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가 생각나 늦은 밤 귀갓길에 남부지검건물을 한 바퀴 돌았다. 너무 우울했던, 혹은 깊게 절망했던, 혹은 과히 피곤했던 누군가가 여기 있었다.
그의 자리는 최대한 빨리 치워졌고, 고깔들과 테이프, 급하게 재배치된 보도블럭들이 시치미를 떼고 있었다.
길건너에서는 지방선거를 위해 활짝 웃고 있는 후보자가 있었다. 산 사람들은 계속 살아야하니까, 라는 이유를 나도 함께 긍정한다.
하지만 막힌 출입구의 빈 의자와, 환한 정문 한가운데 덩그러이 놓인 담배꽁초들은 외친다. 병풍 뒤에 누군가가 누워있다고, 우리는 그를 안다고.
나도 말해주고 싶다. 나도 같은 기분을 느낀 적이 있다고, 우리 같은 사람은 수천년 전에도 있었고 수만년 뒤에도 있을 것이고, 지금도 여럿 있다고. 그 묘한 인류애는 당신을 구하기에 부족했지. 하지만 나는 절대 죽지 않을거야. 자살한 가수가 부른 노래를 들으며, 자살한 시인의 시구를 떠올리면서, 자살한 선대의 후손으로 외로움을 모르고 계속 살아갈거야.
3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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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완
후 나도 요즘 살기 ㅈ같은데 위로가 된다..그래 힘내자
케말파샤
계속 살아가는거야 남들 구둣발을 핥으면서 설령 누구에게도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꾸역 꾸역 하루를 버티고 또 버티고 하다보면 보람따윈 없더라도 날 괴롭힌 인간들이 약올라 죽을지경인 모습을 떠올리며 그렇게 살아갈거야 그리고 우리는 제일 늦게 죽을거야
지능이낮음
누가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