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똥망에 지치고 무능하고 지루한 서포팅에 지친

초반에 라인전에서 깡패짓하던 적이 한타까지 휘어잡는 정신나간 상황에 신물이 난 당신에게

도타 2를 추천합니다.

※필자는 한낮 mmr 3200점의 도타 일반인 수준이며 절대 고수가 아님을 누누이 밝힙니다.

"내가 돌아왔다. 총알 넣고, 당기고, 쏘세요!"

 오늘 소개할 영웅은 저격수

영칭은 당연하게도 'Sniper'

사람들은 보통 snip 아니면 sniper 라고 불러.

 많은 게임에 저격수라는 설정의 영웅이 있고 AOS 게임에도 예외는 아니지.

롤의 케이틀린, 오버워치의 한조, 사이퍼즈의 카인.

보통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긴 사거리와 깡딜을 가지고 있지만 한 번 제대로 물리면 살아날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게 그들의 특징이고.

 도타 2의 캐리들은 분명 하드캐리 ( = 초반에는 별다른 강점이 없지만 템이 점점 나오면 나올 수록 남들보다 훨씬 큰 폭으로 강해지는 영웅)

라는 포지션, 세미캐리 ( = 템이 두 개정도 나왔을 때부터 이미 폭딜이 나와서 중반에 휘어잡아 게임을 끝내야 하는 영웅)

라는 포지션으로 나뉘지.

근데 예외인 애들도 있어.

오늘 소개할 저격수도 그런 부류중에 하나지.

 도타 2에는 쓰기 나름에 따라 초반에도 중반에도 후반에도 무덤덤하게 쎈 애들이 몇몇 있어.

저격수가 어떤 원리로 초반부터 후반까지 쎈 건지는 글을 쓰면서 설명할게.

 능력치를 알아보자.

기본 체력 당연히 아주 허약해.

기본 마나는 아주 형편없으나, 저격수는 마나를 쓸 일이 6렙 전에는 별로 없어.

기본 공격력 낮은 편.

기본 방어력 낮은 편.

공격 사거리는 전체 영웅중 3위인 550.

1위인 기술단 (700)과 150 차이가 나지.

스탯 자체만 놓고보면 이렇게 암울한 영웅도 없을 거야.

 기본 힘 - 허약해.

기본 힘 상승량 - 허약해

기본 민첩 - 중타

기본 민첩 상승량 - 중상타

기본 지능 - 멍청.

기본 지능 상승량 - 생각보다 괜찮음.

저격수가 남들보다 기본 피지컬 면에서 우위를 보이는 거?

공격 모션정도밖에 없음.

저격수 공격 모션이 원딜중에선 아주 깔끔하고 투사체 속도도 엄청 빠른 편.

 도타 2 제작진이 생각하는 저격수라는 영웅에 대한 설정은 이런 거지.

사거리가 넓잖아. 안전하게 딜을 넣을 수 있잖아.

그럼 시발 뭘 더 바라냐?

 스킬셋을 한 번 보자.

여기서 왜 저격수가 초반에 레인전에서 깽판을 칠 수 있는지

왜 중반에 소형 한타에서도 기본 1인분은 하는지

왜 후반 한타에서 깡딜인지가 설명이 돼.

Q - 유산탄

여기 괄호 안에 있는 건 크게 신경쓰지 마.

특성에 관련된 거야.

쉽게 설명할게.

미스포츈 e같은 거야.

다만 말했듯이 도타 2는 맵이 기본적으로 엄청 넓기 때문에

미스포츈 e보다 사거리가 엄청 길고, 효과 반경도 엄청 넓지.

사실 미스포츈 e보단 갱플랭크 궁에 더 가까운 듯.

 해당 지역의 적을 둔화시키는데 둔화량이 4레벨을 찍으면 30%로 광역 둔화스킬 치고는 꽤 준수한 편

일발 사용 스킬이 아니라 최대 3발, 25렙 특성을 찍는다면 9발까지 충전이 되기 때문에 한타때 두어개씩 막 써버릴 수 있지.

그럼 광역 둔화스킬을 여러개 가지고 있는 셈이 되면서 적이 고지를 점하지 못 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이 스킬의 맹점은 초반 레인전이야.

 도타 2에서 킬을 만드는 마인드는

 '내가 죽기 전에 너 먼저 죽인다.' 거든.

 '너를 죽일 거고 나는 안전할 거야.' 라는 생각으로 킬을 따내는 영웅은 그리 많지 않아.

상대를 죽일 때에는 자기도 위험부담을 해야만 하는 거지.

 이 스킬을 자세히 본 사람은 뭔가 느꼈을 거야.

