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번역 SF단편] 브래드배리 관문에서의 진혼곡 by M. Bennardo(수정)

원 링크: https://dailysciencefiction.com/science-fiction/other-worlds-sf/m-bennardo/requiem-in-the-key-of-bradbury

 

Requiem in the Key of Bradbury by M. Bennardo

브래드배리 관문에서의 진혼곡 

 

 

 

 
먼저 잊지 마. 너희들은 여기서 자라야 해.
 
다른 아이들은 그렇게 말할 수 없지. 그리고 다른 이들이 나중에 오더라도. 그래도 너희들이 첫 번째가 될 거야.
 
토미와 질, 너흰 너무 어리지만, 내 생각에 에디는 기억할 것 같아.
 
우리가 여기 처음 왔을 때 너희 모두 얼마나 들떴는지.
 
몇 달 동안 로켓에 갇힌 후 우주의 공허한 고요 속에 꼼짝도 못하고, 아니면 그렇게 보였거나. 
 
너희들은 모든 것을 충분히 얻을 수 없었지. 빨간 바위. 붉은 하늘. 옛날 운하. 죽은 화성 도시들.
 
뼈의 궁전처럼 하얗고 빛나.
 
너희 모두 칭얼대고 소리쳤어. 우리는 너희들의 이름을 따서 언덕의 이름을 지었어. 
 
음식은 더 맛있다고 했지.
 
그것들은 똑같이 진공 포장된 배급품이었지만 너희가 옳았어.
 
너희 엄마와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그냥 뭔가. 차가운 공기와 새로운 중력에 대해서.
 
화성이 우리 발 아래에 있어.
 
여기서 자란 것은 특권이었어. 나중에 너희들은, 알게 되겠지.
 
나는 너희 셋이 지구의 아이들이 응당 누려야 할 것들 없이 지내야 한다는 걸 알아
이를 테면 제대로 된 학교. 같이 놀 다른 아이들. 할로윈. 크리스마스 같은 것들 말야.

아마도 가장 중요한 건. 남모르는 방식. 어린이들의 문화.
너희 엄마와 내가 줄 수 있는 건 빼고.

하지만 그런 것들이 지구에 더 이상 있는지는 모르겠구나.

우리가 라디오 주파수를 맞출 때. 모래폭풍 때였지.

우리는 지구상의 옛날 방송국에서 온 치지직 거리는
귀가 아픈 전파에서 흘러나오는 음성들을 듣게 되었지.
너희들 그 음성에서 언급한 것들을 들어본 적이 있니?

전파에서 흘러나오는 음성들은 다른 한 편으로는 텔레비전 쇼와 영화, 대량 생산된 장난감,
아이스크림과 사탕, 새 운동화에 대해서 여전히 광고하고 이야기하고 있더구나.

하얗고 빛나구나.

음성이 그렇게 많이 말하는 모든 것들. 그것들은 단지 약일 뿐이란다. 아편이지.
지구에 있는 사람들은 받아들여야만 하지. 지식을 다루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곧 끝난다는 것.

그네들의 행성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
그네들 삶의 방식이 죽어 가고 있는 것을.
모두 서로를 죽이고 있다는 것.

매일.

정당, 기업에 대한 충성, 고등교육, 그리고 전시 때의 애국심,
그런 것들은 단지 세뇌의 또 다른 형태일 뿐이란다.
하지만 여긴 그런 것들이 필요 없어.

공기를 맡아봐. 척박한 붉은 공기를.
이제 태양을 느껴봐. 차갑고 멀리 떨어진 태양을.

이제 큰 소리로 외쳐봐. 너희들 폐가 허락할 만큼 크게.

다른 영혼은 들을 수 없어. 너희들 거야, 너희들 거. 이건 다 너희들 거야.

고맙긴 뭘,

우리는 수십년 분량의 충분한 진공 포장된 음식들이 있어.
또한 물 필터와 카드 놀이, 좋은 책 100권, 멋진 노래 천 곡이 있지.

뭘 더 원하겠어?

물론 쉽지 않았던 거 알아. 하지만 우리, 
너희 엄마랑 나도 희생해야 했단다.

캐롤라인이 병에 걸리고 우리를 떠났을 때. 하마터면 죽을 뻔했어.
얼마나 나빴는지 너희들은 모르겠지. 우리는 너희들을 보호하려 노력했어.

