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에그녹편, 미국 크리스마스의 칵테일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homemade-eggnog-index-65720b2598ed5.jpg

 

안녕 개붕이들, 다음주면 크리스마스가 찾아오는 만큼, 오늘 할 이야기는 미국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시즌 칵테일

 

에그녹에 대한 이야기야.

 

이 칵테일은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는 개붕이라면 크리스마스 시즌쯤에 한 번쯤 언급되는 칵테일이기도 하지.

 

하지만 의외로 꽤나 오래 된 역사를 가진 칵테일이야.

 

 

 

 

 

 

 

 

110041.jpg

 

 

eggnog이라는 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의견이 분분해.

 

기본적으로 egg와 nog의 결합이라고 추정되는데, 계란과 노그의 조합이라는 거지.

 

여기서 nog는 스코틀랜드에서 맥주를 뜨겁게 데워마시는 것을 너그nugg 라고 하는 거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어.

 

맥주를 뜨겁게 마신다는 개념이 잘 이해가 안되겠지만, 이건 술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감기약이었어.

 

따뜻하게 데운 술에 향신료등을 넣어서 마신다는 개념은 핫 토디나 뮬드 와인등, 서양에서 굉장히 흔한 개념이었지.

 

그리고 영국에서 중세시기에 만들어지고 19세기 초까지 인기가 있었던 포셋이라는 음료가 기원이라는 설도 있지.

 

이것도 역시나 와인이나 맥주에 우유와 향신료를 넣어서 마시는 음료였어.

 

 

c.1504-1928_lrg.jpg

17~18세기 경 유행하던 중국식 포셋 그릇.

 

저렇게 생긴 그릇들에 뜨겁게 댑힌 와인이나 맥주를 우유와 설탕을 넣어서 마시는 귀족 음료였지.

 

신선한 우유나 설탕, 크림은 서민들은 쳐다도 볼 수 없는 고급품이었으니까.

 

이후에 좀 더 맛을 위해서 계란 노른자를 넣기 시작했고, 돈이 많은 이들은 와인이 아니라 증류주인 브랜디를 넣는 것이 시작되었다고 해.

 

계란도 의외로 닭이 대량으로 사육되기 전까지는 고급품이었지.

 

진짜 공산주의 혁명이 왜 영국에서 안 일어났는지 궁금하다. 영국 귀족 새끼들 하는거 보면 죽창 마려울텐데.

 

 

 

 

 

 

 

 

 

 

 

 

 

 

 

 

 

 

 

 

 

 

 

뭐 하여튼, 영국에서 유행하던 이 문화는 식민지인 미국으로 건너갔고, 수입품이자 사치품인 브랜디를 대신해 럼이나 버번 위스키등으로 만들면서

 

미국의 크리스마스 음료 에그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어.

 

땅이 넓다보니 방목이 쉬워서 우유로 구하기 쉬워지고, 식민지와 노예를 이용해서 설탕도 많아진 덕분이지.

 

설탕이 나오면 럼도 같이 나오니까 일석이조였고.

 

 

 

3431_4675_3427.jpg

 

에그녹의 인기는 금세 미국내에서도 자리 잡았고, 기록에 따르면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대접했다는 것도 남아있어.

 

라이 위스키와 셰리, 럼을 이용해서 만들었고 자세하게 만드는 방법까지 설명되어있지.

 

이런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건 에그녹 외에도 에그녹에 브랜디와 럼을 이용해서 만드는 톰앤제리라는 칵테일도 생겨나게 됐지.

 

drinks-0003_3600x.webp

 

역시나 이 칵테일도 크리스마스 시즌 칵테일로, 아에 제품화되서 팔기도 해.

 

따뜻하게 데워먹는 용도라고 할 수 있지.

 

에그녹은 기본적으로는 차갑게 먹고, 따뜻하게도 먹을 수 있지만 톰앤제리는 무조건 따뜻해야 한다는 차이가 있어.

