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스압, 주의]

2001년 11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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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뉴욕 JFK에서 이륙한 아메리칸 항공 587편 A300-600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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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륙 한지 140초만에 뉴욕 퀸즈 민가에 추락하며
 
탑승객 260명이 전원 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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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고는 뉴욕 시민들에게 2달전 공포를 다시 상기시켜 주며 다시 한번 악몽을 겪어야 했다.
 
 
 
 
 
 
 
2001년 11월 12일
 
테러 직후엔 항공망이 봉쇄되었지만, 점차 발빠르게 항공 시장은 활력을 되찾고 있었다.
 

다운로드 (25).jpg

한편 오늘 587편의 부기장인 스탠 몰린 (34)은 이번 비행에 한껏 들떴다.
 
172626296_eeb785ce-0341-4fbd-852c-550144d8df11.jpeg [스압]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바로 자신이 존경하는 기장과 함께 비행을 하게 된 것이다.
 
이번 비행의 기장, 에드워드 스테이츠 (42)는 조종실 분위기를 화목하게 만들어주고, 모범적이고 합리적이어서
 
많은 부기장들이 존경했던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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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9시 11분, 보잉 747-400, 나리타-뉴욕-상파울루행 노선이던 일본항공 JL047이 31L 활주로에서 앞서 이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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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로 택싱 중이던 587편은 조종사들끼리 이런 저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다.
 

 
관제탑과 대화한 내용은 초록색 
조종실 내 에서 대화한 내용은 파란색 입니다.
 
관제탑: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follow the Japan Air heavy
Boeing seven forty seven ahead. monitor the tower one one niner point one. so long.
아메리칸 587편 헤비, 앞에 있는 일본항공 747기 따라가세요. 관제탑 주파수 119.1로 변경하시고요, 안녕히 가세요.
 
아메리칸 587편: follow Japan Air over to tower nineteen one,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일본항공 따라갑니다. 아메리칸 587 헤비.
 
 
기장: follow JAL.
일본항공 따라가자고.
 
부기장: these guys just uh, merged. with Japan and another j.... what's the other Japan company? 
근데 얘네들... 합병한다 그러던데요?.... 다른 일본.... J..랑.... 일본 항공사 또 뭐가있죠?
 
기장: All Nippon?
전일본공수?
 
부기장: no, not Nippon, there's another one I think. they merged this morning. 
아뇨, 전일본 말고요, 하나 더 있던 것 같은데. 오늘 아침에 합병한다 그러더라고요.
 
(JAS, JAPAN AIR SYSTEM, 일본에어시스템, 2001년 일본항공과 합병 발표 후 2006년 인수합병했다.)
 
기장: really.
정말?
 
부기장: [sound of yawn] yeah. the big news, Japan and what other Japanese airline is .... I *, I don't think it was All Nippon it was uh....
[하품] 네, 큰 뉴스거리던데요, 일본항공이랑 또 다른 일본 항공사랑.... 어.. 전일본공수는 아니었던것 같은데요...
 
 
046p1_xlg.jpg [스압]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활주로에 진입한 아메리칸 항공 587편, 관제소에선 앞서 이륙한 일본항공 747-400이 만든 Wake Turbulence (후류)를 경고한다.
 
 
 
관제탑: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Kennedy tower, caution wake turbulence runway three one left, taxi into position and hold.
아메리칸 587편 헤비, 케네디 타워입니다. 31L 활주로에서 후류 조심하시고요, 활주로 진입 후 대기하세요 
 
아메리칸 587편: position and hold three one left,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31L (활주로) 진입 및 대기 , 아메리칸 587편 헤비.
 
기장: position and hold. I see traffic out there. hopefully he's going to the right side.
진입 및 대기. 내가 아까 저기서 봤어. 다행히도 오른쪽으로 가더군.
 
 
후류 (비행익상 소용돌이)란?
 
aim_img_11362.jpeg [스압]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날개 표먼에 압력이 발생하면 양력이 발생되고, 날개 위쪽에선 낮은 압력이 발생하고 날개 아랫쪽에서 높은 압력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압력차로 인해 날개 뒤쪽의 공기 흐름이 소용돌이 치며 와류를 발생시키는 것을 비행익상 소용돌이, 후류, 속칭 난기류라고 한다.
 
