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해리 터틀도브의 대체역사소설 열전 시리즈 1부

 https://www.youtube.com/watch?v=KpgyRjHJp-k

 

 일전에 개인적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주제를 써달라고 요청하신 분이 계셔서, 한번 다뤄보려고 하는데, 관련해서 좀 조사를 해보다가 우연히 핵전쟁을 다루는 재밌는 소설을 하나 알게되어서 맛보기로 먼저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오늘 다룰 작품은 해리 터틀도브의 대체역사물, 열전(The Hot War) 시리즈입니다. 해리 터틀도브는 사실 한국에서는 대체역사물보다도 SF작가로서 유명합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에 널리 알려진 해리 터틀도브의 SF 단편 중에서 ‘가지 않은 길’이라는 작품이 있는데, 성간항해 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킨 테디베어를 닮은 상무적 성향의 전쟁광 외계종족이 2030년대의 지구에 학살정복하러 왔다가 전투종족 지구인들의 압도적 화력에 되레 역학살당해버리고,(우주를 항해기술은 고도로 발전해있지만 군사기술은 겨우 초기적인 화약무기 정도인게 너무 귀여워!) 

 

성간항해 기술마저 빼앗겨 버려서 마지막에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른거지” 하고 끝나버리는 그런 작품입니다. 이게 우리나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꽤나 인기를 끌었었는데요, 이 작품에 대해선 다음에 따로 이 작품과 비슷한 작품들과 함께 따로 엮어서 소개하는 영상으로 만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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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터틀도브의 '가지 않은 길'에 나오는 귀여운 머스켓 곰돌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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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폭탄 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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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작전명 폭풍224와 함께 북한군은 대대적으로 남침을 강행, 전면적 침공에 대비가 되어있지 않던 국군을 파죽지세로 격파했고, 27일 한강 인도교는 폭파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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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결의안 제83호를 통과시켜 한국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약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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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은 낙동강 인근에까지 다다랐고, 대한민국의 운명은 바람앞의 등불이었습니다, 마침내 9월 인천상륙작전을 비롯한 국군과 유엔군의 대반격이 성공적으로 시행되어 수도 서울을 탈환하고 평양을 점령했으며 기세를 멈추지 않고 북진을 거듭한 결과 압록강에까지 다다르는 등 전쟁은 대한민국의 승리라는 반전으로 귀결되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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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50년 10월, 최전방에 있던 군인들은 교전하는 적군의 입에서 중국어가 들린다는 사실을 깨닫게됩니다. 이윽고 엄청난 숫자의 중공군이 대대적으로 남하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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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수립된 신생국이었던 중화인민공화국이 북한을 도와 참전한 것이었습니다. 막대한 머릿수라는 이점에 더해 그들은 지난 수십년간 피비린내나는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에서 단련된 베테랑들이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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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공 연합군은 서쪽 청천강 전투에서 유엔군을 결정적으로 격파해 미군은 1만이 넘는 사상자가 생겨 이것 만으로도 이북지역을 전부 포기해야만하는 상황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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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장진호 전투에서는 무려 미군 3개 사단이 전멸하는 돌이킬 수 없는 패배를 하게됩니다.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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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투는 태평양전쟁 당시 ‘죽음의 바탄 행진’ 이후 미군 역사상 가장 참혹한 패배로 역사에 남았습니다. 이로 인해 흥남 철수는 실패로 끝났고 무수히 많은 미군과 민간인들이 삭풍 속에 고립돼 얼어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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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는 트루먼 대통령에게 만주에 원자폭탄을 투하할 것을 건의했습니다. “중공군의 보급을 차단하려면 B-29 폭격기로는 부족합니다. 원자폭탄으로 만주의 산업도시들을 쓸어버려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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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원자폭탄을 쓰면 스탈린도 보복으로 원자폭탄을 쓰지 않겠나?"

“소련은 우리에 비해서 원자폭탄 갯수가 턱없이 모자랍니다. 상대도 되지 않습니다. 서독에 탱크를 몰고 온다면 거기에도 핵 몇발 더 쏴버리면 됩니다.”

“흥남에서의 철수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핵을 쓸 일은 없었겠지.” 

트루먼은 작게 읇조리며 마침내 세계 3차대전의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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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1월 중국은 서울을 점령했습니다. 같은 달 23일에는 마침내 만주의 전략거점들에 미국의 핵들이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소련도 즉각 보복했습니다. 2월 1일, 영국의 에버딘과 노리치, 프랑스 낭시와 루앙, 서독의 아우크스부르크와 브레멘에 소련의 핵이 떨어졌습니다. 마침내 인류 최초의 전면적 핵전쟁이 시작된 것입니다. 

