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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학 산책] 대격 언어와 능격-절대격 언어에 대해서 알아보자!

안녕하세요 개붕쿤 여러분들. 오늘 처음으로 언어학에 대해서 글을 써보자 마음먹고 이렇게 읽판에 찾아왔습니다.

 

오늘은 대격 언어와 능격 언어에 간단하게 설명해 볼 예정인데요.

 

대격 언어와 능격 언어가 뭐냐? 싶은 분들부터 아마 개중엔 언어학 전공자도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지적도 달게 받습니다.

 

 

 

0. 들어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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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엔 정말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합니다.

 

개중엔 우리들이 모국어로 쓰는 한국어도 있고,

 

옆동네 일본어와 중국어, 주요한 외국어인 영어,

 

조금 생소할 독일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등...

 

이 정도가 한국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언어겠지요.

 

헌데 이 언어들이 전부 다 다른 어족, 어파에 속하며 상호 소통이 되지 않는 것 즈음은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서로가 서로를 외국어라고 부르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이들 언어에도 공통점은 있습니다.

 

 

 

1. 대격 언어

 

 

바로 공통점이란 것은 이들 언어 모두가 '대격 언어' 라는 점인데요.

 

그럼

 

'대격 언어가 또 뭐냐?' 

 

에 대해 간단히 설명부터 하자면 문법의 통사적 영역에서 술어(동사)가 주어와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언어를 말한답니다.

 

1200px-Accusative_alignment.svg.png

(A: Agent, S : Subject, 즉, 타동사의 주어와 자동사의 주어가 함께 묶여 같은 표지를 지닌다는 뜻)

 

 

일반적으로 발화시나 글 작성 시 말뭉치 혹은 문장에서 단어들을

 

형태적(주로 한국어, 러시아어, 라틴어와 같이 통사의 안정도가 낮고 형태적 다양성이 많은 언어), 혹은

 

통사적(영어, 중국어, 태국어와 같이 어순이 고정되어 있어 통사적 안정도가 높고 형태적 다양성이 적은 언어) 면에서

 

문법적 표지(한국어의 격조사, 라틴어나 러시아어의 격변화, 영어, 중국어의 주어-동사-목적어 어순)를 두어

 

이것이 목적어인지, 주어인지, 동사인지를 표시해 주는 것을 논항 정렬이라고 합니다.

 

 

대개 술어(동사)는 논항이 하나, 혹은 두개가 필요한데 하나의 경우는 자동사, 논항이 둘이거나 그 이상인 경우 타동사로 사용됩니다.

 

문장을 통해 예를 들어볼까요?

 

S : Subject(주어)

V : Verb(술어)

P : Patient(피행위주)

A : Agent(행위주)

 

1. 자동사의 경우 : 철수가 달린다. (S : 철수 V : 달리다.)

2. 타동사의 경우 : 철수가 밥을 먹는다. (A : 철수 P : 밥 V : 먹다)

 

이와 같이 표현할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자동사의 주어와 타동사의 주어는 절대로 함께 올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부분의 언어는 논항에서 행위주와 피행위주만 구분지어주면 되기에 자동사의 주어와 타동사의 주어를 구분하지 않되,

 

이들의 주어와 목적어를 구분해줍니다. 이를 바로 대격 언어라고 합니다.

 

대격 언어의 특징은 행위주가 술어(동사)를 통하여 피행위주에게 방향성을 결정짓는 걸 중요시한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러한 방법이 각각의 언어가 비록 어족, 어파 수준에서 다른 언어일지라도 언어의 보편적 논리성으로 인하여 대부분 언어에서 통용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대격 논항 정렬을 따르지 않는 언어들도 있는 법이죠.

 

 

2. 능격-절대격 언어

 

능격 절대격 언어는 대격 언어와는 반대로 자동사의 주어와 타동사의 목적어를 구분짓지 않고 '능격' 으로 설정하며, 타동사의 주어를 '절대격' 으로 구분지어 객체화한다고 보면 됩니다.

