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부조리한 꿈 - 꿈속의 지적활동

 

 (1) 6년 전 부친을 잃은 어느 남성 환자의 꿈.

 

 <아버지에게 아주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아버지가 타고 가던 야간 열차가 탈선한 것이다. 좌석들이 뒤엉키면서, 아버지 머리가 옆으로 으스러졌다. 그런 다은 침대에 누워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 보인다. 왼쪽 눈썹의 가장자리 위쪽에 수직으로 상처가 나있다. 그는 아버지의 불행을 의아하게 생각한다(아버지가 벌써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면서 보충한다). 눈이 너무 또렷하다.>

 

 지배적인 꿈-이론에 따르면, 꿈-내용을 이렇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꿈을 꾸는 사람은 처음 아버지의 사고를 떠올리는 동안에는 아버지가 이미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그러나 꿈이 이어지면서 기억이 되살아나고, 그 결과 꿈꾸면서 자신의 꿈을 의아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분석 결과는 무엇보다도 그러한 설명이 무익하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꿈을 꾼 환자는 어느 조각가에게 아버지의 <흉상>을 주문했는데, 꿈꾸기 이틀 전 직접 자신이 훑어볼 기회가 있었다. 그는 흉상이 좀 <잘못되었다verungliicken>는 생각이 들었다. 조각가는 생전에 아버지를 본 적이 없었으며, 사진을 보고 작업 중이었다. 효성스런 아들은 꿈을 꾸기 전날, 집안의 노복(老僕)을 조각가의 아틀리에에 보내 대리석 두상에 대해 자신과 같은 생각인지, 즉 양 관자놀이 사이가 <너무 좁지 않은지> 알아보게 했다. 또 꿈의 구성에 일익을 담당한 이런 기억 재료도 있다. 아버지는 사업상의 걱정이나 집안의 어려움이 골치를 썩일 때면, 달아나는 머리를 조이려는 듯 두 손으로 관자놀이를 누르는 습관이 있었다. 꿈을 꾼 사람은 네 살 때 우연히 장전된 권총이 발사되면서 아버지의 눈이 검게 변하는 현장에 있었다(<눈이 너무 또렷하다>). 꿈속에서 아버지가 부상당한 부위는 생전에 깊이 생각에 잠기거나 슬퍼하면 수직으로 길게 주름살이 패이던 자리이다. 꿈에서 상처가 주름살을 대신하는 대목은 꿈의 두 번째 동기를 암시한다. 꿈을 꾼 남자는 어린 딸의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그만 사진 건판을 떨어뜨렸고, 다시 주워 올린 건판은 수직으로 패인 주름살처럼 딸아이의 이마 위 눈썹까지 금이 가 있었다. 그는 미신에서 오는 불길한 예감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하루 전에도 어머니의 사진 건판을 떨어뜨렸기 때문이다. 

 

-verungliicken : 불행을 당하다와 실패하다(잘못되다)라는 두가지 뜻이 있다-

 

 따라서 이 꿈의 부조리는 흉상이나 사진을 사람과 구분하지 않은 언어 표현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이런 말에 익숙해 있다. <아버지와 똑같다고 생각하지 않니?> 물론 이 꿈의 경우 부조리하게 보이는 외관을 쉽게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 한 번의 경험으로 판단해도 된다면, 부조리한 외관은 스스로 인정하거나 원해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개의 댓글

2019.02.17

프로이트에 관심많은가봐. 비슷한것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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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17
@군필할머니

군대 있을때 마음이 심란해서 정신분석서를 조금씩 읽다보니 좋아하게 됐어. 아무래도 프로이트는 정신분석의 문을 연 사람이니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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