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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은 러셀의 역설을 풀었는가? - 논리철학논고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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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에서 가장 어려운 명제로 꼽히는 3.333에 대해서 설명해볼까 함.
그는 여기서 러셀의 역설의 해답을 제시한다고 하면서 어떤 기호뭉치를 제시하는데,
이것이 초기 비트겐슈타인에 대해서 꽤 잘 보여주는 것 같음.
워낙 말할 게 많았기 때문에 독자층을 러셀의 역설과 불완전성 정리를 어깨너머로 아는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글을 씀. 양해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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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레게부터 시작
 
 
 
 
논리철학논고 3.333은 대체 뭘 말하는 걸까? 왜 쓴 걸까?
왜 쓰려고 했냐? 러셀의 역설 때문임.
그리고, 러셀의 역설이 중요한 이유는, 프레게 때문임.
 
러셀의 역설은 러셀이 주인공이 아님. 그 역설은 프레게가 훨씬 더 중요함.
 
프레게는 이렇게 생각했던 사람임.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지금은 이것을 논리주의라고 부름.
그리고 이를 위해서 그는 첫걸음에 해당되는 이 주장을 함. "수학은 그저 논리의 일부이다."
 
 
 
 
지금이야 수학 처음 배울때 집합명제부터 배우니 그냥 그런 주장처럼 들리지만, 그때는 진짜 혁신적인 말이었음.
그 전에도 아리스토텔레스를 포함한 논리학이란 것은 있었지만, 이건 한계가 있었음.
실제로 삼단논법만 쓰는 것으로는 유클리드의 기본적인 정리조차 증명이 불가능함.
그래서 논리학은 논리학이고, 수학은 논리학과 다른 것이다라는 게 이전 사람들 보통 생각이었음.
우리는 그걸 보통 그 생각을 칸트에게서 확인하지. 칸트의 주장을 요약하면 이럼. "흄은 아프리오리하면 다 분석적이고, 아포스테리오리하면 다 종합적이라 한다. 흄은 하나를 간과했다. 바로 수학이다. 수학은 오직 분석적 아프리오리인 논리학과 다르게 아프리오리하면서 동시에 종합적인 제 3의 길이다. 이제 철학도 수학처럼 이 제3의 길에 속해 있어야 한다."
 
프레게는 이에 대항하려 한 거임. 수학은 그저 논리학일 뿐이다를 주장함으로서, 제 3의 길은 없다, 철학도 논리학이다 라고도 주장하고 싶은 거였지.
이를 위해서 논리학을 거의 재창조하다시피 함. 현대 논리학의 시작점이 됨.
논리학에 집합을 사용하고, 2차논리 등을 만들어냈음.
 
 
 
그래서 그렇게 현대 논리학을 만들어낸 뒤에 책을 딱 출판하려는 그 때...
러셀이 먼저 보내준 책을 읽고는 편지를 씀.
"프레게님, 책을 읽었는데요, 진짜 맨 처음 부분인 Basic Law 부분에서 좀 이상한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그 문제를 제시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나온 게 러셀의 역설.
"자기 자신을 포함하지 않는 집합들만 모두 원소로 포함하는 집합 R"은 R을 원소로 포함할 수도 없지만, 원소로 포함하지 않을 수도 없음을 보여주었지.
 
프레게는 읽자마자 그것이 이 책의 근간 뿐만 아니라 자신의 모든 연구 전체를 뒤흔든다는 걸 알게 되었고, 굉장한 허무감을 느꼈다고 하지만, 오직 진리라는 일념 하에 이를 순응하고 이 역설을 발표함. (러셀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감명깊은 순간으로 프레게의 이 순응을 꼽았음)
 
 
 
 
 
2. 러셀과 화이트헤드, 프레게를 본받다
 
 
 
아직 러셀의 역설 얘기를 더 해야 함.
러셀은 프레게를 깊이 존경한 사람이었고, 물론 러셀의 역설이 있긴 했지만, 프레게의 꿈인 논리주의는 정말 본받아야 한다고 봤음.
 
러셀과 화이트헤드가 어떻게 했는지를 대화로 구성해봄.
 
