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내가 모르는 나

선 요약: 우리가 의식적으로 지각하지 못하는 정신 활동이 분명히 이루어지고 있음 보이는 실험/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나 느끼는 감정의 진짜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를지도 모릅니다.

 


 

정신분석학은 종종 정신분석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까지 비과학으로 놀림받곤 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분석학의 기본적 가정은 우리에게 일상적으로도 매우 친숙한 것으로 남아있습니다. 바로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적인) 정신 활동이 존재한다는 가정이죠. 

 

본론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한 번 생각해 봅시다. 우리는 우리의 마음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어떤 분은 퍽 자신만만하게 나는 내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실 거고, 어떤 분은 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시겠지요. 많든 적든 어느 정도는 우리 스스로 의식적으로 알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예컨대 내가 화가 난 건 사건 A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세월이 흐른 후 돌이켜 보니 사실은 조건 B 때문에 화가 났던 거였다든지, 내 기량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공부・연습하고 싶고, 건강과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싶은데 이런 의식적인 소망과는 달리 항상 후회스럽게 다른 일에 시간을 보내고, 식단을 지키지 못하는 경험도 많은 이들이 일상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즉, 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이, 예외적인 특수 상황이 아니라 아주 일상적인 것이라는 게 정신분석학의 문을 연 프로이트의 생각이었습니다. 정신분석은 바로 이 생각을 그 이론의 기초로 삼아 만들어진 활동입니다. 과연 이런 생각이 얼마나 타당할까요? 정신분석을 공격한 많은 경험론자들의 주요 비판점들 중 하나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무의식적 정신 활동이라는 것은 의식적으로 지각되지 못하기 때문에 무의식이라고 부르는 것인데, 이것은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니 타인이 관찰할 수도 없고, 의식되지 않는 정신 활동이 그 정의이니 본인에 의해서도 관찰될 수 없다. 그러니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없고, 경험과학의 분과로서 자격이 없다." 요컨대, 환자 X 가 어떤 행동 A를 하는 이유는 무의식 속에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라는 식의 설명은 검증될 수 없고 반증될 수도 없으니 과학으로 다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관찰이 어렵기 때문에 무의식적 정신 활동을 연구 대상으로 삼기를 포기해 버리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는 못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무의식적 사고 과정이 충분히 있음 직함을 시사하는 몇 가지 사례를 보여 드리리는 걸로 갈음 하겠습니다.

 

1. 분리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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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앞에서 본 단면, 우: 옆에서 본 단면


우리 뇌에는 뇌량이라고 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곳에는 대뇌의 좌반구와 우반구를 연결하는 신경들이 놓여있습니다. 위의 그림에 밝은 보라색으로 표시한 곳입니다. 이 부분을 자르게 되면 대뇌 좌반구와 우반구의 직접적인 연결이 거의 다 끊어지게 됩니다. 심각한 간질을 앓고 있어서 그냥 두었다가는 목숨까지 위험해질 수도 있는 환자들에 한해서, 이 뇌량을 자르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간질은 뇌 내에서 모든 신경들이 발작적으로 신호를 뿜어냄으로써 발생하는데, 뇌량이 절단되어 있으면 이 신호의 폭발이 전체 뇌로 번지는 걸 막고 최초에 폭발이 발생한 반구 안에 갇혀있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간질 증상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고양이 뇌의 뇌량을 절단하고 어떤 일이 생기는지 관찰하는 연구를 했던 로저 스페리 Roger Sperry의 학생이었던 가자니가 Michael Gazzaniga는 스페리와 함께 뇌량이 절단된 인간을 연구하게 됩니다. 뇌량 절단술을 받은 간질 환자를 관찰하여 뇌량 절단이 어떤 효과를 불러오는지 살펴보는 연구였지요.

 

