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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리큐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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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많은 개붕이들이 리퀘스트했던 리큐르 편이야.

 

사실 리큐르편은 한 편으로 끝낼게 아니라 각각 리큐르 타입마다 따로 다루어야 할 정도로 방대하지만, 오늘은 일단 통합해서 설명함.

 

일단 리큐어 자체의 뜻은 리퀘파케레(liquefacere), 즉 '녹이다' 와 리쿼르(liquor), '액체(영어 리퀴드 liquid)'라는 말에서 나온 단어야.

 

일반적으로는 알코올 15% 이상, 당분 20% 이상의 향신료가 첨가 된 술을 뜻해. 미국에서는 2.5% 이상부터 리큐르라고 할 수 있지. 지역마다 약간의 편차는 있어.

 

참고로 국내에서는 블휘발분 2% 이상을 리큐르로 보고 있어. 당분 2%가 넘어가면 리큐르라는 거지.

 

기본적으로 증류주에 재료가 되는 걸 넣고 일정 이상의 당분을 넣은 술을 뜻한다고 보면 되.

 

13세기 경 프랑스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종종 논쟁이 있어.

 

일단 리큐르의 탄생은 증류주의 발견 이후로 생겨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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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의 아버지이자 대수학의 창시자 아비르 이븐 하이얀의 증류기.

 

아랍에서 처음 발견 된 증류주는 유럽으로 넘어오면서 약으로 사용됐지.

 

이전에도 얘기했지만 증류주는 일반적인 양조주의 몇배의 양의 원재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모두가 즐기는 술보다는 약으로서 먹던 술이었지.

 

그리고 약은 언제나 발전을 하기 때문에, 그 당시 유럽의 최신의학과 증류주는 결합을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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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약초학이야.

 

개드립에서는 한의학이나 약초학이 상대적으로 내려치기 당하는 경향이 있는데, 고대부터 중세까지 약초학은 최신의학의 한 갈래였지.

 

동방의 신비학 묘약이 괜히 비싸게 팔리는 게 아니었어.

 

동양에서도 그렇지만, 이런 약초들은 그냥 먹을 수 없었기 때문에 여러가지 방식으로 섭취를 했지.

 

달이거나, 갈거나 등등.

 

근데 여기에 술을 증류해서 만든 뭔가 신비한 액체가 나오니까 이 약초학자들이 어떻게 했겠어?

 

일단 넣어보자가 된거지.

 

게다가 증류주는 그 맛이나 성분을 굉장히 잘 빨아들이는 성질을 가지고 있었지.

 

사실 그냥 누가봐도 뭘 넣어놓으면 색이 변하니까 약 성분이 잘 우러나온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리고 좀 더 침출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 설탕을 넣으면서 탄생한게 바로 리큐르라고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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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구경하기 힘들어진 샤르트뢰즈

 

실제로 당시 유럽 약초학의 최전선은 수도원들이었어. 수도원 말고 다른데서 약초학 공부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불태워졌기 때문이지.

 

유럽의 수도원은 예로부터 알코올과 굉장히 친밀했어.

 

사순절 금식기간에 고체로 된 음식을 못 먹어서 대신 맥주를 만들어서 마시던 곳이 수도원이야.

 

일요일 예배 떄 마시는 포도주는 주님의 피라서 술이라고 안침.

 

하여튼, 음식 대신에 맥주를 마셔야 하는데 그 맥주가 맛이 없으면 어떻겠어?

 

옛날부터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후배를 갈구는 유구한 전통은 항상 있어왔고, 수도원의 맥주는 점점 맛있어 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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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맥주를 마시는 선배 수도사의 모습이다.

 

약초학과 양조학에 모두 통달해 있던 수도원 답게, 증류주를 만들어서 침출하는 데도 일가견이 생겼지.

 

샤르트뢰즈 외에도 베네딕틴이라거나 프란젤리코, 센트레베등등이 수도원에서 만들어지는 리큐르야.

 

즉, 리큐르는 처음에는 술이 아닌 약으로써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어.

 

허브로 만든 리큐르가 리큐르의 근본이고, 이러한 리큐르는 허브들 특유의 맛 때문에 쓴 맛이 강했어.

 

설탕이 많이 들어가 있다지만, 기본적으로 도수가 좀 있는데다가 들어가는 허브 종류에 따라서 쓴 맛이 강조되기 때문이지.

 

그래서 이렇게 쓴 맛이 강한 리큐르들을 흔히들 비터스(Bitters)라고 부르지.

 

우리에게 친숙한 예거 마이스터도 이런 것의 일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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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을 만드는 개붕이들에게는 친숙할 앙고스투라 비터스, 이것도 역시 리큐르의 한 갈래야.