러셀 : 논리주의는 분명 너무도 중요한데, 러셀의 역설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화이트헤드 : 그러게. 프레게의 책이 무너지든 간에 그 사상과 방향성은 너무 중요한 것 같네.
러셀 : 제가 아이디어가 하나 있습니다. 러셀의 역설의 집합은 "자기 자신"을 지칭하고 있어요. 자기 지시, self-reference 때문인 거잖아요. 아예 모든 self-reference가 포함된 명제를 전부 무의미하다고 합시다. 그게 얼마나 평범하고 참이든 간에 말이예요. (실제로 했던 생각)
화이트헤드 : 파리를 잡으려고 대포를 쏘려는 거 같다. 너무 아닌 거 같네.
 
화이트헤드 : 음... 이건 어떨까? 계, type라는 걸 도입해보자. 보통의 집합은 1계라 두고, 1계의 집합을 포함하는 집합을 2계라 두어본다면 어떨까? self-reference를 하려고 하는 집합이 있다면 그건 self-reference 대신 1계의 집합을 지시하는 2계의 명제라고 두는 거겠지.
러셀 : 좋은 생각입니다. 이것으로 1+1이 2인 것도 쉽게 증명할 수 있겠죠. 프레게는 이상하게 기하학은 논리학이 될 수 없다고 봤습니다. 이미 전에 힐베르트가 실수 체계만 있으면 유클리드 공간을 연역할 수 있다고 했음에도 말입니다. 우리는 프레게를 넘어서서, 산술을 넘어서서 현대 수학을 전부 논리학의 일부로 만들어봅시다.
화이트헤드 : ㅇㅋ 좋음
 
 
 
하지만 이 일은 이외로 굉장히 고된 일이었음.
처음에 simple type theory로 구성하려고 했지만 다른 모순이 생겨서 실패했고, 그 이후로 두 차례나 더 실패한 뒤 겨우 ramified type theory를 적용하고 나서야 논리가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고 함.
그런데 이 ramified type theory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함. 이것을 쓰면 "공집합이 아닌 상계를 지닌 실수의 집합은 모두 최소 상계를 갖는다" 같은 일반인에게는 어려울지 몰라도 수학자에게는 아주 기본적인 정리조차 정식화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냄.
그래서 이 둘은 악명 높은 "환원 가능성 공리"라는 것을 도입함.
간단히 말해, 1계 이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1계와 똑같이 일어난다는 것.
 
이걸 그냥 공리로 뒀음... 논리학에서. 우리가 아는 그 ZFC의 공리 같은 건 형식주의적임. 형식주의에서 하는 건 "구성Construct"이 아니라 "상정Postulate"이라고 함. 간단히 말해 "오 이 논리 좋네요 퍼가요 ^^"임. 그래서 그냥 성질 좋으면 쓸 수 있는거지. 논리주의적으로 이걸 공리로 두었다는 건 동일률 모순율 배중률과 같은 완전 논리 기본 법칙과 동일한 위치에 환원 가능성 공리를 둔거임.
 
 
 
아무튼 이런 기괴한 일을 겪고 10년이라는 세월이 걸려서 바로 그 "수학 원리Principia mathematica"를 써냈음.
현대 수학의 영역까지 어떻게든 논리학으로 환원하려는 시도를 보인 책이지.
쉬울 거란 생각과 다르게 그 1+1이 2임을 증명하는데 ordinal number로만 300여쪽이 필요했음...
 
흔히 "이 책은 두 저자랑 괴델만 다 읽었다"라는 썰이 나도는데 그건 사실이 아님. 사실은 정반대로 철학계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음. 프레게 때도 그 현대논리학의 가치가 잘 안 알려졌는데, 수학 원리는 2차논리를 도입한 현대논리학의 힘이 이만큼 강력하고 혁신적이다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지.
반응이 폭발적인 만큼 비판도 많았음. 환원 가능성 공리에 대한 비판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 무한 공리와 선택 공리를 공리로 둔 것은 문제라는 비판도 있고, 램지 같은 사람은 ramified type theory가 우리가 평상시 쓰는 명제 몇몇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했음.
수학 원리는 완벽한 책이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공격할 점이 많았던 거임.
 
