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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 캄파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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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 할 술 이야기는 캄파리에 대해서야.

 

몇몇 추천이 있었는데, 그냥 오늘은 다 제끼고 캄파리 얘기하려고 함.

 

사실 예전에 썼던 글 중에 캄파리가 포함되어 있는 글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냥 캄파리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아마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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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Q에 나왔던 기사 사진에서 가져옴

 

 

캄파리는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아마로, 즉 쓴맛이 나는 리큐르의 일종이야.

 

전세계적으로 많이 팔리고, 대중적이면서 동시에 바텐더들이 가장 사랑하는 리큐르라고 할 수 있지.

 

이거 싫어하면 바텐더 못한다 ㄹㅇ

 

세계적으로 리큐르 소비량 5위권에 항상 들어가는 인기 있는 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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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파리를 만든 건 가스파레 캄파리 라는 이탈리아 사람이야.

 

Bass Bar라는 가게에서 14살때부터 일했던 그는 30대가 될 떄쯤에는 일반적인 술들보다도 자기가 직접 만든 술들을 팔고 싶어했지.

 

1860년에 처음으로 만들어졌고, 주정에 오렌지 껍질을 필두로 다양한 허브를 넣고 코치닐이라는 염료를 이용해서 붉은 색으로 마무리한 술이었지.

 

캄파리 이전에도 유럽에서는 허브를 이용한 씁쓸한 한 술들이 많이 생산됐지만, 캄파리는 개중에서도 오렌지를 이용한 향과 강렬한 붉은 색으로 이미지를 가져갔지.

 

이 캄파리의 붉은 색은 이제는 캄파리 레드라는 이름의 색깔이 있을 정도고, 캄파리 토마토라고 그 색깔 때문에 이름 붙여진 토마토 품종까지 있어.

 

원래는 소규모로 만들던 이 술이 인기를 끌면서 1904년에 밀라노 근처에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대량으로 생산을 시작했지.

 

다만, 이때는 이 캄파리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술들을 만들었었어.

 

가스파레 캄파리는 자신만의 술을 만들고 싶어하는 양반이었거든.

 

하지만 이 양반은 공장이 세워지기도 전, 1882년에 이미 노환으로 사망했지.

 

그의 뒤를 이은 건 아들 다비데 캄파리(Davide Campari)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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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캄파리를 만든게 가스파레 캄파리라면, 캄파리를 지금처럼 키워낸 건 다비데 캄파리라고 할 수 있어.

 

다양한 술을 만들던 공장에서 캄파리와 코디얼이라는 음료를 제외하고 다른 공정을 전부다 쳐내버리고 오로지 캄파리 생산에만 집중하기로 결정한 게

 

이 다비데 캄파리거든.

 

그리고 이 양반은 캄파리 그룹을 이탈리아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 퍼트리고 싶어했고, 유럽, 미국을 가리지 않고 지사를 세워댔지.

 

그로 인해서 캄파리를 모르던 나라에도 캄파리를 공급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야.

 

 

 

 

 

 

 

 

 

 

 

 

 

 

근데 여기에는 덕질의 힘이 좀 있었어.

 

다비데 캄파리는 요즘으로 치면 미친 아이돌 덕후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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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bBnGECvlnh0&t=82s

 

 

그 당시 이탈리아의 오페라 가수였던 리나 카발리에리 라는 사람이 있었어.

 

성악가 답지 않게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로 이탈리아에서 별명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La donna più bella del mondo)였지.

 

다비데 캄파리는 이 가수의 팬이자 극렬 빠돌이였고

 

세계적인 스타였던 리나 카발리에리는 전세계를 돌며 공연을 했기 때문에, 그걸 따라가고 싶던 가스파레 캄파리는 그녀가 공연을 가는 나라마다 따라가서 거기에 회사를 세웠어.

 

농담 같냐? 진짜임.

