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지지난주 좀 갸웃갸웃 했는데

그래도 마지막에는 무난하게 괜찮게 끝난 거 같음.

 

비행 액션이나 cg는 여전히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계속 보다보니 뇌가 적응을 했는지 이제는 별로 신경이 안 쓰임 ㅋㅋㅋ

 

전체적으로 재밌게 만족스럽게 잘 보긴 했는데

그래도 좀 아쉬운 점이 없잖아 있긴 함.

 

 

 

1. 번개맨

 

번개맨은 뭐... 감독인가 누가 인터뷰로 막판에 가면 반전이 있을 거라고 했던데

옘병 뭐가 있다는 거야 ㅋㅋㅋ

여전히 그냥 미친 버스테러범 그 자체인데.

 

난 그 인터뷰랑 웹툰과 결말이 좀 다르다는 말 듣고

진짜 번개맨이 뭐 한 건 하나? 싶었는데

너무 별거 없어서 많이 실망함.

이렇게 할 거면 솔직히 막말로 번개맨 캐릭터 그냥 없어도 되잖아.

 

봉석이의 결심에 있어서 번개맨이 뭔가 역할을 한다거나

혹은 역으로 봉석이의 활약이 번개맨의 꺼진 영웅심에 다시 불을 지핀다든가

그런 익숙하지만 늘 맛깔나는 감동펀치가 한방 터지나 했는데 그것도 아니고.

 

난 진짜 진지하게 버스회사에도 국정원이 관여하고 있어서

1대 번개맨 아들이니까 아직도 간접적으로 감시하고 있나? 그래서 버스로 분노의 질주를 해도 봐주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더라.

 

이러면 진짜 버스회사 사장 전기고문설을 믿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요.

 

20화까지 오는 동안 번개맨 나올 때마다 극 흐름 끊겨서 거슬리는 거

막판에 그래도 어떻게 번개번개 번개파워로 한방 크게 만회할 수 있을까 조금은 기대했는데

이게 뭐냐구요 정말.

 

 

 

 

2. 조금 난잡한 편집

 

이게 막판에 사람들이 어벤져스처럼 다 모이는 거라

장면전환이 많을 수밖에 없는데

그 연결이 뭔가 좀 이상함.

 

깔끔하게 한 장면 딱 끝내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티비 채널 돌리듯이 뚝, 뚝, 이거 보다, 저거 보다, 다시 이거 보다가, 그런 느낌으로 휙휙 돌아가는 느낌임.

내가 전문가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다고는 말을 못 하겠는데 뭔가 어단가 좀 삐걱거려.

 

지금 20화 결말까지 오면서 느낀 게 

감독이 조인성, 류승룡 과거 회상에 모든 힘을 다 쏟아부은 거 같어.

 

과거 때는 연출이고 편집이고 액션이고 거의 뭐 나무랄 데가 없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같은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리듬이 흐트러짐.

 

 

 

 

3. 원작에서 좋았는데 빠져서 아쉬운 것들.

 

대체로 원작이랑 비슷한 흐름으로 가긴 한다만

내가 재밌게 봤던 몇몇 요소들이 빠져서 좀 아쉽더라.

 

1)

한효주 "난 언제나 실전이었어." 

 

일단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거.

이 대사 왜 빠졌지?

 

난 이게 이미현의 삶을 함축하는 가장 핵심적이고 좋은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안 나와서 조금 당황함.

나왔는데 내가 놓친 건가.

웹툰 볼 때 저 대사 참 좋았는데.

 

 

2)

류승룡 "총알을 세면서 쏴야할 거다."

 

이 대사도 뽕맛 좋았는데 안 나오더라.

'재생능력자로서의 자신감 + 네가 몇 발을 쏘든 절대 멈추지 않겠다는 강렬한 분노' 이게 잘 느껴져서 개간지였는데.

 

 

3)

봉석이 속도 강조

 

원작에서는 봉석이가 엄마 구하려고 개빡쳐서 진심으로 날기 시작하니까

양동근이 어라, 이 간나새끼 왜 이렇게 빠르냐고 흠칫 놀라는 묘사가 있었는데

이거 안 하더라고.

 

약간 전형적인 소년만화 스타일로다가 주인공의 각성 뽕맛 넣어주는 연출이라 개인적으로 이거 좋아하는데.

근데 드라마에 쓰기에는 좀 그럴 수도 있어서 이거는 뺀 거 이해감.

 

 

4)

봉석이 '다른 사람 마음 하나 헤아리지 못 하는 거, 그거 영웅 아니야.'

 

이게 원작에서는 팔 잘린 양동근 그냥 보내주면서 또 나오거든.

이거 드라마 초반부 한효주가 어린 봉석이 야단칠 때랑 수미상관으로 싹 이어지는 게 진짜 깔끔하게 예쁜 장면인데 그냥 날렸더라.

이거 정도는 넣을 만하지 않았나 싶은데. 

 

어떻게 보면 작품의 큰 주제라고 볼 수도 있는 장면이고 

봉석의 내적 성장과 따스함도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인데 아쉬움.

 

양동근 북한으로 살아돌아가서 하극상하는 장면까지 챙겨주던데

이거랑 같이 엮으면 더 이쁘지 않았을까.