 

 

 

 

 

 

 

 

 

 

 

 

 

 

 

 

 

 

 

 

 

 

33.png

 

사실, 미국에서 에그녹은 크리스마스 시즌의 대표적인 칵테일이지만, 바에서 마시는 칵테일이 아니었어.

 

에그녹을 주로 만드는 대부분 가정집들이었지.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할머니나 어머니가 만든 에그녹을 받아서 나눠주거나 파티에서 에그녹을 마시는 문화가 있어.

 

하지만 펜데믹 이후로 홈 파티 문화가 줄어들면서, 크리스마스에 에그녹을 안마시면 허전하던 사람들이 바에서 에그녹을 찾으면서 최근 들어서 주문량이 늘은 칵테일이라고도 해.

 

덕분에 바텐더들이 많은 변화를 주고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할머니가 만들어주던 에그녹이 최고였다 라고 말하지.

 

어릴 떄부터 마시면서 길들여진 입맛은 쉽게 변하지 않거든.

 

 

 

 

 

 

 

 

 

 

 

 

 

 

 

 

 

 

Eggnog-Ingredients.webp

 

에그녹을 만들때 필요한 준비물은 증류주와 계란, 설탕, 우유, 그리고 크림, 육두구야.

 

그외에 다른 것들은 옵션이라고 볼 수 있지.

 

재료만 보면 꽤나 익숙할 개붕이들도 있을텐데, 사실상 에그녹은 술이 들어간 커스타드 크림을 마실 수 있는 농도로 만든 것이랑 다를 게 없어.

 

천천히 얼리면 그대로 아이스크림이지.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아.

 

재료로는

 

럼 400ml

브랜디 400ml

우유 950ml

크림 950ml

설탕 500g

계란 12개

소금 조금

육두구

 

1. 계란 흰자와 노른자를 분리.

2. 계란 노른자와 설탕을 섞어서 오렌지 빛으로 변할 떄까지 휘핑해준다.

3. 계속 저어주면서 술, 우유, 크림을 넣고 확실하게 섞어준다. 따뜻하게 마시고 싶으면 이 과정에서 술과 우유를 넣고 따뜻하게 한 다음에 넣어주면 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계속해서 빠르게 저어주지 않으면 노른자가 익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니까 주의.

4. 달걀 흰자는 소금을 살짝 넣어서 단단해질때까지 휘핑해준다.

5. 흰자 역시 다른 것들이 잘 섞어준다.

6. 완전히 섞이면 병에 담아서 냉장보관한다.

7. 잔에 따르고 육두구를 갈아서 제공하면 끝.

 

 

심플하지?

 

한번 만들 때 대용량으로 만들어서 파티에서 주는 게 기본인 칵테일이라서 이런 대용량으로 만드는 레시피들이 대부분이야.

 

우유, 크림, 계란이 들어가서 유통기한이 짧아보이지만, 냉장보관만 잘하면 두 세달은 마실 수 있어.

 

실제로 1년 정도 숙성시킨 에그녹이 최고다, 라는 사람도 있는 걸 보면 생각보다 오래가는 음료지.

 

물론 미국에서는 대부분 크리스마스 시즌에 소비가 끝이 나지만 말이야.

 

 

 

 

 

 

 

크리스마스에 할 거 없는 개붕이라면 이거라도 만들어 보자.

 

이거 다 먹고 나면 크리스마스는 사라지고 새해가 찾아올거니까...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17d6a9830745383f0.png.jpg

 

원래 휴무일인데 직원이 감기라서 출근하러 간다...안녕...

14개의 댓글

2023.12.12

투섬플레에스에서 에그노그 팔던데 술은 안넣고 나머지 재료만 비슷하게 따라한거겠넹

0
2023.12.13

생각보다 심플하지는 않눜ㅋㅋㅋ

0
2023.12.13

난 저게 우유팩에 담겨있어서 술타먹는게 아닌줄 알았음

0

몇번 해먹었는데 같이마신사람이 짜이티같다해서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게씀 ㅋㅋㅋㅋ

0
2023.12.14

바에서 에그노그까지 다루는지 몰랐네..

