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15년을 함께한 반려견에게 보내는 편지

게이들아 아기 같던 반려견이 늙어가는 모습을 보면 슬프지 ㅜㅜ

15년을 함께한 반려견에게 보내는 음성편지 ㅜㅜ
아래는 음성편지의 내용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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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너는 한순간 늙어버렸을까?
내가 집을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건강하고 꼬장꼬장하던 네가 언제부터 그렇게 아팠던 걸까.
네가 오기로 하고 몇 날 며칠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던 14살의 나. 그리고 너는 아가 사자 같은 모습으로 언니 품에 안겨와 우리 가족이 됐지.

다른 사람이 집을 오기만 하면 그 흔적이 사라질 때까지 지져대고 햇볕이 내리쬐는 한 여름에도 이불 위가 아니면 앉지도 눕지도 않던 왕자님 같던 너.

시간이 흐르면서 상상하기 싫은 너와의 이별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럴 때마다 너는 더 건강하게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산책 가자고 조르곤 했는데 그래서 나는 아주 당연하게 네가 오래 살 것 같았어 너와의 마지막은 생각하지도 않았지. 하루가 다르게 마르고 아파하는 널 보면서 나는 너무 죄책감이 들어. 내가 너를 더 사랑해주지 못하고 아껴주지 못 해서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함께했는데 빛나는 추억 하나도 제대로 만들어 주지도 못 해서 말이야.

네가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 아 즐거웠다 행복했다 사랑도 넘치게 받은 시간들이었다라고 생각해줄까? 난 자신이 없어 돌이켜보면 15년이라는 시간 동안 왜 제대로 된 사진이 없을까 산책을 나가면 크림색 털을 휘날리며 깡충깡충 토끼같이 뛰던 건강하고 예쁜 네 모습 왜 담아놓지 않았을까. 네가 가버리면 왜 나는 너를 추억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걸까 새벽같이 나가 저녁 늦게 들어오는 가족들을 기다리는 것에 하루 절반 이상을 대문 앞에서 쓸쓸하게 보냈을 너의 뒷모습을 생각하면 계속 마음이 저릿저릿해.

검사를 위한 CT도 MRI도 찍을 수 없을 만큼 쇠약해져버린 너 스테로이드 성분의 알약 하나로 너의 고통을 조금 줄여주는 것밖에 해줄 수 없어서 미안해. 일주일에 한 번밖에 보러 가지 못 해서 미안해 내 인생의 기적을 한 번만 쓸 수 있다면 나는 너에게 쓰고 싶어.

사람은 왜 지나고 나서야 후회하는지 15년 내가 살아온 인생의 절반을 더 넘는 시간을 함께 해줘서 너의 삶에 내가 있을 수 있어서 고마워. 얼마나 남아있는지 모를 너와 나의 시간 아끼고 사랑할게. 
미안해 고마워 사랑해 우리 강아지

12개의 댓글

2016.04.05
반려견은 글을 읽지 못합니다.
0
2016.04.05
@clsing
인성....
0
2016.04.06
@clsing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2016.04.08
@clsing
sorkaehd anfdjso
0
2016.04.05
잘가.. 솥에서도 내 생각만 해...
0
2016.04.06
@dasbootz
ㅅㅂㄴㅇ진짜;;
0
2016.04.06
글로만 보는게 낫다 음성이 안어울림
0
2016.04.06
13년 키우던 댕댕이 제작년에 죽고난뒤로는 이제 댕댕이 못키우겟더라
0
@콩돔
고양이 각
0
2016.04.08
눈물난다 햐....
울집댕댕이 1살인데
너무 슬플거같아 죽으면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0
부모님한테 안쓰고 개한테 쓴다네 불효자는 아웃이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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