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지식

4. 매력적인 외모만 있다면 연애가 쉬울까? 오래 연애하는 법.

서론

연애 고민을 들어주는 상황에서 참 난감한 이야기가 몇 가지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역시 외모가 전부다.’라고 푸념하는 이야기지요. 매력적인 외모만 있으면 다 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겠지요. 어느 정도는 맞는 말입니다. ‘매력적인 상대와 연애할 때, 행복한 연애를 할 확률이 높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역시 외모만 있다면 연애는 쉽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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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가 참 여러사람 슬프게 만드네요.]

 

 

 

‘외모가 연애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하는 이유

그런데, 막상 연애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요. ‘외모’가 연애의 전부는 아니라고 이야기 해요. 연애 유튜버나 상담 업체들의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키스하는데 무리가 안 갈 정도면 상관없다.’ 정도로 결론이 모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요? 그저 우리를 희망 고문하기 위해서일까요?

하버드 대학의 연구팀은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연애사를 추적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연애 기간이 짧고, 이혼율도 높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그러니까. 행복한 연애를 ‘많이’할 수는 있어도 ‘오래’ 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지요.

 

 

쉽게 시작한 연애는 오래가기 힘들다.

연애 상담을 하다 보면 종종 ‘이 정도 외모를 가진 분이 왜 연애 고민을 하지?’ 싶은 정도로 빼어난 외모를 가진 분을 만날 때가 있어요. 이런 분들의 절대다수는 반반한 외모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만나던 사람과 헤어지더라도 새로운 사람으로 빠르게 ‘갈아치울 수’ 있는 연애를 하시던 분들이지요. 이렇듯 자신의 잘난 외모를 무기로 상대방을 이리저리 휘두르기만 하는 연애를 저는 ‘제왕적 연애’라고 이름 붙였어요. 과연 이렇게 ‘제왕적 연애’를 하는 분들이 행복하게 연애할 수 있을까요? 행복하게 오래 연애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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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어장속의 물고기가 하는 말 뿐은 아닐 겁니다.]

 

 

 

행복하게 오래 연애하는 법

‘방임-최선형 연애’. 제가 연애 상담을 해온 결과 확률적으로 오랫동안 안정적이고 행복한 연애를 할 확률이 가장 높았던 연애는 바로 ‘방임형 연애’입니다. 말 그대로 상대방에게 최소한으로 간섭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언제나 나의 관심사는 상대방에게 향해있는 것이 ‘방임-최선형 연애’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지요.

제가 군에서 복무할 때의 일입니다. 입대 한 지 2달 만에 후임을 맞이하게 되었지요. 당연하게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후임에게 여자친구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후임의 연애는 보통의 연애와는 사뭇 달랐지요. 여자친구가 있는 다른 사람들은 일과가 끝나고 1~2시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여 여자친구와 전화하는데, 이 후임은 짧으면 10분, 길게는 30분의 통화만 마치고 대부분의 시간을 부대원들과 보내는데 썼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휴가를 나가도 1~2일 정도의 시간만 여자친구와 보내고 나머지 3~4일은 친구를 만나거나 부대 선임들과 PC방을 가는데 썼지요. 당시의 저로서는 굉장히 이상한 일이라 후임에게 따로 물어보았습니다.

 

“여친한테 소홀히 대하면 서운해하지 않아?”

 

저의 물음에 후임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어차피 걔도 자기 친구들이랑 노느라 바쁠 겁니다.”

 

누군가는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니냐고 물을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 후임이 굉장한 사랑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요. 10년이 흐른 지금 그 후임과 여자친구분은 저한테 청첩장을 주더군요. 역시 굉장한 사랑을 하고 있던 겁니다.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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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이거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방임-최선형으로 연애 하는 법

  연애를 시작하는 데는 ‘매력’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매력’만으로 하는 연애는 굉장히 위험합니다. 여러분이건 상대방이건 어느 한쪽은 ‘매력적인 사람과의 연애’를 위해 뼈와 살을 깎아내는 연애를 할 것이고, 행여나 상대방이 실망하고 떠날까 봐 자신이 느끼고 있는 ‘뼈와 살을 깎는 고통’을 숨기려 들지요. 상대방은 이 사실을 모른 채 ‘역시 이 사람은 좋은 사람이야.’라고만 생각할 것입니다. 결국 ‘제왕적 연애’의 피해자가 지쳐버리거나, 가해자가 마음이 변해버릴 때까지 이런 불편한 연애는 계속되게 되지요.

 

 

인정하기

  이런 상황을 막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해답은 ‘매력적인 외모’는 결국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외모만 보고 연애를 시작했다면 ‘결국 연애를 시작한 이상 너와 나는 같은 급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고, 반대로 상대방이 내 외모만 보고 연애를 시작한 상황이라면 ‘내 외모만큼이나 너도 가치 있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상대방이 알게 하는 것이지요.