 

그리고 이 비터스는 이탈리아로 넘어가서 이탈리아어로 비터스=쓰다 인 아마로 Amaro라는 단어로 바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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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게 바텐더들에게 사랑 받는 아마로 캄파리.

 

 

 

 

 

 

 

 

이렇게 리큐르의 근본은 허브라고 볼 수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과일 리큐르들도 생겨났어.

 

특히나 오렌지를 이용한 리큐르들이 유명한데, 이 중에서 큐라소 라고 불리는 리큐르도 있어.

 

서인도 제도 네덜란드령 큐라소 섬에서 시작되서 그런 이름이 붙었는데, 그 시작은 코엔트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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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섹이라고도 하고, 화이트 큐라소라고도 불리는 이 술은 사실 칵테일이나 그냥 마시는 용도라기 보다는 제과용으로 시작됐어.

 

제과업계에서는 과자를 만들 떄 술을 넣어서 향을 더하는 방식을 옛날부터 했었는데, 제과업자였던 코엥트로 형제가 오렌지 향을 강하게 만든 술을 넣으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만들기 시작한거지.

 

지금에 와서도 제과제빵을 하는 사람이라면 자주 보는 술일거야, 물론 진짜 제대로 하는 곳만 코엔트로나 그랑 마니에르를 쓰고 대부분은 저렴한 트리플 섹이겠지만.

 

사실 바에서 쓰는 코엔트로보다 제과제빵업계에서 쓰는 코엔트로가 더 많을지도 모르겠는데, 이건 내가 제과제빵은 경험이 없어서 모르겠다.

 

 

 

 

 

 

 

 

반면, 칵테일에 있어서 중요한 리큐르도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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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마라스키노 리큐르야.

 

흔히들 체리 리큐르라고 해서 달달구리한 체리맛을 생각하고 마셔본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는 술이지.

 

단순히 체리 과육만으로 만든 게 아니라 체리 씨앗, 체리 나무 껍질, 잎사귀등이 전부 들어가서 만든 술이거든.

 

단독으로 마시기에는 애매하지만, 칵테일에 사용되면 독특한 풍미를 주게 되서 클래식 칵테일들 가운데 이게 들어가는 칵테일이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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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에이션, 대표적인 칵테일도 아니고 사실 크렘 드 바이올렛이 더 즁요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거라 넣음.

 

 

이 리큐르가 클래식 칵테일들에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사실 간단해.

 

그때 당시의 바텐더들도 지금의 바텐더들처럼 여러가지 궁리를 했는데, 단순히 시럽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단 맛을 가지고 좀 다른 풍미를 가진 술을 시럽 대신 쓰면 좋지 않을까? 하는 풍조가 유행했기 때문이지.

 

덕분에 마라스키노는 설탕 대용으로 여러 칵테일들에 들어가게 된 거야.

 

이런 식으로 리큐르들은 때로는 설탕의 대용품으로 쓰이기도 했지.

 

설탕을 넣기만 한 거는 너무 단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아니 오히려 술이 더 많이 들어간다고? 좋아!"

 

였던 거지.

 

 

 

 

 

 

 

 

 

이후로 클래식 칵테일의 시대가 저물고 이지 칵테일의 시대가 오면서 리큐르들은 점점 발전을 해가.

 

단순히 옛날부터 먹던 과일이 아니라 새로운 품종이나 이전까지는 없던 과일 리큐르들이 생겨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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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옴과 동시에 세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일본의 미도리 리큐르.

 

1978년에 나온 이 술은 1982년에 나온 드카이퍼의 피치트리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유행한 술이야.

 

옛날에 나왔던 술들에 비해 비교적 근래에 나온 리큐르들은 대부분 탄산수나 음료수에 넣어 마시는 데 최적화 되어있지.

 

혹시나 일본을 갈 일이 있다면 한번쯤 사오길 추천하는 리큐르들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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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켓 리큐르 미스티아.

 

이거 보이면 무조건 사라, 토닉워터만 타도 미친 맛이다.

 

정식 수입되서 이자카야에서 팔면 대박날텐데 왜 안팔지? 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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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리의 크렘 드 쿄호(거봉)

 

거봉으로 만든 리큐르인데, 이거 탄산수나 사이다, 토닉워터 타서 마시면 폴라포 다 먹고 마지막에 남은 녹은 물에 탄산 들어간 맛임.

 

 

맛있다 이거에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4개의 댓글

클럽가서 맛들이고 나서부터는 소규모로 놀러가거나 파티같은거 할때 한두병 꼭 들고감 ㅋㅋㅋ

0
2023.10.27

미도리나 리몬첼로 사다가 탄산수 스까먹으면 맛있음

0
2023.10.27

앙고스투라 너무 비싸...

0
2023.10.27

일단 일본 리큐르 메모해감

일본 갈일 있으면 사와야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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