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펌) 키리오토시切り落とし에 대하여 알아보자.araboja

일본 고류검술, 그중에서 일도류 계통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기술인 키리오토시에 관한 글임

 

전에 유개에 올릴까하다가 이견이 좀 있고 디시 검도갤에 올라온 원글이 폭파되는 바람에 그냥 접었던 글인데 묵히기엔 아까워서 읽판에라도 한번 올려봄 

 

원리에 대한 설명같이 큰 틀은 맞는 얘기같던데 부분적으로는 이견들이 있어서 유념하면서 읽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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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리오토시とし란 한국말로 하면 베어 떨굼이라는 뜻으로일도류의 상징과도 같은 기술이자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동시에 서로를 베었는데 한쪽만 베이는 상황'의 모티브가 된 기술이야.

 

일본인들에겐 고류 검술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스테레오타입과 같은 기술이고 한국에서도 검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굉장히 유명한 기술이지.

 

만화나 드라마같은데선 흔히 검술의 극에 달해야만 깨우치는 필살기 정도로 취급되는데검사 둘이 정석대로 칼날로 패리해가며 잘만 싸우다가 이제 승부의 끝을 낼 때가 되었다면서 뜬금없이 마주 보고 돌진키리오토시로 끝을 내는 연출은 이제 소년만화라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본 만화의 대표적인 클리셰 중 하나가 되었을 정도야.

 

 

이건 일반적으로 키리오토시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원피스 조로 vs 미호크이 분야의 원조격인 장면이야

 

 

 

 

페어리테일 엘자 vs 카구라

 

보다시피 ㅈㄴ 멋있고 간지나서 많은 검도인들이 배우고 싶은 진검 기술 1순위로 꼽는 기술이야.

 

 

 

 

 

그럼 실제 키리오토시는 어떤 모습인지 알아보자.

 

밑의 짤은 일도류의 본가인 소야파일도류(오노하잇토류)의 카타 1본목 히토츠카치를 1인칭 시점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야.

 

히토츠카치는 상대의 내려베기를 키리오토시로 흘려내고 찌르기로 죽이는 것을 연습하는 카타인데짤에는 공격을 키리오토시로 흘려내는 부분만 나와 있어.

 

 

 

 

영상에서 보듯 원리는 매우 간단한데맞붙었을 때 옆면을 내세우면 약하고 칼날을 내세우면 강하다는 진검의 특징을 이용해서 상대가 베어올 때 상대 칼의 옆면을 내 칼의 칼날로 밀어내면서 베어서 자연스럽게 아래로 떨어지게 하는 거야.

(국내에는 진검 옆면의 능선을 이용해 상대 검의 궤적을 바꾼다는 식으로 알려져 있는데그렇게 하면 검끼리 부딪혔을 때 오히려 내 검이 튕겨 나갈 확률이 커.)

 

이렇게 간단한 기술이지만 응용하면 정말 왜 당한 지도 모르고 죽는 무서운 기술이 되는데익숙해지면 꼭 베기를 통하지 않고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야.

 

 

 

바로 이렇게 말이야. 

이건 1897년 일본에서 찍은 히토츠카치의 시연 영상이야위의 1인칭 시점과 동일한 카타를 옆에서 바라본 거지.

첫 번째 짤에서 시연한 것보다 훨씬 숙련도가 높은 키리오토시를 구사하고 있어. 

보면 딱히 벤다는 느낌도 안 들고, 동작도 작아서 상대하는 입장에선 공격은 내가 했는데 내 목에서 피가 철철 나는 공포스러운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는 거야. 

 

 

이건 무도류(소야파일도류에서 파생된 유파)에서 시연한 1본목 히토츠카치.

 

저게 바로 키리오토시를 완전히 체화한 경지에서 자연스럽게 낼 수 있는 가장 정제된 형태의 키리오토시야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앞선 시연들과 동일한 효과를 내고 있지.

 

저 정도 경지에 도달하면 웬만한 검격은 통하지 않는다고 보면 돼괜히 이토 잇토사이(일도류의 창시자)가 1대 8로 싸워서 이겼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아니지.

 

같은 기술이지만 그 완성도에 따라 효율성이 압도적으로 차이나는게 바로 고류 검술의 매력이야.

 

 

 

 

다음으로 이 키리오토시에 대해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

 

먼저가장 많이들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키리오토시가 단 한 번의 움직임으로 상대의 공격을 방어함과 동시에 그를 죽이는그 자체로 완전한 공방일체를 이루게 되는 기술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조금 달라.

 

 

 

이건 방금 세 번이나 본 히토츠카치의 전체 동작을 북진일도류에서 시연한거야.