(이 수학 원리에 대해선 https://www.dogdrip.net/451899339를 참조해)
 
 
 
 
 
3. 비트겐슈타인은 어떻게 목표를 세웠나
 
 
 
이제 비트겐슈타인으로 들어갈 때임.
비트겐슈타인은 이렇게 생각한 거임. "수학 원리가 완벽한 책이 되지 못했던 건, 말할 수 없고 오직 보여질 수만 있는 것에 대해 말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생각은 러셀적이기보다 프레게적이다고 볼 수 있음. 프레게의 논리는 그 러셀의 역설 말고도 "카이사르는 1이다" 같은 괴이한 말이 참이 되는 문제점이 있는데, 프레게는 이것에 대해 반박하기보다 무의미한 명제이므로 참인지 아닌지의 여부가 그저 "보여진다"나 "드러난다"라고 해결될 거라고 생각을 취했음.
비트겐슈타인은 프레게 때 있었던 몇몇 모순이나 수학 원리에서 나온 문제점들이 다 그런 이유로 문제가 된 것이고, 이 방법으로 해결(해소)될 거라고 본 거지.
 
논고 5.535에서 그 말이 가장 잘 드러남. "무한성의 공리가 말하려 하는 것은 상이한 의미를 지닌 무한히 많은 이름들이 존재한다는 점을 통해 언어에서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러셀처럼 공리로 둬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말하려 하는 것을 표현하는 것으로 해결하자는 거지.
저 파트는 아주 중요함. 의미있는 명제로 의미를 주는 것이 아니라, 무의미한 명제를 통해 "보여짐"을 씀으로서도 의미를 줄 수 있다고 명백하게 이야기하는 몇 안되는 명제이기 때문임.
 
 
 
 
 
4. 논리철학논고 3.333과 "보여짐"
 
 
 
드디어 3.333을 말할 차례가 되었네.
 
3.333이 바로 저 위에 있는 조각글임.
그 이상한 노테이션은 현대 수학 전의 수학 원리에서 나온 것임. https://plato.stanford.edu/entries/pm-notation/ 참조하고.
psi 기호랑 phi 기호가 있어서 무서운 거지 별로 무서운 거 아님.
 
 
 
러셀은 그냥 러셀의 역설을 유형 이론만 믿고 F(F(u))로 두는 방식으로 풀었는데,
지금까지 수학 원리에서 나온 유형 이론들은 많은 문제를 일으켰다고,
비트겐슈타인 자신이 러셀의 역설을 유형 이론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풀겠다고 하는 거임.
 
"어떤 명제도 자기 자신에 관해 무엇인가를 진술할 수 없다"는 유형 이론의 사상은 그대로 가지고 감.
하지만, 그 함수 F에 대해 F라는 문자에 의미를 주기보다, 그저 무엇인가를 표현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두는 거임.
 
함수 F가 있다고 하고, "F(F(fx))"라는 명제가 주어진 상황에서,
외부함수(첫번째) F와 내부함수(두번째) F는 상이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는 거임.
두번째 F는 phi(fx)의 형식인 거고, 첫번째 F는 psi(phi(fx))의 형식일 뿐이란 거임.
"나는 러셀과 다르게 문자 F 자체는 아무것도 지칭하지 않게 할 거다"고 말하는 거임.
5.535에서 나오는 "보여짐"을 쓰겠다는 거지.
 
 
 
 
뒤에 나오는 무서운 문장 (\exists psi) : F(psi u) . psi u = Fu 도, 사실 무서운 게 아님.
일단 :이랑 .가 뭐냐. 이건 수학 원리의 노테이션 방식임.
.는 conjunction을 의미함. 이건... "이고" 나 "인" 같은 거임.
(수학 원리의 점괄호라고 현대 노테이션에 익숙한 사람들에겐 가장 껄끄럽게 보이는 부분임. 수학 원리가 완벽한 책이 되려고 일상용어 쓸 데에 다 기호 쳐놨음. 그래서 이런 거임)
.이 많아져서 :처럼 점이 늘어날수록 마치 괄호처럼 뒤에 해석해야 함.
 
