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베르세포네 연대기 (1)

예전에 군대에 있을 때 너무 심심해서 스토리를 만들겠다고 썼다가 지금은 쓰는 걸 멈춘 이야기가 있음

그냥 집 정리하다가 나와서 써 봄. 반응이 좋다면 다시 이어서 계속 쓸 지도 모르겠다.

역사 이야기를 싫어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줘.

 

베르세포네 연대기(Bersefonea Generations)

 

I. 머릿말

레테마로드 대륙국이 레테마로드 대륙을 통일하고 '아시레고릭 력(Asiregoric Years)'을 사용한 지도 어느 덧 782년이 지났다.

그 동안 레테마로드 대륙에서는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마법학의 완성이라는 성과와 더불어 기계 문명과 접하는 등의 엄청난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들은 철저하게 기록되고 연구되어 과거의 일들을 현재 우리들이 이해하고 학습하는 데에는 크게 무리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기록의 혜택을 받지 못해 공백으로 남아 있는 시기도 존재한다.

 

레테마로드 대륙의 연대는 하나의 커다란 사건을 기준으로 둘로 나뉘어 있다.

레테마로드 왕국의 현자 중 한 명이자 위대한 성왕이라고 불리는 레테르 1세는 왕국의 국력을 빠르게 신장시키고, 원활한 정복 사업을 벌여 결국 레테마로드 대륙 전체를 통일하는 전무후무한 위업을 남기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통일한 레테마로드 대륙국이 탄생함과 동시에 레테르 1세는 '태황(The greatest emperor)'으로 즉위하였는데, 그 시점부터 그 해를 원년으로 하는 '아시레고릭 력'이 사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레테마로드 대륙국이 대륙 통일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것을 기준으로 통일 이전을 '베르세포네 시대', 통일 이후를 '아시레고릭 력'으로 부르는 것이다.

아시레고릭 력의 기간 중에는 역사의 기록을 대단히 중요시한 레테마로드 대륙국의 정책 때문에 공백기가 전혀 없고 연구를 진행하는 데에 크게 문제가 없다.

그나마 '대전쟁(The huge war)' 기간에는 워낙 대륙 전체가 혼란스러웠던 때라 미비한 부분도 있지만, 원래 그 시기가 레테마로드 대륙 전체에 동시다발적인 영향을 미친 사건이었기 때문에 부족한 기록을 쉽게 대체하거나 찾을 다른 것들을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베르세포네 시대는 다르다.

 

베르세포네 시대는 이상하리만치 남아 있는 기록이 전무하다.

그래도 겨우 존재하는 것이 레테마로드 왕국의 건국기와 레테마로드 왕국이 레테마로드 대륙을 통일하던 때의 기록 정도이다.

어느 누구도 이때의 기록이 왜 삭제되어 있는 지 설명하지 못한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이 때 시대를 어떤 사람도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가라면 고증과 연구를 통해 진실만을 후세 사람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고증도 거의 불가능한 상태의 역사의 경우, 그렇다고 해서 그냥 공백으로 남겨야만 하는가?

적어도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발견되고 고증된 것을 기반으로 하고, 가장 사실에 가까운 추측만 추출하여 이 시대의 뼈대를 만들어 나가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야 말로 역사가들의 사명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한 사명을 바탕으로 이 책을 만들었다.

최대한 사실에 입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독자들이 이 책을 맹신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앞서 밝히지만, 이 책의 내용 전부가 순수 100%의 사실 만은 아니다.

이 책으로 하여금 과거 역사에 대해 색안경을 끼는 일은 없도록 하길 바란다.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시네아 기한', '모니크 데리포드'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린다.

 

II. 레폰도 강의 롤로낙스 문명(Rolonax)

1. 롤로낙스의 성립

레테마로드 대륙에 언제부터 인류가 살았는 지에 대해서는 전혀 밝혀진 바가 없다.

기록도 없거니와 고대인에 대한 유적도 전혀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디서 최초로 등장했을 지에 대한 정보는 존재하고 있다.

바로 레폰도(Repongdou) 강이다.