1레벨과 2레벨의 데미지 갭이 두 배가 넘어.

이 스킬에 2포인트만 투자한다면, (3레벨만 된다면) 10초동안 35라는 딜미터기 터지는 초반 딜량을 낼 수가 있어.

일반 스킬 2레벨 투자로 350 데미지? 나는 한 놈 말고는 생각이 안 난다. (기술단 시발..)

물론 적이 10초동안 멍때리면서 맞아주지는 않겠지.

그렇다면 이 스킬은 뭐냐?

 저격수가 초반에 물몸이다보니 갱킹의 주 대상이 돼.

더군다나 탈출기 도주기는 하나도 없지.

그래서 적들이 엄청 만만하게 보고 틈만 나면 딸려고 달려들어. 그 때 자기 자리에 하나, 적이 도망갈 자리에 하나 날려주는 거야.

3레벨~5레벨의 영웅 체력은 많아봐야 800 정도인데

이 스킬로 자기 피 빠지는 것도 모르고 저격수 딸려고 혈안이 돼서 달려드는 적들을 역관광태우는 거지.

그럼 갱킹 역관광에만 빛을 보는 스킬이냐?

당연히 아니지.

 적 크립과 아군 크립이 만나는 지점에 이걸 써 주면 상대 근거리 캐리들은 파밍을 아예 못 해.

그냥 저격수가 아군 크립 디나이 치면서 좋아라하는 걸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보고만 있어야 돼.

조금이라도 건질까 하고 들어가면 둔화 걸려서 순식간에 피가 쑥쑥 달아.

더군다나 충전식이라 매번 크립이 나올 때마다 이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거지.

W - 급소사격

 발동활률 40%라는 도타 2 내에서 유일무이한 평타 강화스킬.

둔화 지속시간 0.5초에 둔화율 100%.

적이 저격수를 딸려고 미쳐서 들어왔다가 평타도 제대로 못 때리고 접근도 못 하고 Q로 도트뎀 들어오면서 슬로우 걸리고 도망가려고 하다가 맞아죽는 스킬.

 여담으로, 20레벨 특성을 찍으면 w가 발동될 때 넉백이 돼.

저격수가 공격속도를 미친듯이 올려서 이 40%가 거의 계속 발동된다면 적은 저격수에게 제대로 다가오는 것도 힘들어.

E - 정조준

 간단 명료하고 정신나간 패시브.

저격수가 저격수인 이유.

공격 사거리가 400 증가한 저격수는 950 사거리를 갖게 되고

용의 장창이라는 아이템까지 갖추게 되면 1130의 사거리를 갖게 되지.

참고로 말하자면 포탑이 750이야.

포탑의 사거리 밖에서 깔깔대면서 공성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영웅이지.

 초보들은 저격수의 장점을 긴 사거리라고 생각해서 이 스킬에 초반 포인트를 투자하는데 바보같은 짓이야.

초반 사거리가 550이건 650이건 물리면 죽는 건 매한가지고 초반에 저격수의 공격력은 아주 낮은 편이라 포탑을 공성하기엔 무리가 있다.

Q와 W를 찍을 동안 포인트 1만 투자한 다음에 용의 장창을 구매하면 그 때부터 이미 포탑의 사거리보다 길다.

그러니까 1만 투자하거나 아예 건드리지 말자.

 도타에서 1000이 넘는 사거리를 가질 수 있는 원딜은 저격수 말곤 없어.

저격수의 유일한 무기는 사거리고.

저격수는 이 능력 하나로 후반 한타에서 "see you at the fucking youtube XD" 를 외치지.

(물론 잘 큰 저격수 한정.)

R - 암살

"니 머리 날아간다! 작별인사나 해!"

 이것도 간단하게 설명할게.

케이틀린 궁이야.

근데 대신 맞아줄 수는 없어.

 중반에 저격수가 템이 제대로 안 나왔어도 소규모 한타에서 밥값을 하는 이유.

1.7초라는 정신집중 시간 때문에 당장 상대가 눈 앞에서 나를 때리고 있는데 쓸 수는 없어.

하지만 도망가는 적을 상대로 쓸 수는 있지.

진짜 아쉽게 놓친 빨피를 처리하는 용도로만 쓰자. 괜히 킬 뺐었다가 팀원이 너 다굴함.

 아가님의 홀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마법 데미지인데

피해량은 320 / 485 / 650이라고 써져 있지만

모든 영웅의 마나 저항력 25%를 감안했을 때의 피해량은

240 / 363.75 / 487.5. 유용한 정보니 다들 알아놓자.

 6레벨 기준 상대의 피가 200에서 도망감 - 궁

전체 채팅으로 bye 치는 거 잊지 말고.

