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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티키 칵테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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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늘 이야기 할 건 티키 칵테일이라는 장르에 대해서야.

 

어떤 개붕이가 써달라고 해서 써봄, 좋은 추천이었다.

 

티키라는 건 폴리네시아어로 신을 뜻하는 말이야.

 

마오리족 전설에 의하면 인류 최초의 사람을 뜻한다고도 하는데, 하여튼 이런 폴리네시아 문화를 뜻하는 단어기도 하지.

 

장승과 닮은 조각상, 하와이안 셔츠와 나무 장식, 화려한 분위기. 이 모든 게 티키가 뜻하고 있는 거야.

 

 

 

 

 

 

 

 

 

 

 

생각보다 클래식하지만, 근본이 없는 스타일이기도 해.

 

티키바의 등장은 1930년대로, 클래식이라고 부를 수 있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이 문화는 사실 폴리네시아 문화라고 하기는 애매해.

 

하와이 등지의 폴리네시아 섬에 살던 백인들이 미국으로 돌아와서 그 스타일을 그리워 하면서 만든게 티키 문화의 시작이거든.

 

1934년, Don's Beachcomber 라는 바가 할리우드에서 생긴 게 그 시작으로 알려져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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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는 어니스트 레이몬드 버몬트간트(Ernest Raymond Beaumont-Gantt)라는 텍사스와 뉴올리언스에서 자란 남자가 만든 가게야.

 

아버지와 함께 럼을 마시면서 태평양 연안을 항해한 경험을 토대로 만든 폴리네시안 스타일의 가게였지.

 

이후에 이 가게는 Don the Beachcomber라는 이름으로 바뀌었고, 버몬트간트는 이름도 아야 돈 비치라는 이름으로 개명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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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게는 그전까지 바들의 분위기와는 새삼 달랐어.

 

클래식한 조명도, 잘 차려입은 바텐더도 없고 대나무로 만들어진 집기와 꽃들, 그리고 하와이안 셔츠를 입은 바텐더가 있는 가게였지.

 

당연히 분위기도 재즈가 아니라 하와이안 음악들이 흘러나오면서 인싸들을 유혹하는 분위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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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는 성업했고, 3년 뒤에 여길 방문한 Victor Bergeron이라는 오클랜드의 레스토랑 오너는 이런 스타일의 바에 매혹되었지.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서 자기 레스토랑 인테리어를 돈 더 비치코머 스타일로 개조하고, 이름을 바꾸지.

 

Trader Vic's 이라는 이름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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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해보이지만 차별점을 둔 건, 항해와 무역이라는 것에 초점을 뒀다는 거야.

 

오클랜드 출신의 레스토랑 주인이던 빅터는 자기 별명을 Trader Vic's(상인 빅)이라고 말하면서, 결핵으로 인해서 잃었던 한쪽 다리를 항해 중에 상어한테 공격당해서 잃어버렸다고 말하고 다녔어.

 

컨센에 잡아먹힌 그는 실력도 꽤나 있는 경영자였고, 이후 Trader Vic's은 티키를 대표하는 가게 중의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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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양반과 이 양반의 가게에서 만든 칵테일들은 지금도 클래식 칵테일의 한 갈래로 남아있지.

 

이후에 계속해서 유행한 티키 스타일은 미국의 문화로서 자리잡게 되.

 

 

 

 

 

 

 

 

 

 

 

 

 

 

 

티키 칵테일의 특징은 근본이 없다는 데 있어.

 

당연히 폴리네시아에서는 칵테일 같은 거 안 먹었고, 미국인들이 그 동네라면 이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만든 칵테일들이 대부분이어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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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키 스타일 칵테일 잔들

 

티키 칵테일이 나가는 잔들도 역시나 폴리네시아 지방의 토템에서 유래했는데

 

한국으로 치면 장승이거든.

 

1930년대에 장승 모양으로 술잔 만들어서 마신다고 조선 사람들한테 말해봐라, 힙하다고 할지 불경한 놈이라고 멍석말이 당할지.

 

미국 놈들이 그냥 오 신기하구나 하고 만들어서 먹는거지, 그쪽 문화에서는 신을 본따거나 해서 만든 물건인데 좋아할리가 있냐고.

 

 

 

 

 

뭐 그런거랑 별개로, 티키 칵테일들은 주로 트로피컬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어.

 

신선한 오렌지나 파인애플, 라임 주스등을 주로 럼과 함께 만드는 게 티키 스타일의 칵테일이지.

 

거기에 좀 더 화려함을 위해서 불을 붙이거나 하는 등의 퍼포먼스를 더했고, 이건 나중에 다른 칵테일들에도 영향을 미쳤어.

 

또 사용하는 시럽 역시 일반적인 시럽보다는 오르쟈 시럽이라는 아몬드를 베이스로 만든 트로피컬한 시럽등을 이용해서 확실한 차별점을 뒀어.

 

티키 칵테일을 마셔보면 느껴지는 건 다른 것보다는 트로피컬한데 독하다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독한 럼주를 이용해서 만들면서 동시에 단 맛과 열대과일 맛으로 그걸 가리는 게 티키 스타일이야.

 

옛날 칵테일 바에 가면 자주 보이는 우산 모양 장식도 티키에서 온 거야.

 

 

 

 

 

이 당시에 만들어진 티키 스타일 칵테일 가운데는 지금도 클래식 칵테일에 큰 영향을 주는 것들이 많아.

 

마이타이

 

피나 콜라다

 

좀비

 

등등 트로피컬한 스타일의 칵테일은 그 기원을 찾아가면 티키바가 나오는 경우가 많아.

 

 

 

 

 

 

 

 

 

 

 

 

이후 시대가 흐르고 2020년대가 된 지금도 여러 우여곡절을 격었지만 티키 스타일 바는 여전히 성업 중이야.

 

한국에는 아직 없지만, 이런 스타일의 바를 하고 싶어하는 바텐더들도 꽤나 있지.

 

단점이 있다면, 한국에서 아직 성공 사례를 찾기가 힘들어서 도전을 잘 안하는 정도랄까?

 

한국에 먹힐까 하면 그건 또 잘 모르는 느낌이거든.

 

 

 

 

 

 

 

반면에 티키 스타일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진 사람들도 꽤나 많아.

 

말했다시피 이건 폴리네시아 문화를 모방한 미국 문화거든. 미국의 식민주의에 의해서 점령된 지역들의 문화를 미국인들이 자국 문화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굉장히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아.

 

실제로 폴리네시아 문화도 아닌데 폴리네시아 문화인척 하고 있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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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얘들은 재밌는 잔 만들겟다고 푸만추 잔도 만듬.

 

미국 놈들 하여튼.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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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올림

 

3개의 댓글

2023.11.15

깔루아 '해줘'

0

오늘 후루룩 다읽었내 재밌다ㅋㅋㅋ 장기연재 부탁합니다

0
2023.11.20

트레이더빅이 돈비치 레시피 많이 긴빠이 한거같음 ㅋㅋ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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