 
 
그렇게 오전 9시 14분 587편이 31L 활주로에서 정상적으로 이륙한다.
 
관제탑: American five eight seven heavy, wind three zero zero at niner, runway three one left, cleared for takeoff.
아메리칸 587편 헤비, 바람 300 방향에서 9노트입니다, 31L 활주로, 이륙 허가합니다.
 
아메리칸 587편: cleared for takeoff, American ah, five eight seven heavy.
이륙 허가 받음, 아메리칸 587편 헤비.
 
 
https://youtu.be/Q0fiRNbO9pQ?si=-7WVFxqK_TEM9gta&t=18
 
실제 아메리칸 587편의 이륙 모습. 근처 공사장 인부가 촬영했다.
동영상에 나오는 시간은 잘못된 것이기에 무시하자.
 
 
 
관제사는 FAA(연방항공국)의 후류간격조절 조건 4마일에 맞춰서 관제를 해주었기에 당시 기준으로 전혀 문제는 없었다.
 
 
관제탑: American five eight seven heavy, turn left. fly the Bridge Climb. contact New York departure. good morning.
아메리칸 587편 헤비, 좌선회 하시고, 뉴욕 출발관제에 연락하세요. 좋은 아침 되시길.
 
아메리칸 587편: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so long.
아메리칸 587편 헤비. 안녕히 계세요.
 

 
 
아메리칸 587편은, 평소때처럼 이륙을 한다.
여느때와 다름 없는 평범한 비행이었다.
 
 

 

 
기장: gear's up.
랜딩기어 올림.
 
부기장: check speed
속도 확인
 
기장: flaps up.
플랩 올림.
 
부기장: climb power.
출력 높입니다.
 
관제소: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turn left, proceed direct WAVEY.
아메리칸 587편, 좌선회 하시고, WAVEY로 직행하세요.
 
아메리칸 587편: uh, we'll turn direct WAVEY, American five eighty seven heavy.
WAVEY로 직행. 아메리칸 587편.
 
 
아메리칸 587편은 이륙 후 웨이포인트 WAVEY로 직행한다.
 
아메리칸 587편은 앞서 이륙한 일본항공 747-400과 거의 동일한 궤적으로 비행한다.
 
 
 
제목 없음.png [스압]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하늘색: 일본항공 747-400,
빨간색: 아메리칸 항공 587편
(사진 출처: 다큐9분)
 


부기장; left turn direct WAVEY….
WAVEY로 좌선회...
 
기장: little wake turbulence, huh?
후류가 좀 있네, 응?
 
부기장: …yeah
....네
 
 
 
거대한 일본항공 747-400이 만들어낸 후류에 아메리칸 항공 587편은 속수무책으로 흔들리지만,
조종사들은 당황하지 않고 훈련된 대로 비행하며 노련한 모습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난기류는 규칙하게 리듬이 있지만 항공기가 만들어낸 난기류, 후류는 지진처럼 불규칙하게 흔들린다.
 
 
부기장: max power. [spoken in strained voice]
최대 출력. [긴장된 말투로]
 
기장: you all right?
자네 괜찮나?
 
부기장: yea, I'm fine.
네 괜찮습니다.
 
기장: hang onto it. hang onto it.
버텨, 버티라고!
 
부기장: let's go for power please.
추력 점검좀 부탁드립니다.
 

 
조종간을 강하게 흔드며, 러더를 쳐서 난기류에서 벗어나는 거친 조작으로 후류를 벗어나려던 아메리칸 항공 587편은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수직 꼬리 날개가 통채로 날아가 버린다.
 
 
[sound of loud bang]
[쿵 하는 소리]
 
부기장: holy shit!
이런 썅!
 
[sound stall warning]
[실속 경고음]
 
부기장: what the hell are we into *. we're stuck in it.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조종이 안됩니다.
 
기장: get out of it, get out of it.
빠져 나가, 빠져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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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장의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기체는 뉴욕 퀸즈의 주택가에 추락해 산산조각이 난다.
 
엔진은 속도를 이기지 못하고 나가 떨어지고,
 
엔진 하나는 주유소에 떨어졌지만 다행히도 폭발은 발생하지 않았다.
 
당시 화창한 날씨임에도 멀쩡한 항공기가 추락했기에, 상당히 이해할수 없는 사고였고.
 
