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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의 술 이야기 -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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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은 누가 해달라고해서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 통칭 롱티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는 디스코 시대에 탄생한 디스크 드링크로, 클래식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한 칵테일이야.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아직도 팬층이 많고 문제도 많은 칵테일 중의 하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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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티의 탄생은 여러가지 설이 있어.

 

금주법시대에 가게에서 팔고 남은 술들을 섞어서 만들었다는 설

 

테네시에 있는 롱 아일랜드 지역에서 있던 올드 맨 비숍이라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설

 

하지만 가장 정설로 통하는 건 1972년 뉴욕 롱아일랜드의 오크 비치 인이라는 바에서 일하던 로버트 "로즈버드" 버트 만들었다는 거야.

 

물론 이전까지도 여러가지 술들을 섞는 칵테일은 여러가지 있었고, 이탈리아에서 콰트로 비앙키라는 4 종류의 흰색 스피릿을 섞어서 만드는 칵테일도 있었지만,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라는 이름을 붙인 건 저 사람이고, 레시피 역시 그가 정립했다고 볼 수 있어.

 

그가 트리플 섹을 이용한 칵테일 콘테스트 출품작으로 만들었다고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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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티의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라는 이름은 만들고 났을 때 그 색깔이 아이스 티랑 비슷해서였어.

 

물론 내용물은 전혀 다르기 떄문에 아이스 티 맛이 나거나 하지는 않아.

 

하지만 그 이름 때문에 옛날에 한국에서 그게 뭔지 모르는 사람들은 술에다가 아이스 티를 붓는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지.

 

하여튼 이 칵테일은 그 이름과는 다르게 쉽게 마실 수 있지만 미친듯이 취하는 칵테일 중 하나였어.

 

왜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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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재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지.

 

이 술은 보통 가게에 있는 대부분의 술들을 넣고 만드는 칵테일이거든.

 

진, 데킬라, 럼, 보드카, 트리플 섹이라는 다섯 가지 종류의 술을 섞어서 만들어.

 

거기에 스윗 사워 믹스나 레몬과 시럽으로 맛을 맞추고, 콜라를 부어서 만들지.

 

다양한 술이 들어가는 만큼, 양이 많고 빠르게 취하기 때문에 그게 좋아서 찾는 사람들이 많은 칵테일이야.

 

하지만 한 가지 알아야 하는 사실이 있는데, 원래의 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는 콜라맛으로 먹는 칵테일이 아니라는 사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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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아일랜드 아이스 티의 특징은 색깔이 아이스 티 같아야지, 콜라 색이 나면 안된다는 거야.

 

물론 콜라를 많이 넣은 쪽이 마시기도 쉽고 하지만, 원래 롱티에 들어가는 콜라의 양은 무척이나 적어.

 

첫번째 사진으로 보이는 것 처럼 콜라를 무식하게 때려넣거나 해서 만드는게 아니라, 콜라는 색을 내는 도구로 사용하는 느낌이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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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다 만들고 위에다가 샷잔 한컵 정도의 분량을 붓는게 원래의 롱티야.

 

들어가는 술들이 대부분 흰색에 레몬 때문에 약간의 노란색을 띄고 있는 액체에 콜라를 살짝 넣어서 립톤 아이스티 같은 색깔을 만드는 거지.

 

콜라로 강한 맛을 누르는 칵테일이 아니었다는 거지.

 

하지만 롱티를 마셔봤던 개붕이들은 대부분 이렇게 생각할꺼야

 

 

 

"내가 마시던 롱티는 시고 달달한 콜라맛에 독한 술이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해.

 

술 맛을 잘 안나게 하려고 그렇게 하는 거거든.

 

원래의 롱티는 한 잔만 마셔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술이야, 당연히 그 맛은 산과 당으로 커버한다지만, 강한 술맛을 느끼게 하는 게 목적이었지.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런 원래 스타일은 부담이 많았고, 사람들이 많이 마시지 않으면 돈이 별로 안되는 가게 사정도 있고 해서 콜라를 들이 붓는 스타일이 유행을 한거야.

