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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큐르의 왕, 베네딕틴 D.O.M 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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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 할 술 이야기는 리큐르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베네딕틴이야.

 

샤르트뢰즈를 흔히들 여왕, 베네딕틴을 왕이라고 부르는데 이건 사실 세계적으로는 없는 말이야.

 

이 별명은 일본에서 생긴 말인데, 샤르트뢰즈와 함께 리큐르들 가운데서 가격이 가장 비싼 편이라서 그런 말이 붙었지.

 

일본이 좀 이런거 붙이는 거 좋아하는데, 나름 간지나는 타이틀이라 제목에도 붙여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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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틴을 만든 사람은 알렉산드르 르그랑(Alexandre Le Grand)이라는 노르망디 지방의 상인이야.

 

그가 했던 말에 따르면, 프랑스 페캉 지역의 베네딕토 수도회에서 1510년, 돔 베르나르도 빈첼리라는 수도사가 만들던 엘릭서의 제조법을 그가 발견해서 복원했다고 하지.

 

프랑스 혁명 시기에 도망친 베네딕트 수도회 사람들이 팔았던 레시피를 찾아서 지역의 약사와 함께 다시 만들었다고 하는데

 

베네딕토 수도회는 이 말에 딱히 그렇다고 말하지 않고 있지.

 

진실은 모르겠어.

 

하여튼, 1863년부터 이 술을 만들어서 팔기 시작했던 르그랑은 이내 이 술의 가능성을 봤지.

 

1873년부터 이미 연간 생산량이 15만병이 되어버린 이 술은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고, 1875년에 상표권을 등록했지.

 

1882년부터 원래부터 성공한 사업가였던 르그랑은 이내 이 술을 만들 대형 공장 겸 자신의 취미 생활을 구가할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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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틴 궁전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 공장은 6년정도의 건설기간을 들여서 만들어졌지.

 

르그랑은 평소에도 예술 애호가였고, 자신의 산업과 예술을 결합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시켰지.

 

전통적인 고딕양식에 당시에 부릴 수 있는 사치문화를 더해서 만들어진 이 공간은 예전부터 내려오던 대성당의 스타일을 따라 만들엇지.

 

1882년이면 이미 고딕양식은 고전이 된지 오래였지만, 베네딕틴의 이미지에는 더할 나위 없이 어울렸고

 

1892년에 화재로 인해서 다시 한 번 네오 르네상스 형식과 고딕 형식을 같이 한 방식으로 보수했지.

 

지금도 이 공간은 베네딕틴을 생산하는 곳과 현대 미술 갤러리, 박물관 등이 혼합되어 있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지.

 

근데 여전히 베네딕트 수도회랑은 아무 상관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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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술 이야기로 돌아와서, 베네딕틴은 브랜디를 베이스로 27가지의 재료가 들어간 향신료야.

 

안젤리카(서양 당귀), 히솝, 레몬밤, 몰약, 사프란, 메이스, 전나무 솔방울, 알로에, 아르니카, 노간주나무 열매(쥬니퍼 베리), 찻잎, 타임, 코리앤더 씨앗, 정향, 레몬, 바닐라, 오렌지 껍질, 꿀, 레드 베리, 계피, 육두구 여기에 알려지지 않은 6가지의 재료가 추가 되서 만들어진 이 리큐르.

 

특유의 달콤하면서 쌉쌀한 맛이 특징이지.

 

베네딕틴은 칵테일을 만들 떄도 많이 사용되지만, 단독으로 마시는데도 무리가 없는 술이야.

 

술의 기원은 둘째치고, 맛으로는 확실한 녀석이지.

 

프랑스에서만 유행한게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행을 해서 지금 생산량의 75%는 수출이 되고 있는 술이지.

 

노르망디 지역에서는 이 술을 이용한 디저트나 요리들도 많은 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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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을 이용한 칵테일들이 여러개 있지만, 가장 심플하고 익숙한 칵테일이라면 역시 B&B 라는 칵테일이 있어.

 

아마 마비노기를 해봤다면 꽤 익숙한 이름일거야, 마비노기에서 요리로 나오는데, 거기에서는 푸스카페라고 해서 한 번에 마시는 스타일로 만들어진 게 나오지만, 보통은 브랜디와 베네딕틴을 섞어서 마시는 칵테일이지.

 

브렌디 & 베네딕틴이라서 B&B야.

 

베네딕틴이 가진 단 맛과 허브 맛이 브랜디와 함께 뒤섞여서 달콤하면서 도수가 있는 술이지.

 

때로는 불을 붙여서 따뜻하게 마시기도 하는 칵테일인데, 베네딕틴의 미국 판촉을 위해서 뉴욕의 21클럽이라는 바에서 만들어진 칵테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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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칵테일은 뷰 카레(vieux carre)라는 칵테일이야.

