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3년도 였던걸로 기억해

당시 우리 사단은 00사업이라고 DMZ 내부에서 북괴 땅굴을 찾아내는 대규모 작전을 진행하고 있었어.

그래서 당시 DMZ 내부엔 공병대대, 시추대대, 수색대대가 한꺼번에 들어와있었고, 각종 시추장비등 많은 인원과 장비가 들어와있었지.

공병대대는 주로 지뢰제거와 포크레인이 들어와서 시추장비가 들어 올 수 있도록 길을 내고 매복호와 진지를 만들었고, 내가 있던 수색대대는

돌아다니며 지뢰제거와 시추작업을 진행하는 인원들에대해서 경계를 제공해주곤 했었어.

이 00사업이 되게 큰 사업이였고, 이 덕분에 3개 중대 모두가 작전에 투입되는 아주 바쁜 나날이였어.

낮에는 공병과 시추대대 아저씨들 따라다니며 이동 경계지원해주는 인원과, 새로 구축된 매복호에서 매복하고 있는 인원과 야간에는 적침투조가

시추장비를 파괴하거나 노획할까봐 매복등, 24시간 DMZ에서 뺑이치는 나날이였어

어느 날은 공병대대 아저씨들이 새로운 땅굴 의심지역이 있다고 그 구역을 밀어내고 시추장비가 들어와야한다는거야.

그래서 따라가서 경계를 해주고 있었는데 그 위치가 아군GP에서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있었고 아군GP 전방초소에서 훤히 보이는 위치에 있었어.

무튼 그렇게 공병아저씨들이 포크레인이랑 지뢰탐지기를 들고와서 땅을 뒤집어 까고 있는걸 보면서 멍때리는데 그 날따라 유난히 배가 아픈거야.

DMZ내에서 화장실이 있을리도 없고, 주로 수색대대나 수색중대가 돌아다니는 보급로나, 수색로등 정해진 곳으로만 다니는데, 이 땅굴탐지하는 00사업은

아예 새롭게 개척하는 부분이라 작업하고 있는 구역 외에는 어디에 지뢰가 있을지도 모르고, 어디까지가 안전구역인지 애매한 위치였어

그렇다고 공병아저씨한테 ' 저 똥마려워서 쌀려고하는데 여기 지탐돌리셨나요? ' 라고 물어 볼 수도 없고 일단 존나 참았지.

근데 참고 참아도 도저히 못참겠는거야 똥을 참다보면 몇번의 고비가 오잖아. 버티고 버티다가 이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생각을 했지.

1. 참고 바지에 똥을 지리자.

2. 그냥 어디든 풀숲에 들어가서 똥을 지리자.

그러다 바지에 싸는 것 보다 어디에 지뢰가 있을지 모르는곳에서 똥을 싸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후임병에게 누가 오는지 좀 봐달라고하고 작업하는 곳에서 조금 벗어나 풀숲으로 들어가서 똥을 쌌지.

두근두근거리면서 지뢰때문에 발목이 날라가는 것보다 이제 이 똥을 싼다는 생각에 더 두근두근했었어. 무튼 그렇게 질펀하게 똥을 싸고 

대충 풀잎으로 슥슥 급하게 마무리하고 수통에 있는 물로 손을 행구고 영역표시한곳을 슥 보고 돌아오려고 하는데

저 뒤편에 아군GP 전방초소에서

근무자 2명이 감시장비로 날 보고 있는거야;

내 시야에선 풀숲때문에 앉아서 보면 안보인다고 생각했는데 GP는 높은곳에서 아래쪽을 바라보니 내가 똥싸는게 실시간으로 잘 보였던거지

내가 전방초소 쳐다보면서 속으로 아시발 다봤겠네; 이러고 있는데 걔네가 웃는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손을 막 흔들어주는거야

마치 너가 DMZ에서 싸지른 똥을 나는 잘 보았다. 시원했냐? 이런 느낌으로

나도 손을 흔들어주면서 씨익 웃어주고는 다시 돌아갔었지.. 지금 생각해보면 참 급똥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