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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에 이혼 했다.

04355bb5 2018.05.25 1061

애는 없었고 재산도 각자 관리해서 

집만 우리 부모님께서 해주신 거라 나는 집에 그대로 살고 

전처만 나가는 거로 합의 봤자. .

숙려기간만 갖고 깔끔하게 헤어졌다. 


대학 CC였는데 아직 친한 친구들 말고는 아무도 알리지 않았다. 

못 알리겠더라. 회사에도 뭐라고 알려야겠지 싶더라. 

근데 전처는 아닌 가보더라. 주변 사람들이 어느 날 부터 와이프 안부를 안 묻더라.

2년 연애 했고 1년 동거하고 1년 결혼 생활했다. 

첫 눈에 반했고, 내가 만약 결혼이라는 걸 한다면 무조건 얘겠구나 하는 느낌이 왔었다.

그래서 쪽팔려서 못 알리겠더라. 


결과론적으로 보면 애초에 결혼을 물러야할 징조가 있긴했다. 


연애때 

나만 보면 히죽히죽 웃던 애였고, 나 몰래 자취방에 와서 방 싹치워주고 

밥에 반찬까지 해놓고 가더라. 

그럼에도 어쩌다 못 지운 전 여친 흔적 때문에 몇날 며칠을 갈굼당했는지 모르겠다.

만나는 횟수가 줄었다고 화냈기도 했다. 어느 날부터 친구랑 게임한다고 혼났다.


동거를 했다. 

내가 취직하고 바빠지니까 만나는 시간을 내기 힘들어서 아에 들어와 살라고 했다.

며칠씩 지내다 가다 하다가 어머니께 말씀드리고 조부모님께도 말씀 드렸다. 

전처는 집에서 취업 준비하면서 집안 일을 했다. 

디자인 회사라서 여초였는데 여자가 많아 의심을 했다.

집에 가면 회사에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다 보고해야했다.

그리고 정말 변기에 오줌 튀는 것 만으로도 싸웠다.

20L짜리 쓰레기 봉지 사와야하는데 10L짜리 봉지 사왔다고 혼났다.

매일매일 싸웠고 밤에 미안하다고 싹싹 빌면서 어쨌든 풀었다.

가끔 싸워서 집에 안 들어온다고 그랬는데 그러면 자기 집이 아니라

우리 부모님 집에 가서 잠자고 오더라. 


결혼을 했다. (동거까지 하고 왜 이혼 하냐고 저번에 댓글 달려 있던데...)

전처가 대기업 취직을 하면서 식을 올렸다. 

처가 쪽은 처음에 내가 맘에 안 들었는데 사람 성품보고 결혼 시켰다고 얘기하더라.

초봉이 4년차 내 연봉이랑 비슷했다. 어쨌든 그 문제는 아니었다.  

전처가 새벽에 출근해서 밤 늦게 퇴근을 했고

상대적으로 널널한 내가 하나씩 다하더니 결국 모든 집안 일을 다했다.

일이 힘들다니까 아무 말도 안했다. 

서로 하루에 얼굴보고 30분 대화가 전부였고 성관계도 점점 줄었다. 주말에는 뻗었다. 


일이 익숙해지니까 슬슬 퇴근하고 와서 푸념을 늘어놓더라. 

그리고 잔소리가 다시 시작되더라. 

잠자리를 가져보려고 건들면 건들지 말라고 화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임계점에 왔고 내가 화를 냈다.

잔소리가 기분 나빠져서 하는 소린데 내가 그 말을 어떻게 가만히 듣고만 있냐?

라면서 3년 만에 처음 화를 냈고 어느 날은 핸드폰 집어 던지는 내 모습도 발견하게 되더라. 

대화가 점점 없어졌고 각방도 썼다. 


아내가 이혼하자더라. 

나는 세상 대부분 부부들이 이러다가 풀리고 나중에는 애만 보고 산다고 말했다. 

나는 아직 20대인데 친구들이랑 어울리지도 못하고 주말에 집에만 있고 이게 사는 거냐면서 얘기하길래

알았다고 이혼하자고 했다.  몇 줄로 끝냈지만 이 싸움이 두 달갔다. 


숙려기간 동안 전처는 짐을 뺐고 

그때만 해도 이혼이 실감나지 않았다. 

그리고 도장찍은 날 플스4 샀다. 

집 치울 이유도 사라져  

정말 20대때 처럼 살았다.

외롭냐고 물어보면 그런 건 없었고 후회도 없었다. 

정말 나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니까.


근데 그 뒤로 머리가 너무 아프고 어지러워서 병원에 갔다. 

동네 병원에서 못잡는다더라 그래서 대학병원에 가서 CT를 찍었다.

혈압이 145까지 올라갔고 그 사이에 머리 아프고 어지러워지는 주기가 짧아지고 있다. 

이따 결과 보러 가는데.. 솔직히 30대 중반에 겁이 난다.. 

