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5) 맹렬했던 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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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dogdrip.net/53024941 고려전쟁사 - 거란전쟁 (3) 2차 거란전쟁 발발과 통주회전
 
 

왕의 몽진

 

 

  현종, 그는 사생아였다. 어머니였던 경종의 부인 헌정왕후는 언니인 헌애왕후는 왕자를 낳았으나 자신은 자식을 두지 못하고 경종이 사망한 후 외롭게 지내다 욱-신라 경순왕의 백부인 김억렴의 딸의 아들-을 만나 정을 통하고 그 결과 아이가 생겼다. 하지만 화재로 인해 그들 사이는 들통이 나고 성종은 욱을 유배 보내고 헌정왕후도 충격이었는지 그 때 진통을 느끼며 현종을 낳다 죽었다. 욱도 유배지에서 죽는다.

  성종도 누이의 불행이 마음이 편하진 않았는지 현종을 왕궁에서 기른다. 그는 고려와 신라왕족의 피를 받았으나 현실적으론 고아이며 사생아였다. 그 후 목종이 즉위하며 이모였던 헌애왕후는 천추태후가 되었고 태후는 현종이 두려워 출가를 시킨다. 신혈사에서 왕족이며 승려가 된 그는 고독과 암살의 위협 속에서 사춘기를 보낸다.

  하지만 1009년 군인들이 현종을 찾으며 이번엔 그도 어쩔 수 없이 다시 궁으로 가게 된다. 목종은 폐위됬으며 강조에 의해 왕이 된다. 그리고 지금 거란이 압록강을 넘었고 강조의 대군은 패했다. 서경도 위태로웠다.

 

 

 

  진관사.jpg

<현종은 자신을 보호해준 진관조사에 보은의 뜻으로 진관사를 짓는다. 이곳이 신혈사라는 설이 있다>

 

 

  지채문이 언제 탈출했는지 어떻게 했는지도 모른다. 그는 서경공방전 당시 거란의 포위를 뚫고 개경으로 향한다. 1226일 입성 후 다음날 서경의 상황을 알린다. 이번에도 17년 전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강감찬의 강한 항전 의지로 인해 나주로 몽진을 택한다. 지채문의 호위병사 50명과 함께 그렇게 그는 왕자에서 승려, 승려에서 왕으로, 이젠 도망자 신세가 된다.

  목종이 죽었던 적성현을 지나 단조역에 다 다를때였다. 단조역에서 왕을 맞이해야 할 자들이 활을 겨누고 나타났다. 하지만 지채문은 주저 없이 그들을 향해 돌진을 한다. 왕의 행렬은 이제 휴식도 포기하고 길을 재촉한다. 원래 계획으론 파주로 가야했으나 양주로 향했는데 그곳에서도 매복공격을 받는다. 이렇게 공격을 받으며 양주현에 도달할 때 였다. 여기서도 낯선 무리들이 나왔다. 이번엔 적들도 만만치 않았다. 그들은 자기들이 누군지 아냐며 하공진이 부대를 이끌고 온다고 한다. 이번엔 현종 일행도 동요할 수 밖에 없었다.

 

 

  적성.jpg

<양주로 향하는 고갯길 좌측의 지그재그로 되 있는 산길을 말한다>

 

 

  하공진은 목종이 신임했던 무장으로 침전을 경호하던 인물이다. 강조가 입성할 때 그는 강조편에 붙었다. 현종의 옹립에 공을 세웠으나 현종 측에선 그의 전력을 껄끄럽게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던 차에 하공진이 무단으로 동여진이 공격했다 패하고 유종이 화풀이로 여진인 사절단 95명을 학살해 버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를 빌미삼아 유배를 보냈는데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이 만행에 분노한 여진인들이 거란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뜻하지않은 여진과의 동맹으로 거란은 고려를 침공한다. 강조의 정변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결적적인 이번 거란전쟁 계기였다.

  목종의 경호 출신이며 거란침공 구실의 인물이였는데 거란이 침공하자 그들을 복직시키게 된다. 개경이 함락 직전에서 전쟁이 끝나면 그들은 어떤 추궁을 받을지 몰랐다. 그런 그가 부대를 이끌고 온다고 하는 것 이였다.

