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그림으로 보는 해부학: 1. 다리의 뼈

 

 

 

 

1. 들어가며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시 "꽃"의 한 구절입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여 마침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일일 겁니다.

 

 

인간의 지성이 아직 꽃피지 못했던 시대에, 사람들은 인체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몸 안에 있는 '무언가들'은 대충 '내장'으로 부르고, 원숭이와 개구리에 대한 해부를 바탕으로 인체를 이해하려던 시대였지요.

 

 

지식에 대한 열망은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마침내 인류를 열어젖혔습니다. 비유적인 의미가 아니라, 진짜로 인간의 몸 안을 활짝 열고 해부학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는 수많은 장기와 뼈와 혈관과 신경과 내부구조들에 하나하나 이름을 붙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름을 붙였다는 말은 그것의 위치와 모양, 다른 것들과의 관계를 파악했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오늘날 의학이 맺은 눈부신 과실은 해부학의 토양 위에 자라났습니다. 해부학이 붙여준 수없이 많은 '이름'들과, 그 이름들 속에 나타난 의미들이 우리로 하여금 인체에 대한 이해를 거듭하게 만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단순히 '기침을 심하게 하고 가슴이 아픈 병'이 아니라 '폐결핵'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고, '걷기 힘들고 다리 아픈 병'이 아니라 '무릎관절염'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느 구조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자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지도 알 수 있게 되었고, 더욱 많은 고통과 불편을 물리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해부학을 공부하고 의학을 발전시켜 아프고 병든 사람을 도울 것입니다.

 

 

이 글은 해부학을 공부하는 의학도는 물론 운동을 좋아하여 인체에 관심이 많은 사람, 그림을 잘 그리고 싶어 인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사람, 새로운 지식을 갈망하는 일반인들도 염두에 두고 쓰여졌습니다. 해부학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명칭이 라틴어인만큼 라틴어 어원을 풀어 이해를 돕고자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그림과 같이 이해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함께 그려보았습니다. 제가 직접 그린 것이니 마음껏 원하시는대로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2. 다리뼈

 

 

1-1번. 하지전체뼈.png

 

 

위 그림은 인체의 한쪽 다리에 있는 뼈를 표시한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넙다리뼈 1개, 무릎뼈 1개, 종아리뼈(새끼발가락쪽의 얇은 뼈) 1개, 정강뼈(엄지발가락쪽의 두꺼운 뼈)1개, 발목뼈 7개, 발허리뼈 5개, 발가락뼈 14개로 도합 30개의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리뼈(Free limb bone)'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넙다리뼈(Femur)는 골반과 관절하는 가장 큰 뼈입니다. 페무르는 라틴어로 허벅지라는 뜻인데, 이 단어가 그대로 넙다리(허벅지)뼈라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많은 동물에게 넙다리뼈는 가장 크고 튼튼한 뼈의 하나로 나타나기 때문에, 원시시대 인류는 동물의 넙다리뼈로 무기나 도구를 종종 만들고는 하였습니다.

 

 

1-3번. 넙다리뼈 각도.png

 

 

그림에 감각이 있으신 분들은 넙다리뼈가 수직으로 내려가지 않고 조금 비뚤어져 있음을 눈치채셨을 겁니다. 바로 그말대로, 넙다리뼈는 넙다리뼈 목이 넙다리뼈 몸통과 이루는 각도 탓에 항상 비뚤어져 있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의 넙다리뼈 목과 몸통간 각도는 약 125°입니다. 만약 이 각도가 120°보다 작아지게 된다면, 다리는 안으로 기울게 될 것입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안짱다리', 전문용어로 'Genu valgum'이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이 각도가 140°이상으로 커진다면, 다리는 밖으로 뻗게 되겠죠. 이 경우가 바로 '오다리', 전문용어로는 'Genu varum'이 됩니다.

 

 

안짱다리와 오다리를 진단하는 더 쉬운 방법은 Q-angle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무릎뼈의 중앙과 정강뼈의 거친면(Tuberosity)을 이은 선과, 무릎뼈의 중앙과 앞위엉덩뼈가시(Anterior superior illiac spine; ASIS)를 이은 선이 이루는 각도가 Q-angle입니다. 쉽게 이해하자면 허벅지가 수직선과 이루는 각도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이 각도는 정상 남성에서는 10°~14°, 정상 여성에서는 15°~17°로 알려져 있습니다. 측정한 Q-angle이 이 각도보다 크다면 안짱다리, 이 각도보다 작다면 오다리인 것이지요.

