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

[번역 SF단편] 고기와 불 by Matthew F. Amati

원 링크: https://dailysciencefiction.com/science-fiction/other-worlds-sf/matthew-f-amati/meat-and-fire

 

Meat and Fire by Matthew F. Amati

고기와 불

소년과 나는 먹을 것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갈라진 길을 몇 마일이나 걸었다. 회색 구름이 해를 가렸다. 

불타버린 나무들이 도랑에 늘어서 있었다. 바람도 불지 않았고, 새도 울지 않았다.

 

"아무 것도 남아 있지 않아요." 소년은 말했다.

 

소년의 목소리는 약했다. 며칠 동안 음식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모두 사라졌고 살해당했어요. 우린 굶주릴거예요."

 

"그런 말 하지 마." 나는 말했다. "우린 강해. 극복할 수 있어."

 

해가 지면서 소년의 몸이 줄어 들었다.

 

"불쌍한 우리." 소년이 말했다. "우린 노숙자들보다 더 가난해요. 적어도 노숙자들은 밥을 구걸할 수 있어요."

 

나는 얼굴을 찌푸렸다. "날 노숙자라고 부르지 마. 난 부자야. 이 세상은 내 꺼야. 내 세계. 내가 지배해."

 

"아저씨 세상에는 먹을 것이 남아 있지 않아요. 아마 우린 죽을 거예요."

 

소년이 말한 직후에, 우리 둘 다 어떤 목소리를 들었다. 희미하지만 날카로운 울음소리였다.

 

우리는 웅크리고 귀를 쫑긋 세웠다.

 

"숲에서 들리는 소리에요," 소년이 쉬잇 소리를 내며 조용히 말했다.

 

우리는 고양이처럼 천천히 움직였다. 우리는 검은 나무들이 서 있는 곳 가까이 다가갔고 다시 그 울음소리를 들었다.

 

"거기."

 

소년은 비록 굶주렸고 지쳐 있었지만, 빠르고 강했다.

 

그는 풀숲을 헤치며 갔고 곧 비명이 들렸다.

 

"어서 나와." 소년의 목소리였다.

 

한 소녀가 나왔다. 10대로 보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신선한 짚단 같았고, 눈은 많이 젖어 있었다.

 

소년은 소녀의 머리를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굶주린 곰이 먹이를 쳐다보는 것처럼 소녀를 바라보았다.

 

"날 어떻게 할 거야?"

 

소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맑았다.

 

소년은 거짓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먹을거야."

 

그 말을 들은 소녀의 큰 눈망울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러니까 날 죽인다는 거네. 망설임 없이."

 

소년이 말했다. 

"그래. 우린 음식이 필요해. 이 세상에는 짐승도, 새도, 과일도, 농작물도, 가게도 없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야."

 

소녀는 흐느꼈다.

 

나는 내 칼을 꺼냈다.

 

"얘야, 그 얘를 잡고 있어. 아니, 그렇게는 말구. 말했었잖아. 도망갈지도 몰라. 그 얘가 도망칠지도 몰라. 

공포가 그 얘를 사로잡을 때, 넌 그런 식으로는 붙잡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될 거야."

 

"얘한테 고기가 있어요." 소년은 말했다. 

 

나는 소년이 매우 침착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 세상이 얘를 매정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나도. 그것이 나를 힘들게 했다.

 

하지만 좋았다. 이 인생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사람은 냉정해야 한다.

 

"얘야, 이렇게 하자. 네 왼손으로 그 애 머리채를 붙잡고 오른손에 있는 가는 철사로 

저기 보이는 저 나무에 그 애를 빨리 묶어. 그렇게, 그래."

 

"제발." 소녀가 신음하며 말했다. "제발 죽이지 마세요."

 

"우리는 해야 해," 소년이 말했다. "이제 입 닥쳐."

 

"얘야, 꽉 잡아. 잡았어? 그 애 머리채를 꽉 잡았어?"

 

"네, 아저씨."

 

"좋아. 시작하자."

 

나는 내 칼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내려쳤다. 

비명이 들리고, 피가 흐르고, 몇 번의 반동이 있었다. 그리고 끝이 났다.

