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콜센터 알바 후기 (feat. 푸념)

나름 짬바 있는 (현) 콜센터 직원이 씁니다.

 

첫번째로 직업에 귀천이 없습니다.

솔직히 입 열고 밥 넣을 수 있으면 들어올 수 있는 곳이 

고객센터입니다.

 

또한 사회 초년생이 구할 수 있고 가장 쉽게 접근 가능하다보니

첫날부터 지각/5일중 2일 이상 지각/그냥 매일 지각

이런 날것들이 아주 다양하죠 난 지금도 이런 새끼들이 어떻게

안짤리는지 궁금하기도 해요

 

진짜 내가 고객이고 저새끼 한테 상담 받으먼 좆 같겠는데

하는 직원들 널리고 널렸습니다

 

그럼에도 짤리지 않습니다 수습만 잘 넘기면 

회사쪽에서도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애초에 오래하는 사람도 없고

새로운 친구들 다시 가르치고 투입 시키는 것 보다

이런 병신들 조금이라도 돌리는게 더 낫다 싶은지 

진짜 막나가는 새끼들인데도 존나 안짜릅니다

어떻게든 상대적으로 덜 힘든 팀으로 이직시키든지 합니다

 

 

 

 

 

두번째 팀이 병신이거나 고객이 병신입니다.

뭐 어딜가나 똑같겠지만 유독 고객센터가 심하긴합니다

 

신입 A씨는 맘씨 좋고 온화한 팀장님 밑으로 들어가 

전산 오처리로 이틀만에 민원 접수 받고 다음날 잠수 퇴사로 떠납니다

같은 동기인 신입 B씨는 

마케팅에 죽고 사는 정신병자 팀장 밑으로 들어가

3일만에 팀장이랑 말싸움 후 잠수 퇴사합니다

오 시발 이게 가능한가 싶어도 고객센터는 가능합니다

 

팀장이 좆 같은 경우는 모르는걸 물어보면 지랄

안 물어보면 "너 여기 경력직이야? 모르면 좀 물어봐라" 지랄

마케팅 시도라도 좀 하라면서 사자가 절벽에서 새끼를 밀듯이

일단 밀어넣고 시체도 못 찾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물론 신입인 당신에게 직접으로 갈구진 않지만

팀별 평균 콜수/마케팅 점수가 낮다면

당연히 눈치보이죠 

옆에서 "나는 신입이라 상관 없겠지" 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메신저나 샤우팅으로 다같이 혼나거든요

 

그 다음은 고객입니다

압니다 이 똥글을 읽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여기에 속하는 걸

일단 크게 두가지 케이스로 나눠봅시다

 

첫째 수긍형

문의사항을 듣고 해결해줍니다

되는건 해주고 안되는건 안된다고 합니다

이유를 설명해주면 물러납니다 아주 좋은 형태이죠

"아 그래서 안되는구나 감사합니다" 하고 끝납니다

 

두번째 용납못해형

문의사항을 듣고 해결해줍니다

되는건 해주고 안되는건 안된다고 "못"합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빡이 돌아있고 안된다고 얘기하면

 

"왜 니들 고객센터 아니야? 왜 이런것도 못해?"

"전 상담사는 된다고 했는데?"

"이거 나 저번에 했었어 니가 못하는거야 해"

"진짜 안되는거 맞지? 나 이거 녹음했어 내가 해서 되면 어떻게 할래?"

"어 너 못해? 팀장 바꿔봐"

정도가 있습니다

 

상담사도 모르는거 많습니다

교육때 아메리카노랑 카페라떼 만드는 법 배워왔는데

고객이 요구하는건 아이스티에 커피 넣어달라는

처음 들어보는 요구를 해오는데 어떻게 합니까

 

100콜 받으면 99가지 다른 문의사항이라고 할 정도로

다들 가지각색입니다

또한 시기에 따라 되던게 안되고

안되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의 경험이 세상의 정답이진 않으니 주의하세요

 

그거랑 별개로 띠꺼운 새끼는 띠껍게 대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열심히 노력하려는 낌새가 있으면 조금 봐주세요

 

 

 

 

마지막으로 장점과 단점 비교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장점

1. 돈은 정확하게 잘 들어옵니다

2. 몸은 편합니다

3. 법적 공휴일에 쉴 수 있습니다

시발 이게 답니다

 

단점

1. 정신이 피폐해집니다.

2. 6시 칼퇴? ㅋ 그딴거 없습니다

저는 마지막 전화때 진상고객 만나서 8시까지 통화하다가 건물 경비 아저씨랑 퇴근했습니다

3. 가지각색 정신병자를 다 만나볼 수 있습니다

평소에 길 가다가 보이는

"뭐야 저 사람 왜 저래" 라는 말을 나오게 하는 사람들을

유선상으로 다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사람들이 가지 말라는데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세상에 이상한 사람들은 너무 많고 그 사람들을

힘들이지 않고 만나볼 수 있는 곳이 고객센터입니다

 

저는 사회복지학과 출신으로

저소득층이나 장애인들에게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었지만 고객센터 근무 2년차 넘어가면서

싹 사라졌습니다

 