 

추천해준 책들 잘 보고 있엉. 칵테일계도 역사와 고민이 참 많은 분야구나 싶더라... PDT 책 추천해줬는데. 어쩌다보니

https://www.amazon.com/Meehans-Bartender-Manual-Jim-Meehan/dp/1607748622 이 책보고 있음. 커피 씬만 보다가 칵테일 씬을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었음.

 

최근(?)은 아니지만. 몰트바 창업 권하는 유튜브들이 많던데. 그런 흐름에 대해서 한 번 현직자로서 리뷰 해줄수 있음? 창업 전문 유튜버들이 너무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더라고...

0
@유자철선

개소리야, 혼자서 하면 먹고 살 순 있는데 돈 못 모음. 지금은 그런시기가 아니야, 보틀샵도 레드오션인 판국에 뭔…

0
2023.12.14

너무 달것같아서 도전하기 무서운 칵테일이네.... ㅋㅋㅋ

0
2023.12.14

겨울 칵테일 얘기 나와서 생각난건데 팻 워시드 버터 럼 미리 만들어서 뜨거운물해서 마셧던거 좋았는데

이후부턴 귀찮아서 안하게됨

0
2023.12.14

계란 들어간 레시피 주문할 때가 너무 신나!

0
2023.12.15

맛나겠다 캬

0
2023.12.16

아조씨 럼 스파이시드럼 써야해요 ?

0
@나쁜말그만해

써도 됨 근데 보통 다크롬이나 골드럼

0
2023.12.16
@지나가는김개붕

감사합니다

0
2023.12.17

맛 궁금하네 부즈는 체감 높음?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추천 수 날짜
12415 [기타 지식] 중국에서 안드로이드 폰을 사면 안되는 이유? 대한민국이탈리아 2 1 시간 전
12414 [역사] English)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1 FishAndMaps 0 5 시간 전
12413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그녀는 왜 일본 최고령 여성 사형수가 되었나 10 그그그그 6 1 일 전
12412 [기타 지식] 최근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국내 항공업계 (수정판) 14 K1A1 22 2 일 전
12411 [역사] 인류의 기원 (3) 1 식별불해 5 2 일 전
12410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재벌 3세의 아내가 사라졌다? 그리고 밝혀지... 그그그그 4 4 일 전
12409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의붓아버지의 컴퓨터에서 발견한 사진 3 그그그그 7 6 일 전
12408 [기타 지식] 도카이촌 방사능 누출사고 실제 영상 21 ASI 2 7 일 전
12407 [역사] 지도로 보는 정사 삼국지 ver2 19 FishAndMaps 15 9 일 전
12406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2부 21 Mtrap 8 7 일 전
12405 [기타 지식] 100년을 시간을 넘어서 유행한 칵테일, 사제락편 - 바텐더 개... 5 지나가는김개붕 1 9 일 전
12404 [기타 지식] 오이...좋아하세요? 오이 칵테일 아이리쉬 메이드편 - 바텐더... 3 지나가는김개붕 2 10 일 전
12403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지구 1부 31 Mtrap 13 10 일 전
12402 [기타 지식] 칵테일의 근본, 올드 패션드편 - 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15 지나가는김개붕 14 11 일 전
12401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2부 22 Mtrap 14 11 일 전
12400 [기타 지식] 웹툰 나이트런의 세계관 및 설정 - 인류 1부 13 Mtrap 20 11 일 전
12399 [역사] 군사첩보 실패의 교과서-욤 키푸르(完) 1 綠象 1 10 일 전
12398 [호러 괴담] [살인자 이야기]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 체포되기까지 28년이... 1 그그그그 6 11 일 전
12397 [역사] 아편 전쟁 실제 후기의 후기 3 carrera 13 12 일 전
12396 [과학] 경계선 지능이 700만 있다는 기사들에 대해 34 LinkedList 11 13 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