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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부자가 만드는 술, 꼬냑 헤네시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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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 할 술 이야기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꼬냑, 헤네시에 대한 이야기야.

 

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들어보거나, 아버지 찬장에서 꺼내마시면 호적에서 파버리는 술로도 유명하지.

 

사실 알고보면 그렇게까지 비싸지는 않지만, 비싼 건 오지게 비싼 술 헤네시에 대해서 그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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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헤네시는 유럽 최대의 사치재 그룹인 LVMH 소속의 브랜드이자, 이 브랜드의 대표격인 브랜드이기도해.

 

애초에 LVMH가 Louis Vuitton Moët Hennessy 의 약자이기도 하지.

 

작년에 포브스지 선정 억만장자 리스트 1위를 한 아르노 회장이 있는 그룹으로, 말 그대로 사치품에 사치품을 위한 그룹이라고 할 수 있어.

 

물론, 헤네시가 처음부터 저 기업 소속이었던 건 아니지.

 

그럼 헤네시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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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네시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꼬냑이지만, 의외로 창업주 리쳐드 헤네시는 리쳐드라는 이름을 보면 알겠지만 아일랜드 출신의 군인이야.

 

1724년생으로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원래 아일랜드의 가톨릭신자였는데, 1688년 명예 혁명 이후 그 여파로 프로테탄스가 득세하고 가톨릭이 억업받는 현실속에서 19살의 나이로 프랑스로 튀었지.

 

이후 프랑스군에 투신하여 아일랜드 여단 클레어 여대에서 군장교로 복무했고, 1745년 퐁트누아 전쟁에 참여하면서 꼬냑을 생산하는 샤랑트 지역에 정을 붙였지.

 

퇴역한 후에는 군장교를 하면 번 돈으로 무역업에 뛰어들었는데, 사촌인 제임스 헤네시와 함께 플랑드르(현재의 네달란드)에서 무역업을 배우고, 1765년에 다시 샤랑트 지역으로 돌아와서 정착했어.

 

이후에 꼬냑 무역업에 뛰어든 헤네시는 자체 생산한 꼬냑을 영국에 파는 영업을 했는데, 이게 대박을 쳤지.

 

프랑스에서도 꽤나 인기가 있었지만, 영국에서는 더욱 큰 인기를 누렸는데 당시 미대륙의 7년 전쟁의 여파로 럼의 수입이 어려워지자 좀 더 비싸지만 구하기 쉬웠던 꼬냑에 대박을 친거지.

 

이후에 럼의 수입이 정상화되고 진이 치고 올라올 때도, 꼬냑은 단순 증류주가 아닌 고가의 사치품으로 취급되었고 상류층들의 필수품이 됐어.

 

참고로 이 꼬냑의 성공에는  Jean Fillioux라는 마스터 블랜더가 있었는데, 이 장퓨의 가문은 이후 250년간 헤네시의 마스터 블랜더로 혁혁한 공을 세우고 본인들만의 꼬냑, Jean Fillioux를 만들기도 했지.

 

Jean Fillioux 꼬냑 진짜 맛도리니까 있으면 사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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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1840년대에 들어서 헤네시는 세계 최고의 꼬냑 브랜드가 되었어.

 

전 세계에서 팔리는 꼬냑 가운데 4병 중의 1병은 헤네시였을 정도로 시장을 잠식했지.

 

그리고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서 꼬냑과 브랜디의 생태계를 변화시켰어.

 

일단, 원래는 한 오크통 단위로 판매하던 꼬냑을 병 단위로 판매를 시작했고, 또한 꼬냑의 등급에 대해서도 지금의 표준이 되는 기준을 만들었지.

 

V.S.O.P가 바로 그거야.

 

1817년, 조제 4세가 헤네시에게 영국에서 유행하던 쉐리와인 중에 좋은 것을 뜻하던 "매우 우수하게 숙성된 원액(very superior old pale)"을 생산해달라고 요청했을 때 거기서 영감을 받아서 만든 등급이지.

 

또 1865년에는  ☆☆☆를 당시 라이벌이던 마르텔과 함께 처음 사용하기도 했어.

 

덕분에 꼬냑의 등급이 존나 지맘대로인 지금 사태를 만들기도 했지만...뭐.

 

아, 그리고 1870년에는 장기간 숙성을 거친 원액으로 만든 꼬냑에 X.O(extra old)라는 단어를 처음 붙인 것도 이 헤네시야.