먼저 시각적인 연구가 있습니다 (Gazzaniga, 1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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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시각 신경은 대략적으로 위 그림에 표시된 바와 같은 꼴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각 선들은 외부의 빛 정보가 어떤 길로 대뇌 후두엽까지 전달되는지 보여 줍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시야에서 왼쪽에 해당하는 영역의 빛은 안구의 오른쪽 망막에 들어가며, 이 정보는 대뇌 우반구로 전달됨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른쪽 시야의 시각정보는 안구의 왼쪽 망막을 거쳐 왼쪽 반구로 전달됩니다. 우리가 우리 얼굴에서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모니터를 두고, 모니터의 중앙에 점을 하나 찍어둔 다음 그 점에 시선을 고정하면, 모니터의 오른쪽에 나타나는 그림은 좌반구에, 모니터의 왼쪽에 나타나는 그림은 우반구에 전달되게끔 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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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량이 절단된 환자의 경우, 좌반구와 우반구에 들어간 정보가 다른 쪽 반구로 전달되지 못하겠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에, 두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 몸의 오른쪽 절반은 대개 좌뇌에 의해, 왼쪽 절반은 우뇌에 의해 컨트롤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오른손의 움직임은 좌뇌가 담당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언어를 담당하는 영역은 대부분의 인간에게 있어 좌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흥미로운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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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과 같은 세팅에서, 환자에게 무엇을 보았냐고 물어보면 Ring이라고 대답합니다. 자, 모니터의 오른쪽에 있는 것은 좌뇌로 전달된다고 했었죠? 그리고 좌뇌에는 언어를 담당하는 부분이 자리 잡고 있다고 했고요. 그래서 환자는 Ring이라고 "말" 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환자에게 적절한 물건을 '왼' 손으로 잡아보라고 하면 환자는 Key를 잡습니다. Key는 모니터의 왼쪽에 표시되고 있고, 이 정보는 우뇌로 전달되겠죠. 왼손은 우뇌에 의해 컨트롤되고요. 그래서 왼손은 Key를 잡습니다. 환자에게 왜 Key를 잡았냐고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더 생생한 장면을 이 동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더욱 드라마틱한 다음 단계가 있습니다. 이 번에는 환자에게 헤드폰을 씌웁니다. 왼쪽 귀에 들리는 소리는 우뇌로, 오른쪽 귀에 들리는 소리는 좌뇌로 전달됩니다. 왼쪽 귀로 웃기는 농담을 들려주면 환자는 웃는데, 왜 웃냐고 물어보면 방금 당신이 들려준 농담이 웃겨서라고 대답하는 대신 엉뚱한 대답을 합니다. 예컨대 "당신네들이 매일같이 나를 테스트하러 오잖아요. 얼마나 희한한 삶입니까?" (Dietrich, 2007, 114쪽) 라고요. 우뇌로 전달된 언어적 정보도 어떻게 해독은 되지만 (앞에서 좌뇌와 우뇌의 연결이 거의 끊어진다고 했었는데, 뇌의 다른 부분, 예컨대 중뇌를 경유한 연결 등은 남아있습니다) 의식화될 정도로 충분히 다뤄지지는 못함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왼쪽 귀로 일어나서 걸으라는 말을 들려주면 환자는 실제로 일어나서 걷는데, 뭐 하는 거냐고 물어보면 "목이 말라서 콜라를 가지러 간다" 고 대답합니다. 적절한 설명을 창작해 낸 것이지요.

 

이 사례에서 제가 요점으로 생각하는 것은, 사람이 자기 행동의 진정한 원인이나 동기를 의식적으로는 모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뇌량 절단이라는 특수한 조건이 있긴 하지만, 만약 프로이트가 말했던 대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기에 억압되는 생각들이 무의식 속에 있다면, 그리고 이것들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 뇌량이 절단된 환자들의 경우와 비슷하게 우리가 우리의 결정이나 행동의 진정한 이유를 모른 채 그저 의식 차원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게끔 만들어진 그럴듯한 다른 설명이 진짜 이유라고 여기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연구를 살펴봅시다.

 

2. 뇌내 전극 삽입술

 

파킨슨 병 환자들은 병이 진행될수록 점차로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됩니다. 이것을 어느 정도 완화하기 위해서 뇌 속의 특정 부위에 일종의 금속 침 같은 것을 삽입한 후 지속적으로 주기적인 전기 자극을 가하는 치료법이 있습니다. 이 시술을 받은 어느 파킨슨병 환자에게서 일종의 특이한 부작용이 발견된 바가 있습니다 (Bejjani 외, 1999). 논문에 따르면 그 환자에게 심어진 전극들 중 하나에 높은 진동수의 전기 자극을 흘려 넣자 십 초가 채 되지 않아 환자는 표정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고, 삼사분이 경과하자 눈물을 흘리며 "나는 삶에 완전히 지쳤어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아요... 모든 게 쓸데없고, 나는 무가치해요...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어요..."라고 호소합니다. 일종의 급성 우울증이 발생한 것입니다.