 


   

 

33개의 댓글

8ae97437
2018.05.25
땅땅땅
0
f4b6e123
2018.05.25
0
398c9b51
2018.05.25
ㅊㅋ

글은 너무 길어서 안읽음 ㅋ

3줄 요약이라도해라
0
04355bb5
2018.05.25
@398c9b51
3줄로 요약이 될 정도면 이혼할리가 없지.
0
40d2ebfc
2018.05.25
@398c9b51
동거해도 이혼 할 수 있다
0
cb9f1c09
2018.05.25
@398c9b51
잘쓴글이야 읽어봐
0
173ac1ae
2018.05.25
크..
0
fee37b0e
2018.05.25
탈출 축하한다 같은역사를 반복하지 않고 살아라
0
04355bb5
2018.05.25
@fee37b0e
고마워.... 이제 건강만해지고 새출발해야지..
0
0211a18b
2018.05.25
아조씨 나중에 술한잔 해요
0
04355bb5
2018.05.25
@0211a18b
내가 건강해지면 ㅠ.ㅠ
0
3a28e8c1
2018.05.25
진지하게 충고한다 혈압관리 하고 스트레스관리 해라...나 술 담배안하고술은아에 안하진않고한달에 두번먹으면 그건많이마신달.폭음절대안함술먹고 실수해본적도 없음필름끊겨본적없음뇌출혈가족력없는데 서비스업일하느라 스트레스 존나 받아서그런가 30살에 뇌출혈왔다...
한5년됬는데 아직도 재활치료 받으러댕기고 있다...
0
04355bb5
2018.05.25
@3a28e8c1
나도 사실 그게 두려워.... 다른 건 안그러는데 이럴 때 혼자라는게 되게 외롭더라.
0
3a28e8c1
2018.05.25
@04355bb5
혼자살려면 보험하고건강관리 잘챙겨라 특히나 간병인비용지원되는건꼭들어놔라..
나 뇌출혈터졌을때3천나왔는데중환자실비랑수술비 간병인반년쓰니까 3천다 날라가더라다날라가고 그뒤에 적그마나뿌셔서 썻다ㅋㅋㅋㅋㅋ
큰병걸리면 병원비도병원비지만 간병인비용이 제일크다...
0
d9219adf
2018.05.25
힘내세요 아조씨 싱글로 살던지 다시 재혼하게되더라도 좋은일만 생기시길
0
04355bb5
2018.05.25
@d9219adf
일단 지금은 재혼하는 사람은 무슨생각으로 또 할까싶어..
0
8ece846f
2018.05.25
잘보고 갑니다
0
73e05311
2018.05.25
고생했다
0
40583a98
2018.05.25
지옥탈출 넘버원 이혼 빨리 잘했네
이혼사실 숨길필요가 없어 지금 이순간에도 전처는 너는 씹새끼로 만들면서 뒷땅까고있을수도있음
0
9416a6e2
2018.05.25
비혼이 답이다
0
86190284
2018.05.25
빨리 건강 회복하고 즐기면서 살자 홧팅!
0
e66df91d
2018.05.25
비혼이 미래다

동거해도 이혼은 얼마든지할수있지 요즘은 더 가능성이 높아지고

동거때는 헤어지고싶으면 언제든지 가능했지만 결혼 후는? 집은 어떻게 정리하고 재산분할은 어떻게하고

자식까지 있다면? 스트레스가 동거시절보다 수십배 빠르게 치솟겠지 그치만 쉽게 헤어지지못해서 높게 치솟은 스트레스는 떨어질줄을 모르고

몸 관리 잘해라
0
f3fecd3e
2018.05.25
아저씨 놀쟈놀쟈
0
ef0d4b53
2018.05.25
기운내라, 넌 잘못한게없다
0
04355bb5
2018.05.25
@ef0d4b53
그러게.. 그냥 지금은 몸아픈게 제일 걱정이야.. 이러다 죽으면 누가 내 시체는 찾아주나 싶은거
0
06255b02
2018.05.25
스트레스성 고혈압. 일시적인거임
0
04355bb5
2018.05.25
@06255b02
그랬으면 좋겠어.. 일본 여행 예약해놨는데
0
06255b02
2018.05.25
@04355bb5
울 아부지도 IMF때 고혈압 판정 받았었는데 멋모르고 약 처방 받음.

근데 한달 뒤에 멀쩡하네?
0
43a0d445
2018.05.25
글 겁나 덤덤하게 잘썼네
0
c2735d08
2018.05.25
형님 반찬도 몰래해주고 할 정도의 전처가 동거까지했는데 그 애틋함과 추억이 여자가 달라지며 삼켜질만큼 한순간에끝이나나요?
저도 현여친 진짜 얘만한 애는 두번다시 만날 기회없을것같아 붙잡고 결혼까지가고싶은데 지금여친이랑 비슷해서 물어봅니다
0
04355bb5
2018.05.25
@c2735d08
상황에 따라 다른 거지... 나도 3년을 받아줬는데 1년이 스트레스를 받으니까 그걸 화내고 상대쪽에서는 내가 변했다고 믿고... 돌이켜 생각해보면 내가 쌓고 있는게, 그게 터졌을 때 상대가 나를 받아 줄 수 있을까? 그걸 생각해 봐야할 거 같아.
0
393903ac
2018.05.25
옛날이나 애를보며 산다고 했지 지금은 시대가 틀려졌음 이혼하는사람 태반임..안맞으면 이혼도 주둥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침과 같음
0
a5bd0c01
2018.05.25
냉정하게 말하자면 님은 물론 최선을 다했지만 님 잘못 100퍼임. 그런 여자였단 걸 뒤늦게 안 것 또한 님 잘못. 님한테 뭐라 하고 싶은 게 아님. 그냥 잘못된 인연이었던 거임. 근데 그 탓을 평생 가도 못고치는 그 여자한테 떠넘길 순 없잖아. 그런 여자를 만난 님 탓인 게 되는 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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