 

1200px-Ergative_alignment.svg.png

(O : Object, S : Subject, 타동사문의 목적어와 자동사문의 주어가 함께 묶여있어 같은 표지를 나타냄을 의미함)

 

도식을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렇게 보자면 잘 이해가 안된다고요?

 

그래서 예문을 다시 준비했습니다.

 

(#은 능격표지, 절대격 표지는 영표지 = 표지가 없다는 뜻입니다.)

 

 

1. 자동사문의 경우 : 철수# 달린다.(철수 : S 달리다 : V)

2. 타동사문의 경우 : 영희 철수# 죽였다.(영희 : A 철수 : O 죽이다 : V)

 

아마 예문을 봐도 이것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는데, 좀 더 자세히 설명드리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1. 자동사문의 예문을 보자면 철수는 '달리다' 의 동상의 영향을 받아 달리고 있는 상태가 되겠죠?

 

그러면 철수는 동사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니 동사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뜻으로 능격의 # 표지를 달아주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다음 2. 타동사문의 예문을 보자면 영희는 철수를 죽였고

(혹은 철수는 영희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능동문이든 피동문이든 행위주와 피행위주 의미역의 관계는 바뀌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주목하세요)

 

철수는 영희에게 '죽이다' 라는 동사를 받아 죽은 상태가 됐죠.

 

그래서 철수는 동사의 영향을 받았다는 뜻으로 능격인 # 표지를 받았으며,

 

영희는 칼을 쓰든 밧줄을 쓰는 철수를 죽였으되, 결국 동사의 영향을 받아 자기가 죽은 것은 아니니 절대격을 부여받아 객체화된 것입니다.

 

 

즉, 정리하자면 능격-절대격 언어는 논항과 술어의 관계를 중시하는 대격 언어와는 달리, 논항과 술어 의미의 관계성을 중요시한 결과라고 볼 수 있겠죠.

 

이러한 언어는 스페인 지방의 바스크어, 티베트의 티베트어, 그리고 힌디어에서 완료상 구문을 쓸 때 제한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3. 한국어의 능격성?

 

한편으로 한국어에도 제한적이지만 능격성을 지닌 동사를 몇가지 찾을 수 있는데, 대표적인 예시를 들자면

 

동사 '울리다' 와

 

'멈추다' 가 있습니다.

 

예문을 들어 볼까요?

 

1. 울리다

 

종이 울렸다.(자동사 구문)

선생님이 종을 울렸다(타동사 구문)

 

2. 멈추다

 

차가 멈췄다.(자동사 구문)

경찰이 차를 멈췄다.(타동사 구문)

 

일반적으로 여러분들이 학창시절 때 배운 국어 문법의 내용에 따르자면

 

한국어의 동사는 타동사를 자동사로 만들거나 자동사를 타동사로 만들 때 이히리기우구추 선어말 어미가 따라붙어 파생되는 것을 배우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 동사들은 별도의 형태변화 없이 바로 자동사로도, 타동사로도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의미적인 측면에서 따져보자면, 종이 스스로 울렸든, 누군가가 울렸든 간에 울리다 라는 동사를 받아 종이 울렸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으며,

 

차가 스스로 멈췄든, 경찰이 차를 멈춰 세웠든 간에 멈추다 라는 동사를 받아 차가 멈추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음을 알 수 있죠.

 

한편으로는 한국어에도 능격 동사를 지니고 있음이 참으로 재미있다고 생각됩니다.

 

짧고 누추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2개의 댓글

2020.05.27

글 쓸때 주어에 붙이는 조사의 종류 은(는)/이(가)에 따라 의미가 미묘하게 변해서 고심할 때가 많았는데 이거랑 관련이 있는건가?

0
2020.05.27
@쉽지않은남자

음, 정확히 말해 보조사의 용례는 의미를 한정지을 때 쓰는 편이니 능격성과는 관계가 없을 듯 싶어요!