 

"거기." 내가 말했다. 

"최악으로 끝났지만 이제 먹을 수 있어."

 

소녀는 충격에 휩싸여 나를 바라보았다. 

"그 애, 아저씨 아들이었어요?"

 

"아니. 얘는 내 애가 아니었어. 너만큼도 아니야."

 

해가 저물었다. 소녀와 나는 불을 지폈다. 우리는 살을 요리했다. 

우리는 기름기가 묻은 손으로 그것을 움켜 잡았다. 

그리고 우리는 억지로 먹었다.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억지로 먹을 필요가 없었다.

 

"내가 아니라 왜 그 애죠?" 소녀가 물었다.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를 바라보았더니 눈에 불꽃이 튀었다.

 

그 시간이 곧 올 것이다. 우리는 그 장작더미에 웅크리고 앉아 좋은 고기를 먹었다.

 

나는 똑바로 앉았다.

 

"아저씨, 들었어요..."?" 소녀가 물었다.

 

"응." 나무가지를 으드득으드득 밟는 발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윽고, 한 남자가 우리가 지핀 불이 드리워진 어둠 속에서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파란 양복을 입고, 좋은 신발을 신고 있었다. 배지가 보였다.

 

그를 보자 내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우리를 내버려 두시오."

 

"선생님께서 너무 멀리까지 오셔서, 그들이 말씀을 전하라고 저를 보냈습니다."

남자가 말했다.

 

"여긴 내 세상입니다. 땅을 샀어요. 난 게임으로 채워 두었어요.

여기서 나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지고 있소."

 

남자는 얼굴을 찡그렸다. "게임으로 채웠다고요? 무슨 게임요? 

선생님은 사냥할 짐승들을 주지 말라고 요청했어요. 사냥할 새도 없어요."

 

"그런 종류의 게임은 아닙니다."

 

불이 확 타오르며 소년의 시체에 불을 붙었다. 남자의 얼굴이 빨갛게 상기됐다.

 

"저는 이 일을 이사회에 알려야겠어요! 원칙은..."

 

"원칙? 이사회가 아는 단 한 가지 원칙은 바로 이겁니다. 부자는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것."

 

"선생님! 어떤 세상을 여기에 만들었습니까?"

 

"있는 그대로의 세계죠! 불, 신선한 고기, 사냥이 있는 세계죠. 사람들이 만든 사냥같은 건 며칠이면 지나가죠. 

이 세상의 법칙은 선하고 분명하며 평범해요. 여긴 약자는 강자를 위한 먹이죠. 저는 이런 방식이 좋아요.

나는 이런 식으로 하기 위해 돈을 지불했어요."

 

나는 남자에게 내 칼을 1인치 보여 주었다.

 

"저는 선생님의 협박이 두렵지 않습니다" 그는 말했다.

 

"그럼 이걸 보여드리죠. 내 원칙을 따르지 않으니 당신 자신의 원칙에 따르시오."

 

나는 내 신용카드를 꺼냈다. 그것은 검은색과 금색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나는 그가 그렇게 높은 등급의 카드는 보지도 못했을 거라고 확신했다.

 

"가시오." 나는 말했다.

 

그는 떠났다.

 

그리고 그 날의 모든 대화는 끝났다.

 

불똥 튀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

.

.

끝.

10개의 댓글

2020.06.17

너무 야한데

0
2020.06.17

재밌구만요

0
2020.06.17

뒤에 스토리가 좀더 잇는데?

0
2020.06.17
@picklerick

몰랐어...ㅋ 그럼 다시 올릴께

0
2020.06.17
[삭제 되었습니다]
2020.06.18
@양산

아니야 내가 뒷부분이 있는 걸 모르고 올려 버렸어 조만간 추가번역해서 올릴께

0
2020.06.18

야스각이다 야스각

0
2020.06.21
@퀀틸리온

읽어줘서 고맙지만, 응 아니야^^

0

game 에 사냥감이란 뜻도 있잖아? 그 게임임?

0
2020.06.25
@스택오버플로우

이게 맞는거같다 내가봤을땐,

그날의 모든 대화가 끊겼다는건 그 여자도 사냥 당했다는것 아닐까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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