우리가 두고 간 사람들. 남기고 간 것들. 너희가 알지도 못하는 것들을 잃었지.

그리고 이제는 이 일. 내가 너희에게 말해야 할 것. 너희를 여기로 데려온 이유.
백만년 된 도시를 지나 운하 옆에서의 소풍이지.

토미와 질, 그리고 에디.

들으렴.

우리가 생각하기에 나는 방광암에 걸린 것 같구나.

어쨌든 우린 어느정도는 확신하고 있어.

내 소변에서 혈전들을 보고 있어. 확실히 알려면 사이스토코프(방광경)가 필요하지만.
하지만 혈전들이 계속 생기고 있어. 그리고 그건 좋은 신호가 아냐.

솔직히 말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어.

암세포들이 퍼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몇 년이 걸릴지도 몰라. 어쩌면 안 그럴지도 몰라.
아니면 몇 달 정도? 이미 퍼졌을지도.

하지만 그게 아무것도 바꾸지는 않아. 너희 엄마가 건강하고 너희 셋이 건강해.
우린 여기 있을 거야. 또한 우리는 무전 침묵을 깨뜨리지 않을 거야.

캐롤라인을 위한 것이 아니야. 그러니까, 나를 위해서도 하지 않을 거야.

사실 나는 라디오를 가지고 왔어. 그리고 너희 셋이 돌로 라디오를 부쉈으면 좋겠어.
너희들이 부순 뒤에는 그걸 운하에 던질거야. 그걸 가지고 있는 건 건강에 좋지 않아.
그건 죽은 세상과 연결고리일 뿐.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거야.

내 생각보다 오래 걸린 건 인정해. 지구가 스스로를 죽이는 데. 
또 내 생각보다 오래 걸릴 거란 것도 인정해. 다른 누군가가 오는 데.

매일 밤 라디오에서. 정치인과 전문가, 시인. 그들은 말하고 말하고 말하고 또 말해.
해결책 제안과 토론. 싸우고 꿈꾸고.

마치 지구의 문제들을 여전히 고칠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그들은 할 수 없어. 설마? 결국 안 돼. 그리고 지옥이지. 이제는 내가 아프네.
어쩌면 지구가 나보다 오래 살지도 모르겠구나.

하지만 너희보다 오래가지는 않을 거야. 만약 우리가 지구에 남았다면. 그건 너희를 파멸시키는 거지.

너희들을 위해 여기에 왔어.

그러니 오늘 마지막 날인 것처럼 푹 쉬자꾸나.

토미와 질, 그리고 에디.

여기 너희들에게 줄 돌들이 있구나.

아버지를 사랑한다면. 아버지를 신뢰한다면. 그리고 아버지를 믿는다면.

너희들은 이 라디오를 박살낼 거야.

그 다음에 나랑 같이 기다리렴. 그 다음에 내 뒤를 기다리렴.

내가 묻힌 후에. 내가 떠난 후에.

오래 걸리는 만큼. 다른 사람들이 올 때까지. 그리고 난 그들이 올 거라고 약속하마.
그리고 나서 보게 될 거야. 모든 사람들 중에서 혼자였던.

내가 얼마나 옳았는지.
.
.
.
끝.

 

12개의 댓글

2020.06.17

와 제 취향 저격입니다. 어떻게 제 취향에 맞는 괴담을 이렇게 골라 내시는거죠? 혹시 제가 이것 녹음해 봐도 되나요?

0
2020.06.17
@년차ASMR

추가했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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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8
@아르타니스

또 다른 느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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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7

음 이해가 안돼서 그런데 해석좀 부탁

0
2020.06.17
@블루색깔

뒷부분 추가했음ㅋ

0
2020.06.17

링크 가보니 이게 끝이 아닌데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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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7
@극초음속벤젠

미안 번역해서 추가했어.

0
2020.06.17

데일리 사이언스 픽션 에서는 [ display entire story > ] 눌러야 한답니다 ㅋ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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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7
@128x32

몰랐다 ㅋ 그럼 다시 올릴께...ㅋ

0
2020.06.17
@128x32

번역해서 추가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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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0

그러니깐 지구가 수명을 다해서 우주로 도망친 가족의 가장이 녹음한거구만. 반전있을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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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교황만두

ㅇㅇ 읽어줘서 고마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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