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메갈의 미러링에 대한 짧은 단상

홍콩행 게이바 없이도 혼자 홍콩 잘 가는 별 듣보 꾸준 게이가 다시 돌아왔네. 홍콩에선 한국어 아무리 써도 돌아오는 답변이 없으려니 답답해서 개드립 다시 들어왔어. 그 참에 이슈가 된 메갈에 대해서 다시 글을 써보려고 해.
그 전에 내가 쓴 글을 한번 봐줄래?

I'm pretending to be something
When i was a child,
I thought i could become something.
I was too young to know that
Becoming something means to cast off myself
I was a coward so
I'm pretending to be something now.

Uk 브로가 수정해준 글이라서 문법적 에러는 얼마 없을거야. 고마워 밋치야 ㅠㅠ

내가 느낀 감정이긴 하지만 너희들도 느낀 감정이라고 생각하며 글을 이어볼까 해.

메갈의 미러링은 일베의 미러링을 통해 그 동안의 여성에 대한 혐오 행위가 얼마나 일반적이었나를 주장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해.
이 말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다시 말하고 싶지는 않아. 저번글에서 충분히 다루었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이번엔 그 광기적인 면에 대해서 부연설명을 해볼까 싶어.
사실 현 20대의 대부분의... 90퍼 정도는 아니고 50에서 70퍼 정도? 사람들은 사회가 정한 기준에 따라 루저야.
집도 없고 통장 잔고도 없고 빚은 있고 결혼은 생각하지만 현실적 기반이 마련되지 못한 그런 상황이지.
과연 이게 우리가 꿈꿔왔던 20대의 모습일까?
그 상황에서 인터넷, TV등을 본다고 생각해봐.
화려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대단한 생활들.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아마 대다수가 박탈감을 느끼는데 몇 분 안걸릴거라고 생각해. 거울을 본다면 더 빨리 느끼겠지.
번쩍이는 TV를 끈 뒤의 검은 화면에는 너의 모습이 비칠테니까. 그 순간 우리는 뭔가 기분나쁜 감정에 사로잡힐거야.
한때 아저씨가 유행하던 때에 영화가 끝나니 옆에 오징어가 있었다? 그런 늬앙스처럼.
그리고나서 우리는 생각해. 뭐가 우리를 오징어로 만들었나. 저렇게 화려한 사람들? 아냐. 저 사람들은 내가 꿈꾸던 삶을 사는 사람들인데... 그럼 누구지? 그렇게 우리에게 피해를 준 사람을 찾아.
그리고 그 시점에서 미러링이란 거울은 가장 빠르게 뭔가를 비춰주는 거지. 이렇게.
자 너는 사실 대단한 사람이었어. 하지만 여혐이라는 우리 사회의 풍조가 너를 이렇게 초라한 사람으로 만드는거야. 우리가 사회를 부숴야해. 이런 식으로. 때마침... 만악의 근원이 보이지 않겠어? 그래 일베가 때마침...
사실 난 일베를 한번도 들어가본적이 없어. 내가 즌라도 태생이라 그런지 좋아하지도 못하고 그런 일베식 유머를 넘길 정도로 성숙하지도 못했거든.
어쨌든 만악의 근원인 일베가 기득권의 홍위병을 자처하며 여혐의 코드를 생산하네? 그럼 저 놈들 때문에 여성인 너가 대단해지지 못한거야. 자 이제 저 놈들을 혼내주자. 어떻게? 미러링!
이제 만능 키워드인 미러링이 나왔어. 그들은 미러링이라는 이름으로 여혐이 만연한 온라인을 계몽하러 온거야.
근데 문제는 적어도 계몽을 하려면 일베보다는 나은 어떤 것을 보여줘야해. 그게 안되면 사실 똑같은 놈이거든. 그런데 미러링 자체의 한계로 그 일베보다 나은것을 보여줄수 없어. 그러니 애초에 일베 카피일 뿐이지.
슬프게도 일베또한 디시의 미러링(이라기 보다는 비슷한 기술이지만) 사이트였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메갈의 미러링은 일베나 메갈이나 같은 소리를 듣기에 충분한 사유가 되지.
이처럼 단순한 논리를 그들은 왜 떠올리지 못하는 걸까... 그 답에 대해서는 많은 이유가 되어있지만, 그중 하나를 고르라면 난 그것이 종교화 되어있다고 생각해.
종교는 논리의 영역이 아니거든. 어떠한 신의 이름, 여기서는 여성 인권의 이름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행위이지, 타협과 존중의 영역이 될수 없으니까.

여기서 내가 처음에 쓴 글을 다시 짚어보자면
우리는 지금 뭔가인척 하고 있는거야.
그들에게 있어 뭔가는 정의로운 혹은 대단한, 뭐라도 된 그런 거겠지.
그리고 그것은 여성 인권에 대한 적극적(인터넷으로, 혹은 티셔츠를 사는 것으로) 활동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겠지.
그런데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기존의 자신을 버리는 것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해.
그것은 기존의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르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 변화를 수용할수 있게 되지만 그들은 그것을 못해. 자신이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수 없는거야. 그것이 역으로 공격성을 띄게 만들어. 내가 틀리지 않았다면 저들이 틀릴수밖에 없는 거니까.
거기에 트위터 특유의 단방향 소통이 맞물려서 틀린 사람을 블록하고 자신이 옳다는 사람과 이야기 하면, 다시금 자신의 정당성을 회복할수 있지.
그리고 그 종교의 논리를 통해 거대한 진리에 포함된 불굴의 순교자인 척하게 되므로써 그들은 다시금 거울을 외면할수 있게 되지.
그들에게 있어 미러링의 거울은 진실을 보여주는 도구가 아닌 그들이 원하는 답을 말해주는 마녀의 도구일뿐이니까. 그들이 진정 미러링을 원한다면 스스로를 거울에 비추는 행위를 주저해서는 안될거야.

2개의 댓글

2016.07.24
갑자기 떠오른건데 옛날에는 메갈 포지션이
b사감과 러브레터에 나오는 사감 같은 그런거 아니었냐.


누가 메갈 주제로 순문학 하나 써줬으면 좋겠네 워찌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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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24
단상=짧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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