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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개붕이가 쓰는 술 이야기 - 베일리스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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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개붕이들, 오랜만에 글을 쓰는 느낌이야.

 

오늘 할 술 이야기는 술을 잘 못 마시는 개붕이들을 위한 술, 베일리스야.

 

아일랜드에서 생산되는 크림 리큐르지.

 

도수가 높지 않고, 크림과 초콜릿, 그리고 아이리쉬 위스키로 맛을 낸 술이라서 술을 잘 못하는 개붕이들도 여기에 우유 타서 먹으면 좋아할거야.

 

흔히들 베일리스 밀크라고 하는데, 바에 가서 시키는 건 추천하지 않아.

 

이건 사실 집에서 만들어도 어느정도 비슷한 맛이 나올 정도의 술이거든, 베일리스를 이용한 다른 칵테일이라면 모르겠지만, 나는 내 가게에서 베일리스 밀크를 달라고 하면 다른 걸 추천해주는 편이야.

 

굳이 비싼 돈 주고 꼭 먹고 싶다 하면 말리지는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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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스는 지금 와서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술 중 하나지만, 생각보다 역사가 길지는 않아.

 

1971년 처음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1974년에 제품화가 됐거든.

 

이 술이 만들어진 계기는 좀 처량해.

 

그 당시 아일랜드의 위스키 산업은 스카치 위스키의 인기에 밀려서 술이 남아도는 지경이었어.

 

그리고 과 생산된 잉여크림들을 소비할 목적으로 개발된 술이지.

 

한 마디로 짬처리였다 이거야.

 

베일리스를 팔려는 생산자의 마음.

 

 

 

 

 

 

 

 

 

 

재미있는 건, 그 결과 만들어진 게 전 세계에서 최초의 크림 리큐르였다는 거지.

 

초기에는 굉장히 다사다난한 술이었는데, 일단 리큐르와 크림을 결합하는 거 자체가 힘들었어.

 

알코올과 유지방분은 물리력을 가하면 섞이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분리되는 성질을 지녔거든.

 

걍 물이랑 기름이라고 생각하면 되.

 

그래서 그전까지는 만들어진 적이 없던거지.

 

하지만 1970년대는 이미 식품과학 기술이 어느정도 발전한 시대였고, 기름과 술을 융화시키는데는 식물성 기름을 이용한 유화제를 쓰면 된다는 걸 깨달은 사람들이 이 두가지를 섞어서 안정화 시키는데 성공했지.

 

거기에 단순히 크림과 위스키만 섞으면 그냥 위스키맛 크림이니까 좀 더 다른 점을 주고 싶어서 얘들이 처음에 섞었던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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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네스퀵이야.

 

농담 같지만, 진짜로 이걸 처음 만든 놈들은 초콜릿 맛을 저렴하게 구현하고 우유에 타먹는 분말이니가 넣어도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만들어진 술에 네스퀵을 섞어서 만들었어.

 

맛은 당연히 있었지, 니들 네스퀵 안 먹은지 좀 됐지? 지금도 우유에 타먹어봐라, 뿅간다.

 

내부에서 평가는 당연히 좋았고, 이걸 출시하기로 마음 먹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네스퀵을 넣은 술입니다, 라고 하기는 쪽팔렸는지, 중간에 은근슬쩍 벨기에산 초콜릿으로 만들었다고 표기했지.

 

그리고 이걸 1974년에 출시했어. 아이리쉬 크림 리큐어, 베일리스라는 이름으로 말이지.

 

베일리스는 당시에 이 리큐르를 만들었던 회사에서 운영하던 레스토랑 이름이었다고 해.

 

참 근본이 없어 보이는 리큐르였지만, 이 리큐르를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지.

 

이전까지 없던 쉽고 편한 초콜릿 맛의 크리미한 술은 술꾼들에게는 외면 받았지만, 술을 처음 마시는 사람들에게는 격한 환영을 받았거든.

 

커피나 우유에 일단 타기만 하면 술 맛이 은은하게 느껴지지만 단맛 때문에 거의 무시하고 마실 수 있는 이지 드링크의 탄생이었지.

 

 

 

 

 

 

참고로 이 술은 술과 지방과 초콜릿의 조합이라 100ml에 327 칼로리야.

 

이거 700ml면 그날 하루 아무 것도 안먹어도 일단 되는 수준임.

 

 

 

 

 

 

 

 

 

 

아, 여담인데 술에 네스퀵을 타는 걸 보고 아일랜드 놈들도 역시 영국 옆 나라 답다, 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있을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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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이거 만든건 영국인이고 처음 만든데도 런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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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omas Edwin Jago,

 

줄여서 톰 자고라고 불리던 양반이 만들었거든.

 

Cornishman이라는 별명처럼, 콘월 출신의 영국인이자 주류업계의 선구자 중의 한 명이었어.

 

이 양반이 만든 술 중에 또 하나가 굉장히 유명한 술인데, 바로 말리부거든.

 

조니워커 블루를 만드는 과정에도 도움을 줬다고 하는, 주류계의 거인이야.

 

 

 

 

 

 

 

 

 

 

 

 

 

 

 

 

하여튼 베일리스는 1974년 이후로도 계속해서 승승장구했고, 그 과정에서 비슷한 유사 제품들이 나타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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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리스 말고도 그 성공에 뒤 따라서 만들어진 아이리쉬 크림 리큐르들도 많고, 아예 오스트리아에서 만든 초콜릿 크림 리큐르도 있을 정도야.

 

잘 나가면 카피 상품이 생기는 건 조선만의 전통이 아니라 이거지.

 

하지만 이런 유사상품들은 결국 선발주자의 벽을 넘지 못하고 영원한 2등으로 남았어.

 

그 과정에서 다양한 위협을 느꼈는지, 베일리스는 원래에 오리지날에 안주하지 않고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을 내놓기 시작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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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근래에 나온 스모어 맛 베일리스

 

위에 사진에도 있는 레드벨벳 케이크 맛

 

크림 카라멜, 말차, 커피, 라떼 등 여러가지 맛들을 출시하고 있지.

 

참고로 맨 처음 나온 다른 맛의 베일리스가 있어.

 

2005년에 시도했던 베일리스의 첫 번째 다른 맛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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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로-얄하고 노-블한 사람들의 디저트 민트 초코 맛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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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들도 민초하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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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판도 올려둬야지

9개의 댓글

2023.11.13

실온에 두면 상하고

냉장고에 넣으면 층생기고

쨌든 6개월 이내 먹어야 되긴 하는데

베일리스 밀크, 머드슬라이드, 오르가즘 말곤 딱히 쓸곳도 생각 안나는 술..

0
@에그마요

저거로 쉐이크 해먹으면 존맛

0
2023.11.13

아일리쉬 카봄~! 굿굿~!

0

코스트코에서 한병 사서 맛있다고 먹고나니 살찜..

 

0
2023.11.13

첨엔 깔루아 맛있다고 먹다가 베일리스로 넘어감

0
2023.11.13

투게더 하나 사서 한잔에 한스쿱 넣고 베일리스 말아 먹으면 개맛도리더라ㅋㅋ

0
2023.11.14

코스트코 아이리쉬크림 사다가 두세명이서 뿜빠이하면 개꿀 ㅋㅋㅋ

0
2023.11.18

솔직히 모차르트가 더 취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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