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인류의 기원 (1) : "조상님이 사실 햄스터?" 최초의 인류, 사실 찍찍거렸다

 재미를 위한 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고생물학, 고인류학 전문가 분들의 자료를 참고해주세요.

** 이미 유튜브 영상으로 만든 글이니 퍼가시는 것은 좋지만 영상화해서 수익창출은 말아주세요. 정말 슬픕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MKFMHU5RIjE

배경음악

 

 

 

 

1부: 귀여운 땃쥐가 나무 위로 올라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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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0만 년 전, 효신세(曉新世)/팔레오세(Paleocene) 다니아(Danian)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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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공룡의 시대가 저물어갈 즈음.

 

 

6600만년 전, 영장류* 푸르가토리우스(Purgatorius) 가 지구에 처음 나타났다.

  *이들이 최초의 영장류라는 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이들의 조상인 포유류는 무려 2억~1억 5000만 년 전에 이른 등장을 했지만, 거대한 파충류들이 군림하는 지구라는 무대에서 수천만 년 간 작은 조연에 불과했다. 거대한 파충류 포식자들 사이에서 이들은 생태지위를 차지하기 위한 핏빛 사투를 벌였고, 제각기 다양하고 기괴한 형태로 진화해나가며, 버둥거렸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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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길이 15센티미터, 무게는 채 40그램이 되지 않는 이 작고 귀여운 동물이 우리의 조상님이다. 참고로 오늘날 애완용으로 길러지는 난쟁이햄스터가 몸길이 10cm에 몸무게 40g 정도 된다. 이 작은 조상님들의 생김새는 또한, 오늘날의 나무땃쥐와 비슷했을 수도 있다. 이들 이외에도 이들과 비슷하게 생긴 각종 귀여운 조상님들의 친척들이 있었을 것이지만, 아마 k-pg 대멸종(공룡대멸종) 시기에 상당수가 절멸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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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햄스터, 귀엽다.

 

 그러나 이 귀여운 땃쥐 조상들의 일부는 땅 속으로 굴을 파고 들어가서 사는 습성상, 일부가 살아남아 종의 명맥을 뒷 세대에 보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땅 속 깊은 굴속까지 메아리치던 공룡들의 끔찍한 울부짖음이, 아마 우리가 가진 가장 오래된 기억이리라.

 

 

 대멸종 이전의 우리 조상들은 육상에 군림했던, 거대한 공룡들의 위압적인 모습에 늘상 벌벌 떨었을 것이지만, 그로부터 어느덧 6600만년이 지난 후, 푸르가토리우스의 후손들은 옛 공룡의 후예들을 매일같이 기름에 튀겨먹고있고, 또한 어떤 공룡의 후손들은 굴욕적으로 푸르가토리우스의 후손들이 술먹고 빚은 김치전을 주워먹는 신세가 되었으니, 제행무상, 제법무아. 사라쌍수(沙羅雙樹)의 지는 잎이 성자필쇠(盛者必衰)의 이치를 보여준다 했던가, 이것이 바로 가장 오래토록(6600만년간) 실시간으로 떨어지는 사라수 씨앗일 것이다.

 

 포식자가 사라진 생태계 공백으로 빠져나온 이들은, 다시 일부는 들판으로, 그리고 일부는 열대우림의 나무를 타고다니는 작고 하찮은 존재들이 되었다. 위험한 땅바닥에 비해 나무 위는 상대적으로 안전했고, 새로운 먹이가 있었다. 푸르가토리우스(Purgatorius)의 족근골에 대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장류가 나무 위로 올라간 시기는 어쩌면 훨씬 더 앞선 시점이었을지도 모른다. 동시기 지상에 살던 포유류들에 비해 이 발목뼈들은 나무 생활에 더 적합해보이기 때문이다.

 

* Chester, S. G. B., Bloch, J. I., Boyer, D. M., & Clemens, W. A. (2015). Oldest known euarchontan tarsals and affinities of Paleocene Purgatorius to Primates.

 

 

 

 

 

 

5500만 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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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레를 먹던 조상들과 달리 이들 영장류는 과일과 나무의 씨앗, 그리고 몇몇 연한 나무 이파리를 씹어 소화해내기 시작했다. 손은 나무 열매를 쥐기 위해 점점 정교해졌다. 무엇보다, 두뇌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5500만년 뒤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알고있지 않는 한, 이 시점의 조상님들의 모습에서 그 어떤 지성의 맹아도 찾아볼 수 없으리라.

