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5. 우리는 왜 자주 싸울까? 자주 싸우는 연애

서론

  저는 연애 상담을 받을 때, ‘짝사랑’, ‘썸’, ‘관계개선’, ‘이별’의 4개 항목으로 사연을 분류합니다. 각각의 사연마다 필요한 정보와 접근법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지요. 그중에서 ‘이별’과 관련한 상담은 연애 상담의 절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제각기 다른 이유로 이별을 하고 위로를 해달라거나, 재회하고 싶다고 저를 찾아오지요. 재미있는 사실은요. 이별의 원인을 따로따로 분류하였을 때, ‘잦은 다툼으로 인한 가치하락’이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더라는 사실입니다. 사연이야 아무리 사바사, 케바케라지만 그중에 절반 정도는 사실 비슷한 이유로 이별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왜 싸울까?

  저는 제가 상담 드렸던 분들의 사연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저 역시도 여자친구와 잦은 다툼을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어딘가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우리가 서로 다툴 수밖에 없던 원인을 몇 가지로 간추리는 것에 성공했지요. 지금부터 우리를 다투게 만드는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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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투는 이유가 이념 때문은 아닐 겁니다.]

 

 

남녀는 다르다. 아주 많이.

  20대 남성 A는 여자친구인 B와 함께 2달 뒤에 여행을 가기로 약속했습니다. 여자친구와의 여행이 처음이었던 A는 몹시 설레는 마음에 숙소와 여행 코스를 모두 생각해두었고, B와 함께 근사한 여행을 즐길 생각에 부풀어 있었지요. 하지만 여행을 가기 한 달 전, B가 갑자기 여행에 관해 물어왔습니다. A가 여행에 대해 생각해놓은 것이 있는지 궁금했던 것이지요. A는 근사한 계획을 세워 두었지만, B에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은 마음에 ‘생각해 둔 코스가 있으니 기대하라.’라는 말만 하였습니다. 하지만, B가 기대감을 보이면서 놀랄 것이라고 예상했던 A의 생각과는 다르게 B는 화가 났습니다.

  남성분 중에서 B가 왜 화가 났는지 추측할 수 있는 분이 있나요? 정답은 맞히겠지만 시간이 좀 필요할 겁니다. 남녀 사이의 심리적 차이가 B를 화나게 한 것이기 때문이죠. 아, 남자는 이성적이고 여자는 감성적이라서 그런 거냐고요? 많은 분이 긍정하는 이야기긴 합니다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남자는 결과 지향적이고, 여자는 과정 지향적이다.’

 

 

계획이 다 있단 말이야. VS 그걸 왜 혼자 ?

  A의 입장에선 억울한 일입니다. 나름대로 열심히 알아보고 B가 깜짝 놀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를 해왔을 테니까요. 결과 지향적인 시선에서 A가 한 행동은 최선의 행동일 겁니다. A에게는 멋진 계획이 있었고, 틀림없이 멋진 여행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정 지향적인 시선에서 A가 한 행동은 B를 배려하지 못한 행동입니다. B는 자신의 취향이 A의 계획에 잘 반영되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할 뿐더러, 그런 멋진 계획을 짜는 설레는 일을 함께 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결과적으로는 A의 행동이 멋진 여행을 하게 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A의 계획이 B의 취향에 맞지 않을 위험이 있었고, 여행 계획을 함께 짜면서 설레어할 기회도 놓친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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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아마도 이런 기분이 들거예요.]

 

반쪽짜리 배려

  남녀 간의 시선 차이는 따로 생각한다 하여도 A가 한 행동엔 가장 큰 문제가 있습니다. B의 의사를 묻지 않고 행동했다는 점입니다. 과연 A가 한 행동이 B를 위한 것이었을까요? 단지 '서프라이즈~'하고 싶을 뿐인 A의 욕심은 아닐까요?

  이해합니다. 우리는 모두 내면에 ‘착한 아이’가 있어요. 양심이나 동정심 같은 ‘감정’들이지요. 네, ‘감정’이요. 나의 생각 대로만 판단해서 하는 행동은 ‘배려’라고 할 수 없어요. 그저 ‘감정’을 따라 행동한 것뿐 이거든요.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참 자주 까먹는 것 같아요. 관계에서는 ‘나의 감정’도 중요하지만 ‘너의 감정’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누군가를 ‘배려’하고픈 마음이 들거든 이러한 질문을 던져보세요.

