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자아성찰 1편 : 정의와 나의 이익을 구분하는 사람이 되자

 

안녕? 개붕이들

나는 5년이상 개드립을 보던 아재임...

그냥 평범한 아재이지만 그래도 남들보다 열심히 한게 있다면 평소에 생각이 좀 많다는 거임.

이것저것 생각 많이 하는 편이지만, 삶의 진리나 진정한 정의같은걸 깊게 생각하는 걸 특히 좋아해.

 

생각을 많이 하다보니 좀 정리해서 풀어놓을 곳이 필요하더라고...

일기에 쓰자니 나도 다시 안볼거 같은데 별 의미없어 보이고...

누군가 보고 공감해주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걸 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여기에 한번 써보기로 했어.

 

자아성찰 1편이라고 했지만 무슨 시리즈는 아닌게...자아성찰 아닌것도 마니 쓸거라...

 

그럼 소개는 이정도로 하고 시작할께.

 

살다보니까 사람들은 대부분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그냥 전부 다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고 살더라고.

근데 어떻게 보면 그게 당연한거지. 본능적인거고. 그거에 대해서 문제를 삼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

근데 재밌는건 사람들은 자기 이익을 투영한 의견과 정의(저스티스)를 잘 구분 못하는거 같아.

물론 똑똑한 사람들 중에서는 '이건 내 이익을 위한 주장이니 정의는 아니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있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정의를 주장하며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을 하거나 뜻을 펼치는 건 본 적이 없어.

 

내 생각에 사람들은

1.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정의는 아니라는 걸 알지만 그거에 대해서 굳이 열심히 생각하지 않거나 또는 외면하거나

2.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정의라고 매우 굳게 믿고 있거나

3. 자기가 주장하는 것이 정의가 아니라고 막연히 생각이 들지만 애써 열심히 합리화를 해나가거나 한다고 생각해.

 

근데 이렇게 3가지로 명확히 구분짓는 건 무의미할 정도로 다양한 형태로 사람들은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해가면서 살아가.

시도때도 없이 말이지. 하고싶은말 던져놓고 나중에 근거를 열심히 생각하거나 주장을 반박하는 요소들은 애써 무시하거나...

 

뉴스든 인터넷이든 주위에서든 사람들이 싸우는걸 보면 입장이 팽팽한데...

자세히 보면 그냥 이익집단 간의 싸움임. 자기의 이익이 크게 걸려있을수록 목소리도 커지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신념도 커짐.

자신의 이익이 크게 걸려있으면 있을수록 자신의 주장이 정의라는 믿음은 더욱 깊어지는거 같애.

참으로 흥미로운 현상이지.

 

어떻게 보면 사람들이 모두 뻔뻔스러운거 같지만...

자신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중시하는 건 동물이나 사람이나 똑같기에...

사람이 동물과는 달리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하여 생존본능의 틀에서 탈출해서 생각하기는 참 어렵다는 반증일 뿐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말야.

나는 살아가면서 내 이익과는 상관없이 마음속에서 정의를 규정하고 그걸 나의 주장으로 삼을 수 있을 때 희열을 느껴.

생각해보면 그건 내가 나의 생존본능에서 탈출하여 잠시나마 자유로워졌다는 증거이기도 하잖아?

특히, 어떤 고민을 해보고 '이런 상황에서 정의는 이거다'라고 결론을 내렸는데 그게 내 이익을 침해하는 정의라고 하더라도

내 결론은 변함이 없을 때...아니 애초에 내 이익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결론을 내린거부터....내 자신이 참 대견해져.

 

근데 함정은 이런건 내가 스스로 남과 다르다 난 대단하다 라고 생각하려고 내 이익에 반하는 결론에 이른거일 수도 있어.

자기 만족감을 위해서 내 이익을 포기한 거니까 종합적으로는 결국 내 이익을 취한거지. 그래서 이익에 반했다는 전제도 그대로 믿기는 어려움...

 

그래도 이렇게 생각해보는건 참 재미있어. 실천해본적도 많아.

한번은 회사에서 단체보험에 대해서 설문을 한 적이 있고 나는 단체보험이 필요없다고 주장했어.

그런데 단체보험 가입이 필요한 사람 입장에서는 단체보험은 꼭 필요하며 보험료 및 보장수준도 가능한 한 높게 되는게 유리하거든?

나는 꾸준히 다수가 단체보험을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가입의사가 없는 소수까지 강제로 끌어들인다면

그건 정의롭지 못한 거라고 생각해서 계속 그렇게 주장해왔어.

근데 결국 단체보험은 하기로 되었어. 그리고 난 몇가지 선택지 중에서 가장 높은 유형의 보험을 가입했지.

