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모솔 생활을 정리하고 얼마전에 직장동료 소개로 연애를 시작하게 되었음
물론 나도 걔를 좋아하고 걔도 좋아해서 서로 좋았는데 문제가 있었지
연애를 해본적이 없으니 뭘 해도 머저리같은 티가 계속 났었음
예를들자면, 버스나 지하철 탈때 줄서서 타잖아,
나는 항상 습관적으로 사람을 다 타고나서 나중에 타는 스타일인데
여자친구는 빨리타서 자리확보도 좀 하고 그런걸 바라는 눈치였음
내가 싫어하고 기피했던게 이런것들인데
사람들 밀치고 좀 뻔뻔하게 자리차지도 하고 그런걸 전혀 못함.
어르신들 타면 왠지 비켜드려야 할것같고 대중교통에서 떠드는걸 싫어해서 여친이랑 별로 대화도 못 주고받음
그리고 모든 사회관계에서 리드를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음
군대있을때도 후임을 앞에서 선임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하고 챙겨주고 으쌰으쌰 하는것도 좀 할줄 알아야 되는데
그냥 묵묵히 내 일 하고 후임들한테 잘 시키지도 않고 그럼.. 그냥 애들이랑 가벼운 농담주고받고 하는건 잘하는데 앞장서서 이끌고 나가는 스타일은 아님
그래서 후임들이 나랑 있으면 싫지는 않은데 그렇다고 편안하지도 않은 느낌? 의미없는 단답만 왔다갔다했음
내가 사람들앞에서 말하거나 발표하는건 잘하고 좋아하는데
그냥 사람들 사이에서 의견이나 불화를 조정하고 갈등중재나 타협하는걸 힘들어함
아무튼 그러다보니 여자친구랑 있을때도 여기가보자 저거해보자 이거먹자 이런게 안되고
대화도 능숙하게 이끌어가지 못했다. 무의식적으로 여자친구한테 기대게됨
이거 참 말로설명하기 어려운데
너네 롤 해봤잖아? 내가 여자친구 만나면 어떤 느낌이 드냐면
라인에 섰는데 CS디나이 당하고 프리징 당하고 격차 점점 벌어지는느낌?
진짜 여자친구가 예쁜데도 너무 불편하고 신경쓰이고 그래서
집에오면 너무 피곤하고 불편하더라
진짜 어디서 연애를 노말돌리듯이 연습할수 있으면 100판정도 돌려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천성적으로 여자랑 편하게 하는 애들이 있는가 하면 나같은 사람은 정말 부단하게 노력해야된다는걸 깨달았다
그렇게 여자친구랑 한달정도 만나면서 조금만 더 친해지면 괜찮겠지, 아직 어색해서 그렇겠지
이렇게 저렇게 만나기전에 데이트장소 조사도 해보고 맛집도 찾고 할것도 찾아보고 공부를 해서 만났는데
헤어지자는 말은 안했는데 내 스스로 내 연애방식이 너무 마음에 안들었고 , 그렇다고 얘를 연습장처럼 만나는것도 할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쯤
여자친구도 서서히 나에 대한 감정이 떨어지고 나를 안좋아한다는걸 느꼈음. 결국 그렇게 헤어졌는데
헤어지고 나니 너무 편안해지면서 동시에 내가 연애하기 정말 힘든 사람이구나 하는걸 알게됐음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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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지 않고는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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