 

‘내가 이런 배려를 했다는 사실을 상대방이 몰라도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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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면, 반쪽짜리 배려일 가능성이 큽니다.]

 

  진정으로 상대방을 위한 배려를 했다면 상대방이 굳이 알아 봐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상대방의 기분이 상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배려’는 의미를 찾은 것이니까요. 만약, 상대방이 여러분의 배려를 알아 봐주지 않아서 서운한가요? 글쎄요. 과연 그게 정말 상대방을 위한 배려였나요?

 

 

사랑하는 연인과 다투지 않는 방법

  지금까지 우리는 우리를 다투게 만드는 원인 2가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그럼 이러한 2가지 원인을 제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러분이 생각했듯이 ‘대화’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이런 결론까지는 친구들한테 고민 상담을 해도 쉽게 도달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대화’ 해야 할까요?

 

서로의 시선을 인정하고 존중한다.

  우선 결과 지향적인 남자의 시선과 과정 지향적인 여자의 시선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시작합니다. B가 너무 예민한 것처럼 느끼나요? B의 시선에선 충분히 기분 나쁠 일인데 말이지요. 우리는 ‘네가 너무 예민한 거야.’와 같이 상대방에게 그 책임을 떠넘기는 말을 그만둘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당신도 그만큼 둔감한 겁니다.’라는 저의 쓴소리를 피할 수 없으니까요. 남 탓은 잠시 내려놓고 서로가, 서로의 시선을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서로의 시선을 인정해야 합니다. ‘너의 시선에서는 그게 기분 나쁜 일일 수 있겠네’, ‘나였어도 기분 나빴을 것 같아.’와 같은 말을 달고 살아야 해요. 손해 볼 것은 없잖아요?

  나아가, 상대방에게 대화할 때, 상대방의 시선에서 대화할 줄 알면 최고가 될 수 있습니다. 남성을 대할 때는 결과 지향적으로 “일단 지갑부터 찾아볼까?”, “8시까지 찾아보고 안되면 다른 방법을 의논해보자”와 같이 명확하고 달성 가능한 ‘목표’를 지정해주는 것입니다. 여성을 대한다면 “그래서 지금 네 생각은 어때?”, “내 생각은 이런데, 어떻게 생각해?”와 같이 의논하는 ‘과정’을 함께 하면 됩니다. 문제의 해결 여부는 둘째 치고, 상대방이 나와 같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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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면 곤란 하겠지만요.]

 

생각하지 말고 과감하게 질문한다.

  반쪽짜리 배려를 하게 되는 원인 중 하나는 ‘상대방도 나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총합고정오류’입니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상대방도 똑같이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해버리는 것이지요. 애초에 동정심이나 불편함 같은 ‘감정’에서 출발한 행동이 언제나 이성적으로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행동일 수는 없는 겁니다. 그럴 때는 그냥 ‘질문’하세요. 센스없는 사람으로 보일까 봐 두려운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반쪽짜리 배려로 인해 관계가 애매해지는 것보다는 백만 배 낫습니다.

 

  또한, ‘질문’을 통해서 여러분들은 상대방에 대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얘는 이런 상황에서 이런 불편함을 느끼는구나.’ 하고요. 이러한 데이터를 쌓은 것은 연인 관계에서 ‘신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요. 그것 말고도 여러분이 질문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혼자서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질문하세요.

 

 

결론

  연애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에게 맞춰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과정 끝에 마침내 두 사람이 같은 꿈을 꿀 때, 결혼하게 된다는 것이 저의 연애관이지요. 이런 면에서 연인은 싸워야 합니다. 싸워야 서로를 더 잘 알고 의지할 수 있게 됩니다. 단, 필요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오늘 다뤘던 내용은 필요 없는 싸움을 피하는 방법입니다. 혹시 연인과 다툰 사람이 이 글을 본다면,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나는 과연 필요한 싸움을 했는가?’ 하고요.