 

 

4000~3800만 년 전, 원숭이들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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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만년 전에 등장한 이집토피테쿠스(Aegyptopithecus), 막 귀엽진 않다...

 

 

 

 

 나무 위로 올라간 영장류 일부는 바람에 따라 흔들거리는 나뭇가지 위에서 균형을 잘 잡기 위해 꼬리를 발달시켰다. 원숭이가 된 것이다. 이 원숭이들은 환경에 따라 다양한 길을 걷기 시작하는데, 오늘날의 안경원숭이들과 비슷하게 생긴 친척들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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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원숭이
 

 

 

 한편, 오늘날 이집트 파이윰(Fayoum) 지역의 열대숲에는 한 무리의 독특한 영장류 무리가 살고있었다. 이들은 이집토피테쿠스(Aegyptopithecus)로서, 오늘날의 원숭이, 그리고 우리의 먼 조상뻘이다. 이들은 현대의 고함원숭이와 비슷한 70cm안팎 자그마한 크기의 원숭이였다. 네 발을 모두 활용해 나뭇가지를 타고다녔고, 당대의 포유류 중에서 체중 대비 가장 큰 축에 속하는 두뇌를 가지고 있었다. 즉, 이들은 영리했다. 수컷이 암컷보다 몸집이 크고(각각 6kg, 3kg로 몸무게 두배 가량) 뾰족한 송곳니를 지녔던 것으로 보아, 마치 오늘날의 고릴라처럼 우두머리 수컷이 여러 암컷들로 이루어진 하렘을 거느리는 생활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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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어색해진 두 대륙의 사이

 

 

 

 

 그리고 이때부터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서서히 멀어짐에 따라, 신세계원숭이와 구세계원숭이도 다른 운명을 걷게된다. 그리고 우리의 조상들은 신세계가 아니라 구세계, 즉 아프리카에 덩그러니 남겨졌다.

 

 

 

 

 

 

 

3000만년 전, 동아프리카 지구대 형성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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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본인이 끄적여본 3000만 년 전의 아프리카(추정)

 

 

 

 

 

 남아메리카와 성격차이로 결별한 이후, 열받은 아프리카 북동쪽 지하에서 무언가가 꿈틀거렸고(맨틀 기둥 융기), 그 탓에 땅이 1km나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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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풀어오른 지각 표면은 마치 여드름이 터지듯이 껍질 곳곳에 균열이 생겼고, 이 균열을 따라 아래서부터 마그마가 솟아올라 열곡대가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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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와 아덴만(파란색)
 

 

 

 

 어떤 열곡은 홍해가 되었고, 또 어떤 열곡은 아덴만이 되었다. 이곳이 바로 수천킬로미터에 걸친 동아프리카 지구대이며, 지금도 이 곳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마그마는 아프리카 대륙을 1년에 5mm씩 차근차근 찢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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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인해 아프리카는 먼 훗날 여러 개의 소대륙으로 갈라지게 될 것이다.

 

 

 

 

 

1700만 년 전,  ‘프로콘술’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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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에 남은 구세계원숭이들은 서서히 유인원으로 진화해나가기 시작했고, 유인원은 소형 유인원과 대형 유인원으로 나뉘게된다. (대형유인원: 오랑우탄, 보노보, 침팬지, 고릴라, 그리고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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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토피테쿠스 이후 천만년이 넘는 암흑의 시대를 거쳐, 어느 거의 완전한 형태의 원숭이 조상 유골 화석이 발굴되었다. 고고학자들은 그 뼈의 주인을 두고, ‘콘술’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침팬지 후손의 이름을 따, 그 조상이라는 뜻으로 ‘프로콘술’이라 명명했다. 하지만, 사실 이 프로콘술은 단지 콘술 하나, 그리고 침팬지 한 종의 조상일뿐 아니라 우리들, 즉, 인류의 조상일수도 있으며, 어쩌면 까마득히 먼 불효막심한 후손에 의해 서커스 원숭이 취급의 패드립을 당한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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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술'은 서커스 원숭이에게 흔한 이름이었다

 

 

 프로콘술의 신체엔, 많은 구세계원숭이들과 유인원들의 해부학적 특성이 이리저리 뒤섞여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이 화석을 보면 정말로, 19세기 프릭쇼에 동원된 돌연변이 침팬지 ‘콘술-23호’ 쯤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 이들은 ‘우리와 비슷한’ 존재들, 혹은 어쩌면 직계는 아닐지라도 분명 우리의 조상뻘이었다.

 

 

 

 

2부에서 계속됩니다.

 

 

1개의 댓글

11 일 전

재밌어요, 감사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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