  그래도 지채문은 물을 수 밖에 없었다. 하공진이 왜 이곳으로 오는가?”에 그 무리들은 채충순과 김응인을 잡으러 오는 중이다라고 한다. 그들은 강조의 부하이며 현종을 추천한 이들이었다. 이들은 하공진과 공모해 역쿠테타를 일으키고 현종을 묶으려는 의도였다.

  김응인과 국근 등 관원들이 도망쳤다. 왕비 2명 시녀 2명 승지 2명 병사만이 남았다. 밤이되자 그들이 공격했으나 그래도 병사들은 근위병이었고 상대는 단순한 약탈병들이었다. 지채문은 분산해 탈출하기로 결심하고 두 왕비는 북쪽으로 자신은 왕과 남쪽으로 간다.

 

 

  지채문.jpg

<지채문은 현종을 끝까지 모실만한 왕이라 생각했다>

 

 

  일행이 집결하자 지채문은 저들은 하공진의 부대가 아닌 듯 하니 양주로 돌아가 상황을 보고 오겠다고 한다. 의외로 현종은 단박에 거절한다. 지채문은 그 때 현종의 눈에서 분노와 절망을 보았다. 개경에서 탈출할 당시 서경에서 싸우고 강화파를 숙청한 최창도 달아나고 완황령에서 거란을 향해 돌격하고 곽주성 함락때도 살며 임원역 마탄에서의 전투에도 살은 이원도 달아났다. 이젠 지채문의 차례라 생각했던 것이다. 현종답지 않았다. 지채문이 엎드리며 머리를 땅에 박으며 말하길

 

제가 만일 전하를 저버린다면 하늘이 저를 벌할 것입니다. 천지신명께 맹세하니 제 목숨이 다 할 때까지 전하를 모실 것입니다.“

 

  현종은 체념하듯 받아들인다. 지채문은 자신에 대해 의심을 아직 풀지 못한 현종이었지만 괜찮았다. 적어도 옳은 선택을 했고 그것으로 충분했다이에 지채문은 양주로 향한다. 그 때 한 무리의 군대가 그들 앞에 나타났다. 하공진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말과 다르게 하공진은 자신이 반란을 생각하지도 않고 진심으로 현종을 찾는다 했다. 믿을 수 밖에 없었다. 하공진의 군대와 함께 양주를 공격해 무리를 쫓아낸다.

  그 후 하공진이 현종을 만나 말하길 거란에 화친을 제의하자고 한다. 거란은 지금 어려운 상황이니 적당한 명분을 주며 물러날게 그의 판단이었고 자신이 사신이 되어 가곘다고 한다. 12월 마지막날 하공진은 거란 진영으로 현종은 남쪽으로 떠난다. 양주읍에서 거란군 선봉과 만나게 되는데 조금만 늦었어도 현종이 잡혔을 것이다.

하공진은 왕의 위치를 묻는 거란군에게 왕은 이미 떠났고 남쪽도 수만리나 되어 모른다고 했다. 거란군은 실제로 이를 믿었는진 모르나 그들도 강화사절이 반가웠을 것이다. 추적을 포기하고 하공진을 본대로 데리고 돌아간다.

  현종은 적성과 양주에서 위기를 넘기고 나주에서까지 위험의 연속이었으나 무사히 나주에 도착하며 그곳에서 거란군이 물러갔다는 보고를 받는다.

 

  하공진.jpg

<하공진 영정 비록 거란전쟁의 발발 원인이 되었지만 그는 끝까지 충심을 지켰다>

 

 

맹렬했던 돌격

 

 

  현종이 양주에서 고생할 동안 1011년 정월 거란군은 개경에 입성한다. 도성의 모든 것을 불지르고 약탈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10일 후 성종은 고려의 강화제의를 받고 철병을 한다. 현종도 놓쳤고 더 이상 전쟁을 할 여력도 없었다. 보급도 이게 마지막이었다. 그들은 지치고 힘든 와중에도 고려인 포로 수만 명을 납치했다.

개경에서 나온지 6일 후 17일 귀주에 거란군이 도착한다. 개경까지 귀주에서 300km는 될테니 하루 50km의 행군을 한 셈이다. 거란군은 혹한기에 해안길이 아닌 내륙인 산길을 택했다. 포로들에겐 재앙이었다.