 

보면 왼쪽이 머리를 향해 내려베는 것을 오른쪽이 키리오토시로 흘려내는데키리오토시는 상대의 공격을 흘려내는 역할만 하고 실제 공격은 그 직후 바로 이어지는 찌르기가 담당하게 되지.

이런 식으로 상대의 공격을 키리오토시로 흘려낸 다음 오프닝이 생기면 그 자리에 베기나 찌르기로 반격을 넣는 것이 주 운용법이야.

 

 

 

 

 

그럼 키리오토시를 검도 시합에서 사용하는 게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해죽도는 기본적으로 면이 네 면이고 옆면과 칼날이 구분되지 않기 때문이야키리오토시에서 가장 중요한 원리는 칼날과 옆면이 맞붙었을 때 발생하는 힘의 차이인데죽도끼리 맞붙었을 땐 그런 차이가 전혀 발생하지 않거든.

하지만 스쳐 내리는 느낌으로 키리오토시와 비슷한 동작을 하는 건 가능한데일본에서는 이를 '스리오토시'라고 부른다고 해.

 

몇몇 사람들은 키리오토시는 배우는 게 아니고 검도를 10년 하면 저절로 이치를 깨닫게 되는 거라고 하던데죽도 대련만 10년을 해도 아마 키리오토시를 저절로 깨우치긴 힘들거야.

 

 

 

지금까지 일도류의 비기 키리오토시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봤어.

 

다들 만일을 대비해 진검 하나 정돈 집에 장만해두고 있을 텐데, 시간 여유가 없거나 해서 꼭 하나의 기술만을 배워야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키리오토시를 배우라고 하고 싶어.

 

처음엔 다른 기술보다 깨우치기 훨씬 어렵겠지만,

일백번, 일천번, 일만번 연습하다보면 언젠가는 범인의 내려베기 따윈 아무렇지 않게 튕겨낼 수 있게 될 테니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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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서 기리오토시가 한번에 베어죽이진 않고 흘려낸뒤에 찌르거나 베어낸다고 하는데

 

이거에 대해선 일단 짤에 나온 북진일도류에선 단이 올라가서 짬이 좀 쌓이면 저렇게 흘리고 찌르는게 아니라 더 가까이서 흘리는 동시에 머리까지 내려베는식으로도 변형해서 연습한다고 하더라.

 

상대의 칼을 빗겨내고 뒤이어 공격하거나 빗겨냄과 동시에 베는거 둘다 가능한 듯?

 

죽도로 키리오토시가 가능한가?에 대해선 글 터지기 전에 누가 댓글로 일본에 유명한 검도 고단자 일화(일도류 출신 사범과 대련하면서 마지막은 매일 키리오토시로 머리를 맞았다는 투의 내용이었음.)를 들면서 반박하기도하고 내가 구글링을 해봐도 되다 아니다 확실하지가 않아서 이 부분은 그냥 넘기는 편이 나을 듯함..

 

결론적으로 키리오토시란 상대의 베기를 면과 날의 특성을 이용해서 궤도를 틀어버리는 기술이라는 것 정도로만 생각하면 될듯함.

 

추가정보나 태클 등등 다 환영함. 나도 잘 몰라서리

 

 

 

 

 

 

13개의 댓글

2022.05.11

아 시발.. 이거 나만알고 유용하게 써먹으려했는데

1

이거 읽고 참백도 만해 개방했다 고맙다

4
2022.05.11

'다들 만일을 대비해 진검 하나 정돈 집에 장만해두고 있을 텐데,'

 

선생님.. 대체 어디에 사시는건가요..

0
2022.05.11
@감나빗

내 몸에도 딥따 큰 칼 하나 있는디

0
2022.05.13
@CP병

길이보단 두께!

0
2022.05.11
@감나빗

본문은 내가 쓴건 아니라..ㅋㅋ

0
2022.05.11

키리오토시는 육고기나 생선 고급부위 자르고 남은거 모아서 파는거 아니냐

0
2022.05.11
@년차외노자임

동음이의어인가바

0
2022.05.11

내려베기나 사선베기에만 통할듯

사선베기도 본인 칼 위치를 상대보다 낮게 위치하게하는게 아니면 안될것같아

0
2022.05.11
@악마지망생

수평으로 들어오는 공격은 아마 대응법이 있겠지. 그래도 일도류 카타 등을 보면 수평보다는 수직으로 공격하는게 많긴 하더라

0
2022.05.11
@88-92

그치 적어도 수직공격 전용 반격기라는 점에서 엄청난 상징을 가질것같아

0
2022.05.11

도끼는 있는데 칼은 좀 ㅎㅎ

0
2022.05.12

검도에서 서로 머리 칠 때 , 곂칠 때 쯤 힘줘서 살짝 누르고 머리치는 기술이 있긴했는데

기술명은 모르겠고

원리는 비슷한듯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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