 

뉴올리언스에서 만들어진 이 칵테일은 옛 광장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어.

 

뉴올리언스는 전통적으로 프랑스 이민자들이 많았던 동네라서 프랑스어로 된 지명이 많았는데, 당시 프랑스 거주구역에서 있던 광장의 이름을 따온 칵테일이지.

 

한동안 잊혀져 있다가 00년대에 크래프트 칵테일 붐과 함께 다시 유행한 포비든 클래식이라는 장르의 칵테일이지.

 

한국에서도 2015년 쯤부터 알려져서, 이제는 클래식한 바라면 대부분 취급하는 칵테일이 되었지.

 

브랜디와 라이 위스키, 이탈리안 버무스에 베네딕틴과 페이쇼드 비터스를 이용해서 만드는 이 칵테일은 B&B보다 더욱 복잡하면서도 마시기 편한 스타일의 칵테일이지.

 

은은한 단맛과 술의 풍미가 매력적인 칵테일이니까 바를 가면 한번쯤 주문해봐.

 

그러면 바텐더가 "오우 술 좀 아는 놈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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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베네딕틴의 광고.

 

베네딕틴과 같이 먹었을 때 좋은 것들을 나열해놓은 심플한 광고야.

 

이것 처럼 어디에 넣어도, 뭐랑 먹어도 기본은 해주는 술인 만큼, 집에다 사놓고 만들 칵테일이 별로 없어서 묵혀두지 말고

 

콜라, 토닉, 커피, 소다 등을 타서 먹어도 괜찮아.

 

일단 병 디자인 자체가 있어보이는 디자인이라서 누가 왔을 때 대접하기도 좋고, 도수에 비해서 단 맛인데다가 기본적으로 수정과에 한약이 좀더 들어간 듯한 맛이라서 한국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익숙한 맛이라서 실패가 별로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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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틴은 의외로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아.

 

싱가폴에도 수출이 되던 베네딕틴은 만드는 과정에서 당귀가 들어간다는 것 떄문에 화교들 사이에서 유행을 했거든.

 

중국에서 당귀는 여성에게 좋은 약재로 알려져서 시집갈 떄 선물을 하는 용도로 사용됐는데, 이 당귀가 들어간 술인 베네딕틴도 역시나 그런 용도로 사용됐지.

 

출산을 하고 난 다음 이 술을 한병 다 마실 떄면 몸이 괜찮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고, 중국에서 역시 마찬가지였지.

 

참고로 싱가폴에서 만들어진 칵테일, 싱가폴 슬링에도 베네딕틴이 들어가.

 

아마 나이가 좀 있는 사람이라면 싱가폴 슬링이라는 칵테일이 꽤나 유명할거야, 특유의 이름 때문에 한 떄 유행했던 칵테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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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틴의 뒤에 붙은 D.O.M은 Deo optimo maximo라는 라틴어에서 따왔어.

 

가장 위대하고 가장 선한 신께 라는 뜻이지.

 

신에게 드릴 만큼 고귀하게 만들었다는 뜻인데, 사실 베네딕트 수도회와 별 상관이 없다는 걸 생각하면 결국 마케팅 용어였지.

 

하지만 이 마케팅 용어는 이 술의 이미지를 오래도록 베네딕트 수도회에서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줬고

 

이 술의 성공가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걸 보면 실로 대단한 작명이라고 밖에 볼 수 없어.

 

 

 

 

 

 

개붕이들도 이 술을 사게 된다면 만들어 먹을 게 없다고 고민하지 말고, 그냥 마시거나 콜라를 타서 마셔도 좋다는 걸 기억해줘.

 

참고로 선물용으로도 좋아, D.O.M이라는 문구를 설명하고 어르신들에게 한약으로 만든 술이라고 하면 잘 먹힐거야.

 

맛도 달지만 꽤나 도수가 있는 술이라서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을거고.

 

자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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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의 댓글

2024.01.12

졸라유익해

0
2024.01.12

바도 종종 다니고 글 재밌게 보고 간다

 

근데 업장은 물어보면 좀 실례려나?

0
@자살의합리성

저어기 서대문구 어디쯤 있음

0
2024.01.12

장기 보존 하려고 효모를 죽이면 병맥이고 생맥으로 유통하려고 효모를 걸러 내는게 생맥 이라던데 죽이는거나 걸러내는거나 그게 그거라서 병맥이나 생맥의 이의미한 차이가 없고 대동소의 하다던데 맞아?

0
@천무화랑

맥주는 나도 잘 몰러

0
@천무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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