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집은 완전 개미집이라고 할 정도로 개미소굴이었다.

화장실에서는 곱등이가 나오고, 가끔 집에서 바퀴벌레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개미가 문제였다.

보통 개미가 있는 집은 다른 곤충들이 살 수 없다고 한다. 알들을 전부 훔쳐서 잡아먹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전에 살던 집은 오래 되기도 했고 근처에 작은 동산과 텃밭이 많아 그런 거 없었다. 그냥 우리집은 파브르 하우스였다.

바퀴벌레보다, 곱등이보다 그놈의 개미가 짜증났던 건 먹을 것도 제대로 못먹었기 때문이다. 조금만 방치하면 개미가 우글거리고 설탕도 기어이 뚫고 침범해서 아예 설탕을 안 살 정도였으니깐.

그런데 내가 충격을 받은 건 그런 것 때문이 아니다.

어머니가 손톱 발톱 정리를 하고 있을 때였다. 보통 남자들은 안하겠지만 여자들은 손톱깎을 때 손질 가위 같은 거로 큐티클이나 죽은 살들을 조금씩 잘라내면서 정리를 한다.

바닥에 휴지를 내려놓고 그렇게 깎고 있는데 갑자기 바닥에 검은 색 점들이 우글거리기 시작한 거다.

손톱을 깎은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개미들이 와서 꿈틀대기 시작한 거다. 생살에서 잘라낸 큐티클을 먹기 위해 줄줄이 모여든 것이다.

나는 그거 보고 기절하는 줄 알았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방금 전 까지 사람의 몸에 붙어 있던 걸 5분도 안 되서 냄새 맡고 우르르 몰려오다니.

자다 깨고 나면 내 코부터 귀까지 개미들이 전부 파먹지 않을까 하는 악몽과 함께 결국 우리는 이사를 갔다.

지금 이사한 집은 벌레가 없다. 참으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