 

참고로 다비데 캄파리는 1867년생이고, 저 가수를 쫓아다닐때는 이미 40대에서 50대를 바라보던 시절이지.

 

가족도 있었고.

 

하지만 덕질은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핑계를 대서라도 따라다니고 싶었고, 그 결과가 회사의 외국진출이었어.

 

실제로 캄파리 그룹의 첫 지사는 리나 카발리에리가 공연을 하던 프랑스 니스에 세워졌어.

 

그 이후로도 러시아, 미국 등 그녀가 공연을 하는 나라마다 가서 지사를 설립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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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돈 있는 씹덕만큼 무서운게 업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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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캄파리를 이용해서 마시는 칵테일로는 밀라노 토리노, 통칭 미-토(Mi-To)가 있어.

 

밀라노의 캄파리와 토리노에서 만들어지던 버무스를 섞은 데서 유래한 이탈리아 원산지의 칵테일이지.

 

사실 쓴거에 쓴거 조합이라 옛날부터 마셔오던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익숙하고 전통적인 맛이었지만, 외국인들에게는 크게 먹히지 않았어.

 

이탈리아에 놀러온 미국인들이 이걸 제대로 못마시고 탄산수를 타서 달라고 하던 것에서 유래한 게 아메리카노라는 칵테일이야.

 

그리고 이 아메리카노가 유행하자, 캄파리 그룹에서는 이런 스타일이 먹힌 다는 걸 꺠닫고, 아예 캄파리에 소다만 넣은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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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에 캄파리 소다는 큰 인기를 끌었거든.

 

저렇게 완제품으로 나오기 전에도 이미 소다 셀쳐를 이용해서 캄파리에 소다를 부어서 먹는 방식은 이탈리아의 유명한 식전주 문화를 형성하기도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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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아예 전용 소다 셸쳐가 남아있을 정도니까 말이야.

 

그리고 이 아메리카노에서 파생된 또다른 칵테일이 있어.

 

아마 지금도 세계 어디선가에서는 판매되고 있을거고, 이탈리아 클래식 칵테일의 정점에 위치해 있는 칵테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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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네그로니야.

 

피렌체의 카페 카소니에서 카밀로 네그로니라는 사람이 아메리카노는 나에게 너무 약하니까 탄산수 대신 진으로 해달라고 했다는 데서 탄생했다는 설이 있는 칵테일이지.

 

근데 사실 이거 말고도 여러가지 설이 많아서 뭐가 정말인지는 정확히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칵테일의 기원이라는 게 사실 그래, 사람들이 딱히 자기가 마시는 술이 정확하게 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딱히 관심이 없던 시대였거든.

 

나중에서야 그 기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지만, 이미 시대가 너무 지나서 정확한 사실을 찾기가 힘들었지.

 

칵테일의 기원이나 이런게 궁금하면 David Wondrich라는 사람이 쓴 책을 찾아봐.

 

한국에는 칵테일의 모든 것 이라는 책만 나와있는데, 펀치나 임바이브라는 책을 찾아보는 게 좋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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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이볼의 유행보다 이전부터 마시던게 바로 캄파리 소다야.

 

위스키로 만드는 하이볼이 질린다면, 편의점에서 캄파리 한 병을 사서 탄산수를 타서 마셔보는 건 어떨까?

 

캄파리는 만드는 과정에서 설탕이 들어간 만큼 단맛이 있는 술이야, 토닉워터보다는 진짜 소다, 그러니까 탄산수를 넣어서 마시는 걸 추천해.

 

물론 캄파리 토닉도 나쁘지는 않지만, 여러잔 마시기에는 부담이 가는 게 사실이거든.

 

혹시나 식사를 하러 갔는데 캄파리 소다를 파는 곳이 있다면 안주가 나오기 전에 시켜서 한 잔 마시고 시작하는 것도 좋아.

 

모두들, 캄파리를 즐겨보기를 바란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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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장사가 안된다 쉬부레

 

날씨가 문제일까? 힘내야징...

