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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 더티 마티니의 탄생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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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은 칵테일 중의 하나인 더티 마티니가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해.

 

마티니라는 칵테일은 다들 한 번쯤 이름은 들어본 칵테일 일거야.

 

아무리 관심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도, 마티니의 이름을 어디선가는 한 번쯤 들어보게 되는, 지명도 면에서는 탑을 달리는 칵테일이지.

 

하지만 이 더티 마티니는 술에 관심이 없다면 알 수가 없는 칵테일이야.

 

이 술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는데, 오늘은 그걸 얘기해보자.

 

 

 

 

 

 

 

 

 

 

 

 

 

 

 

 

 

 

 

 

 

 

 

ThomasJerry1862b-1200x1073.jpg

 

 

 

일단 더티 마티니에 대해서 이야기 하기 전에, 마티니의 기원에 대해서 찾아가야되.

 

하지만 마티니의 정확한 기원은 아직도 알 수가 없어, 몇 가지 가설이 있을 뿐, 정확한 사실은 아무도 모르거든.

 

가장 유력한 설은 이 칵테일이 샌프란시스코 옥시덴탈 호텔에서 만들었던 마르티네즈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야.

 

그 호텔에서 일하던 제리 토마스라는 전설적인 바텐더가 1887년 쓴 책에 나와있는 마르티네즈라는 칵테일은

 

보커스 비터 1대시

마라스키노 2대시

올드 톰 진 1잔

이탈리아 버무스 1잔

옵션으로 시럽

 

이 재료들을 섞어서 만든다라고 적혀있는데, 이 마르티네즈가 달게 느껴지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탈리안 버무스를 프렌치 버무스로 바꾸고 그게 마티니가 되었다는 이야기지.

 

 

 

 

 

John-A-Leach-New-York-City-agents-1920.webp

 

뭐 어찌됐든, 본격적으로 마티니를 마시기 시작한건 1911년쯤 부터야.

 

그리고 마티니의 본격적인 유행은 금주법 기간 동안 급격하게 올라가지.

 

밀주로 만드는 술 중에는 숙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진이 많았고, 그 진을 이용한 칵테일들의 소비량이 엄청나게 늘었거든.

 

금주법 기간 동안 유행한 술은 금주법이 풀리고 품질이 좋은 진으로 만들기 시작하자 더욱 더 인기를 끌었고, 전 세계적인 마티니 팬들이 생겨나지.

 

 

 

 

 

 

160325-rothbaum-fdr-drinking-tease_opbfwy.jpg

 

개중에서도 유명한 마티니 팬으로는 미국의 전설적인 3선 대통령 FDR이 있어.

 

이 양반은 지금에 와서는 더티 마티니의 아버지로 불리는데, 마티니를 좋아했던 이 사람은 마티니에 올리브 국물을 살짝 넣어서 마시는 걸 광적으로 좋아했다고 해.

 

워낙에 그걸 좋아해서 사람들이 더티 마티니의 진정한 창시자라고 부를 정도로 말이야.

 

하여튼

 

이후 1950년대를 넘어가고 미국 내에서 보드카가 유행하면서 마티니의 베이스는 진에서 보드카로 대체되는 것도 꽤나 흔해졌어.

 

진이 가진 보타니컬 대신 깔끔한 보드카로 대체하는 방식은 미국에서 시작됐고, 007 영화의 히트와 함께 세계적으로 크게 유행했지.

 

바에서 일하면 가장 많이 받는 주문 중 하나가 그거야.

 

 

James-Bond-Sean-Connery-Art-by-Peter-Engels-05-scaled.jpg

 

"마티니, 젓지 말고 흔들어서."

 

진짜 일하면서 몇 번을 들어봤는지 셀 수가 없다.

 

잘 만든 미디어 하나가 이렇게 무섭다. 이 말이 나온지 50년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씀.

 

 

 

 

 

 

 

 

 

 

 

 

 

 

 

 

 

하지만 이렇게 시간이 흘러가도록, 아직 "더티" 마티니라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어.

 

본격적으로 더티 마티니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건 1980년대야.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개중에 내가 가장 지지하는 설은 이거야.

 

 

 

 

 

 

 

 

 

Extra+Dirty+Martini.jpg

 

한 바에서 자주오는 손님 중에 항상 마티니만 주문하는 손님이 있었어.

 

그리고는 마티니를 주문할 때마다 올리브를 더 달라고 했지. 자기는 올리브가 가장 좋다고.

 

항상 그런 주문에 화가난 바텐더가 그렇게 올리브가 좋다면 어디 한 번 질리도록 먹어봐라, 라면서 마티니에 올리브 국물과 올리브를 넣고 으깨서 만들어서 여러개의 올리브를 같이 꽂아서 줬어.

 

바텐더는 어디 한 번 질릴 때가지 드셔보시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이걸 마신 손님이 너무 자기 취향이라면서 극찬을 했지.

 

그렇게 해서 더티 마티니라는 칵테일이 본격적으로 탄생하게 됐다.

 

 

라는 설이야.

 

 

이것도 정확한 사실은 아니지만,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실제로 해외에서도 더티 마티니를 주문하면 생각보다 올리브를 많이 넣거나 하지는 않고, 올리브 국물만 넣는 깔끔한 스타일을 하는 곳도 많아.

 

짠 맛이 가미 된 마티니인 거지.

 

물론 아닌데도 많고.

 

엑스트라 더티라고 미친듯이 올리브를 때려 박거나 할라피뇨, 트러플등 여러가지를 더하는 곳도 있어.

 

어찌됐든, 더티 마티니는 칵테일에서 세이버리(Savory)라는 장르를 안착시킨 1등 공신 중의 하나야.

 

칵테일이 단순히 달거나 시거나 씁쓸한 것만이 아니라 짠 맛이 들어갈 수도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인식시킨 거지.

 

 

 

 

 

 

 

 

 

 

 

 

 

 

 

 

 

 

 

 

 

 

 

 

 

 

 

 

 

 

 

참고로 이거보고 괜히 가서 더티 마티니를 시키지는 마.

 

한국 사람들은 생각보다 올리브 맛을 별로 안좋아해서, 평소에 나는 올리브를 쌓아두고 먹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이다, 가 아니라면 맛이 없을거야.

 

아니 애초에 마티니 자체도 한국 사람들이 별로 안좋아해...

 

진짜 술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마티니를 좋아하기가 쉽지 않아.

 

그래도 한 번 빠지면 계속 찾게 되는 매력이 있는 술이야.

 

한 번 쯤 도전해보고 자기 취향을 찾아보는 건 나쁘지 않지만, 술맛이 나는 게 싫다면 절대 시키지 말도록.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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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낸 애들이 있네 젠장

8개의 댓글

영등포 고양이바 유튭보고 가서 시켜봤는데 내가만든게 더 맛있었던..

0
2023.12.12
@니이무라아카리

최근 통용되는 마티니 레시피가 직관적으로 맛있다기 보다는 복합적이고 애매한 감을 줄 수 있어서 걍 내 입맛에 맞춰 만드는게 갑이긴해

0
2023.12.10

아니 바에 찾아간 개붕이들이 있나보네ㅋㅋㅋ

0
2023.12.11
@일후탈출한다
0

올리브 무슨맛인지 모르겠음...

서브웨이에서도 올리브는 빼고 먹음

0

올리브 국물은 의외로 해장에도 도움이 되더라

0
2023.12.12

형은 어디서 일할까 들어가서 배우고싶네

0
2023.12.12

국물 넣은 베리에이션 이거 귀하군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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