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19세기 프랑스 파리의 시체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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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8월, 프랑스 파리 한적한 외곽에서 호화로운 드레스를 입은 소녀의 시체가 발견됐다.



프랑스 신문사는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호기심 가득한 파리 시민들은 소녀의 시체를 보기 위해 시체 안치소로 몰려 들었다.





무려 15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일시에 시체 안치소로 몰려들면서 인근 교통이 전부 마비되었다.



자신이 먼저 보려고 주위 사람들을 밀치는 바람에 이곳에서 저곳에서 드잡이질이 벌어졌고



너무 많은 사람들 때문에 옷이 찢어지거나 기절하는 사람하는 사람까지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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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시체에 대한 관심은 이상할 정도로 고조된 편이지만, 사실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시체 안치소에서 시체 관람을 하는 건 드문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유리 벽으로 만들어진 시체 관람소는 파리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 명소였다.




시체 안치소 내부가 훤히 보이는 유리창으로 도배한 용도는,



신원 불명 시체의 가족이나 친척들이 시체를 확인할 수 있게 돕기 위한 것이었으나



실제 그런 식으로 시체를 찾아가는 사람은 오히려 드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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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명소가 될 정도로 사람들이 왕창 몰려 들었지만, 그들의 목적은 대부분 한가지,



죽은 자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구경하기 위한 것이었다. 



죽은 자의 사인이 극적이거나 수수께끼일수록 더 많은 구경꾼들이 몰려들었다.






언론사들은 시체가 발견될 때마다 대서특필하며 온갖 추측성 기사를 쏟아냈다.



실제로 위에 언급된 소녀의 시체가 발견되고 이틀 뒤 세느강 가에서 비슷한 나이대의 소녀 시체가 발견되자



어떤 프랑스 일간지는 두 소녀를 엮어서 '비극적으로 목숨을 잃은 자매'라는 소설을 기사로 내보기도 했다.



이 기사가 나가고 소녀들의 시체를 보려는 구경꾼은 한층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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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5년, 미국인 기자가 묘사한 파리 시체 안치소의 정경을 쓰자면,



콧수염을 멋들어지게 치켜세운 신사들은 시체를 구경하며 히히덕거렸다.



노인들은 장터에서 물건을 흥정하듯 큰소리로 시체의 사연을 떠들었다.



창백한 안색의 귀부인이 동정어린 어투로 죽은 자의 명복을 빌었으나 시체 구경을 그만두지 않았다.



아이들은 시체가 옮겨질 때마다 양팔을 휘두르며 환성을 내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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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시체 구경을 하기 위해 방문하는 방문객 숫자가 늘어나자, 파리 시청은 시체 안치소의 관람 구역을 확장했다.



노점상들은 돈을 벌기 위해 시체 안치소 주위에 몰려들었다.



시체 안치소는 일주일 내내 아침 9시부터 새벽까지 개장했으며, 시체를 보기 위한 관광객은 더욱더 늘어났다.



어떤 시기에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방문하는 관광객보다 시체 안치소를 구경하려는 사람 숫자가 더 많은 경우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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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 안치소가 관광객들의 구경거리로 전락하면서 시체의 유류품 역시 관광 상품이 되었다.



이에 따라 시체 안치소는 마치 백화점 쇼윈도 같은 형태로 재개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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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시체의 부패를 늦추기 위해 천장에 달린 수도 꼭지에서 차가운 물을 시체 위에 방울져 떨어지게 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1882년, 본격적인 냉장 시스템의 도입으로 시체 안치소의 시체들은 좀 더 오랫동안 구경거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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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경찰은 시체 관람을 범죄 수사에 활용하기도 했다.



1888년, 살인 용의자를 시체 안치소에 데려가서 희생자와 대면시키는 행위를 공식 절차에 추가 시켰다.



제 아무리 완고하게 무죄를 주장하던 용의자도 밝은 빛 아래에서 희생자의 유해를 마주하고 나면 금방 죄를 자백했다고 한다.



프랑스 파리의 시체 관람은 1차 세계 대전 이후 점차 인기가 사그라 들다 1940년대를 전후해서 완전히 금지되었다.












유게에 썼다가 어떻게 생각해도 읽판에 어울릴 거 같아서 이쪽으로 옮겼다.

22개의 댓글

미친
0
2018.01.19
별걸로 돈을 버네 유럽짱깨
0
2018.01.19
ㅁㅊ 역겹네
0
2018.01.19
1차머전때는 참전자들이 시체행이네
0
2018.01.19
1차대전 이후 인기가 줄었다는 것이 참 의미심장하네.
0
2018.01.19
1차대전이 터지자 그토록 궁금해했던 시체를 너무 많이 봐버린거임
0
2018.01.19
ㄹㅇ 유럽짱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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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19세기 파리만 아니면 인체의 신비전 이야기 하는 줄 알았을 듯.
0
2018.01.19
그때는 시체라는게 남 얘기였지만 전쟁 터지니까 가족이고 이웃이고 전부 갈려나갔겠지
0
2018.01.19
루브르인가 대영인가 미라같은 시체 많이 있었는데
0
2018.01.19
지금은 직접 안 보고 "조회" 하자너~ ^^

방식만 달라졌지 저때나 지금이나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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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크라테스
진심임?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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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비교하지않는삶
애초에 대중의 호기심에 미개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볼거리가 흔치 않던 저런 시대엔 직접 가서라도 보고 싶은게 당연했을걸? 부자나 귀족들은 굉장히 따분하고 심심한 자리라, 마침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싶으면 그걸로 며칠동안 사교계에서 떠들고, 줄지어 마차 타고 직접 구경가고 하는게 일상.

딱히 프랑스여서가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시대상 다 저랬지 뭘. 자극적일수록 호기심이 더 생기는건 인간 본능 아니겠냐.

요즘은 직접 현장에 가진 않더라도 손가락 몇번 누르면 시각 자료를 볼 수 있으니까, 반응도 댓글 보면 정상인부터 미친놈까지 가지각색이잖어.
0
2018.01.20
@쵸크라테스
나도 저때나 지금이나 같다고 생각함.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저런걸 쉽게 접하거나 대리만족할 수단이 생기니까 저렇게 안하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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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19
댓글에 유럽짱깨 개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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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사스가 유럽짱깨 쐐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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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크으...역시 유럽의 중화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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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0
기분되게 묘하네.. 지금은 인터넷 클릭 한번이면 저런 시체들을 구경할수있고 옛날에는 마차타고 구경갔으니...
방구석에 앉아서 시체사진을보며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과 저들의 차이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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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오랑캐놈들ㅋㅋㅋ유교사상의 맛을 쬐끔만 좀 받아들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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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1
사람 죽은게 뭐 그리 좋다고 쳐보는지...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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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2
저땐 그게 자신이 아닌 남이였기에 신기하고 궁금했지만
전쟁으로 인해 자신도 죽을 수 있다는 걸 느낀 후로 멀리하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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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1.25
진짜 역사를 알면 알아갈수록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평가한다는게 얼마나 덧없는 짓인지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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