 

 

무릎뼈(Patella)는 거의 원형에 가까운 역삼각형 모양의 작은 뼈입니다. 역삼각형의 바닥에 해당하는 부분이 위쪽이며, 뾰족한 부분이 아래쪽이지만 실제로는 두꺼운 무릎인대에 끝부분이 모두 덮여있어 제대로 모양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뼈는 나중에 설명할 넙다리네갈래근의 밑에 있으면서 넙다리네갈래근을 살짝 띄워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넙다리네갈래근은 지렛대 역할의 뼈가 하나 생긴 셈이 되어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부상 등으로 인하여 무릎뼈를 다친 사람은 넙다리네갈래근의 힘까지 덩달아 평소보다 약해지게 됩니다. 그래서 운동선수에게 무릎부상이 치명적인 것입니다.

 

 

종아리뼈(Fibula)정강뼈(Tibia)는 다리의 아랫부분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두꺼운 정강뼈만이 넙다리뼈와 관절하여 무릎관절을 이루고 있으며, 얇은 종아리뼈는 무릎관절에는 참여하지 않고 단지 넙다리뼈 곁에 꼭 붙어있는 것입니다. 종아리뼈와 정강뼈는 윗부분과 아랫부분이 직접 맞닿아있을 뿐 아니라, 그 사이에는 뼈사이막(Interosseous membrane)이 형성되어 있어 서로 붙어있을 수 있습니다. 그림에는 뼈사이막을 따로 표시하지 않았습니다.

 

 

1-2번. 발전체뼈.png

 

 

발 부분의 뼈를 더 자세하게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앞서 발뼈는 발목뼈 7개, 발허리뼈 5개, 발가락뼈 14개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였는데, 이중 발목뼈(Tarsal bones)는 목말뼈(Talus), 발꿈치뼈(Calcaneus), 발배뼈(Navicular), 입방뼈(Cuboid), 3개의 쐐기뼈(Cuneiform)로 구성(1+1+1+1+3=7)되어 있습니다.

 

 

목말뼈(Talus)는 가장 위쪽에 위치하면서 정강뼈, 종아리뼈와 발목관절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정강뼈와 종아리뼈를 목말 태운 것과 같지요. 우리 몸의 체중을 발로 분산시키는 길목에 위치한 뼈인지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발꿈치뼈(Calcaneus)는 목말뼈의 밑에 위치하면서 발바닥과 접하고 있습니다. 발에서 가장 큰 뼈이고, 목말뼈가 전달해준 체중을 발바닥으로 분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많은 힘줄과 근육, 신경이 발꿈치뼈의 안쪽으로 돌아 내려가기 때문에 이 부분에 염증이 생기면 신경이 영향을 받아 크게 아플 수 있습니다. 하이힐의 굽과 같이 뒤로 크게 튀어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지요. 라틴어 칼카네움은 발뒤꿈치를 말합니다. 참고로 칼카네움은 나중에도 언급되니 기억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방뼈(Cuboid)발배뼈(Navicular), 쐐기뼈(Cuneiform) 및 5개의 발허리뼈(Metatarsal bones)와 14개의 발가락뼈(Phalanges)는 그다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발가락이 다섯 개니까 발허리뼈가 5개인 것은 이해가 되는데, 발가락뼈가 14개인 것은 왜 그런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다른 발가락은 발가락뼈가 3개씩인데 반하여 엄지발가락은 발가락뼈가 2개뿐입니다. 그리하여 총 발가락뼈는 15개가 아닌 14개가 되는 것이죠.

13개의 댓글

2021.11.28

굿굿

진짜 잘그리시네요.

근데 영어하고 한글 중 뭐로 알고 있는게 더 도움되나요?

2
2021.11.28
@Pietà

한글 용어는 헷갈릴지언정 영어 용어는 절대 까먹으면 안 돼요!

1
2021.11.29
@Volksgemeinschaft

0
2021.12.02
@Volksgemeinschaft

homo cogitat deus indicat?

0
2021.11.28

신기해!

0
2021.11.28
0
2021.11.28

와 존나 오랜만에 보는 발뼈

0
2021.11.28

칼카니우스는 Fx은 정말 맞추려고 보면 한도 끝도 없음 대충하는 곳은 k와이어 두개 넣고 안아프면 장땡인데 원상 복구하려고 들면 토나와

 

차라리 피머 Fx는 pfna 아니면 a2fn 중 하나고 아니면 hemi니까 편한대 별거 아닌것 같은게 어려워

 

파텔라는 걍 k wire 넣고 철사로 조이면 끝인데 다들 이랬으면

0
2021.11.28

2학년 때 뼈 이름, 근육 붙는 위치, 튀어나오고 움푹 패인 부분 하나하나 다 외우던거 기억나서 토나오네 우욱

그래도 카데바 보는 건 신기한 경험이었음

0
2021.11.28

시발 나 지금까지 거골이랑 종골의 영문명을 거꾸로 알고있었네ㅋㄱㅋㅋㄱㅋ

 

해부학책 들여다본지 너무오래됬다

0
2021.11.28

너무조와요

0
2021.11.29

그림 잘 그린닽..

0
2021.11.30

서양식 숫자표기..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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