0
2020.05.28

어렵다능

0
2020.05.28
@德板王

어렵지만 알면 알수록 흥미로운 언어학이쥬...ㅎㅎ 허나 타인의 흥미를 끌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0
2020.05.28

전문적인 내용을 넣기에 앞서 이런 지식이 어디서 활용되고 언제 필요해지는지(내가 하고싶은 말을 니네가 들어야 하는 이유)

예시를 좀더 다양, 흥미로운 예시를 넣으면 보기 훨씬 좋을듯함.

1
2020.05.28
@엥이거완전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적은 글이기도 해서 흥미를 유발하기 어렵긴 하겠네요... ㅠㅠ 다음엔 좀 더 대중적이고 재미있는 주제로 글을 써보겠읍니다

0
2020.05.28
@로스케빌런

글동냥하는 주제에 이래저래 훈수질해서 미안.

 

0
2020.05.28

너 언어인지학과야?

0
2020.05.28
@히틀러

언어학도는 아니고, 문학 전공입니다.

0
2020.05.28

와..마지막 예시가 진짜 신기하다. 읽으면서 모든 언어가 대격 아닌가? 하는 생각 들었는데, 마지막에 예시 보면서 띠용했네... 능격 언어로 표현하는 거는 자연어 처리에서 되게 도움될 것도 같다 싱기방기

0
2020.05.28
@대만맞자

대격언어와 능격언어 외에도 온갖 논항 정렬이 있는데 그중에서 대격언어 다음으로 주된 정렬방식을 소개해보고 싶었어요.

0
2020.05.28

언어학 참 재밌는거 같음.

최근에는 언어학 올림피아드 문제 풀어보는데 추리문제 푸는느낌.

0
2020.05.28
@외노자

패턴을 통한 유추를 통해 비논리 속에서 논리를 찾아가는 것이 언어학이다 라고 저희 형태론 교수님이 말씀하셨죠.

0
2020.05.28

이런거보면 존나 어려워서 오히려 언어능력더떨어지는듯

영어배울때도 똑같음 ㅠㅠ

0
2020.05.28
@삼성전자사장

언어학을 배운다고 외국어 습득을 잘 하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영어가 배워도 배워도 어려운지라...ㅠㅜ

0
2020.05.28
@로스케빌런

영어할때 저런거생각안하고해서... 물론 문법이상하다는 소리를 듣긴하는데

0
2020.05.28

어렵다 어려워...

0
2020.05.28
@컴터조아

그래서 다음 글을 쓸 땐 조금 더 쉬운 주제로 써보려고요!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주제로 글을 쓴 듯 합니다...

0
2020.05.28
@로스케빌런

근데 요즘 언어학계 트랜드도 딥러닝 아님? LSTM이 다 깨부수고 다니는데...

0
2020.05.28
@컴터조아

그렇죠! 요즘은 컴터공학과 빅데이터, 뇌인지과학이랑 접목하여 이것저것 많이 시도를 해보고는 있긴 합니다. 최근 들어서 번역기 성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이유도 그 때문이지요. 사실 저는 언어학 전공이 아니라 문학 전공인지라 구체적인 동향에 대해서는 잘 모릅니다.. 흑흑

0
2020.05.29

근데 원래의 한국어는 피동문을 안쓰지 않음? 번역체에서 발생한게 피동문이라는데....

0
2020.05.29
@마리괭이

아니요, 으레 한국어에도 당연히 피동문을 씁니다. 의외로 중세 국어에서는 피동 접미사도 장형 단형으로 구분짓고 꽤나 광범위한 용례로 사용했어요. 다만 현대 한국어에서는 피동 표현보다는 능동 표현을 쓰는 걸 좀 더 선호하고 피동 표현을 아예 안쓰는 게 아니라, 굳이 맥락상 피동 표현을 쓸 필요가 없음에도 남발하거나 이중 피동, 예를 들면 '만들어지게 되다' 따위의 표현을 쓰는 것이 번역투 문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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