레폰도 강 유역의 기후는 상당히 온난하고, 주기적인 우기로 인한 일정한 홍수 덕택에 하류에 삼각주가 발달하고 대단히 비옥한 영토가 형성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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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비옥토는 인간이 생존하기에 아주 최적의 여건을 만들어 주었고, 홍수는 인간들로 하여금 힘을 합쳐, 즉 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비록 잦은 홍수는 가끔 인류가 이뤄놓은 것들을 모두 파괴하기도 했지만, 인류는 굴하지 않고 재건하면서 발전해 나갔다.

그리고 초기의 소 사회에서 인류는 집단생활이 갖는 이점을 느꼈고, 점차 집단생활의 규모를 점점 확장시켰다.

시간이 지나며 인류는 관개 기술을 발전시켜 나갔고, 더불어 건설기술도 같이 진보하면서 보다 더 거대한 사회의 구성이 가능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도시'였다.

그러한 도시들은 '롤로낙스'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초기 롤로낙스의 형성은 느렸지만, 한두 롤로낙스가 생기고 나서는 우후죽순으로 레폰도 강 하류에 롤로낙스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그 시대를 '롤로낙스 시대'라고 불렀다.

 

롤로낙스 시대 초기에는 많은 롤로낙스들은 초창기에 자급자족을 통해 발달하였다.

서로 간 상당히 배타적이어서 교류를 하지 않고 독자성을 유지하려 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중기에 들어서면서 그러한 배타성은 거의 사라지게 되었고, 교류가 시작되었다.

초창기 교류에서는 교류라고 부를 정도로 소규모의 인적자원이나 물자들을 주고 받는 정도였지만, 교류의 이점이 존재하고 교류의 빈도도 늘어감에 따라 교역, 무역으로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그 양이 급격히 증가하였다.

롤로낙스 시대 초기에는 각 롤로낙스들은 대부분 모든 시민들이 동등한 위치에서 롤로낙스를 통치하는 민주적인 사회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교류가 증가하고 롤로낙스의 규모가 점점 확장되면서 부가 누군가에게 집중되기 시작하게 되면서 흔들리게 되었다.

교역과 무역으로 부를 갖게된 부자들은 점차 가난한 시민들과 차이를 두려했고, 그런 과정에서 귀족 계급이 탄생했다.

롤로낙스에서 부자들은 곧 귀족이었다.

그리고 이들이 롤로낙스의 다른 시민들을 쥐락펴락하기 시작하자 롤로낙스의 민주정은 위협을 받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귀족들의 후원을 받고, 그 후원을 통해 다른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제한하거나 특정 법을 제안하는 등 정치적 분열 상태가 야기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결국 롤로낙스의 시민들을 귀족들을 향한 압도적인 지지 끝에 롤로낙스는 귀족들만 정치에 참여하는 귀족정으로 변화했다.

이 과정이 몇 줄 적고 끝날 만큼 간단한 일은 아니었지만, 모든 롤로낙스들은 중기 이후로 민주정에서 귀족정의 형태로 정치 형태가 바뀌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특정 귀족들이 돌아가면서 통치하기로 귀족들이 합의하는 데에 성공하면서 제한적인 왕정으로까지 변화하게 된다.

롤로낙스들의 각 정치 형태가 왕정으로 최종 형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롤로낙스들은 서로 엄청난 양의 무역을 통해 부를 쌓았다.

그리고 그 부는 다시 롤로낙스를 통치하는 왕에게 흘러 들어 가면서 롤로낙스의 왕권은 더욱 굳건해졌다.

 

무역이 발달하면서 진귀한 물건이 높은 가격을 받게 되자, 롤로낙스들은 모두 그러한 상품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경쟁하기 시작하였다.

육로로 뻗어나가는 것은 속도도 느리고 한계가 있다 보니, 롤로낙스들이 눈을 돌린 것은 해로였다.

근해를 계속 항해하면서 경험을 쌓다보니 항해술도 발달하게 되면서 해상으로의 확장은 급속도로 빨라졌다.

또한 롤로낙스들의 인구는 급증하여 레폰도 강 하류는 점차 포화 상태가 되는 중이었기 때문에 식민지를 건설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었기에 더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여하튼 그러한 이유로 롤로낙스들은 앞다투어 레폰도 강 하류 지역만큼 풍요로운 지역들을 찾기 위해 많은 자원을 쏟아부으며 탐사 및 식민화를 실시하였다.

그런 식민화 정책으로 인해 많은 식민지들이 건설되었다.

그리고 진정한 무역 시대는 식민지가 많이 건설되어 안정화된 롤로낙스 시대 후기부터 시작되었다.