 

전기 자극을 중단하면 다시 수 분 내로 완전히 멀쩡한 상태로 돌아옵니다. 방금 전 극도의 우울 상태에 빠졌던 것의 반동인지 약간의 조증적인 모습도 보입니다.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한 기억도 온전히 전부 가지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환자는 자신이 우울한 진정한 원인은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삶에 지쳤다, 나는 무가치하다"와 같은 생각에 빠져들고, 이것들이 우울함의 원인이라고 생각할 수는 있겠죠. 이 발견은 우울증이 확실히 어떤 사건적 원인 없이 순전히 생리적 문제만으로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 이 글의 논지에 해당하는,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일의 진정한 원인에 대해 의식적인 내가 무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3. 최면


어떤 사람에게 취면을 걸고 "당신은 열 시가 되면 우산을 들고 밖으로 나갑니다"라고 암시를 주었습니다. 최면에서 깨워진 후 시간이 흘러 열 시가 되자 이 사람은 정말로 우산을 챙겨 들고 밖으로 나가려 합니다. 최면을 건 사람이 이유를 묻자, 이 사람은 "당신이 그러라고 시켜서요"라고 말하는 대신 "나가고 싶어서요 / 그럼 우산은 왜요? / 비가 올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대답합니다 (Daco, 2013). 이 경우에도 역시 자기가 하는 행동의 진짜 이유는 모르는 상태에서, 그럴싸한 설명을 창작해 내고 있습니다. 또 다른 어떤 경우에는 최면을 건 후 팔이 불탔다고 암시하자, 최면에서 깨워진 후 팔에 물집이 돋아났는데, 최면에 걸렸던 사람에게 왜 이런 거냐고 물어보자 예컨대 피부병 얘기 같은 엉뚱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같은 책).

 

또 다른 잘 알려진 사례가 있습니다. 어느 의사가 한 환자에게 최면을 건 후 "내가 잠시 나갔다가 다시 방에 들어오면 우산을 펼쳐 내 머리 위로 들어주세요"라고 암시를 했습니다. 의사가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병실로 들어오자 환자는 정말로 의사가 병실 구석에 놓아둔 우산을 집어와서 펼친 후 의사의 머리 위로 받쳐 듭니다. 의사가 왜 이런 행동을 하냐고 물어보자 환자는 당황하면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생님, 밖에 비가 오면 아무래도 방 안에서 미리 우산을 펼치시지 않으려나 싶어서..." 같은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Lorenzer, 1981). 이 경우에도 환자는 자기 행위의 진짜 이유를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든 그럴싸한 이유를 생각해 내려고 합니다.

 

만약 우리 안에 억압된 행위의 동기가 숨겨져 있다면 우리는 우리 행위의 진짜 원인을 모르는 채로 그저 의식의 차원에서 그럴싸한 이유를 만들어 내면서 그게 진짜 이유라고 스스로를 속이는 데 성공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 아닐까요?

 

어떻습니까, 여러분? 제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나요? 나는 나의 마음에 대해 모르는 게 많을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나'가 하나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나에 대해 모를 때, 나는 나를 의식하는 나와, 의식되는 나로 나뉩니다. 물론 '나'는 무엇보다도 무언가를 '의식하는 나' 겠지요. 더 정확히는, 외부의 일 뿐만 아니라 나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일까지 아울러 인식하고 있는 내가 '나'로 불리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봤을 때 이 '인식하는 나'가 인식하지 못하는 영역도 틀림없이 내 정신의 일부이지요. 어쩌면 우리가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에게 더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인식할 수 있다면 어떻게 손을 써 보기라도 할 텐데, 인식하지 못하니 속수무책인 거지요. 바로 이런 정황을 가리켜 프로이트는 인간이 사실은 자기 스스로의 주인이 아니라고 ("Der Mensch ist nicht Herr seiner selbst") 한 바 있습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의식하는 '나'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많은 경우에 나의 행동을 어떤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서두에 말했듯 공부・훈련을 하려고 하거나, 다이어트를 위해 특정 식단을 지키려 하지요. 하지만 그게 잘 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나 자신이 내가 마음먹은 대로 순탄하게 움직여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어쩌면 의식하는 나와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내 정신 영역 사이의 괴리가 크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또, 나는 내가 왜 그것을 하려고 하는지 그 진정한 이유를 알지 못한 채로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 욕망을 따라가는 삶이 순탄치 않고 오히려 내게 고통을 주는데도 삶의 방향을 돌리지 못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정말로 필요한 것은 내가 의식하지 못하고 있는 내 마음의 저편을 알아가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Bejjani, B.-P. et al. (1999). Transient Acute Depression Induced by High-Frequency Deep-Brain Stimulation.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340, 1476-1480. DOI: 10.1056/NEJM199905133401905

 

Daco, P. (2013). Psychologie für jedermann. München: MVG Verlag

 

Dietrich, A. (2007). Introduction to Consciousness. New York: Palgrave.