 

 

신뢰 쌓기

  그리고 우리의 연애가 ‘방임-최선형’이 되도록 하려면 아주 높은 수준의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서로 싸우고 충돌하면서 ‘얘는 이럴 때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하는 데이터를 만들어 내고, 그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으로 이런 상황이면 이렇게 하자’라는 합의를 통해 상대방과 나만의 규칙을 만드는 것이지요. 상대방과 다투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명하게 다투고 싸우면서 신뢰를 쌓아나가는 것이, 다툼을 피하면서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낫습니다.

 

 

무관심해지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뢰를 쌓았다면, 그 신뢰를 상대방에게 표현해야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무관심’입니다. 상대방이 누구를 만나 무엇을 하건 서로의 ‘규칙’을 깨지만 않는다면 적극적으로 상대방의 행동을 존중하고 지지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이 ‘규칙’을 깬다면 그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상대방에게 복수하라는 뜻은 당연히 아니고요. 내가 상대방에게 얼마나 실망했는지를 표현하는 겁니다. ‘너의 ~~한 행동은 우리가 전에 ~~하자고 했던 약속을 깨려던 것처럼 느껴져서 나를 서운하게 만들어.’ 와 같이 완곡하지만 단호한 표현이 좋습니다. 절대, 절대, 절대, 이별을 빌미로 상대방을 겁박하지는 마시고요.

 

 

최선을 다해 표현하기

  상대방을 믿고 방임하는 것 말고도 해야 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상대방과 내가 함께 있을 때는 적극적으로 사랑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애정표현을 하고 서로 쓰다듬어주는 것도 물론이고, 둘이 함께하는 자리라면 어디든 ‘저것들이 깨를 뿌리는구나?’ 싶을 정도로 서로를 지지해주고 인정해주고 예뻐해주는 태도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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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요, 참 쉽죠?]

 

 

결론

  머리가 좋은 분들은 제가 말하는 ‘방임-최선형’연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이해하셨을 겁니다. 구구절절 길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한 줄로 요약하면 ‘서로의 영역을 인정하고 침범하지 말자.’가 되거든요. 누구나 알 법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힘들여 쓴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어서 연애를 무서워하는 분께 이런 자신감을 가져보면 어떨까 하는 메시지를 드리고 싶었거든요.

 

‘외모는 평범하지만, 나랑 연애하면 오랫동안 행복하게 연애할 수 있을걸?’

 

 

7 어절 요약

외모가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연애해야 행복하게 오래간다.

13개의 댓글

2023.03.17

이건 사실 일반적인 인간관계에도 적용되는거 같네

 

가장 정신적으로 건강한 인간관계가 얇고 넓은

 

거라고 이야기들 하더라고 비슷한 맥락이겠지

1
@글깨작

진짜 무관심하다가도 연락이 오면 즐겁게 놀 수 있는 관계야 말로 진짜 깊은 관계지

얇고 넓은 거랑은 거리가 좀 있어 ㅎㅎ

2
@개드립에서가장긴닉네임을

대충맥락은 비슷한듯? 사람마다 친구의 기준이다르듯이

0
@서울대학교6학년1반

그건 맞지!

0
2023.03.17

좋은 내용이네.

방임을 하는 시간 중에는 나의 미래와 현재를 위한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도 필요함.

0
@뒤돌아보다

이 내용이 빠져있구나

0
2023.03.17

조금 인정

허구헌 날 카톡 하고 연락 닦달하고 여사친 만나면 의심하고... 그렇게 자기 자신한테 자신 없고 상대방을 못 믿으면 애초에 사귀지 말아야지.

0
@llIllllllI

너 피해자구나

0

이제 8년차인데 공감함

0
2023.03.17

신조협려 읽어라.

진짜 ㄹㅇ루

0
2023.03.18

배우자를 고를때 외모를 본다는건 이미 통계적으로 증명 된 사실이고

결혼 만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원하는 사람과 연애를 쉽게 시작한다는 전제 부터가 십사기인데..

실제로 외모를 안본다고 말하던 여자 연예인들이나 아나운서들 죄다 잘생긴 남자와 결혼함

 

인간은 시각에 의해 지배받는 동물이라 외모는 절대로 배제할 수 없는 요소고 오히려 가장 중요한 요소임

대부분의 사람은 성격이 조금 안맞아도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과 사귀지

성격이 아무리 잘맞는다고 못생긴 사람과 사귀진 않음

0
2023.03.19
@버억맨

기본은 되어야지

0
2023.03.18

지가 연애전문가인줄알어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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