 

7 어절 요약

서로 쓸데없이 싸우지들 말고 좋게좋게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15개의 댓글

걍 글읽어봐도 b가 이해안감

0
@와사비맛아몬드

그게 정상이야. 이 글의 요지는 '너희는 서로를 죽어도 이해할 수 없으니 서로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줘라'야

0
2023.03.18

다름은 배려해줘야하는거고 결국 맞추려하면 서로 많은 노력이 들어감

그 과정이 싸우는거고 그래서 싸우는것도 알차게? 싸워서 남는 정보가 있어야함.

그래서 다름을 서로 이해해주고 빅데이터를 쌓아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함.

1
@시케

아주 정확하다!

0
2023.03.18

직업이 연애상담가임?

0
@대구꿀벌

비슷한거라고 해두장

0
2023.03.18

결혼한 아지매 개붕이가 하나 더 알려주자면

세상 모든것은 양면성이 있다고생각하면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기가 쉽다

예를들어 내 남친이 너무 우유부단해서 짜증난다 남자답지않다라는 단점이 있다면 그런성격의 장점은 여자 말을 조금 더 잘따르고 잘 맞춰주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예를들어 어떤 남자가 성격이 너무 시원시원하고 호탕하고 남자답게 리더십이 있다고치자. 그런성격의 양면성은 독불장군이고 여자말을 자기맘에 안들거나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귓구멍으로도 안듣는다.간혹 좀 폭력적인 경향을 보이는 케이스도 있는경우도 있다

 

다시말해 어떤 성격이든 단점만있는 성격이나 장점만 있는 성격은 없다는 뜻이다.

내 말을 잘 들어주면서 자기 주관도 강하고 리더십있는데 섬세하게 날 잘 맞춰주는 성격은 없다. (있다고 말하는 사람치고 오래 연애하고 결혼해서 오래 잘살고있는 커플 단한번도 못봄 ㅋ)

 

그래서 상대를 고를때 내가 내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을 원한다면 상대가 조금은 자기 주관이 적어도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면된다. 난 성격 좆같이 지맘대로 하는놈보다는 좀 유한 애가 나아서 얠선택했고 그에 따라오는 결과로 남자 성격이 우유부단한거다. 내가 그런사람을 선호해서 선택한 당연한 결과물인 거지 남자가 왜 성격이 우유부단하게 그러냐고 탓할게 절대 아니라는것이다

 

만약 이 공식을 깨닫고 사람의 장점과 단점을 잘 찾아낼수 있다면 내가 원하는게 뭔지, 그에따라 각오해야할게 뭔지도 확실해지니 상대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훨씬 쉬워진다

 

기반이되는 생각 없이 단순히 넌 상대를 인정하고 이해해라라고만 하는건 남들에겐 좀 뜬구름잡는 이론처럼 느껴질수도 있다.

3
2023.03.18

근데 연애상담한다고해서 좀 궁금한데 넌 심리학 학위가 있는사람임? 그냥 단순 대화만 하는건 학력 없어도 상관없지만 이런 연애 상담으로 수익을 낸다면 최소 관련 학위가 있어야 자격이 있지않나 싶어서.

0
@WIFI

석사과정준비중이야 ㅋㅋ

0
2023.03.18
@개드립에서가장긴닉네임을

다행이네 유튜브에 진짜 자격도없는것들이 돈받고 연애상담한다고하는게 어이없었어. 좋은상담 많이해서 여러사람행복하게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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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FI

응원해줘서 고마워 ㅋㅋ 종종 들여다봐야겠다 이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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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왜 원하는게 있음 안말하고 알아차리길 바랄까

0
@열려라짱깨

어려서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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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
@개드립에서가장긴닉네임을

알려달라면 싫다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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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할 때 딱 문단 맨 위의 예시가 공감이 간다.. 사실은 여자친구가 계획을 너무 못짜기도하고 먹을 것 으로만 계획을 채워서.. 그래서 내가 미리 다 해왔었는데 화내더라고 그래서 다음엔 개인적으로 여친 모르게 개인적으로 알아보고 계획은 같이짜고 가서 난관에 봉착하면 또 따로 알아본거로 해결하고 그랬었는데 뭐 결과적으론 남녀의 차이를 이해한다기보다는 받아들이고 서로 다른건 배려하는것으로 하는게 낫더라 좋은글 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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