 자. 초보들이 꽤나 좋아하는 영웅이야.

쉬워 보이거든. 사거리도 넓으니까 안전할 거 같고.

템만 뽑으면 평타가 쎄지니까 넓은 사거리 + 강한 평타 = 존나 쎔 공략이 여기서도 만들어 진다는 걸 알겠지만

이제부터 저격수의 단점을 설명해 줄게.

정말 엄청난 충들이 자주 꼬이는 영웅이기 때문에 추천하는 나도 왠지 조심스럽다..

 1. 생존 스킬 전무.

'생존' 자체에 대한 능력이 없어.

'Q 쓰고 튀면 되지?'

Q는 자기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이동속도가 빨라지는 스킬이 아냐.

스턴을 걸고 도망가게 해주는 스킬도 아니지.

그냥 상대를 좀 느리게 하고 도망갈 시간만 벌어주는 건데

상대가 둘 이상이라면?

양 쪽에서 나를 포위해 온다면?

충전된 유산탄이 한 개밖에 없다면?

GG.

 물론 아이템을 구매해서 생존력을 갖출 수 있지.

대쉬 아이템인 허리케인 창, 은신 아이템인 어둠의 검이 대표적이야.

어. 근데 도타 2에는 정말 수많은 추적스킬이 있어.

두 개 가지고 저격수가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지 마.

극단적일 경우에는 게임 끝날 때까지 저 둘 중에 하나도 안 나오게끔 죽는 수가 있어.

 2. 말했듯이 기본 능력치.

초반에 기본 능력치가 너무 낮아.

체력, 마나, 공격력.. 진짜 어디 하나 괜찮은 구석이 없어.

이게 계속 발목을 잡아.

템이 두어개 나왔어도 남들 하나 나온 것보다 딜이 안 나올 때가 있어.

정신나간 Q딜?

그걸 10초 다 맞아주는 사람이 어딨냐?

 이 두 가지 약점이 발목을 잡아.

저격수로 플레이를 잘 할려면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해.

일단 맵리딩이 첫 번째.

도타 2의 모든 영웅중에 가장 갱킹에 취약해.

언제 상대 로머가 사라졌는지, 지금쯤이면 나한테 도착할 시간인지를 계속 인지하고 싸워야 해.

그렇지 않으면 죽음뿐.

 어느 위치가 유리한지 잘 판단해야 해.

도타 2에서는 고지대/High land 와 저지대/Low land 가 있어.

저지대에서 고지대에 있는 유닛/포탑을 때릴 때에는 명중률이 70%로 감소해.

명중률이 70%라는 얘기는 DPS가 70%라는 얘기지.

DPS가 1000 나오는 원딜이 300이라는 뼈아픈 수치가 깎이는 거야.

 저격수는 무조건 고지대를 선점하고 그 근처에 적이 다가오지 못 하게 한 뒤 저격수를 자르러 오는 놈들을 멀리서 팡팡 때려주면 돼.

위치 선정 능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 하면 되게 어려워.

도타 2 초보들이 저격수를 처음 해 보고 느끼는 건

 '에이 뭐야. 후반 가면 죽을 수밖에 없는 영웅이네.' 거든.

유투브를 보고 프로들 영상을 보면 뭘 느끼냐면

 '와 저건 진짜 죽일래야 죽일 수가 없네.' 거든.

 마지막으로 아이템 선정 능력이야.

저격수는 아이템의 영향을 지대하게 받아.

일단 못해도 생존템이 하나는 있어야 돼.

보통 허리케인 창을 가지.

이건 그냥 고정이라고 생각해.

 어느 게임이던 이런 사람들 있지.

 '이 영웅은 무조건 이 아이템 나오면 존나 쎄.

그러니까 무조건 이거 첫템, 그 다음 무조건 이거, 그 다음 무조건 이거랑 저거.'

저격수 그런 식으로 플레이하면 절대 못 해.

 적에 추격능력이 많은 영웅이면 도주템으로 둘둘 휘어감아야 할 때가 있고

지속딜보다 한 방 dps가 필요하다면 궁극기를 물리 누킹기로 둔갑시키는 아가님의 홀을 구매할 때도 있고

적이 회피율을 올리는 스킬을 가지고 있다면 여의봉을 가야겠고

적이 이동속도를 높여서 도주하는 영웅이라서 내가 평타를 때릴 시간이 없다면 산야와 야차를 가야겠지.

 융통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엄청 고수 영웅인데

도타 2의 프로즌 프로그는 아주 사악하기 때문에 뉴비 추천 영웅으로 설정해 놨다.

우리 다 같이 악마같은 도타 2를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