  하지만 귀주에 주둔하고 있던 김숙흥과 보량은 거란군이 지쳤음을 감지, 거란군 1만명을 죽인다. 양규는 거란의 주력부대가 귀주길을 통해 압록강으로 간다는 소식을 듣자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로 연락이 통했던것인지 북쪽과 남쪽에서 동시에 기습하기 시작한다. 무로대에서 적을 기습해 2천여 명을 죽이고 포로 3천여명을 탈환한다. 무로대는 적의 후위로 20만을 남겨둔 곳이다. 귀한을 눈 앞에 두고 고려군의 기습을 받았다.

  이 때부터 양규는 흥화진에서 귀주로 향하는 길을 거꾸로 따라가며 전투를 하고 김숙흥은 귀주에서 흥화진쪽으로 거란군을 추격한다. 거란군은 후퇴하고 있었고 정예 기병으로 최대한 몰아 붙일 필요가 있었다.

  양규는 이수에서 거란군을 공격해 적병 2500여 명을 죽이고 포로 1천여 명을 탈환한다, 3일 후엔 여리참에서 세 번이나 전투를 해 적 1천여 명을 죽이고 포로 1천여 명을 탈환한다. 그리고 김숙흥과 양규는 합류하였다.

  전쟁을 빨리 종식시키려면 적이 도강할 시점에 최대한의 타격을 하는게 효과적이지만 양규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투에서 알 수 있듯 거란군 부대를 발견하는 대로 공격했는데 고려민을 최대한 구해내려고 했던 것이다.

 

 

  2.jpg

<2차 거란전쟁의 최대수훈자 양규>

 

 

  28일 새로운 거란군 부대를 발견했다는 보고를 듣고 양규와 김숙흥 부대는 애전에서 이 부대를 공격해 1천 여명을 죽인다. 이렇게 애전에서 거란군을 죽일 때 성종의 거란군 본대가 이들을 가로막았다. 양규와 김숙흥 부대는 기습을 주로 했듯이 지형상 달아나려고 마음만 먹으면 달아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아니면 포로들이 도망갈 시간을 벌어주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들은 정예부대만이 가질 수 있는 자부심으로 전투를 택했고 하루종일 싸워 모두 전멸하였다. 양규가 한 달 동안 전투를 치르며 구한 고려인 포로는 3만명 이었다.

  흥화진군에게 양규 부대의 전멸은 병사들에게 감동과 비애를 안겨주었다. 흥화진사 정성은 비분에 찬 군대를 이끌고 도강지점에 매복했다.

 

 

 포위1.jpg  

<양규와 김숙흥 부대는 전투를 택했다>

 

 

  거란군은 줄기차게 그들을 괴롭히던 양규부대를 제거했지만 아직 고려땅이었다. 압록강을 눈 앞에 둔 시점에 계절에 맞지 않게 며칠 씩 비가 내려 밤이 되면 다 얼어붙었다. 그들은 도강지점에 다다르자 장비와 병기까지 버리며 강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기서 정성의 부대는 기다렸다는듯 거란군의 후위를 습격했다. 고려사는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정성이 뒤따라가서 후위를 맹렬히 추격하였다.

 

  흥화진 부대의 맹렬했던 공격, 양규부대의 전몰이란 비보와 양규에게 구출된 포로들의 비감과 감동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거란군은 개경을 불사르고 약탈했지만 적어도 3만 이상의 피해를 입고 단 한 개의 성도 차지하지 못한체 2차 거란전쟁은 끝이 났다.

  현종은 10112월 말에 개경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거란과의 전쟁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

 

 

7개의 댓글

2014.07.16
원래 성종은 대량원군을 궁에서 키우려했지만 어린나이에 아비와 사별한것을 불쌍히 여겨 안종이 죽을때 까지 귀양지에서 같이 있게 해주죠.

게다가 안종이 성종 본인의 숙부인만큼 귀양지에서도 대접은 해줬을듯

어쨋든 고려사에 주인공이 있다면 아마 현종이 아닐련지...
0
2014.07.16
추천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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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6
고대, 중세의 한반도 전쟁사에서 역대 한반도 정권들은 앞뒤 안보고 닥공하는 공격 측에 맞서 대가리 목만 안 달아나면 방어전에서 승리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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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근데 모바일로는 잘보이는데 왜 피씨로 보면 태그가 다 깨져서 보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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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선입견
파일로 본문삽입한거라 그럴리가 없는데 안보인다면 이유는 잘 모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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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8
현종이 2012년에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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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8
@추우추
ㅋ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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