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에 노동 문제 주무 무치는 보건사회부었다. 보건사회부 산하에 노동청이 있었다. 그런데 보사부 장관을 만나 이야기해보니 노동 문제에 대해 알지 못하고 관심도 없는지 내가 하는 말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래서 노동청장을 만났는데 그는 노동 조합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조차 없어 보였다.
그가 노조 위원장 출신 노동청장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랐다. 그러는 사이 전경련에서 입장을 내놓았는데, 역시 전경련은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일이라 계산이 빨랐다. 기업 노조 시스템으로 가도록 허락해달라고 했다. 당시 전경련으로서는 산업노조가 아니라 기업노조 방식이 훨씬 유리하고 간단해 보였던 것이다.
보사부와 노동청에서는 특별한 입장이 없고, 전경련에서는 기업 노조를 해달라고 하고, 나는 중간에서 안 된다고 하고, 조율이 안 되니까 총리실로 이 문제가 넘어갔다. 총리는 처음엔 중립적인 입정에 있었는데, 어느 날 전경련 회장을 만나고 오더니 "그냥 기업노조로 하자"고 했다.
그런 결정의 과정이 너무도 한심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나중에 두고 보십시오. 지금은 기업가들이 노조를 적당히 돈으로 구슬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주장을 하는가 본데, 머지않아 크게 후회할 날이 있을 겁니다.”
(중략)
나는 박정희 정부 시기 금요회에 참여할 때 우리나라 노동관련법 전체를 재편해보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 초기에 직접 국회의원으로 정치에 참여한 김에 이번에는 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역시 안 됐다. 그 뒤로 다시는 노조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내 스스로 결심한 바 있었다. 그런데 노태우 정 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 일할 때, 노동자들의 시위가 빈번했다.
이미 많이 때늦은 감이 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갖고,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에 노동관련법 정비를 제안해보았다. 기업노조 체제를 산업별 노조로 재편하자고 말이다.
그때 강력하게 반대했던 대기업 총수가 있었다. 그의 주장이 바로 "내가 만든 기업의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겠다"는 식이었다. 노조 정도는 자기가 구워삶을 수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했다. 본인 소유 회사의 노조를 그렇게 일시적으로 회유할 수 있었는지는 몰라도, 나중에 그 회사는 노조 때문에 큰 몸살을 앓았고, 지금 그 회사 노조는 대한 민국의 대표적인 귀족노조로 이래저래 지탄을 받고 있다.
김종인, 2020, 『영원한 권력은 없다』
냥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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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저거 왕회장과 현머인가
띵호아띵호잉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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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동부대찌개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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