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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잠 후기

재밌다.

 

재미는 사람마다 취향이니까 일단 둘째치더라도

영화 흐름이 되게 매끄럽게 잘 흘러가서 좋았음.

 

밀수 같은 경우는 영화가 좀 삐그덕거린다는 느낌이 있어서 아쉬웠는데 잠은 매끄러워서 좋았어.

 

감독 데뷔작이던데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지 않나 싶음.

 

연기도 다 훌륭하고, 전개도 매끄럽고, 소재도 좋고, 음악, 몰입감 다 좋아서 충분히 남들한테 추천한 만함.

 

 

 

 

초반부 점프 스케어 몰려 있는 구간

조금 과한가 싶기도 했는데, 딱 거기까지만 해서 좋았음.

이 영화는 공포영화입니다~ 하고 정체성을 알려주는 선에서 딱 잘 멈춘 거 같음.

 

이후에 본격적으로 이선균 몽유병 들어가는데

얼굴 긁는 거는 좀 징그럽더라.

유전이나 미드소마에서도 징그러운 씬 진짜 너무 싫었는데.

그래도 이것도 그 이상까지 잔인하지 않아서 다행이었음.

 

그 뒤로 치료하고, 애 낳고, 무난하게 매끄럽게 흘러가서 엔딩까지.

딱히 뭐 거슬리는 부분이 없어서 말할 게 없네.

공포영화로서 출중하게 쭉 끌고가서 적절할 때 탁 놓고 끝냈어.

 

 

 

중간에 무당 나올 때

혹시 또 막 굿, 접신, 퇴마 이런 걸로

굿판 벌이고 염병하고 오컬트물 되고 뇌절하지 않을까 

살짝 우려했는데 다행히 그러진 않더라고.

 

그쪽으로 안 가고 

약간 곡성 같은 느낌으로 진짜일까 아닐까, 믿을래 말래

이런 느낌이라 좋았음.

 

근데 지금 쓰면서 생각해보니

어차피 곡성처럼 아리까리, 결말도 반쯤 열린 결말로 혼란스럽게 갈 거라면 

중간에 더 치열하게, 더 지독하게, 더 혼란스럽게 후벼팠으면 더 좋았겠다.

이거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

 

 

 

사족으로 사실 나는 중간에 이선균이 빙의당한 귀신이 후추 댕댕이일 줄 알았음 ㅋㅋㅋ

 

몸 긁고, 막 생식하고, 바닥에 오줌싸고, 몽유병이선균이 후추 잡으려고 했던 흔적들 남아 있고

이래서 혹시 후추 귀신이 들었나? 했는데 아니더라고.

 

난 후추랑 이선균이랑 혼이 바뀐 줄 알았어.

 

 

 

 

이후에 3장, 결말 파트.

 

집안에 부적 도배해놓은 장면은 꽤 강렬했음.

그리고 거기서 ppt를 하는 게 좋더라.

 

봉준호 스탭 출신 아니랄까봐 뭔가 봉준호 느낌이 좀 났음.

진지하고 중요한 장면인데도 뭔가 맥빠지는 삑사리 하나 집어넣는 그 느낌.

 

일반적인 공포 영화면 거기서 고래고래 막 소리지르면서 

광기의 집착, 연기 차력쇼로 나올 텐데

역으로 너무 친절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으니까 그게 더 또라이 같아.

 

 

 

그리고 여기서 개인적으로 이선균 연기 진짜진짜 좋았다고 봄.

 

찐으로 망상병 있는 환자 대할 때 그 숨이 턱 막히는 막막함.

최고야.

 

나도 그런 사람 대해본 적 있어서

정유미 개옘병 떨 때부터 ptsd로 숨이 턱 막혀왔는데

그걸 진짜 잘 표현함.

 

처음에는 무슨 소리야... 하고 부정하다가

도저히 지금 말이 안 통한다는 거 파악하고는 

그래 그냥 들어나보자... 일단 들어주면 좀 진정하겠지....

체념하고 가슴 개답답해지는 그 느낌.

 

 

 

난 그래서 결말도 

내 맘 속에서는 딱 하나로밖에 생각이 안 가더라고.

 

보통 진짜 귀신이 들렸던 거다,

아니다, 이선균이 연기한 거다,

이렇게 2가지 경우의 수로 보던데

나한테는 무조건 후자였음.

 

저 미친짓을 잠재울 수 있다면 연기 100번도 할 수 있음.

지금 다시 생각해도 진짜 숨 턱턱 막혀.

 

 

 

 

영화가 굉장히 좋았어.

데뷔작이 이러면 차기작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을 거 같음.

 

물론 신인감독 데뷔작에는 다소 과분할 수 있는

이선균 정유미라는 연기력 출중한 배우를 쓸 수 있어서 더 빛이 난 걸 수도 있지만

굳이 배우빨이 아니었어도 만듦새가 무척 깔끔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 정도면 뭐 훌륭하다고 봄.

 

 

 

 

 

6개의 댓글

2023.09.19

굿 후기 잘봤다~

나는 근데 그렇게까지 미신믿고 부적으로 방을도배할 정도인데

왜 정유미혼자있지? 라는 의문이 들긴했음

 

이선균이 귀신들렀음이 분명하다는 믿음에서, 해결책은 본인이 해결하는것 외엔 없다,

아무도 날 안믿어주니, 나 혼자서 해결해야한다 이런 느낌인건가?

 

방에 딱 들어갔을때 노랗게 부적들로 가득찬 방에서, 분명 저건 누가 도와줬어야 가능할것같은데

정유미 혼자서 준비하고 혼자 아랫집사람 납치하고 그 시간안에 다 했다고? 이런생각이 들더라구

 

내가 놓친부분이 있을수도있고...

0
2023.09.19
@쾅꿍꿍

나도 방에 부적 도배랑 납치는 대체 어떻게 한 건가 싶긴 했음 ㅋㅋㅋ

근데 나는 그 정도는 그냥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놨다고 생각하고 넘어가서 괜찮았음

어느 정도 작품을 위한 허용이라고 볼 수도 있구

0

봉준호 스탭 출신이라지만 후배인건지 제자인건지 캐스팅에도 영향이 좀 많이 갔을 거 같구 진짜 영화 자체만으로 너무 재미있게 봄. 이선균의 직업이 열린 결말의 가짓수를 너무 늘려줘서 더 재밋엇음. 그리고 둘이서 함께라면 극복못할 것이 없다는 주제가 너무 흥미롭고 나도 저런 결혼 하고 싶다라는 생각 들더라고.

입봉작이 이정도면 진짜 대단한 듯.

0

점프스퀘어라고 할 부분들이 있었나??

0
2023.09.19
@요시오카히요리

극초반부에 문 덜컹거리고 물건 떨어지면서 소리로 한 4연타 날리는 거

0
2023.09.19

난 그 귀신 후보 목록 쭉 살피다가 침대에서 둘이 이야기하다가 깨달을때 장면에서 같이 소름돋았고

후반 부적집에서 ppt 하는거 진짜 광기가 느껴져서 오싹하더라

 

연기도 너무 좋았고 연출도 좋았고 개인적으로 돈값하는 영화였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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