 

Gazzaniga, M. (1967). The Split Brain in Man. Scientific American, 217(2), 24-29. DOI:10.1038/scientificamerican0867-24

 

Lorenzer, A. (1981). Psychoanalyse als Dialogwissenschaft. Sprache der Gegenwart, 54, 493-503.

23개의 댓글

난 이게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대개, 아니 거의 다 그렇지 않더라고. 대표적인기, 자아까지 가믄 이야기가 너무 커징께, 좀 더 각도 좁혀서 말혀보자믄 취향이라는 거. 지금으로선 굉장히 과격하지만 단언컨대, 난 순수하게 자기의 기호로서 취향이란거 없다고 생각햐. 어떠한 조건이나 이유, 신체물리적 특성, 과거 경험, 환경 - 타개체와의 상호작용등등 때문에 형성된 선택경향일 뿐인거지. 다만 너무나도 많은 요인과 상호작용 변수가 있으니 그걸 규명하는게 "현단계의 인류로선" 불가능할 뿐. 그러나, 게시판이 뒤얐든 잡담이 뒤얐든 사람들은 취향이나 기호에 기반한 자기의 알량한 아이덴티티에 엄청난 의의를 두거나 집착을 보이곤 하지. 형성된 취향이나 기호, 나아가 주관 성격 관점 사상을 부정할 필요는 읎는디, 그것을 어떠한 절대적으로 자율적인 자아라고 보는건 굉장히 오만한 태도라고 생각하고, 자기 객관화를 전혀 못하는 태도라고 봄. 본문 초반에, 프로이트에 대한 과학주의적 공격도, 프로이트가 "인간계에서 도달한" 과학주의의 기준에 부합 못한건 사실이니 그런 비판을 받을 법도 하다고 생각은 하지만, 문제는 그 과학주의가 현 단계의 인류가 도달한, 알량하기 짝이 없는 과학수준에 기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완전히 간과한 극히 오만한 태도일 뿐이지. 본문에서도, 이유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설픈 이유들을 자꾸 들이대는 경우를 설명하는데, 그것과 사고 과정상으로 완벽히 같다고 생각햐. 현 단계의 인류의 과학으로선 알지 못하는/알 수 읎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그 과학의 정합성 절대성을, 집착적 아이덴티티로서 매달리다보니, 자기들이 설명못하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공격적 태도를 표출하는 것으로. 나가 심리학을 잘 아는건 아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최근에는 프로이트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지양되고 있는걸로 알고 있는데, 그 만큼은 발전했다고 생각하고 다행이라고 본다.

 

전통시대엔 과학이란 틀이 부재/부족혔으니 그것이 윤리적 차원에서 겸손 겸양이란 형태로 표출이 되었는데, 이제 과학이라는 틀을 갖고 그걸 다룰 수 있게 된 시대에는 그것이 "아는 만큼만 말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봄.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이 앎이라는 뉘앙스의 말은 소크라테스든 공구든 다 한 말이기두 허구. 심지어 그 꼴통 럼스펠트 조차도 언노운 언노운 같은걸 언급하기는 하는 세상이니. 마 금마는 알아도 아는대로 행동하지 못함의 귀감같은 존재가 되긴 혔다만 컄ㅋㅋㅋㅋ

 

그런 의미에서 나가 항상 입에 달고 사는 표현이 몇번 사용한 '현단계의 인류로서는' 이거임. 지금 인류가 아는건 서력기원 2022년의 인류가 아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직시혀야 헌다는 거. 마, 이렇게 말허는기, 음모론이나 반지성주의에 악용되는 극심한 부작용이 있다는 걸 모르는 건 아니다만, "현 단계의 어리석은 인류" 를 대상으로 헌다믄, 그건 으짤 수 없이, 지성주의 측이 "잘" 대처하는 수 밖에 없는거. 그런 으미에서, 과학연구 자체 이상으로 과학적 의사소통을 위한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헌다만, 웹상에서 과학주의 쪽으로 경도된 태도를 보이는 윤똑똑이들은 민중은 개돼지 이상의 관점은 읎는거 같더라고. 거버넌스 같은거 빨갱이들이나 좋아하는거 취급하는 새끼들도 많이 보이구 컄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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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앙겔루스노부스