 

 

5)

강훈이 아빠가 북한 괴력맨 주먹 부수는 거.

 

주먹끼리 꽝 부딪히면서 직접적으로 파워 대결하는 거.

이게 원작에서는 강훈이 아빠랑 북한 괴력맨이랑 맞붙는 거였단 말야?

 

근데 이걸 드라마에서는

북한 괴력맨이랑 강훈이랑 붙어서 강훈이 주먹이 박살나는 걸로 써먹었는데

굳이 왜 이걸로 바꿨지.

 

이거는 그냥 개취긴 한데

이 임팩트 있는 연출을 '어차피 지는 싸움의 확인사살'에 써먹는 거보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극적으로 등장한 아군이 악당을 박살내는 역전의 순간'에 써먹는 게 더 간지 아닌가.

 

 

 

 

4. 북한군 설정 변경.

 

박희순이 맡은 북한군 대장 역할.

이거 원래는 그냥 씹새끼, 피도 눈물도 없이 악독하게 부하들 굴리는 악역인데 

드라마에서는 체제에 희생당하는 군인 느낌으로 완전히 바꿨더라.

 

근데 난 이거 별로인 거 같음.

원래는 대장이 확실하게 악역을 해주고 북한군 감성팔이는 부하들이 맡으면서

역할분담을 해주는 게 좋았는데. 

 

남한의 능력자들이 괴물이라 불렸던 설움이 있듯이

북한의 능력자들도 괴물로 만들어지기 위해 인간적인 대접을 받지 못했던 과거가 나오면서

비극성도 더 강조하고, 신파 하나 또 나오고 그런 게 있는데

대장도 희생자 포지션을 잡으니까 직접적으로 원망할 악역이 없어져버려서 전체적인 구도가 어정쩡해짐.

 

이야기상 찐 악역이 없어져버렸는데 얘네들을 찐으로 줘패기도 좀 이상하고

그렇다고 뭐 믿음, 희생, 용서 그리고 사랑 이런 엔딩이 나온 것도 아니고

학교 박살내고 나쁜 짓 실컷 했는데 

갑자기 '이 녀석도 사실은 좋은 녀석이었어' 클리셰를 날리니까 

뭔가 어정쩡해짐.

 

오리지널 캐릭터 박수맨이랑 재생맨 엮는 스토리는 괜찮았는데

북한군 대장 캐릭을 굳이 세탁을 할 필요가 있었나 싶긴 함.

 

 

 

 

5. 일진이랑 유튜버

 

얘네 왜 나옴?

 

굳이 이 최종결전에 얘네를 투입할 이유가 있나 싶어서

혹시 뭔가 역할을 주려고 하나? 했는데 그냥 아무 것도 없더라.

 

왜 넣은 거지.

그냥 북한군 대장 인간적인 모습 하나 보여주려고, 그게 다인가.

 

일진 원래 구제불능 불량청소년에 선생님 졸라 싫어했는데

갑자기 흑흑 선생님 도망쳐야 해요! 순둥이가 되어버려서 그것도 좀 깼고.

 

 

 

 

 

또 뭐가 있었던 거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 나네.

 

아, 맞다.

 

막판에 장희수가 졸업식 끝나고 빈 학교 돌아보는데 이쁘더라.

보면서 건축학개론 수지 생각남.

수지의 국민첫사랑 임팩트까지는 아니어도 그 언저리까지는 가는 거 같음.

 

그리고 이거랑 이어서 생각이 난 게

봉석이 연기가 건축학개론 이제훈 정도였다면 난 더 좋았을 거 같음.

 

봉석이 시바 너무 순수덩어리야.

그냥 순진무구 그 자체, 미친 아무 것도 안 넣은 새하얀 갓태어난 액괴 같은 자식.

후반으로 갈수록 계속 혀가 짧아져 옘병.

 

그냥 딱 건축학개론에서 이제훈 정도로 순진하고 쑥맥이고 하면 되지 않았을까.

그 정도만 해도 충분히 풋풋하고 장희수랑 잘 어울렸을 텐데.

 

 

 

 

 

근데 마지막에 쿠키까지 보니 시즌2가 궁금해지는 게

느낌상 타이밍은 그냥 스킵할 거 같음.

 

영탁 떡밥을 던지긴 했는데

쿠키 보니까 만약 시즌2 나온다면 그냥 바로 브릿지로 가려나봄.

 

사실 타이밍이 되게 재밌고 인물들이 많이 나와서 중요하긴 하다만

그게 인물들이 중요한 거지, 스토리는 딱히 이후로 이어지는 게 없어서 생략 충분히 가능하니까.

 

또 느낌이 왠지

저승사자 캐릭터는 싸그리 날릴 거 같기도 하고.

 

저승사자랑 귀신이라는 요소가 타이밍에서는 영탁의 카운터로써 작용하니까 굉장히 중요하지만

타이밍 거를 거라면 별로 필요가 없잖아.

도리어 초능력자 히어로물에 갑자기 오컬트적인 요소가 끼어드는 거라 이질적이기만 하지.

 

개인적으로는 무빙, 브릿지보다 타이밍, 어게인을 더 좋아해서 보고 싶긴 한데

어떻게 끼워넣기가 쉽지 않아 보여서 아쉽네.

만약 찍는다고 해도 한참 걸릴 거 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