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공중 화장실

난 명상했다. 생각했다. 견뎠다. 
나는 주말 내내 소변을 보지 못했고 (왜인지는 묻지 마) 앞으로 5분도 참을 자신이 없다. 
젠장, 그래도 버텨야만 해. 
부모한테 이끌려 손을 씻는 꼬마들이 날 이상하다는 듯 쳐다본다. 
매장이 아니라 화장실에서 종업원을 보는 게 흔한 일은 아니겠지. 
이제 두 번이나 첫째 화장실 문이 열렸지만, 내가 거기에 들어가려는 찰나 누군가가 나를 지나쳐 달려들어갔다. 
아마 내가 아무 이유도 없이 여기에 서서, 모두에게 쾌변을 기원하고 있는 줄 알았나 보다.

다른 쪽 화장실은 큰 장애인용 화장실인데, 아까부터 계속 사용중이었다. 
거기서 새어나오는 소리는 사용자의 상태에 대해 걱정하게까지 만들었다. 
나는 아무나, 누가 됐든 두 화장실 중 하나에서 나오기를 기다리며 몸을 배배 꼬았다. 
다행히도 금세 소원이 이루어졌다. 젊은 여자가 그 화장실에서 뛰쳐나왔다. 
붉게 상기된 얼굴, 내가 생각하기엔 부끄러워서인 듯했다. 
내 사타구니가 그렇게 빨갰더라면 나라도 부끄러워 했을 거니까. 
들어가자마자 다 쓴 생리대 상자를 보게 될 것이다. 
무슨 상상을 하시나. 여자들 일이라고.

나는 탄성을 내지르고 방광을 비워내기 위해 재빨리 빈 화장실로 달려갔다. 
그러나 내 기쁨의 질주는 바닥의 물웅덩이에 미끄러지면서 멈췄다. 
잠깐. 아냐. 물이 아니잖아. 피야. 붉은 선혈이 온 천지에 튀겨 있었다. 마치 도살자의 놀이방 같았다. 
피바다의 근원을 찾아 변기 속을 들여다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 
왜냐하면, 여기서도 울음소리가 들렸으니까.

출처 - http://redd.it/1nrvsn
번역 - 나폴리탄블로그

3개의 댓글

2014.02.25
애기?
0
2014.02.25
@난독
ㅇㅋ
0
2014.02.25
응애응애!!
0
무분별한 사용은 차단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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