용감한 분들도 계시고 좀 기분이 좋아지긴 했네. 남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안 쓰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는 거잖아. 나도 그게 참 마음에 들어 아주 respect 해 내가. 그들만으로는 먹고살기에 부족하지만 뭐… 그게 어디야. 좋게 보자고 몇 달간 고기 라도 원 없이 먹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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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차ASMR
비틀기 괴담이쥬
작은투자자
고기 어디서 났누ㅠㅠ
년차ASMR
여행객들이 고기로 변하는 매직 ㅠㅜ
비가오는날
너무 뻔한 전개라 안무서웠웜... 반전 부분도 매끄럽지 않았긔
년차ASMR
이런 괴담도 좋아해서유 뭔가 뻔해도 주립 공원의 살인마 시점이 독특해서유
팜코코
첫 문단 다 읽기전에 예상돼서 내려버림. 고생했으니 추천
년차ASMR
괴담이란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은글이었을텐데 ㄸㄹㄹ
팜코코
오히려 대놓고 낚시였으면 더 잼썼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