내 글 읽고 생각 나눠줘서 고맙다. 네가 말하는 과학의 한계와 오만에 관해서 내가 전에 여기 글쓴 적 있는데, 아마 네가 읽으면 공감해 줄 것 같다: https://www.dogdrip.net/148869149

본문만으로는 조금 부족하고, 댓글 쪽에 보면 내가 댓글로 부연한 내용이 많이 있는데, 그 부분에 중요한 얘기가 많이 들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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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판바둑판

whoa shit! ㅋㅋ

 

주제 넘은 소리 하나 하자면 너 님이 내 댓글 보고 조금쯤은 반가워 했을거 같은 생각도 드네. 나가 너님 글 읽고 든 생각이 나가 지향하는 바에 대해서 제대로 파고드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반가움이었던지라. '경제는 절대로 사회학이지만' 이것도 너님 맘에 들었을지 모르겠고 ㅋㅋ 보아헝께, 너 님은 좀 더 학계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입장이라, 순전히 재야인 나처럼 처지가 자유로울 수 없어서 말을 좀 신중하게 한다는 생각은 드네. 나는 꼴랑 학부따리지만 일단 역사전공이긴 헌디, 주 관심사는 정치학이긴 하거든. 뭐 정치나 역사나 겹치는 게 많긴 허다만. 오늘의 정치가 내일의 역사니께 ㅋㅋ 아마 알 듯도 헌디, 요즘 정치학도 그 놈의 계량화가 다 말아처먹고 있어서 보고 있을라니 속이 터진다. 개드립에 보면 미어샤이머 좋아하는 "현실주의자" 들 참 많은디, 그 할배 이젠 그냥 골방 늙은이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뒤야부럿는디 말여. (구성주의가 본진이다만)자유주의에 우호적인 입장에서 미어샤이머 망한 게 꼬소하기보단, 같이 병신뒤야뿐 열패감이 더 크달까나... 철학은 분석철학이 다 잡아 처먹을라 그러는 거 보고 있을라니 또 속터지고. 그 만화 봤을지 모르것는디,

 

https://blog.naver.com/wndyd75/222103184445

 

이거거든 분석철학둘리 ㅋㅋ 봤다믄 너 님도 부랄을 탁! 치믄서 봤을기고 아니라믄 재밌게 볼거라 확신한다 ㅋㅋ

 

과학적 방법론은 "현 단계의 인류로선" 부득이하다, 그렇다고 그게 다 처먹는 건 근데 이게 맞음? 하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라는 점에서 의견이 은가이 비슷해서 참 놀랐고 반갑네. 너 님 지난 글들도 다 잘 봤는디, 한자 모르는 놈들 뚝배기 깨버린다! 라고 말했다가 싸우기 싫어서 그 글에선 조용히 추천만 박었었네 ㅋㅋ 전공이든 관심사든 보면 알긋지만, 보다 아카데믹한 너 님에 비해, 나는 보다 무브먼트나 권력문제와 결부되는 문제의식이 좀 강한편이거든. 내 논조가 다분히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긋도, 그러한 실천적인 부분과의 결부가 강한것과 관련이 크고. 그렇다고 대놓고 옳그떠를 말할수야 읎구, 그 이야기도 하자 그라믄 끝도 없기도 하구 ㅋㅋ

 

사실 이 문제가 정치성을 안 띌수가 읎는건 결국 세계에 대한 설명을, 세계를 어떤 것으로 인식할 것인가? 하는 관점에 대한 논쟁이고, 그러한 논쟁에서 이긴자는 세계에 대해 의미지울 수 있는 권력을 갖는게 되는거인지라... 종교주의자들이 느그들은 과학이라는 것을 신봉할 뿐인 것이여~ 라는 말에 결코 순순히 동의하는건 아니다만, 최소한 논리구조상으로는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무엇이 "진리" 냐를 갖고 권력투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유사하다고 밖에 할 수 읎지. 심지어 보다 우세하야 권력을 갖고 있는 측에서는, 우리는 진리/객관인데??? 이러는 것까지도 마찬가지고 ㅋㅋ

 