자, 그래서 뭘 말하냐. 이제 그냥 φ라 둘게.
"F(φu) 이고 φu=Fu인 φ가 있다"를 뜻할 뿐임.
F(F(u))에서 첫번째 F와 두번째 F를 그때 psi랑 phi처럼 구별하자는 말임.
그리고 이렇게 자기 지시, self-reference를 구별하는 것으로 러셀의 역설이 풀린다는 거임.
 
 
 
 
 
5. 어...??????
 
 
 
그런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음?
러셀이 진짜 이렇게 구별하는 법을 그 10년의 시간 동안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을까?
 
러셀이 유형 이론을 통해 가장 원하던 게 뭐였지?
"수학을 논리학으로 구성하라"였음.
지금 비트겐슈타인의 저 psi phi 구별 방식으로 수학을 논리학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는 거 아님?
그때 위에 나온 "공집합이 아닌 상계를 지닌 실수의 집합은 모두 최소 상계를 갖는다" 이거 이거로 가능함?
 
물론 6.02에서 나온 이상한 방식들이 있지. 그런데 명백하게 적은 건 자연수까지만임.
하지만 실수 체계도 있지 않음? 실수는 무한한데 무한 공리는 어쩌고? 이것으로 구성되는지 어떻게 암?
무한 공리가 "보여짐"으로 대신 해결된다고 하는데, 실수는 알레프 0이 아니라 셀 수 없는 무한, 알레프 1이라 차원이 다른 거 아님?
 
여기서, hard to shallow pill 하나, 받아들이기에 조금 충격적인 말 하나를 해야겠음.
 
 
 
논리철학논고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완벽한 책"이 아님.
 
 
 
 
 
6. 논고에 대한 비판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이 머리말에서 말하는 "본질적인 점에서 문제들을 최종적으로 해결"한 책이 아님.
수학 원리처럼, 문제점이 확실히 많음.
 
후기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적 탐구에서 그는 일상언어적으로 논고를 비판하지.
하지만 이거 말고 다른 것도 생각해 보자.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적 탐구를 쓴 가장 큰 계기는 스라파였음.
스라파는 논고와 그 이후의 Big Typescript에서 계속 있었던 "완전한 분석"을 환상이라 본 거 같아.
스라파는 논리학자였던 그 당시 영국 학계와 빈 학파 철학자들과 다르게 좀 현실세계를 살아본 사람이었음. 마르크스주의자인 그람시와 친한 경제학자였고, 비트겐슈타인과 만났던 때는 가격 이론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다 함.
현재 스라파와 비트겐슈타인의 만난 수십번의 대화가 어땠는지는 거의 기록된 게 없는데, 아마 스라파는 마치 비트겐슈타인을 논리씹덕 바라보듯 해서 "좀 현생 살아라 좀" 뭐 이러지 않았을까 싶음.
결국 비트겐슈타인은 "완전한 분석"이 모든 인류에게 다 한 가지로 귀결될 거란 생각을 포기하면서부터 후기에서 나오는 인류학적인 철학을 논의하기 시작함.
 
그리고 그 전에 램지가 있었음.
램지도 진짜 천재적인 논리학자 중 한 명이었고, 비트겐슈타인을 만나면서 몇몇 문제점들을 지적함.
예를 들어 그의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요소 명제를 한 번도 명백하게 제시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요소 명제를 결합한 명제 몇몇은 뜻이 너무나 이상하다는 "색깔 배제 문제".
마지막 명제 7이 사실이라면 휘파람이라도 불어야 하냐는 호소도 있지.
그리고, 지금 내가 언급한 "그의 수학철학이 극도로 빈약하다는 것".
 
 
 
논리철학논고에서 나오는 수학철학은 정말로 빈약함.
내가 이 논고란 책 처음 읽을 때 아주 논리적이란 말 듣고 잘 이해도 못하면서 그냥 읽었지만,
논리철학논고는 절대 완벽한 책이 아니고, 그게 수학철학에서 가장 잘 드러남.
분명 프레게와 화이트헤드, 러셀이 수학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두고 철학을 설명했음에도, 비트겐슈타인이 철학을 서술한 모습은 정말 수학에 대한 태도가 결여되어 있음.
논고가 완벽한 책이라고 말하는 몇몇 사람들의 생각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가 있음.
 