 

심심해서 칵테일 만드는 영상이나 찍어볼까 하는데 궁금한거 있으면 추천 좀

22개의 댓글

2023.12.03

요즘 경기 하락... 지하층 통과 후 지구 반대편으로 나올거 같다.

글 잘 읽었구먼. 언젠가 좀 풀리겠지

 

그나저나 색이 정말 곱네.. 당분탓에 윤기도 있는거 같고

0
2023.12.03

네그로니가 최애라

캄파리 네그로니 캐리어도 사서 집에 풀셋있는데

 

우리나라만 네그로니 너무 비싸

특출나게 비싼 재료도 없는데

다른나라 여행갈때마다 마시는데

미국보다 비싸.

0
@살애기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술이 싸니까 임마...

0
2023.12.03

오렌지 사는거 맨날 까먹어서 항상 마시고 싶을때 못마심 ㅠㅠ

0
2023.12.03

장사를 어디서행

0
@알바디서울

비-밀

0

바텐더 개붕!!!! 위스키좀 알려줘!!!!

https://www.dogdrip.net/525745964

여기 나온놈좀 알려주면 안될까????

0
@파이브가이즈비스티

호구 잡히지마라…

1

네그로니를 정말 좋아해서 바에 가면 무조건 네그로니 한 잔을 먼저 주문하는 친구가 있었지

그 친구 생각난 김에 한 잔 말아야겠다 ㅋㅋ 오렌지필은 감귤 껍질로 대신하고

0

네그로니는 신이야

0
2023.12.04

글 재미있게 잘 읽고있음!

 

혹시 여의도 다희에 대해 글을 쓸 생각이 있을까?

0
@김상식

굳이...? 이미 알려진 사람들한테는 다 알려져 있기도 하고, 옛날 모습 기억하는 입장에서는 딱히 뭐 알려져서 좋을게 없다는 생각만듬...

1
2023.12.04

요새 집 주변 바들도 장사 안되더라

0
2023.12.04

조니워커도 써줭

0
2023.12.04

항상 잘읽고있습니다.

0

행님 예거마이스터 글도 썼나용

3만원하길래 하나 사왔는데 ㅅㅂ 맛대가리 없엉...

0
@개드립하면안됨

거 애초에 레드불 타먹는 건데...

0
[삭제 되었습니다]
@구화지문설참신도

아오는 애초에 일본 위스키도 아니라서 논외임, 호구 당한겨...

 

접대선물용으로 살만한 위스키는 그냥 조니 블루, 발렌 21 혹은 30, 맥캘란이 최고시고 나이 좀 있으면 꼬냑 헤네시 XO가 짱임, 접대용은 그냥 유명한게 제일 좋아.

1
2023.12.04

가게 차리려고 하는데 조언 좀 구해도 될까요?조주기능사 실력정도라, 어디 들어가서 배우고 싶은데 바는 거의다 서울에있어서 여건이 안되서요..주차문제,,,대중교통 막차 문제,,, 등, 혼자서 실력 키울 수 있는 괜찮은 서적 추천이나(한글로 나온 레시피북은 거의 다봤는데 그 이상은 어떻게 해야할 지 감이안사요.. 영어 일본어도 괜찮습니다) 가게 차릴때 필요한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0
@요리전사

하지마라.

지금은 떄가 아니다...뭐라도 일을 해본 다음에 해야함, 안해보고 하면 망할 확률이 높고 요즘 경기가 안좋아서 소비력 자체가 줄어있는 상황이라 안하는게 맞음.

책은 레시피 북이나 책 본다고 뭐 변하는 건 없고 그냥 만들어보고 본인이 스스로 감을 잡아야함. 이론 서적 아무리봐도 실제 경험이 없으면 적용이 안됨

1
2023.12.11

난 깜빠리 오렌지로 첫 깜빠리를 마셔서 ㅋㅋ 원래 자몽맛 술인줄 알았음 ㅋ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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