그런 의미에서 나도 나름대로 이 과학주의문제를 제대로 파고 들어서 내 나름대로 정리해내고, 그걸 바탕으로 나름의 사회운동? 같은걸 하려는 야심이 있기두 혔거든. 마 그랴봐야 블로그 같은디 글 쓰구 사람 선동질 하는 이상은 아니었긋다만 ㅋㅋ 물론 늙고 병들고 늙기 전에도 이미 게을러서 생각만 해 왔었지만. 뭣보다 타이틀이 읎으니 권위도 읎구. 근데, 너 님은 그런걸, 아주 적극적인거까지는 아닐지언정 실천하고 있는거 보면 참 부럽고 멋있고 존경스럽고 그러네잉. 나는 너 님 만큼 지적성실성이 읎어서, 학계에 뜻이 읎었던 건 아니지만 결국 못 들어갔는디 이게 또 나름 컴플렉스기두 헌지라 ㅋㅋ

 

포스트모던 같은 건 진작에 헛소리 취급받고 찌그러든지 오래지만, 나가 아직 공부허던 시절까정은 역사학계에선 그랴두 포스트모던이 살아있긴 혔었지. 제대로 된 공부 접은지 오래뒤야서 요즘도 그런진 몰것다만. 물론 이미 말혔듯이, 난 과학방법론의 중심성, 주도성을 부정하는게 아니고, 포스트모던의 탈중심성에 대해선 의의는 있지만 그렇다고 동의하는 것도 아니긴 햐. 그러나, 결국 과학주의가 세상의 모든건 숫자다, 라고 헌다믄, 그 대척점에서 세상의 모든건 이야기다 소설이다, 라고 하는 학파 하나 있는게 멋있지 않나/없어서 되겠나 하는 생각도 하고 그랴. 너 님이 지난 글 댓글에서 말한 임상사례를 봐두 그렇구. 구한말에 가장 믓진 인물이 황현이라고 생각허는디, 금마 조선 멸망을 따라 순사허믄서 냄긴 유언이

 

나라가 선비를 5백년간 키워왔는디, 나라가 문 닫는데 임하야 그 마지막을 따르는 선비가 하나 읎어서야 되것는가

 

라는 말이 떠올르기두 허구. 느그들이 세상의 모든 건 숫자라고 말허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건 소설이라고 외치련다, 라고 하면 뭔가 운동권 구호 같기도 하고 그러네. ㅋㅋ

 

진짜 제대로 지적인 이야기를 접하는 바람에 흥분혀서 좀 오바한 것두 같구 그렇다잉. 하여튼 글 잘 봤구욤, 수학적으론 추천 1개 박았지만 소설적으론 추천 100개 박았고 앞으로도 추천 100개 박을 글 써주길 기대하겠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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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앙겔루스노부스

둘리만화 ㅋㅋ 재밌게 봤다. 나는 철학이나 정치학 등에 본격적으로 발을 담근 사람은 아니고, 딱히 학계에 있다고 하기에도 민망한 척척석사에 불과하긴 함. ㅎㅎ 그냥 두루뭉술하게 겉핥기로 눈치파악 하는 정도.

 

"경제는 절대로 사회학이지만" 에 확실히 동의한다. 항상 "경제학" 은 성립할 수 없고, 최소 "정치경제학" 이며, 이는 분리될 수 없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어.

 

분석철학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별로 재미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음 ㅋㅋ 예전에 기호논리학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졸음 참기 난이도 헬이었던… 시험점수도 C 인가 그랬음 ㅋㅋㅋ "네가 멍청해서 분석철학을 못 따라갈 뿐이다!" 라고 누군가 비난하면 할 말은 없음 ㅋㅋㅋ

 

"과학적 방법론은 '현 단계의 인류로선' 부득이하다, 그렇다고 그게 다 처먹는 건 근데 이게 맞음? 하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라는 점에서 의견이 은가이 비슷해서 참 놀랐고 반갑네." → 여기에도 동감. ㅎㅎ 반갑군. 다만 나에겐 "현 단계의 인류로선" 이라는 표현은 좀 낯설게 다가오는데, 이것에 대해선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이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아닌 것 같다, 이런 얘기는 못 하겠다.