그냥 난 보험가입 높은걸로 하고 싶더라고...나에게 이 보험이 필요했거든.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자기에게 단체보험이 필요한지 아닌지 먼저 생각해보고

필요하다면 단체보험은 전원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을거고, 필요없다면 단체보험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을거야.

근데 난 애초에 단체보험 논란이 나왔을 때 내 입장은 아예 고려조차 안한거지.

그거보다는 나이있는 직원에게는 유리하고 젊은 직원에게는 불리한 단체보험을 왜 굳이 해야 하는지 의문이었을 뿐이야.

그건 정의가 아니라고 생각했어. 나이있는 직원들만 신청하면 보험사에서 받아주지 않는것만 봐도 명백했지.

나는 나이가 적다고 보기 어렵지만...나이있는 직원들이 젊은 직원들을 착취하게 되는 제도라고 생각해서 반대했어.

그 외에도...보험가입은 어디까지나 자유의사에 의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내 행동은 앞뒤가 안맞아...

주위 사람들도 그럴 때가 있어. 넌 누구 편이냐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자기 편을 찾아. 자기와 똑같은 입장과 같은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을 본능적으로 찾지.

그런데 자기와 동일한 이해관계에 있으면서 다른 주장을 펴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해. 못하는 걸 넘어서서 바보로 봐.

왜 그렇게 이야기 하냐는 거지. 그런 말을 하면 우리가 불리해지는데 라고 이야기를 해.

 

사람은 참 신기해.

정의로운거 참 좋아하고 그런거에 감동도 받고 그러다가도 자기 이익이 걸리면 철저하게 한 단면밖에 못보게 되고,

자신이 한 단면밖에 못본다는걸 은연중에 인정하기도 하고 인지도 하고 있으면서도 또 자연스럽게 외면해버려.

엄밀히 살펴보면 분명 자신이 정의롭게 생각하지 못했는데 항상 떳떳하고 자신은 괜찮은 사람이라 자평하고 찝찝했던 건 금방 잊어버리지.

 

하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목숨도 오래 보존할 수 있고 자신의 가족도 안전하게 지킬 수 있고 자신과 같은 편에 있는 사람에게도 든든할 수 있는거겠지.

 

다른 편에서 다루겠지만, 난 선과 악이 없다고 생각해.

누군가에게 선이라 볼 수 있는 행동과 생각은 결국 누군가에게는 악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어.

정당하다는 건 상대적인 것일 뿐이야.

여기서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그렇지만 재밌는 소재를 던져볼까?

 

우리는 의인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사람을 존경하잖아?

물론 사회의 입장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한 건 정말 사회의 존속을 위해 큰 일을 한거지.

그 사람으로 인해서 목숨을 구한 사람들에게 당연히 은인인 것이고...

 

그런데...그 사람의 부모에게는 혹은 가족에게는 그 사람의 희생이 어떤 것으로 다가올까?

물론 대외적으로는 자랑스럽다고 잘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 하지만 속내가 꼭 그렇지는 않을꺼야.

희생한 사람이 누군가를 부양하고 있었다면 부양받던 사람 입장에서는 더욱 심각하지.

이건 또 다른 편에서 다루겠지만...또 언급할게 있다면...

그 의인의 세포들에 대해서는 어떨까? 뇌 말고 팔이나 다리, 뭐...위장이나 심장 같은거 말야.

우리 개개인의 인간은 자신의 몸에 대해서 항상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내가 결단을 내린다면 당연히 몸의 일부이든 전부이든

희생당해도 아무 것도 주장하면 안된다고 생각해...너무나도 당연하게...

근데 생각해보면 우리 몸도 결국 다 살아있는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그냥 말하거나 자기 주장을 못펼 뿐이지.

뇌의 명령에 따르고 영양분을 공급받는 등 몸체에 의탁하고 있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계도 아니고 무생물도 아님...

 

근데 생각해봐...뇌가 이 한 몸 희생하자고 결단 내리는 바람에 다 뒤지는 거임...하루아침에...

니가 의인의 팔이나 다리라고 생각해봐...의인이 여러 사람의 목숨을 위해 몸 던지면 바로 자기도 뒤지는거여...

근데 자기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았음...

이건 농담하는게 아님...만일 우리가 정말로 자유롭게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을 우리 소유물로 보고 생사까지 완전히 결정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 고통이나 주저함 없이 신체의 일부분을 떼거나 제거할 수 있어야 해...근데 실제로 그렇지 못하지...

자살을 결심한 사람도 주저흔이 생기고 아무리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거라고 다짐해도 고통을 없앤다는 등 모든 몸의 신호체계나 행동사항을

그 결심을 원만하게 수행하기 위해 제어할 수는 없어. 그렇다면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은 온전히 우리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거지...

 

이것도 다른 편에 다룰 건데...진정한 '나'의 범위를 생각해본다면 '나'라는 존재는 아무것도 소유한 적 없는거임.

