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아마로편

amari_main_720x720-423fb8e431094824abdba7861698c1d7.jpg

 

오늘 이야기할 술은 아마로에 대해서야.

 

이전 리큐르 편에서 잠시 짤막하게 다룬 적이 있는데, 오늘은 좀 본격적으로 써보려고 해.

 

리큐르가 뭔지는 궁금하면 읽고 와라.

 

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리큐르편 

 

 

 

 

 

 

 

images (14).jpg

 

아마로는 정확하게 무엇이냐?

 

"이탈리아에서 허브로 만들어진 약용 리큐르" 가 바로 아마로야.

 

Amaro 라는 뜻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쓰다" 라는 단어인 만큼, 씁쓸한 맛이 특징인 이탈리아 리큐르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어.

 

통상적으로 이런 스타일의 약용 리큐르들은 유럽 전역에서 생산을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생산되는 것만을 아마로라고 표현하지.

 

특히나 이탈리아에 종류가 엄청나게 다양한데, 얘들이 태생적으로 쓴 맛이 나는 걸 좋아하나 싶은 수준이야.

 

이 술들은 기본적으로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술들로 대부분 소화, 강장, 혹은 전염병 예방용으로 술에다가 허브들을 때려 박아서 만든 술이야.

 

다만 약초들만 때려 박으면 맛이 없으니까 거기에 시럽을 넣어서 단 맛으로 쓴 맛을 조금 중화시킨 거지.

 

사실 얘들 성분만 보면 설탕이 들어간 한약이라고 봐도 무방함.

 

 

 

 

 

 

herbs-for-homemade-amaro.webp

 

주로 쓰는 허브들은 용담, 안젤리카, 카둔, 레몬 밤, 레몬 버베나, 주니퍼, 아니스, 회향, 제도아리, 생강, 민트, 백리향, 세이지, 월계수, 감귤 껍질, 감초, 계피, 민트, 카다몬, 사프란, 쑥, 엘더플라워 등등 다양하다.

 

다양하게 있는 아마로의 종류만큼 사용하는 허브 역시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아마로들을 약으로 먹기도 했지만, 식전에 소화를 돕기 위해서 마시기도 했어.

 

흔히들 아페리티보(Aperitivo)라고 불리는 문화인데, 프랑스에서는 아페리티프(Aperitif)라고 불리는 문화야.

 

와인은 식사와 함께 즐기는 데, 식사 전에는 주로 아마로를 마셨던거지.

 

 

 

Milano-Torino-ricetta-ingredienti-storia-Mi-To-Coqtail-Milano-1024x981.jpg

 

이쪽으로 유명한 칵테일로는 미-토라고 줄여 부르는 밀라노 토리노라는 칵테일이 있어.

 

밀라노와 토리노의 아마로를 합친 칵테일로, 밀라노를 대표했던 캄파리와 토리노를 대표하는 버무스를 섞은 칵테일이지.

 

이 두개를 섞어서 만드는 이 칵테일은 굉장히 인상적인 쌉쌀함이 특징이야.

 

이탈리아에서는 이 쌉쌀함을 옛날부터 마셔왔기 때문에 즐겼는데, 이탈리아에 온 미국인들은 이 쌉쌀함을 견디지 못하고 탄산수 좀 넣어달라고 요청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칵테일도 있어.

 

Americano — RECIPE.webp

아메리카노

 

그게 바로 칵테일 아메리카노야. 당시에는 미국인들이 먹는 칵테일이라는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꽤나 대중화됐어.

 

사실 한국에서는 아메리카노하면 커피를 떠올리지만, 이탈리아에 가면 오히려 이 칵테일을 떠올린다고 할 만큼 유명하지.

 

이탈리아 입장에서 아메리카노는 커피 아니래.

 

참고로 이 아메리카노를 더 독하게 마시려고 진을 탄 사람에게서 유래한 네그로니라는 칵테일도 있는데, 이건 나중에 따로 취급해봄.