수직꼬리날개 분리 당시 큰 폭발음이 들렸다는 점에서 폭탄 테러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 사고로 탑승객 260명이 전원 사망하고, 지상의 주택에 있던 5명도 사망했다.
 
 
당시 2달전 참사 이후로 또 다시 미국 영공이 봉쇄되며, 수 많은 미국 시민들을 다시 테러의 공포에 떨게 하기 충분했다.
 

 
사고 직후에 NTSB(미연방교통안전위원회) 와 FBI가 출동했으며
(당시 시대가 시대인지라 테러가 의심됐기에 FBI까지 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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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를 조사하던 중 바다에서 수직꼬리날개가 발견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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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관들은 어떤 이유에선진 몰라도 수직꼬리날개가 분리되며 조종이 불가능 해져 추락했다고 판단. 곧바로 사건의 전말을 찾기 시작한다.
 
 
사건의 원인은 이랬다.
 
 
당시 A300은 당대의 대형 여객기들 중에서 러더(방향타)가 가장 민감했으며,
(DC-10, 747, L-1011 등등... 심지어 조종안정성이 개판이던 MD-11보다도 민감했다.)
 
 
당시 아메리칸 항공의 심화 항공기동 교육과정에선
 
"앞서 있는 항공기의 후류에 휘말릴 경우, 방향타를 좌우로 조작해 탈출할 것 "
이라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교육했던 것이었다.
 
심지어 시뮬레이션 교육때는 일부러 후류를 세게 설정해서 가벼운 난기류에도 과격한 조작을 하도록 조종사들을 이끌었다.
 
그래서 이렇게 덩치 큰 A300기종이 작은 후류에 휘말렸을 뿐인데도 과격한 조작을 펼쳤던 것이었고,
 
 
그런 과격한 조작에 수직꼬리날개의 고정장치가 설계한도의 2배를 넘는 힘을 받으며, 수직꼬리날개가 부러져 나간 것이었다.
 
(실제로 사고 당시 수직꼬리날개는 약 20만 파운드, 약 9만 kg의 힘을 받았다고 한다)
 
images (8).jpg [스압]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항공 587편의 추락

사고 이후 조사관들은 에어버스가 이에 대한 경고를 하지 않은 점, 아메리칸 항공의 매뉴얼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 사건 이후로 에어버스에 크게 데인 아메리칸 항공은, 에어버스는 15년간 눈도 쳐다보지 않고, 737과 MD-80 시리즈나 굴리며 노인학대를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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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에어에 합병된 후, 에어버스 기종을 쓰다보니 마음에 들었는지 A320 시리즈를 주문했다고 한다.
 
아메리칸 항공은 
" 앞서 있는 항공기의 후류에 휘말릴 경우, 방향타를 좌우로 조작해 탈출할 것 "
라는 규정을 폐지, 조종사들에게 A300 기종의 방향타 민감성을 고지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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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버스는 현역으로 뛰고있는 A300들에게 방향타 민감도를 줄이는 리콜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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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5년 후인 2006년, 사고 장소는 방치되어 있다가 사고 5주기를 맞아 추모공원과 추모비가 세워졌다.
 
 
(물속에서 건져낸 587편의 방향타 (러더)를 보고있는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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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교육의 결과, 아메리칸 587편 추락사고

8개의 댓글

2023.12.03

항공기 제작사가 기체결함을 안고치고 교육으로 때울려다가 난 사고로 봐야겠군요.

3
2023.12.03
@Ainsof

에어버스도 잘못이 없는것 아니지만 아메리칸 항공도 잘못이 있긴 합니다. 모든 항공 규정은 피로 쓰인다는 걸 잘 보여주는 것 같네요..

0
2023.12.03

홀리.. 공중에서 러더를 저렇게 차제끼다니.. 잘 봤습니다!

0
2023.12.03

다크모드로 보고 있었는데

지문이 안보여서 바꿨어요

흥미롭기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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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3

요샌 컴퓨터가 자동으로 기체의 기계적 한계를 넘어서는 기동은 못하게 막는걸로 들었는데 저땐 예전이라 그런 기능이 없었나 보네요

0
2023.12.03

글재밌당 더 내놔

0
2023.12.03

참 항공사고는 모든 사람들이 여러모로 방지하려고 애쓰는 와중에 터지는게 많아서 볼때마다 착잡함...

0

아침에 일어나서 10분 순삭이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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