 

꼬냑의 역사에 있어서 실로 큰 행보들을 남긴 회사라고 볼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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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헤네시는 단순히 생산자가 아니라 네고시앙(중개자)의 역할도 겸임했었는데, 이게 지금에 와서는 헤네시가 욕을 먹는 이유 중의 하나가 됐어.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꼬냑이다보니까, 자기들 증류소에서 만든 원액만으로는 공급을 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니까 다른 군소 증류소에 하청을 줘서 원액을 사온 다음에 블렌딩을 하는 거지.

 

덕분에 헤네시는 자기들이 직접 만드는 꼬냑이 아니라고 욕을 먹기도 해.

 

원액 생산이 중요한가, 블렌딩이 중요한가는 꽤나 중요한 문제 중 하나지.

 

실제로 고집있고 전통적인 꼬냑 회사들 같은 경우에는 아예 자기들이 소유하고 있는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원액을 만들고 증류하는데, 헤네시의 행보는 정 반대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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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07년, 선조 리처드 헤네시의 5대손, 킬리안 헤네시가 태어나.

 

1944년부터 사촌과 함께 회사를 운영했던 그는 1946년 중국을 방문하고 거기에 헤네시를 소개해서 시장을 개척했지.

 

참고로 중국은 현재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꼬냑 시장이야.

 

그리고 이 사람이 그룹을 이끌게 된 뒤, 1971년에 모엣 샹동 샴페인과 합병을 주도 했고, 이로 인해서 모엣 헤네시라는 프랑스 최대의 주류그룹이 탄생하게 되지.

 

가장 유명한 꼬냑과 가장 유명한 샴페인 회사의 결합은 주류계의 럭셔리한 이미지에 정점을 찍게 되고 이내 1987년에는 루이비통과 합병을 주도하면서 말 그대로 럭셔리란 무엇인지 보여주는 그룹, LVMH가 탄생하게 되.

 

하지만 1988년, 무리한 인수합병 탓인지 경영위기에 직면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크리스챤 디올의 오너이자 현 이 그룹의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가 기네스의 지원을 받아서 LVMH를 인수하게 되지.

 

일명 LVMH 사건이라고 불리는데, 프랑스의 전통적인 브랜드 회사가 외국 회사의 지원을 받는 사람에게 넘어간 사건으로 당시 프랑스 대통령이던 프랑수아 마테랑이 TV연설에서 언급을 할 정도의 큰 사건이었어.

 

이로 인해서 헤네시 가문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킬리안 헤네시는 2010년 103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지.

 

참 오래산 할아버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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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네시라는 꼬냑의 특징은 미쳐버린 마케팅에 있어.

 

세계에서 가장 큰 꼬냑 회사다보니, 증류소 지하실에서는 470,000개의 오크통이 보관되어 있다고 하지.

 

여기서 선별된 특별한 꼬냑 원액들을 배합해서 최고급 크리스탈 잔에 넣어서 만든 리쳐드 헤네시는 말 그대로 부의 상징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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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왕이라는 괴작 만화에서는 이걸 원샷하는게 나오는데 시발 돈 지랄임.

 

미친 새끼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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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헤네시는 미국의 래퍼들에게 있어서 힙합의 플랙스를 상징하는 술이기도 해.

 

흑인 래퍼들에게 헤네시는 성공한 부의 상징 같은 느낌의 술이라서 온갖 뮤비에 등장하고 가사에서 헤네시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지.

 

이전에 돔페리뇽 그룹이 "흑인 딴따라 새끼들이 우리 술 마시는 거 불편하다." 라고 발언했다가 빡친 제이지가 아르망디를 인수해서 띄워버린 것을 보고 배운 바가 있는지, 헤네시는 래퍼들에게 굉장히 친화적인 술이야.

 

나스 에디션을 내거나 뮤비에 협찬을 할 정도로 말이지.

 

참고로 나스는 헤네시의 홍보대사 중 하나야.

 

괜히 세계 최고 부자가 되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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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가끔은 모르겠는게, 이건 헤네시 VS "44" 에디션이야.

 

버락 오바마 미국 44대 대통령의 취임을 기념해서 나온 술인데...음...까맣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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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투팍도 헤네시를 좋아했어.

 

여러 곡에서 헤네시 한잔 하고 진정하라던가 하는 가사가 있지

 

https://www.youtube.com/watch?v=Y_JQQxvYu5E

 

거기에 헤네시라는 노래가 있을 정도로, 미국내 성공한 흑인들 사이에서는 헤네시를 마시는 게 유행했지.

 

 

 

헤네시 가문의 8대손, 모리스 리쳐드 헤네시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헤네시라는 단어가 노래에 잘 어울린다." 라고 말했고, 헤네시를 가사에 써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운 사람들."이라고 칭했지.