 

"과학적 방법론이 부득이한 건 인정하는데, 이거 빼고 다 헛소리라고 짓밟고 외면하는 건 안 될 일이다" 라는 입장과 아주 비슷한 노선상에 있는 것으로, 나는 정신과 진료와 치료에서 "이야기" 가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해. "느그들이 세상의 모든 건 숫자라고 말허지만 우리는 세상의 모든 건 소설이라고 외치련다" 라는 네 말의 닮은 꼴로, "너희들이 정신과 진료와 치료의 정도(正道)는 약물과 뇌 외과적 수술이라고 외친다면, 나는 그것 뿐만은 아니고 환자의 이야기 —삶의 과정, 생각들, 기억들 등을 포괄하는 의미에서— 도 무지 중요하다고 외치련다" 라고 변주해 보면 적절할듯. 물론 과학적인 방향에서 접근해도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다고 단정할 이유는 없는데, 물질적인 거나 행동주의적인 거를 빼면 미신 취급하는 경향이 좀 있고, 그런 경향이 좋지 않다는 의미에서 하는 이야기지. 잘 알겠지만.

 

잘 읽어줘서 고맙고, 칭찬과 격려도 해 줘서 고맙다. ㅎㅎ

1
2022.11.26
@앙겔루스노부스

그리고 취향에 관한 이야기는 좀더 확장하면 그냥 인간 성격의 전반에 해당하는 내용으로 볼 수도 있겠지?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결정론적인 (deterministic) 관점이라고 볼 수도있을 것 같고.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은 독립적인 내 인격이 결정을 내려서 수행되는 게 아니라, 과거의 무수한 사건들의 결과로서 필연적으로 그렇게 수행되는 거라는… 내가 애국심을 가지는 것도 태어나서 접하고 배운 것들의 결과로서 그렇게 된 것 뿐이고, 내가 애국심이 없는 것도 태어나서 접하고 배운 것들의 결과로서 그렇게 되었을 따름이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자율성이나 독립적 자유의지라는 개념을 좀 회의적으로 보게 되겠지.

 

이런 관점을 따르면, 인격의 자율성이나 자유의지 같은 것은 창조된 거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또, 사회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필요성이 있기도 했겠지. 행위의 주체를 설정해야 거기에 책임을 물을 수 있으니까, 기본적으로 개인을 행위의 단위로 두고, 뭔가 갈등이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고, 그랬겠지. 확장하면 책임의 주체는 기업 같은 집단이 되기도, 나라 같은 더 큰 규모가 되기도 하는데, 개인보다 더 작은 단위로는 잘 쪼개지지 않는 것 같아. 심신미약에 대한 고려 같은 것이 드물게 개인보다 작은 단위로 쪼개지는 예시라고 볼 수 있겠지. 한 사람 안에 원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부분과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든 부분 (약물의 영향으로 폭주를 일으킨 부분) 이 따로따로 있다고 보는 거니까.

 

여하간에, 개인을 자율적인 행위의 주체, 책임의 단위로 보는 익숙한 시각을 접어두고, 네가 말한 것 처럼 다양한 사건 사고와 세계로부터의 영향으로 빚어진 결과로 바라보면 훨씬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는 것 같아. 그리고 그런 시각을 장려할 필요가 있을듯. 이거는 개인의 행동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현상들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는 이야기니까. 사건이 일어났을 때 돌던질 책임자만 찾는 것보다 훨씬 생산적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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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판바둑판

간단히 말허자믄 실체는 개체가 아니라 관계다

 

랄까나? 아니라, 라고 허믄 너무 단정적이니 실체는 개체라기보단 관계다 라고 하는게 좋을지도? ㅎㅎ

 

사실 저러한 관점에서부터 출발하면 닿는 결론은 현 단계의 나로서는 허무 혹은 무의미밖에 읎긴 허더라고. 끝에 공허뿐이라고 생각하는 주제에 뭘 그리 열심히 떠드냐, 라고 헌다믄

 

왜냐니... 그야 재밌으니까지...

 

랄까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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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판바둑판