비트겐슈타인이 침묵을 깨고 1929년에 다시 철학계로 복귀한 계기 중 하나는 바로 브라우어의 강연이었음.
브라우어는 수학은 인간의 생각이라는 직관주의란 수학철학을 주장한 사람인데,
인간의 생각일 경우에 어느 명제 p든간에 p가 참이거나 참이 아니라는 배중률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음.
그리고 이것은 수학의 굉장히 중요한 기법 중 하나인 귀류법을 포기하는 일이란 말임.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는 이런 직관주의에 대해서 하나도 대비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음.
 
 
 
 
 
7. 비트겐슈타인은 다시 말한다, 학계는 침묵했다
 
 
 
비트겐슈타인이 다시 철학에 복귀한 1929년, 수학철학에서 중대한 일이 일어남.
괴델이라는 청년 하나가 "완전성 정리"라는 걸 발표함.
간단히 말해 1차논리 안에서는 모든 참인 명제가 증명가능하다는 말임.
 
(나는 뭐 그렇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박정일이라는 수학철학 전공하는 사람은 이것이야말로 이상하다고 말함.
완전성 정리가 이상하다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이때까지 완전성을 증명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말함.
프레게가 글을 쓴 뒤부터 대략 30년동안 그 수많은 천재들이 왜 자기가 쓰는 논리의 한 근본 성질을 증명하려고 생각하지 않았냐는 거지.
 
1년 뒤 1930년에 괴델은 쾨니히스베르크에서 2차논리에서 그것과 똑같이 완전성을 증명하려 했더니 나오는 이상한 일들에 대해 발표를 함.
수많은 논리학자와 수학자들이 있었지만 다들 관심이 없었다 함. 한 사람 빼고.
폰 노이만은 그게 무엇인가 굉장한 것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괴델과 대화하게 됨.
뒤에 폰 노이만은 그 이상한 일이 엄청난 결론으로 이끌어낸다는 걸 편지로 보내고, 괴델은 이미 그것을 알고 있으며 이미 논문으로 제출했다고 말함.
 
그렇게 1년 뒤 1931년에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세상에 나옴.
간단히 말해, 2차논리에선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으며, "2차논리는 일관적이다"라는 명제도 그 증명할 수 없는 명제에 포함된다는 내용.
 
 
 
괴델이 불완전성 정리를 증명한 방식은 self-reference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
self-reference로 나오는 역설 중 하나인 "이 명제는 거짓이다"를 알고 있을 거임.
불완전성 정리는 그거 대신 "이 명제는 증명 불가능하다"라고 바꾸려고 하는 것임.
 
러셀의 역설이 self-reference 때문에 일어난 일임은 알고 있을 거야.
수학 원리에서 화이트헤드와 러셀이 1계 2계 나눠가면서 최대한 self-reference를 피해가려고 했다는 것도 전에 말했지.
하지만 괴델은 Godel numbering이라는 기괴한 방식을 써서 어떻게든 self-reference를 허용하게끔 만들었음.
Representability라고, well-formed formula를 표기할 수 있는 능력만 갖춘다면 Godel numbering으로 어떻게든 꾸겨넣어서 "이 명제는 증명 불가능하다" 라는 명제를 만들 수 있게 됨.
 
비트겐슈타인이 정말로 이 불완전성 정리라는 self-reference가 불고 온 폭풍을 이후에 이해하고 있었는지는, 지금까지도 논쟁 중임.
하지만 확실한 건, 수학철학과 논리학 상에서 영원히 이름이 남게 될 사람은 비트겐슈타인이 아닌 괴델일 거란 것.
 
 
 

7개의 댓글

2023.01.14

괴델 업적작한 거 보고 수학자들 술 존나 마셨을 듯

0
@dekatrontube

수학도 분야가 갈려서 일부만 마실듯

0
2023.01.14

흠 이제 이해했어

0
2023.01.14

읽판의 보배이십니다

1
2023.01.15

논리철학은 봐도 봐도 이해가 안간다. 정말 공부하는 마음으로 집중해야지 맛이라도 볼수 있을듯

1

비트겐슈타인 머리 뽀개질거 같네. 나같은 일반인은 자연언어를 찾아 논리철학에 매진한 철학자 정도로 퉁치고 넘겨야 할 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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