 

공짜로 광고를 해주는데 고맙긴 할거야. 돔페리뇽과는 참 상반된 반응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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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네시의 또다른 최고급품, 파라디 같은 경우에도 한 병에 200만원 상당의 가격을 자랑하는데 그 맛이 실로 뛰어나서 좋아하는 사람이 많았지.

 

참고로 전 세계에서 헤네시 구매에 가장 많은 돈을 쓴 사람은 우리에게도 굉장히 친숙한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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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돼지아빠가 바로 그 주인공이지.

 

연간 70만 달러 상당의 헤네시 꼬냑을 구매하면서 헤네시 최고의 개인 고객이었다고 하더군.

 

이런거 저런거 다 제껴두고 생각해보면, 그 양반이 맛없는 걸 비싼 돈 주고 마시진 않을테니 나름 맛이 보장되어 있다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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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헤네시는 아무래도 헤네시 X.O일거야.

 

과거에는 국내에서 구할 방법이 없이 해외에서 사오거나 면세점에서 사야하는 품목이었던 만큼, 고급품의 대명사였지.

 

아버지 술장에 최상단에 위치한 술이면서 함부로 꺼내 마시면 안되는 술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덕분에 지금도 고급 술의 대명사가 됐어.

 

하지만 실제로는 시중에서 구하면 한 병에 30만원 중반대에 구할 수 있는 비싸기는 하지만 생각보다 그렇게 비싸지는 않은 술이야.

 

특징으로는 굉장히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있는데, 혹자는 가당을 했다고 하기도 해.

 

실제로 마셔보면 나오는 단 맛은 원액 자체의 맛이라고 생각하기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맛은 있으니까 기분을 내고 싶은 날이면 하나 정도 사는 건 나쁘지 않을거야.

 

 

 

 

 

또, 바텐더를 하다보면 종종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누군가에게 선물하려고 하는데 무슨 술을 사야할까요?" 인데, 내가 가장 추천하는 술이 헤네시 X.O야.

 

일단, 상대가 술을 빠삭하게 좋아하는 경우가 아니고 그냥 일반적으로 좀 어르신에게 드릴 선물로는 이만한게 없어.

 

누구나 들어도 아는 술 + 고급술 이라는 이미지 + 부드럽고 단 맛 이 3박자로 선물용 술로는 최고라고 할 수 있지.

 

가격도 선물용 치고는 꽤나 리즈너블한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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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6월이고, 슬슬 날도 더운데 오늘은 흑형들 스타일로 헤네시 & 코크를 마시면서 노래나 들으면서 하루를 마무리 하면 어떨까?

 

심플하지만 꽤나 즐기기 좋은 방법이니 남는 헤네시를 소비할 떄는 콜라를 타서 먹도록 하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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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개의 댓글

2024.06.03

바로 투팍생각 했는데 역시

0
2024.06.03

난 버번제외하면 언제나 콜라보단 사이다가 좋더라 스프라이트나 칠성

오늘도 칠성제로에 조니블랙 마셔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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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헤네시 브솦이 날이 갈 수록 설탕물처럼 느껴지는데 제품이 다운그레이드 되고 있는 걸까 내 혓바닥이 망가지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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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브랜디가 확실히 위스키보다 입문장벽이 낮은거 같음 흔하게 보기가 좀 그래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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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3

야왕인가 다른 만화인가에서 리샤르 리샤르 해대서 도대체 먼가했더니 리차드 헤네시였나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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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4

예전에 함 찍먹해보려고 출장 갔다오면서 vsop함 사봤는데 내 입맛엔 살짝 밍밍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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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4

추천하려 로그인 합니다

까뮤도 가능하실까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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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4

카디비 여동생 이름이 헤네시더라 그래서 본인도 바카디로 불렸는데 나중에 카디비로 이름냄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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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개추

옆 동네지만 아르마냑 정말 좋아하는데 우리나라서 이젠 구하기가 너무 힘든 술이 되어버렸다.

매물이 없어서 비슷한 꼬냑으로 넘어가는데 너무 비싸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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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헤니에 립톤 홍차 쓰까무면 또 그게 그렇게 잘 꿀떡꿀떡 넘어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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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5

원액이냐 잘 섞기냐 문제다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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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관적인 맛은 좋은데 뭔가 2% 부족해서 더 고급라인 찾게 되는 게 문제인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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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7

장퓨 안그래도 찾는 사람 많아지는데 더 유명해지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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