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조선 시절 잔다르크 이야기 애국부인전 제팔회

각설. 이 때 연설장에서 여러 인민들이 일제히 약 원수의 군사 됨을 자원하는 자가 분분하거늘 원수가 일러 가로되,

 

“그대들이 이제 군중에 들어와 나라를 위하여 전장에 나가고자 할진대 마땅히 죽기를 동맹하고 일심 병력하여 적군을 파할지니 오늘부터 항오를 차려 군령을 복종하고 기율을 문란치 말라.”

 

하고 이날 행군할 새 원근 촌락에 있는 백성들이 양초와 기계 등속을 가지고 모두 원수의 군중에 바치는 자가 낙역부절하더라. 원수가 아리안 십 리 밖에 이르러 진을 머물고 적진을 살펴보니 만산편야한 것이 다 영국 군병이라. 기치창검은 일광을 가리고 금고함성은 천지진동하는데 일편 외로운 성에 살기 참담한지라. 원수가 제장을 불러 상의하되,

 

“이제 영군의 형세 심히 굉장하여 낱낱이 날래고 싸움 잘 하는 군사 뿐 더러 병기도 다 정리하니 형세로 하면 능히 이기지 못할지라. 우리는 다만 애국열혈로 빈주먹만 쥐고 죽기를 무릅써 일제히 앞으로 나아갈 따름이니 비록 칼과 창이 수풀 같고 화살과 탄환이 비 오듯 할지라도 한 걸음도 물러갈 생각 말고 다만 앞으로 나아가자.”

 

하고 각각 군장을 단속하여 적진으로 달려드니 사람마다 애국하는 열혈이 분발하여 죽을 마음만 있고 살 생각은 없으매 날랜 기운이 충천하여 한 아이 백을 당할 듯한지라. 영국 군사가 아무리 많고 날래나 이렇게 죽기로 싸우는 사람을 어찌 당하리오. 원수의 들어오는 형세 바다에 조수 밀듯 하매 영국 군사가 자연 한 편으로 헤어지며 분분히 흩어지는지라.

 

 

각설. 이 때 아리안 성이 에움을 입은 지 이미 일곱 달이라. 타처 군사가 구원치 않고 군량 오는 길도 끊어져 장졸이 다 주리고 곤핍하여 형세 심히 위태하니 장차 조석에 함몰할 지경이라. 비호로 공작이 근심을 이기지 못하여 홀로 성루에 올라 적진을 살피더니 홀연 어떠한 장수가 금개 은갑으로 백마에 높이 앉아 우수로 장검을 두르며 좌수로 몸기를 집고 군사를 몰아 비호같이 들어오니 영국 군사 분분히 추풍낙엽처럼 흩어지며 물결같이 헤어지는지라.

 

공작이 크게 놀라 의심하되 ‘어떠한 장수가 저렇듯이 영웅인고, 혹 꿈인가’ 눈을 씻고 자세히 살피니 일개 여장군이 분명한지라. 대단 의심할 즈음에 원수 벌써 성문에 이르렀는지라. 공작이 급히 문을 열고 원수를 맞아 전후사정을 낱낱이 들으매 모두 원수의 애국충의를 흠탄하여 가로되,

 

“원수는 천고 여중 영웅이요, 절세 호걸이라. 원수 곧 아니면 우리 아리안 성 중 사람은 다 도마 위에 고기가 될 것이요, 법국이 다 멸망할 것을 하늘이 원수를 보내사 우리 법국을 구제하심이라.”

 

하고 인하여 손을 잡고 술을 내어 군졸을 호궤할 새 원수 가로되,

 

“적병이 아직 성외에 있으니 내 마땅히 힘을 다하여 적병을 소탕하고 강토를 회복한 후에 국왕을 받들고 군신이 일체 쾌락하게 하리라.”

 

하고 즉시 황금갑을 입고 백마에 올라 우수에 칼을 잡고 좌수에 몸기를 들어 군사를 지휘하며 성문을 열고 내달아 좌충우돌한대 영국 장군이 군사를 나눠 좌우 날개를 베풀고 맞아 싸우거늘 원수가 기병을 몰아 그 중간으로 충돌한대 영국 장사가 다투어 원수를 사로잡고자 하여 사면으로 분주하니 원수는 몸이 나는 제비같이 동에 번뜩 서에 번뜩 칼 빛이 번뜩하면 적병의 머리 낙엽같이 떨어지니 영국 장졸은 정신이 현란하여 진이 어지럽고 항오를 잃는지라. 원수가 그제야 기병을 돌려 좌우로 치고 또한 보병을 불러 앞뒤로 지치니 영군이 대패하여 분분히 도망하는지라.

 

원수가 그 군량과 기계를 모두 빼앗아 성중에 들인데 성 중 장졸이 오래 주리다가 무수한 양식을 보고 또한 영군의 패함을 보매 만세를 부르는 소리 우레같이 일어나며 용맹이 백 배 더하더라. 원수가 이튿날 또 영군과 싸워 수십 합에 영군이 또 패하여 도망하거늘 원수 장사를 거느리고 뒤를 쫓아 충돌하다가 별안간 복병이 일어나며 화살이 비 오듯 하되 원수가 겁내지 않고 좌우로 음살 하더니 홀연 화살이 날아와 왼 팔을 맞히매 원수가 말에 떨어지니 영국 장수가 원수의 가진 몸기를 앗아 도망하는지라.

 

원수 홀연 몸을 솟구쳐 말안장에 뛰어 오르며 오른손으로 화살을 빼어 버리고 금포 자락을 찢어 팔을 싸고 나는 듯이 말을 달려 영국 장수를 베이고 몸기를 도로 빼앗아 본진에 돌아오니 양국 군사가 바라보다가 모두 이르되 ‘원수는 귀신이요,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

 

이 때 영국 새가로 장군이 법국에게 여러 번 패하매 필경 이기지 못할 줄 알고 남은 군사를 거두어 라아로하[1]를 건너 도망하니 이때는 일천사백이십구 년 오월 팔일이라. 이에 아리안 성에 에움을 푼지라 법국 사람들이 약 원수의 공을 생각하여 약 원수의 별호를 아리안이라 부르고 큰 비를 세워 약 원수의 공을 새겨 천추만세에 기념하며 손을 잡고 술을 빚어 삼일을 대연 하고 만세를 부르며 무한히 즐기며 이로부터는 원수의 명령을 복종치 아니하는 자가 없더라.

 

정히 일조에 능히 중흥할 업을 심으매 만세에 오래 불망할 비를 세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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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곧 루아르 강La Loire이다.

1개의 댓글

2019.06.16

이렇게보니까 홍계월전이 따로없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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