 

참고로 이런 스타일은 한국 뿐만이 아니라 외국에서도 은근히 보여.

 

일종의 잘못 된 방법이지만, 또 하나의 스타일로 굳어진 케이스라고 볼 수 있지.

 

 

 

 

 

 

 

 

 

 

 

 

롱티는 흔히들 바텐더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칵테일로도 꼽혀.

 

만드는 과정 자체가 귀찮거든.

 

항상 손님이 많은 가게라면 스피드 레일이라는 곳에 주로 사용하는 술을 준비하거나, 애초에 롱티 믹서라고 해서 일정 분량을 술을 미리 섞어서 준비해두기도 하지만, 클래식한 가게라면 각 술을 보관하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하고 치우는 과정에서 손이 많이 가서 그런게 첫번째 이유야.

 

 

 

두번째 이유는 이걸 마시는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어.

 

미국에서 바텐더들 사이에 드는 농담에, 혼자 롱티를 마시고 있는 여자는 오늘 밤 누군가 자기를 데려가 주길 원한다 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있어.

 

애초에 롱티 자체가 복잡한 맛을 위해서 여러가지 술을 섞은게 아니라, 쉽고 빠르게 취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시대의 칵테일이기 때문이지.

 

롱티를 주문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건 신 맛과 함께 콜라맛이 나는 독한 술을 원하는거지, 거기에 뭔가 복잡한 다른 맛을 원하는게 아니거든.

 

 

 

이런 이유 때문에 바텐더의 성향에 따라서 극명하게 호불호가 갈리는 칵테일이야.

 

바텐더가 E 성향의 신나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면 좋아하고.

 

 I 성향의 조용히 여러가지 맛을 즐기게 경험을 주고 싶다는 성격이라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보면 되.

 

 

 

 

 

 

참고로 어떤 사람들은 롱티가 가성비가 좋고 들어가는 술들이 많아서 단가가 비싸니까 바텐더가 싫어하는거 아니냐? 하는 사람도 있을텐데.

 

사실 단가로 치면 생각보다 비싼 술은 아니야.

 

진, 럼, 보드카, 데킬라, 코엥트로를 각각 15ml를 사용하는데, 이거 합친거보다 사이드카나 올드 패션드 하나 많드는게 더 비싸거든.

 

요즘 꼬냑이나 위스키 한병 값이면 진, 럼, 보드카 3병을 산다....쉬부레.

 

 

 

 

 

 

뭐 하여튼, 롱티만 주구장창 마시다가 토하거나 시비 걸거나 자는 사람들은 옛날에 바텐더를 했다면 자주 경험하는 일이었지

 

그래서 한국에서는 롱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바텐더가 꽤 많아. 경험에서 오는 트라우마랄까?

 

참고로 나도 가게에서 처음 보는 사람이 롱티를 달라고 하면 거절하는 편이야.

 

애초에 한국에서 롱티를 원하는 사람들이 찾는 맛은 스윗 사워 믹스를 이용해야 그 약간 쌈마이한 그 맛이 나는데, 우리 가게는 스윗 사워 믹스를 안쓰거든.

 

그래도 몇 번 얼굴을 본 사람이 굳이 먹고 싶다, 혹은 옛날 생각이 나는데 먹고 싶다라고 하면 만들어주기는 하는 편이야.

 

바텐더 경험을 해보면 알겠지만, 처음 보는 사람이 롱티를 주문하면 걱정부터 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거든.

 

참고로 나는 I 성향이야...

 

 

하여튼 롱티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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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판이 메인인거 같음 이젠

3개의 댓글

2023.11.26

난 불바디에 젤 조아함

0
2023.11.26

ㅇㅎ.. 생각해보니 롱티 얘기는 많이 듣고 바도 제법 다녔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마셔본적이 없네.. 다음에 생각나면 한번 말아달라고 해봐야겠다

0
2023.11.26

롱 티 조 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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