그들은 사회적 약자이지만

자신보다 약한 사람 앞에서는 한 없이 강자라는 것을요

여러분 고객센터 보다 노가다가 더 낫습니다

돈 받고 욕 먹고 싶으면 추천 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똥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IMG_2448.jpeg

 

 

18개의 댓글

2023.11.24

그럼에도 현재까지 콜센터 직원으로 남아있는 이유는요

0
2023.11.24
@紅蓮華

첫 입사때 입 잘털어서

6개월 미만 경력자 중

재입사 포함해서 전업체 콜수 1등에

인터넷에 친절하다고 글도 여러개 올라왔습니다 씨발 그때 나갔어야 했는데

 

재능인가? 하다가 탈출 기회 놓치고

나이만 먹었습니다 걍 팀장 달고 마무리 할 생각으로 버티고 있습니다

2
2023.11.24

민원인 입장에서는 다른건 모르겠고 제발 잘 모르면 팀장에게 넘겼으면 좋겠다

0
2023.11.24
@온푸

주로 팀장 부팀장 두명이서

1-20여명 수발 들어주다 보니 많이 늦어집니다 시간 오래걸려도 괜찮다고 해주면 콜백(call back) 잡아두는데

 

나 지금 겨우 시간내서 전화하는거다 빨리 연결해라 바쁘다 하면 저는 진상으로 봅니다

0
2023.11.24
@우당탕박사

오래 걸려도 괜찮음 내가 원하는건 팀장에게 올리면 자기 고과에 영향이 가는지 자기 선에서 자기가 해결할수 없는걸 붙잡고 있는거 끊고 다시 전화하고 싶어도 다시 연결하면 대기가 30분이라서

0
2023.11.24
@온푸

그럴땐 그냥 오래 걸려도 괜찮으니 잘 확인하고 전화달라고 하면 걸어준 번호로 다시 연락드리긴 합니다

 

근데 주로 폐급 새끼들이 잘 보이겠다고

무리하게 콜 땡겨잡다가

까먹습니다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아무리 늦어도 영업시간 종료 전에는 연락해준답니다(찡끗)

0
2023.11.24
@우당탕박사

그정도면 다행이지

까먹는거도 이해함

몇일 걸려도 이해함

근데 왜 자기가 해결 못하는걸 붙잡는지 이해가 안가는거

콜을 해결 못하면 인사고과에 불이익 가는게 있는거야?

0
2023.11.24
@온푸

약간 짬찌들 특성이죠

고객이 전화를 끊고 민원을 넣을지

다시 전화 걸어서 다른 상담사한테

왜 이거 못했냐고 보고가 들어오진 않을까 하는?

 

무엇보다 지가 열심히 찾으면 나올 것 같거든요 저는 처음에 아는거 아니면 바로 콜백 약속 잡긴했지만요 뭐 불이익은 없어요

1
2023.11.24

고생이 많다

그래서 나는 콜센터 상담 끝나면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 하거든? 그니까 문자오더라. 고객님 덕분에 감사하다고. skt 에서 몇 번 받아봄

1
2023.11.24
@23689654

제가 그 맛 때문에 자살을 안했어요

그냥 고객님들이 고맙다/아유 덕분에 속이 다 시원하다/ 고생했다 이런 말 한마디 들으면

다음 콜 대기버튼 누를 용기가 생기거든요

0
2023.11.25

다음소희 영화보니 참담하던데

0
2023.11.25
@헬헬뿡

맞아요

내가 다니다가 못 버티고

한번 이적한 적이 있는데

그 영화에서 나오는 실제 사건의 회사였어요

저는 그 후에 입사해서 그런일이 있었다 정도만 알고 있지만요

0
2023.11.25

콜센터 알바....어쩌다 개진상 하나 걸리면 진짜 몇 시간을 싸워야 함ㅋㅋㅋㅋㅋ 1시간 동안 140번 전화한 놈도 있었음

0
2023.11.25
@초ㅣ초

딱 스트레스 풀기 위해 오는 사람이죠

대응 할 방법도 없어요

상급부서에서 그냥 전화 들어오면 민원 안걸리게 잘 대응해서 보내라는 메신저 하나 툭 던져두고 끝나죠

0
2023.11.25

법적으로 콜 차단 같은 기능을 넣어야됨

근데 가끔 악덕 업체가 콜 외주 주고 그냥 싸그리 차단하겠지?

0
2023.11.25

상담전화 할때마다 첨에 1분가량 녹음되고있다 상대방도 사람이다 폭언하지말라 이런소리해도 지랄할놈들은 넘처난다는말이군.

0
2023.11.25

콜센터 직원 분하고 통화를 유쾌하게 했더니 너무너무 좋아하시드라. 스트레스 많은 직업이시니...

 

엘지폰 밧데리 불량으로 콜센터 전화 했을 때가 생각난다. 여직원 분이셨는데 금방 죽은 귀신처럼 통화했는데... 목소리 정말 안스럽드라.

0
2023.11.29

12월 31일에 비행기 타면서 휴대폰 정지하려고 고객센터 전화했을때 여성분이 받으시길래 연말인데 쉬지도 못하고 일하신다고 새해 복 많이 받으리고 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

말이라는게 사소하게라도 따듯한 말과 인사를 해주면 듣는 사람도 하루종일 기분 좋을꺼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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