우리 신체 일부나 전부도 예외가 아니여...

 

이야기가 엄청 다른 곳으로 빠졌네;;

무슨 예고편 하는거 같구만...

 

오늘 쓰는건 여기까지만 할께.

배설이란 건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참 시원한거 같애~

 

14개의 댓글

2019.08.24

으으;; 중2병 걸린 찐따가 헛소리하네;;

1
2019.08.24
@이제르론요새

감정적으로 배설하는 것보다 이성적으로 논박하는게 더 멋있는데 ㅋㅋ

1
2019.08.24
@이제르론요새

찐따가 쓰는 댓글 쓰면서 쿨병은 걸려가지고 ㅋㅋ

0
2019.08.25
@혜워녜나

응 찐

0
2019.08.29
@이제르론요새
0
2019.08.24

입법론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이 글과 비슷한 의문이 들 때가 있습니다. '과연 여러 이익집단의 이해가 각축을 벌이는 장소일 뿐인 의회가 정의를 실현할 수 있겠는가?'하는 의문이 그것이지요. 또 설령 의회가 우리 사회 전체에 도움이 되는 정의를 구현했다고 해도 '그것이 전인류에 대해서도 보편적일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도 가능합니다. 예컨대 소련은 부르주아지를 청소하고 만국에 공산혁명을 수출해야 한다는 나름의 정의 하에 적백내전과 소파전쟁, 겨울전쟁 등을 벌여 수백만의 생명을 앗아갔죠. 오히려 폴란드나 핀란드의 인민에게는 소련의 '정의'실현을 어떻게든 저지하는 것이 정의였을 겁니다.

 

저는 이익이나 이해관계가 서로 대립하면서 투쟁하듯이 정의 역시 서로 대립하는 존재라고 봅니다. '지구의 허파인 아마존을 지켜내야 한다'는 유우엔의 정의와 '아마존을 개발해 브라질을 발전된 국가로 만들겠다'는 보우소나루의 정의간 대립처럼 말이죠. 결코 두 정의 중에 무엇이 더 우월하다고는 할 수 없을겁니다. 다만 승리한 정의가 실현될 뿐입니다.

0
2019.08.24
@Volksgemeinschaft

마지막줄에 말씀하신 '승리한 정의'에서의 '정의'는 주관적 차원에서 해석된 정의인거죠?

객관적으로 그것이 정의라는게 아니라?

0
2019.08.24
@어리석은

헤게모니 쟁탈전에서 승리한 정의를 말하는 것입니다. 위에 언급한 예시로 미루어보면 '객관적인 정의'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죠.

0
2019.08.24
@Volksgemeinschaft

아하. 그렇네요. 에초에 전제가 그런거였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0
2019.08.24

형 결국 형의 가치관은 '나를 이기자' 이런거야?

내가 나를 이길 때마다 내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니까?

(혹은 이성적 자아가 감각적 자아를 이겨내고 의사결정을 해냈으니까?)

 

나는 '나'를 소유한 적이 한번도 없다는건 마치 불교사상과 밀접해보이네.

2부 기다릴게!

1
2019.08.24

선과 악이 없다고 생각하시는데 정의는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정의가 선악만큼이나 모호하고 불분명한 개념이라 생각하는데..

그리고 화두 던지는 주제는 좋은데 좀만 더 글의 목표를 명확하게 써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결국 무슨 이야기가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에요.

0
2019.08.25

글 잘 읽었습니다.

궁금한게 있어 댓글로 쓰려다 길어질 것 같아서

조만간 여기 읽을거리 판에 글 쓰려는데 댓글좀 달아주시면 좋겠습니다!

0
2019.08.26

인간이 살면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살아가는데 몸은 하나니까 한 역할에 집중하다보면 반대급부로 소홀해지는 역할도 있겠지? 경쟁이 심화된 현대사회에서는 그 색깔도 뚜렷할거라고봄. 정의는 모르겠고 선과악을 떠나서 어떤집단, 공동체가 지향하는 방향과 어긋나는 사람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함. 희생이라는게 타의면 그렇게 칭할 수 있지만 자의면 시행착오라고 볼 수도 있는거 아닐까? 자유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ㅋㅋ

0
2019.08.28

엠마뉴엘 칸트 묘비에 적혀 있는 말이 '갈수록 아름다워져가기만 하는 것은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다.'인데, 칸트식 정의는 그것이 주어지는 어떠한 이익이나 본인에게 주어지는 혜택을 생각치 말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옳은 선을 행하는 것인데 글쓴이의 정의도 비슷한 것 같다. 개똥철학이 아냐. 칸트랑 비숙한 생각을 하는게 개똥철학이면 칸트도 개똥철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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