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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스포]녹색광선, 1986 후기

녹색광선.jpg

 

 

몇년 전 에릭 로메르를 처음 접한 후 여름만 되면 이 영화가 너무 보고싶어어지는 마성의 매력이 있는 영화다.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코로나 걸려서 집에서 쉬면서 옛날에 봤던 영화 하나씩 꺼내보고있음.

 

녹색광선은 맑고 쾌청한날 해질녘 수평선에 햇빛이 굴절되면서 잠깐 날카롭게 초록색 광선으로 보이는 희귀한 기상현상이다. 쥘 베른 소설에선 이 녹색광선을 다른 사람과 함께 보게되면 그사람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해주는 장치이며 이 설정이 이 영화의 토대가 된다.

 

갑잡스럽게 친구와의 휴가가 취소된 델핀은 혼자 바캉스를 보내야할 처지가 되어 여기저기 찔러보지만 어느하나 그녀의 맘에 드는게 없다. 혼자 보내기도 싫고 가족이랑 보내는것도 싫고 그렇다고 해뜨면 더운 집에 머물기도 싫다. 그리고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2년간 만남이 없어 남자친구도 만나고싶지만 먼저 다가가는건 싫어 그렇다고 다가오는 이놈도 저놈도 다 맘에안든다. 친구들은 다들 가볍게 만나보고 즐겨라고 하지만 말이 쉽지 깊은 만남을 원하는 여주인공은 그게 어렵다. 에라이 모르겠다 델핀은 친구를 따라 일단 바캉스를 떠나는데...

 

여주인공 델핀은 우유부단하고 우울하고 녹색이 행운의 색일거라는 점쟁이의 말과 미신은 찰떡같이 믿는 모습은 보는사람으로 하여금 답답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한편으론 갑작스럽게 계획이 틀어지고 뭘해야할지 모르는 상태 누구나 겪어봤고 처음만난 사람들 속에 내 존재가 희미해지고 이방인같아지는 경험은 누구나 보편적으로 겪어보기 때문에 충분히 누구나 그녀에게 이입할 수 있다. 그리고 좋지 않은일이 계속 일어나다가도 그래도 소소한 기적쯤은 일어날거야 라는 희망적인 전개를 좋아하는 입장이라 이 영화가 더 공감된다. 

 

전에 dvd판이었나 거기선 녹색광선 장면을 cg로 리마스터링하고 쨍하는 강렬한 음향효과도 있었던거 같은데 이번에 시리즈온에서 본 vod버전은 그런 효과가 없었다. 그래도 드라마적인 결말은 여전했다.

 

에릭로메르 여름 영화에는 수국이 참 많이 나오는데 수국은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의 색이 달라진다. 색채가 튀어도 결국은 수국이고 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니고있다. 이런 성격으로 난것도 운명이고 그대로를 받아들이며 모습을 바꾸려하지않는 델핀이 마치 수국같이 느껴진다.

 

 

4.5/5

 

 

6개의 댓글

2023.07.30

이 사람이 그 프랑스 홍상수임?

 

농담이고 이거 봐야겠다 생각은 줄곧 해왔는데 좋은 후기봤으니 오늘 봐야겠다

0
2023.07.30
@던파

ㅋㅋ프랑스 홍상수 맞음 주구장창 같은 주제라서 일관성있음

0

녹색광선 보려고 했는데 못봄...

내 친구의 남자친구였나 고거랑 수집가는 봤는데

0
2023.07.30
@벤더벤딩로드리게즈

나는 작년 에릭로메르기획전 놓친건 아쉽더라 시리즈온에 올라와있으니 네이버페이 남으면 한번 봐바

0
@트윈픽스

영화관에서 안보면 드르렁 할 것 같은데 ㅋㅋ

뭐있는지 구경한번 해봐야 겠네

0
2023.07.30
@벤더벤딩로드리게즈

드르렁 절대아님 보다보면 그 분위기에 녹아들거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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