 

 

 

 

 

 

 

 

이렇게 씁쓸한 이탈리아의 술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기본적으로 쓴 맛이 단순히 쓴 맛만 있는게 아니라 다채로운 허브들이 주는 뉘앙스가 있기 때문이야.

 

아마로에 사용하는 허브의 종류에 따라서 그 맛이 다른 것 처럼, 칵테일에 사용하는 아마로도 그 종류에 따라서 뉘앙스가 전혀 달라지지.

 

게다가 쓴 맛은 단 맛을 더욱 강조하게 해주는 효과까지 있어서 1+1=2가 아니라 3, 4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일으키지.

 

그리고 또 한가지 유행을 하게 된 요인이 있어.

 

 

John-A-Leach-New-York-City-agents-1920.webp

 

바로 미국 내 금주법의 도입이지.

 

종교용과 약용을 제외한 모든 술이 금지되었던 미국에서 가장 구하기 쉬웠던 술이 바로 아마로였어.

 

Fernet.jpg

 

이 페르넷 블랑카라는 술이 그 시기에 유행했던 아마로야.

 

1845년 밀라노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 술은 해열제이자 콜레라 및 생리통 치료제로 약국에서 취급했거든.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이 고열에 시달리면서 약국으로 찾아가서 이 약을 사갔지.

 

효과가 있냐고? 그때 미국에서는 갓난아기 해열제 겸 잠재우는 용도로 모르핀이랑 아편을 섞은 약을 팔던 시기야.

 

그런거 따지지마라.

 

 

 

 

 

 

 

 

 

 

 

 

 

 

 

참고로 아마로는 의외로 아시아권에서는 힘을 못 쓰는 술 중의 하나야.

 

아직 본격적인 유행이 온 적이 없고, 한약과 비슷한 맛 때문인지 크게 인기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

 

일본 뺴고.

 

 

 

0db4da1ded661ddc173ede015f156075.jpg

캄파리 오렌지

 

일본에서 다른 아마로들은 모르겠는데 캄파리는 이자카야에서 취급할 정도로 대중화 된 술이 됐어.

 

이자카야 메뉴에 캄파리 오렌지가 올라가 있는 것도 쉽게 볼 수 있고, 스푸모니라는 이름의 일본산 칵테일도 있을 정도지.

 

1980년대에 일본에서 일어난 이탈리아 요리 붐과 함께 이탈리아 스타일의 술 역시 유행을 하면서 일어난 기조라고 하더군.

 

일본인들은 이탈리아랑 프랑스 참 좋아하는 거 같어.

 

독일은 별로 안좋아하더라. 옛날에는 친했는데 그치?

 

 

 

 

 

 

 

 

 

 

 

 

 

 

 

 

 

하여튼 이렇게 아마로에 대해서도 대충 알아봤어.

 

엊그제는 취해서 이상한 글을 썼는데 미안.

 

샴페인 마시고 소주 마셨더니 뒤질 뻔 했다.

 

 

그럼

 

 

 

 

17d6a9830745383f0.png.jpg

 

 

 

여기도 올려둠

3개의 댓글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0
2023.11.03

샤르트뢰즈 마냥 좀 약맛 나는 술들어간 칵테일이 좋던데 함 사먹어봐야겠다

0
2023.11.03

캄파리 읏퉷퉷

아페롤 좋아요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15 [기타 지식] 중국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사면 안되는 이유? 5 대한민국이탈리아 12 16 시간 전
12414 [역사] English)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3 FishAndMaps 2 19 시간 전
1241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그녀는 왜 일본 최고령 여성 사형수가 되었나 10 그그그그 7 2 일 전
12412 [기타 지식]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국내 항공업계 (수정판) 15 K1A1 23 3 일 전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3 식별불해 6 3 일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5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7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7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5 9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1 Mtrap 8 7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10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11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31 Mtrap 13 11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4 12 일 전
12401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2 Mtrap 14 11 일 전
12400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20 12 일 전
12399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10 일 전
1239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12 일 전
12397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13 일 전
12396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4 LinkedList 11 13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