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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46336c12 2020.02.25 121

안녕 @@아. 쌩뚱맞은 편지가 걸려 있어서 되게 당황스러웠겠구나.
당황하게 한 점에 대해서는 미리 사과할게.

카톡 한두통이면 보내질 말을 왜 이리 길게, 심지어 편지까지 써 가면서 보냈는지 의아할거야.

내게 받는 전화는 별로 안좋아할테구, 만나서 이야기 하는것도 달가워 하진 않을테니. 카톡으로는 성의를 낼 수 없는 것 같아서 손으로 직접 써보기로 한거야.

나는 너를 많이 좋아해.
하지만 이 편지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게 아니야.
널 좋아하는 만큼 널 많이 알고 싶었고 깊이 보고 싶었어.
그렇게 깊이 들여다보니 나도 나름대로 알겠더라고.

나는 널 흔들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나도 내가 어떤 사람인줄은 알고 있어.
수백번 스스로 생각하고 결론 내려봐도 내가 잔잔한 호수에 파문을 일으 킬 수 있는 조약돌이라곤 생각해본적이 없어. 앞으로도 말이야.

맘에 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 해볼테지만 노력만으로 사람의 마음을 어찌 붙잡을 수 있겠니.

이쯤 되면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라면 의미 없는 행동임을 느끼고 멈췄을거야. 보통 사람이라면 마음 아프지만 포기했을테고.

그런데 나는 생각보다 멍청하더라구. 너가 의미를 가지지 않고 나에게 했던 행동 하나 하나 바보 같은 생각으로 품어가며 언젠간 부화 할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그게 아니라는걸 아주 잘 알면서.

되게 어이없고 바보같은 생각이야. 널 위해서도 날 위해서도 그래서는 안됐는데.

나도 네가 자존심이 강한 사람인걸 알아. 너의 자존심은 내가 아는 사람중에서 제일 높은편이니까.

자존심을 빼고도 어떠한 관계든지 일방적으로 베푸는 관계는 병들어있는 비정상이야. 너도 그런 마음이 더더욱 나에 대한 불편함을 초래했을 테지.

그걸 알면서도 너에게 베풀기만 하고 받을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내가 받음의 의미를 왜곡되게 받아들일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야.

나는 너의 의도를 곡해해서 받아 들이는 것보다 불편해 지는 것을 감수한, 이기적인 사람이야. 너에게 베풀기만 하면 그동안 나는 괜찮으니까.

사실 너도 나도 알고 있잖아. 내 비뚤어진 생각이나 마음은 어느정도 확실하게 정리 되어야 한다는걸. 내가 물어볼 용기를 못 냈을 뿐이지.

나는 진실이 가질 아픔이 무서워서 너에게 이야기 해 달라는 용기를 못내고 있었고, 너는 말 몇마디가 얼마나 아플지 알기에 배려를 해 준거라고 생각해. 정말 착한 마음씨고 고맙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아픔을 겪어야 할 때라고 생각해.

고작해야 이 편지가 단순한 선후배 사이인 관계를 끊지는 않아. 나는 이후에도 너에게 하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테고, 너가 힘들거나 불편하게 할 일은 하지 않을거야.

어떤 목적을 위해서 쓰인 편지는 아니기에 결말은 따로 없어. 단지 나는 말로 다 못했던 진심을 글자 몇자로 표현 해 보고 싶었을 뿐이야. 이 편지에 너가 진심으로 회답하면 엄청 고맙겠지.

하지만 너가 진심을 내어주는게 불편하다고 생각되면 그것 또한 너의 생각이니까 전적으로 존중할게. 나는 너를 좋아하니까.

별 내용 없는 잡문을 읽어줘서 고맙고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6개의 댓글

5b501486
2020.02.25

곧 찢어질 편지 입니다

0
46336c12
2020.02.25
@5b501486

맞네

0
62ac2b84
2020.02.25

곧 다시 한번 더 차일 유저입니다

0
13ee58c6
2020.02.25

와 병신새끼

0
938ae11c
2020.02.25
0
4fcaf552
2020.02.25

세줄요약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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