한편, 중기 시점부터 야기된 인구 포화 문제는 반드시 식민지의 건설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식민지 건설이 중기부터 활발히 일어났다고 해도 언제 그러한 식민지가 완성될 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에, 인구 포화 문제를 견디다 못한 많은 사람들은 레폰도 강 하류에서 척박한 중류 지역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이주자들은 대부분 노예 신분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빚이 잔뜩 있던 최하층민들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레폰도 강 중류는 전혀 탐사되지 않은 미지의 땅이었다.

그들이 중류 지역에 도착하였을 때, 레폰도 강 중류 지역은 척박하기 그지없었다.

대부분 깎아지른 절벽이 강가를 방벽처럼 접근이 어렵게 두르고 있었고, 그 절벽 위에는 아주 좁은 평야와 더불어 바로 높은 산지가 시작되는 지형이었다.

하지만 이런 열악한 자연 환경이라고 해도 레폰도 강 하류의 롤로낙스 지역을 벗어난 사람들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중류 지역으로 이주하여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했다.

 

중류 지역은 앞서 그림에서처럼 넓은 산맥 지역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이었다.

그래서 평야도 적고 농업 활동에 큰 제약을 줌과 동시에 하류에 비해 겨울이 빨리 찾아오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가인지, 중류 지역만의 특산물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산의 광산을 통해 채취하는 광물이었다.

중류로 이주하던 롤로낙스 시대 중기 이전에는 여전히 석기를 정교하게 다듬어서 도구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중기부터는 중류 지역에서의 광물 발견으로 인해 혁명이라 할 정도로 롤로낙스 시대의 모든 것을 바꿔놓게 되었다.

최초에 중류 지방에서 발견된 것은 '금'이었다.

금은 다루기 쉽고 비교적 낮은 열에도 녹았기 때문에 초기 수준의 대장간에서도 쉽게 추출하고 녹여낼 수 있었다.

금의 아름다운 빛과 영구불변이라는 사실은 인간들의 탐욕을 불러 일으키는 데에 충분하였고, 중류 지역의 이주민들은 하류의 롤로낙스에 가서 이 금을 통해 부족한 식량이나 물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중류-하류 간의 무역 체제가 형성되면서 중류 지역은 자연스럽게 '글라드(Glad)' 지역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글라드 지역에 두드러진 광산 지역은 다섯 군데로, 이곳들을 중심으로 하여 5개의 도시들이 형성되었다.

더 발달하지 못한 것은 글라드 지역의 평야가 매우 좁은데다 다른 곳들은 도시가 형성되기에는 아주 열악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도 있는 도시들조차 상당히 오밀조밀하고 조잡하게 구성되었다.

 

대장간이 늘어나고 광물 개발에 박차가 가해지던 롤로낙스 시대 후기 말 경에, 롤로낙스의 식민지들이 막 개발되어 열기를 띠어가면 무렵, 글라드 지역에서 철기가 개발되었다.

이른바 '철기 시대'의 개막이었다.

철기의 등장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갖는다.

철기 시대 이전의 석기 시대에는 아무리 정교하고 가볍게 무기를 만든다고 해도 석기 자체의 무게가 있는 데다 강도도 매우 약해 전투에서 사용하는 데에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소규모의 집단 싸움 정도면 몰라도 도시 국가 크기의 전쟁이 일어나지는 못했다.

철기는 그러한 것들을 모두 뒤바꿔버렸다.

철기는 금보다도 더 빨리, 더 많이 롤로낙스로 팔려나갔다.

무역량이 급증하면서 롤로낙스로부터 수입되는 식량의 양이 대규모로 늘어나게 되면서 글라드 지역의 인구도 급증하였다.

그리고 인구 증가로 인한 인력의 증가는 산지를 대규모로 정리하고 개발할 수 있는 근거가 되어 글라드 지역의 도시의 규모까지 확장시켰다.

글라드 지역의 세력 확장은 곧 롤로낙스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1개의 댓글

2023.03.06

캐링터랑 그에 따르는 이야기 중간중간에 위에 적은 내용을 집어넣으면 더 대중성 있는 글이 될것 같음. 요즘 웹소설은 대충사이다식이 많아서 세세하게 설정 짜놓은 소설 찾기가 쉽지 않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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