사족달자믄 과학주의 세계관에 비판적이믄서 결정론적 세계관에는 또 긍정적인데서 스스로의 사고에 모순이나 위화감이 있다, 라는 생각을 안하는건 아니긴 헌디, 나가 내 나름대로는 극중주의라서 그렇다, 라고 일단 얼버무리며 살고 있긴 하지 ㅋㅋ 뭔가 책임감을, 이 세계와 인간들에게 느낄 수 있었다믄 그 위화를 해소하는 데서 스스로의 사고의 도약을 이룰 수 있지 않나, 라고 생각은 헌다만 불행히도 이 세계는 나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해 주지 않네 가엾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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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인간이란기,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정보와, 그걸 "의식상으로 인지되는 사고과정" 을 통해 처리했다고, 스스로 여기는 이상의 정신활동을 할 수 읎으니까 이런 한계에 빠지는거. 사실 엄밀히 그것을 객관화혀서 접근헐라믄 결국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완전히 외부적으로 관찰 접근할 수 있어야만 가능의 일단이나마 건질 수 있는거긴 허지만, 현재로서는 인간이 인간 스스로를 자기기술하는 꼴 이상이긴 힘든게 현실이니 뭐... 아무리 파고 들어가도 공리는 공리로 정할 수 밖에 읎듯이, 아무리 객관화하고 해도 어떤 부분에선 반드시 자기기술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는 거. 그런 점에서 기존의 과학에 대한 대중 프로파간다도, 뭐든지 알아낼 수 있는 과학! 이런 관점에서 좀 벗어나야지 싶고, 그런 성취가 읎진 않다고 본다만(경제는 절대로 사회학이지만 하여튼 경제학에서의 행동경제학 같은거) 아직 갈 길이 멀지. 애초에, 기존의 오소독스한 과학주의조차도 제대로 구현 안되어서 레드넥같은 것들이 총질빵빵하는기 현실이니.

 

참 어렵다 어려워.

0
2022.11.26
@앙겔루스노부스

"결국 인간이란기, 감각기관을 통해 얻은 정보와, 그걸 "의식상으로 인지되는 사고과정" 을 통해 처리했다고, 스스로 여기는 이상의 정신활동을 할 수 읎으니까 이런 한계에 빠지는거."

 

이것은 칸트가 한 이야기랑 같은 맥락이겠지? 사람은 사람의 감각기관을 통해서 우리-사람의 정신 세계에 사람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재현되는 세계만을 인식할 뿐이라는… 몰랐었는데 쇼펜하우어도 비슷한 얘기를 했더군?

 

"그 통찰이란 바로 세계가 우리에게 결콘 실제 존재하는 그대로 나타나지 않으며 항상 중재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가 인식하는 사물과 절대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다.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방식은 우리의 지각과 인식이 작동하는 방식에 의해 결정되므로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은 사물의 본성을 반영하는 만큼이나 우리 자신의 본성을 반영하게 된다…. 우리가 지각하고 말하고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우리에게 나타난 대로’의 세계다. 따라서 우리는 현상 너머의 세계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절대 알 수 없다. 그저 우리에게 나타나는 모습만을 알 뿐이다."

 

개드립 - [도서리뷰] 왜살아야하는가-1.쇼펜하우어 ( https://www.dogdrip.net/442282608 )

 

우리가 우리 몸을 벗어날 수 없는 존재인 한에서, 우리 개개인이 세계에 대해 인식하고 사고하는 건 결국 이 몸의 한계 안에 있을 뿐이겠지만, 그 한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아직 많이 남았을 거라고 생각함 ㅎㅎ 지금 우리가 주거니 받거니 하던 과학 신봉에 대한 비판도 인간이라는 한계 내에서 얼마든지 가능한 행동이었고.

 

나중에는 인간이 개발하긴 했지만 인간을 초월한 지성체가 인간으로서는 접근할 수 없었던 수준의 지적 활동을 수행해 나가지 않을까 싶어. 지금 인간이 단순한 생물들로부터 점점 더 복잡한 생물로 발달해 나온 것이고, 아메바 같은 것들은 할 수 없었던 차원의 세계에 대한 고찰을 해내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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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여자

0
2022.11.26

복붙하려면 출처는 적어야지

0
2022.11.26
@gjfwlsWk

게이야, 내가 저자야…

1
2022.11.26
@장기판바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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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jfwlsWk

워낙 좋은 글이라 퍼온거라고 오해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는 글 ㅋㅋ

0
2022.11.27

앵간하면 주작임

0
2022.11.27

혹시 직업이 뭡네까? 행남

0
2022.11.27
@와고피난민

개드립 유저요

0
2022.11.27
@장기판바둑판

자택 경비원이시군요 잘 읽었슴다

1
2022.11.27
@와고피난민
0
2022.11.27

의식하지 못하는 작용이 일어난다 그런데 그걸 합리화까지한다. 인생레슨 배워갑니다

0
2022.11.27
@Red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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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선생님이 쓰신 소재는 인간은 왜 외로움을 느끼는가 라는 책에서 제가 잠깐 보았던 대목이네요.. 정신은 정말 흥미로운 것 같아요.

꿈에서 인식되지 않은 '나'랑 대화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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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9
@잔째매화수

꿈은 '인식되지 않은 나' 가 간접적으로나마 드러나게 되는 영역이죠.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입문" 에서 꿈 파트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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