 

 

유럽의 국가들이 대대적인 핵폭격을 맞은 상황에서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의 강력한 결의를 보여주고 동맹을 결속하려했습니다. 그 수단은 당연히 핵폭격뿐이었습니다. 조국이 핵에 의해 초토화된 클레멘트 애틀리 영국 총리와 뱅상 오리올 프랑스 대통령은 나토 조약에 의거한 미국의 즉각적인 보복을 요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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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은 사흘 뒤인 2월 4일, 페첸가에 있는 폭격기 기지를 핵공격으로 파괴했고, 소련은 바로 사흘 뒤 엘멘도르프 미공군기지에 핵을 쐈습니다. 동시에 페첸가 공군기지의 존재가 소련 내에서 대중들에게는 군사기밀로 분류돼있었기에, 소련당국은 페첸가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무해한 민간인 마을 페첸가에 전례없이 잔인한 폭격을 가한 미제의 사악한 만행’이라며 내부적으로 선전했습니다. 미국은 또다시 미군기지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은 동유럽 소련의 위성국가들 핵을 세 발 투하했고, 소련은 서독을 전면침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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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적인 보복공격 속에서 트루먼은 서독으로 진군하는 소련의 막대한 인력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붉은 군대는 파죽지세로 서독을 점령해나갔고, 유럽의 그 어떤 군대도 소련군을 막아낼 수 있을 것처럼 보이지 않았습니다. 트루먼은 그래서 동유럽 각지의 소도시에 핵을 투하하며 내부반란을 유도했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소련의 분노를 돋굴 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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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은 분노를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표출했습니다. 미국의 전략폭격기인 B-29를 역설계해서 개발한 Tu-4에 위장도색을 해서 미국 공군인척 가장해 미국 본토로 날려보냈습니다. 그렇게 미국 본토에도 원자폭탄이 떨어졌습니다. 시애틀 , 포틀랜드 , 로스앤젤레스 , 샌프란시스코 , 솔트레이크시티 , 덴버 등 미국 서부에 있는 여러 대도시들이 타겟이 되어 핵폭발로 초토화되었습니다. 스포캔과 라스 베가스로 향하는 tu-4는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격추되었습니다.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대부분의 조종사들도 고국으로 돌아가진 못했고, 현지에 있는 성난 미국 군중들에게 분풀이를 당하는 끔찍한 운명을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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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보복작전을 개시했습니다. 블라디보스토크와 키예프의 항구가 초토화됐으며 소련지도부에 대한 참수작전의 일환으로서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에도 핵이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스탈린은 가까스로 살아남아 전쟁독려의 라디오 연설을 했고, 붉은군대는 여전히 유럽에서 오스트리아를 넘어 이탈리아에까지 진군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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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년 4월 소련은 파나마 운하, 수에즈 운하, 그리고 보르도에 핵을 투하했습니다. 미국의 해상보급을 절단내려는 시도였습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핵폭격으로 만신창이가 된 파나마를 방문해 위로했습니다. 그곳에서 트루먼은 파나마 대통령 아르눌포 아리아스에게 미국이 동맹국의 피해를 막지 못했던 것을 사과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련이 항복할때까지 미국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아르눌포는 그 말을 듣고 겁에 질렸습니다. 바야흐로 세상은 암흑의 시대가 되었습니다. 수없이 많은 역사적 고도들은 그을린 잿더미가 되었고 그 위에는 방사성 낙진이 눈처럼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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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1951년 6월 파리 개선문 근처에 소련의 핵폭탄이 떨어졌습니다. 히틀러도 하지 못했던 파리 파괴가 현실화되었습니다. 파리는 불타고 있었고, 에펠탑의 철골은 녹아내렸습니다.

 

 

 

 

2부에서 계속.

 

 

 

 

 

 

이미 영상으로 만들어 올린 글이기 때문에 유튭같은데에 퍼가진 말아주십사 합니다...

5개의 댓글

2024.01.27
0
202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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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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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8

너 글 잼나게 많이 썼더라.

2부 기다릴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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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1

50~51년이면 소련에는 Tu-4 밖에 없던 시절인데 대서양을 건너 미국과 파나마에 핵 투발이라... 뭐 귀환을 생각 안하고 편도로 비행시키면 가능하긴 하네. 동독 서쪽 경계에서 출발하면 파나마까지 딱 9300km인데 이게 Tu-4의 항속거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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